중학교 2학년 함수를 배우다 보면 절편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나온다.
국어사전에서는
“절편: 꽃무늬 등이 있는 둥글거나 네모난 판에 눌러 박아 모양있게 만든 흰 떡”으로 설명하고 있다.
웬 떡?
수학 공부를 하다 말고 갑자기 떡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4교시라 곧 점심시간인데 떡 이야기에 다들 배가 고파온다.
하지만 수학책에 나온 절편(截片)의 한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와는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끊을 절(截)에 조각 편(片)자이다.
두 한자를 아주 편하게 해석하자면...
‘뭔가를 끊어 작은 조각으로 나눈다는 것일까?’
아니면 ‘주어진 조각을 끊는다는 것일까?’
어찌 됐든 뭔가를 끊는다는 뜻인 것은 확실하다.
학생들과 한자를 써가며 나름대로 해석한다.
학생들과 수학 공부를 하다 보면 수학 용어가 어렵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중학생들에게 이 어려운 한자의 뜻을 설명하다 보면 나도 어렵고 이해하는 학생들도 어려워한다.
‘용어를 조금 쉽게 정했으면 좋았겠다.’란 생각이 든다.
‘삼각형’을 예로 들면 이름대로 해석하면 세 개의 각이 있는 도형이라고 풀이되는데, 막상 삼각형은 ‘세 개의 변으로 둘러싸인 도형’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름과 정의가 맞지 않다.
차라리 삼각형 말고 ‘삼변형’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이상한가?
이름과 정의가 맞아 더 쉽지 않을까?
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접한 ‘절편’이라는 용어 역시 너무 어렵다.
수학에서 말하는 절편은 ‘좌표 평면상의 직선이 x축과 만나는 점의 x좌표 및 y축과 만나는 점의 y좌표 또는 원점과 그 점과의 거리’로 정의한다.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되는가?
참 어렵다.
이를 조금 더 쉽게 정의하고 불렀으면 어땠을까?
하여 학생들과 새롭게 용어의 뜻을 쉽게 정해보았다.
떡 이야기와 관련하여 다시 정의한 우리만의 ‘절편’은.
“절편이라는 떡은 긴 떡을 납작하게 만들어 먹기 좋게 칼로 적당한 크기로 자른 것을 말하겠지? 마찬가지로 수학에서 절편은 어떤 그래프(그림)를 x축이라는 칼과 y축이라는 칼로 잘라. 그때 그 잘린 포인트(지점)를 절편이라고 해. x축 칼로 잘랐을 때 잘린 포인트는 x절편, y축 칼로 잘랐을 때 잘린 포인트는 y절편이지.”
이런 정의 어떤가?
우리는 이렇게 맞춤형으로 공부하고 있다.
어려운 수학을 조금이라도 쉽게 배우기 위해...
학생들은 그래도 수학을 어려워하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