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수품을 3개월 앞두고 인스브루크 산을 오르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김정훈 부제가 1972년부터 1977년까지 쓴 일기 모음, 메모와 편지, 추모 글을 한데 모았다. 2011년도 개정판에는 김정훈 부제 가족의 허락을 받아 어렸을 적부터 신학생 때까지의 사진, 장례식 관련 사진을 20점 넣었다. 산수화 12점을 컬러로 맨 뒤에 실었으며 동기이신 이기헌 주교님께서 개정판 인사말을 다시 써주셨다.
사제성소에 대한 진지한 태도, 그리스도를 닮고자 했던 내적 노력, 맑은 마음과 인간미 넘치는 성품, 회의와 좌절감, 실망과 하느님께 대한 의탁, 영적 삶의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가난과 고독을 찾아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한 그의 삶은 우리에게 삶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저마다 고유하게 받은 성소를 충만히 살아가고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갈망으로 가득 차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수품 앞둔 부제의 신앙고백
2011-05-15 00:00:00||가톨릭 신문
‘바오로딸’이 지난 1978년 처음 발간된 김정훈 부제의 일기 유고집 「山 바람 하느님 그리고 나」를 새롭게 내놓았다.
김정훈 부제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유학 중, 사제수품 3개월을 앞두고 불의의 사고로 선종했다. 이 책은 1972~1977년까지 김정훈 부제가 쓴 일기와 메모, 편지, 추모글 등을 모아 동창 신부들이 펴낸 책이다.
김 부제가 사제수품을 앞두고 기념상본에 넣기 위해 택한 성구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생각해 주시며,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펴 주시나이까?’(시편 8,5)처럼, 성소를 향한 그의 질문과 응답의 과정이 오롯이 드러난다. 사제 성소에 대한 진지한 태도, 그리스도를 닮고자 했던 내적 노력은 물론 맑은 마음과 인간미 넘치는 성품을 비롯해 성소의 길에서 겪은 회의와 좌절, 또한 하느님께 의탁하는 영적 삶의 과정을 진솔하게 만나볼 수 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1978년 김정훈 부제 선종 1주기에 “밀알은 썩음으로 많은 결실을 가져온다”며 “나는 정훈이가 지녔던 사제성소에 대한 그 가식 없는 태도, 그리스도를 진정 닮은 사제가 되고자 하였던 그 티 없이 맑은 정신은 우리들 안에 반드시 많은 성소를 움트게 하는 씨앗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남긴 바 있다.
특히 김 추기경은 “정훈이의 내면생활의 깊이를 엿보게 하는 이 일기들이 읽는 이들에게 순결한 그의 영혼과의 만남과 더불어 그리스도와의 만남,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승화되리라는 것을 믿어 마지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