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부룬디
부룬디는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와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사이, 지구에서 가장 긴 계곡인 동아프리카 지구대에 위치한 작은 나라입니다.
경상북도와 경상남도를 합친 것보다 조금 작은 크기(27,834㎢, 육지 면적은 25,680㎢)의 부룬디는 덩치 큰 아프리카의 이웃들과 메르카토르도법의 왜곡 때문에, 세계지도에서 찾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부룬디는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바가 별로 없는, 존재감 없는 나라입니다.
그나마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커피 덕분에 관심을 조금 끄는 정도랄까요.
한 가지 특기할 사항이 있다면, 부룬디는 가장 최근에 수도를 바꾼 나라입니다!
(2019년 2월 탕가니카 호변의 기존 수도 부줌부라(Bujumbura)에서 국토 중앙의 기태가(Gitega)로 수도를 옮겼습니다)
부룬디는 태생이 남수단보다 불운한 나라입니다.
니켈, 우라늄, 코발트 등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웃나라들만큼 풍부하지는 않으며, 무엇보다도 좁은 국토에, 부룬디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부룬디의 인구는 통계상 1100만 명 정도이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 인구밀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500명/㎢ 전후)으로 추정)
대다수가 제대로 교육받을 수 없는 이 나라 상황을 감안할 때, 황폐해진 산 투성이 해발 772m~2670m에 위치) 땅이 감당하기 어려운 인구입니다.
부룬디의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의 통계로는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이 가난한 땅에 있습니다.
부룬디 바로 위에는, 이 나라보다 조금 더 잘 알려진 나라, 르완다가 있습니다.
부룬디와 르완다는 여러 면에서 많이 닮아 있습니다.
좁은 국토, 많은 인구, 그래서 아프리카에서 손꼽히는 인구밀도, 산악지형의 고산지대, 독일과 벨기에의 식민 지배, 그리고 다수의 후투족을 소수의 투치족이 지배해왔다는 점까지가 모두 같습니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르완다가 세상에 알려진 건 1994년에 발생한 후투족에 의한 투치족 대학살(르완다 학살) 때문이지요.
나치의 유태인 학살,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보다 더, 가장 최근에 발생한 대규모 인종학살로, 불과 몇 달 만에 투치족과 온건한 후투족 약 80만 명이 살해당합니다.
처참하고도 일방적인 살육전 속에서, 호텔 밀 콜린스(Hôtel des Mille Collines)의 총지배인 후투족 폴 루세사바기나(Paul Rusesabagina)는 투치족과 온건파 1200명 이상을 보호해냈고, 이 사건은 영화 <호텔 르완다(2004)>로 제작되어 아프리카판 ‘쉰들러 리스트’라 평가받았습니다.
부룬디의 최대 불안 요소는 이웃나라 르완다와 마찬가지로, 주요한 두 종족 후투와 투치의 종족 갈등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종족 갈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정치인들이겠지요.
부룬디의 식민 종주국 벨기에(정확히는 벨기에의 국왕 레오폴드 2세)는 다른 유럽 열강들보다도 잔혹했습니다.
벨기에의 주요 식민지였던 콩콩 민주공화국에서 벨기에인들은 고무와 상아 등의 채집을 강요하며 수십만 원주민의 손과 발을 (정말로!) 잘랐습니다.
벨기에 지배 기간 콩고에서만 최대 1천만 명이 직간접적으로 살해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 레오폴드 2세는 근대 이후의 그 어느 독재자보다 잔인한 학살자였습니다.
히틀러, 스탈린, 폴 포트 그 이상으로)
부룬디와 르완다를 1차 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에서 넘겨받은 벨기에는, 효율적 지배를 위해 소수 투치족을 이용, 후투족을 피지배층으로 만들었습니다.
(영국이 아랍인을 이용하여 흑인을 지배한 것과 동일합니다!)
르완다에서 다수 후투족에 의한 소수 투치족 학살이 진행된데 반해, 부룬디에선 투치족의 후투족 지배가 계속되었고, 70년대에는 20만에 달하는 후투족이 학살당하기도 했습니다.
1962년 독립 이후 내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부룬디에 2000년대에 들어와 평화의 햇살이 비치는 듯했으나(2009년 후투족 온건파가 집권하며 내전 종식), 대통령 은 크른 지자가 장기집권을 시도하며 다시 엉망이 되고 있습니다.
고문, 부패, 반란, 증오, 폭력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는 부룬디의 (한때 비옥하다 알려졌던) 좁은 국토는 황폐화되고 있으며, 이는 인구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이 나라에 치명적입니다.
은 크룬 찌자 정부는 국토 전체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상황이며, 부룬디는 국가 예산의 40% 이상을 해외 원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르완다 학살이 일어났던, 부룬디와 여러모로 비슷한 이웃 르완다는 내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국가도 정부의 의지에 따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르완다는 2000년대 이후 아프리카에서 인간개발지수(HDI), 평균수명, 관광객 수가 가장 빨리 증가하는 나라이자 아프리카에서 가장 효율적인 정부로 꼽히며, 이제는 아프리카에서 치안이 가장 양호란 나라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부룬디에도 언젠가, 햇살이 비칠 날이 오겠지요!
그날이 오면, 부룬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탕가니카 호수(Lake Tanganyika)가 될 겁니다.
부룬디보다도 큰 탕가니카 호는 바이칼 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깊은 호수이며,아프리카에서 두 번째 큰 호수(빅토리아 호 다음) 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물을 담고 있는 담수호(바이칼 호 다음)입니다.
시원한 고원기후의 부룬디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다 탕가니카 호의 석양을 바라보는 여행이 가능해지는 날이 찾아오기를!
부룬디 전역은 외교부가 정한 여행경보 3단계(철수 권고)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최대 도시 부줌부라에 한해서 2단계(여행 자제)였던 것이, 2015년부터는 전역 철수 권고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치안이 좋지 않은 곳으로 꼽히며, 총기 소유비율도 높기 때문에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일부 선진국들은 부룬디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해두었습니다.
아프리카 밖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아프가니스탄 (2018년 기준 1인당 GDP $544) 국제통화기금 2018년 통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1위부터 9위까지는 모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11위부터 17위까지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이지요.
아프리카 대륙 밖에서 유일하게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빈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