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백 덕임
네모 반듯한 바둑판 논에
평화로운 초록 바람이 인다
펑퍼짐하게 깔아 놓은 들녘
아버지는 아니 보이고
암수 황새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정히 거닐며 김을 맨다.
논에 물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며 흐뭇해하셨던 아버지는
일평생 여름지기로 들판에서
흙과 함께 살다 가셨다
김제 평야에
아버지가 흘리고 간 땀 냄새가
기억의 깃털 속으로
겹겹이 접힌 꽃잎처럼
슬금슬금 그리움으로 피어난다.
*보령 선림사
옥녀봉 중턱
고즈넉한
전통 사찰 선림사
툇마루에 앉아
세속의 번민에
홀로 울적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참선하는 스님의 목탁 소리
옥녀봉 돌고 돌아
서글픔 달래주네.
*백운사
백운사 위로
파란 하늘을 덮은
양떼구름이 유유히 흐르고
가을은
산사의 나뭇잎을
고운 빛으로 물들여가며
멋진 수채화를 그려 놓는다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
갈바람이 흔들고 지나가며
뎅 그랑 뎅 그랑 예불을 알린다.
*가을 안부
말 많고
탈 많은 세상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잠시라도 피로 풀어 줄
향긋한 커피 한 잔
갈바람 편으로 보낸다
부디 아프지 말고
힘들면 좀 쉬어가길
넌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닌까.
*너에게 난
내일이면
또 마시고 싶은 커피처럼
너에게 난
커피 같은 그리움이고 싶다.
ㅡ 프로필 ㅡ
*2017년 시 부문 등단
*시.수필. 동시. 소설작가. 작사가.시낭송가.
*글로벌문예대학 문예창작학과 졸업
*글로벌문예대학 나뭇잎예술학과장 겸 교수
*대한민국 대표 명시선 100인 선정(2023년)
*황진이 문화예술상 대상 수상(2022년)
*이태백 문학상 대상 수상(2022)
제1시집:그리움 울물 속 사랑을 건지다
제2시집:삶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제3시집:아버지와 워낭소리
첫댓글 백덕임 선생님 출판사입니다 잘 편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