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복희의 하도에 전해지는 상징 체계를 바탕으로, 하나라 시대의 무당과 제사장이 그 도형을 접했다면 어떻게 이해했을지를 상상하여 쓴 역사적 상상소설이다. 실제 하나라의 종교의식이나 하도 해석이 이러했다는 역사적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복희와 하도의 관계는 후대에 형성된 전승이며, 오늘날 알려진 하도의 도상과 해석 체계가 복희 시대부터 존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하나라의 巫가 복희의 河圖를 만나다.
제1장. 황하가 검은 피를 흘리던 날
나는 하나라의 제관(祭官)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무(巫)라고 불렀다.
나는 하늘에 제사를 올렸고, 조상들의 이름을 외웠으며, 강물이 범람할 때면 밤새 북을 두드렸다. 왕이 사냥을 나가기 전에는 짐승의 뼈를 불에 달구어 갈라지는 모양을 살폈고, 곡식을 심기 전에는 별들의 자리를 관찰했다.
사람들은 내가 하늘의 뜻을 안다고 믿었다.
그러나 나는 하늘의 뜻을 알지 못했다.
나는 다만 하늘이 보내는 징조를 다른 사람보다 오래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그해 여름, 황하는 이상했다.
강물은 며칠 동안 붉은 흙탕물을 토해 냈고, 밤에는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달은 유난히 어두웠으며, 동쪽 하늘에서는 별 하나가 며칠째 같은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왕은 두려워했다.
"하늘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왕이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때 늙은 사공 하나가 궁궐로 들어왔다.
그는 강에서 이상한 것을 보았다고 했다.
"강물 위에 짐승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말의 몸통에 용의 비늘이 있었고, 등에 이상한 무늬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물 위에 떠 있다가 안개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왕이 물었다.
"무슨 무늬였느냐?"
사공은 두 손을 들어 허공에 그렸다.
"검은 점과 흰 점이었습니다. 어떤 것은 다섯 개였고, 어떤 것은 둘이었습니다. 점들이 서로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점.
하늘의 별도 점이었다.
불씨도 점이었다.
짐승의 피가 뼈에 떨어져 굳으면 그것도 점이었다.
그러나 사공이 본 점은 그런 점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 모여 있었다.
마치 누군가 점들을 세어 놓은 것처럼.
왕은 내게 명했다.
"강으로 가라. 그 무늬가 하늘의 명이라면 알아내고, 귀신의 장난이라면 물리쳐라."
나는 북과 향, 흰 돌과 검은 돌을 챙겨 강으로 향했다.
그날 밤, 내 인생에서 가장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나는 물가의 진흙 속에서 한 장의 그림을 발견했다.
그림은 나무껍질처럼 얇은 물건에 새겨져 있었다. 그것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누가 남겼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위에는 수많은 점이 있었다.
흰 점과 검은 점.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림의 이름은 아직 몰랐다.
훗날 사람들은 그것을 河圖 라고 부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밤의 나에게 그것은 단 하나의 질문이었다.
누가 이 점들을 이곳에 놓았는가?
훗날 사람들은 이것을 河圖 라고 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