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은 어떻게 생명체가 되었을까 앙드레 브락.hwp
책
|표제/저자사항:
『물질은 어떻게 생명체가 되었을까』/ 앙드레 브락 지음 ; 김성희 옮김
김성희[1971-] Brack, André[1938-]
|발행사항:
서울 : 알마, 2014
|형태사항:
69 p. ; 22 cm
|총서사항:
(Science &society ; 21)
|주기사항:
원저자명: André Brack, 원표제: Et la matière devint vivante, 참고문헌: p. 69, 프랑스어 원작을 한국어로 번역.
표준번호/부호
ISBN 978-89-92525-45-9(세트)
ISBN 979-11-85430-35-5 04080: \8000
분류기호
한국십진분류법-> 477.979 듀이십진분류법-> 576.839
주제명
우주 생물학[宇宙生物學]
단평
생명체의 기원을 물질 계열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원시세포, 더 거슬러 올라가서 오토마톤, 더 거슬러 올라가서 아미노산, 유기분자..... 이다. 이 책은 물질과 영혼에 대한 철학적 담론을 다루는 책은 아니고, 이 계열을 탐사해가는 과학적 사실들을 아주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앙드레 브락은 우주 생물학자답게 나아가서 생명의 분자적 기원이 결국은 외계 운석을 통해서 유입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남긴다.
이런 말을 들어보면, 거대한 우주적 운동의 한 응축이 몸으로 튀어올라 표현된 것이 생명체이기에, 이 생명체는 우주적 운동을 깊이 보존할 뿐만 아니라 그 운동을 흐르게 하고 있다는 스토아주의 자연학의 말이 맞는 것 같다. 큰 흐름으로서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던대, 이런 식의 응축들이 행성, 외계인, 인간, 성운 등등의 이러저러한 형식을 만드는 것일 테고, 장이론 아래에서 묘사되는 이런 우주의 모습은 대략 넓게 펼쳐지되 주름진 부분이 있는 모양을 띠고 있을 것이다.
생명에 대해서 이 정도는 상식으로라도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문구들을 옮겨왔다. 이밖에도 흥미로운 여러 과학 사실들이 많이 기술되어 있는데, 그것들은 매우 짧은 책이니 직접 보자.
본문
‘생명체’란 정확히 무엇일까?
‘여는 글’에서 이야기한 ‘생명체’란 정확히 무엇을 뜻할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에 따르면 그날 지구상에는 다리가 없는 머리, 머리가 없는 다리, 팔, 몸뚱이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인간을 이루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가 서로 만나 합쳐졌다는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최초의 생명체도 그런 식으로 탄생했다고 봤다. 그런데 이 같은 엠페도 클레스의 도식은 분자 차원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얼마간의 분자가 물속에서 서로 합쳐지면서 특별한 화학구조, 즉 다른 분자들을 조합해 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화학적 오토마톤chemical automaton’이 생겨났다고 말이다. 다시 말해 ‘자기증식’이 가능한 화학구조가 생겨난 것이다. 이후 사소한 조합 오류의 결과로 자기증식에 더 적합한 오토마톤이 나타났고, 이 오토마톤은 우점종dominant species이 된다. ‘진화’를 한 것이다. 따라서 자기증식과 진화는 물질이 생명체로 옮겨가는 과정을 특징짓는 최소한의 두 가지 특성이라 할 수 있다.
9~10.
오토마톤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질까?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현재의 생물계에 비추어 원시 생명체가 유기분자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유기분자에 이를 수 있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탄소는 기체로 존재하는데, 산화된 형태로는 이산화탄소(CO2)와 일산화탄소(CO), 환원된 형태로는 메탄(CH4)이 그에 해당한다.
16.
그러면 여기서 잠깐 탄소 원자의 특별한 속성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생명체의 기본골조가 되는, 그리고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화학적 오토마톤의 기본골조였을 것으로 보이는 탄소 원자는 일반적으로 사면체의 중심에 위치한다. 이 사면체의 네 꼭짓점에 자리한 원자들이 서로 다를 경우 탄소 원자는 비대칭이 되며, 사람의 양손처럼 오른쪽형과 왼쪽형의 두 형태를 띤다. 이때 오른쪽형과 왼쪽형은 서로 거울 속 모습에 해당하기 때문에 포개질 수 없다.
따라서 아미노산도 왼쪽형과 오른쪽형이 존재하는데(아미노기가 왼쪽에 붙은 것을 L형 Levorotatory form, 오른쪽에 붙은 것을 D형 Dextrorotatory form이라 한다), 생명체는 단백질과 DNA 등과 같은 주요 생체 구성요소 각각의 계열에 대해 그 두 형태 가운데 하나만 사용한다. 예를 들어 단백질은 L형과 D형을 구별없이 둘 다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의 광물학자 제임스 크로닌james cronin은 머치슨 운석에 존재하는 일부 아미노산에 대해 L형과 D형이 각각 약 55퍼센트와 45퍼센트 비율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L형이 더 많은 원인은 천문학자들이 오리온 성운의 분자구름molecular cloud에서 발견한 강하게 편광된(polarization이란 빛의 진동이 특정 방향으로 치우쳐 있는 현상을 말한다-번역자) 적외선 방사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21~22.
우주에서 만들어진 아미노산이 우주여행을 견딜 수 있을까?
머치슨 운석 연구에서 확인되었듯 질량이 100그램 이상인 우석은 아미노산을 실어 나를 수 있다.
26.
최초의 오토마톤은 무엇을 닮았을까?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 화학자들은 오늘날의 세포 생명체와 유전자코드의 보편성에 미루어 최초의 오토마톤이 단순한 세포와 닮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현존하는 모든 생물에서 단백질 합성은 단 하나의 동일한 코드에 따라 일어난다. 그래서 화학자들은 작은 유기분자에서부터 출발해 세포 기능에 꼭 필요한 세계의 생물학적 사슬(생체 고분자biopolymer)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29.
전생물적 핵산을 만드는 작업의 대부분은 RNA를 대상으로 하는데, 그 이유는 RNA가 DNA보다 더 오래되고 더 원시적인 단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RNA의 기본 구성요소인 뉴클레오티드의 염기 가운데 일부는 사이안화수소에서 출발하거나 메탄과 에탄, 암모니아 기체 혼합물을 방전시키면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염기는 운석에도 극소량 존재하며, 혜성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은 포름알데히드(포르말린, HCHO)에서 출발해 매우 복잡한 혼합물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소량이나마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원시 지구 환경을 재현한 실험실에서 인산과 당, 염기의 조합인 뉴크레티오드의 합성이 성공한 적은 현재까지 없다. 대신 RNA사슬을 만드는 일은 뉴클레오티드를 서로 연결하는 방법을 통하면 가능하며, 이때 점토를 쓰면 뉴클레오티드 사슬 형성에 효과적인 촉매작용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화학자들은 RNA와 유사한 화합물, 혹은 RNA를 대신할 수 있는 화합물이라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해왔고, 현재 진행중인 연구들은 이미 고무적인 결과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RNA의 전생물적 합성은 아직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남아있다.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