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기전 아산 강당골에 몸이라도 담궈보자는 제안에 흔쾌히 강당골에 가기로 약속한지 한달.
오늘 드디어 실행에 옮긴다.
점심즈음까지 강당골에 도착하느것을 목표로, 배방역에서 8시 20분에 만나 강당골까지 걸었다.여름답게 덥긴하지만 시골길을 걸으니 한가하니 좋네. 딱 3시간 걸렸어.
날이 더우니 우선 시원한 막걸리 2병
오리백숙(맛 있다는 표현을 못하겠지만)에 본격적인 소주 10병
식당 밑에 계곡에서 맥주 3병. 물속에 몸담그니 신선이 따로 없네.
이렇게 또 우리는 진상 아저씨가 되어 간다.
배방역에서 강당골까지는 인도가없는 곳이 많아 위험한관계로 마을길을 찾아서 간다. 우선 배방역에서 신도리코를거쳐서.(신도리코는 아산에서도 벚꽃이 유명하다. 오랜만에 이 길을 걸었네.
동천교회에서부터는 인도가 없는 구간이 나온다. 위험하니 우회해서 동천교회 옆의 신흥리 마을. 이순신장군의백의종군길이다. 이 길을 통해 천안 광덕산 쪽으로 넘어간다.
외암리 민속마을 초입. 하늘이 심상치 않더니 비가 와서 급하게 편의점으로 가서 비옷을 샀다.
비가 딱 5분 내렸어. 소나기였네. 우리 영만군은 아직 젊어. 쓰레빠?를 신고 올 생각을 하고~~
외암리 민속마을.
민속마을은 비가오면 비가오는데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데로 운치가 있는 곳이다. 비가오면 기와밑으로 떨어지는 빗소리. 눈이 오면 처마밑의 고드름도 운치가 있다. 게다가 아산 사람은 신분증만 있으면 입장료도 무료고~
기념으로 한컷. 더워서 힘들지만 고지가 바로 앞이라 힘을 내본다.. 외암리에서 강당골까지는 1km 정도.
드디어 고지가 눈앞. 이 고개만 넘으면 강당골 계곡이다.
지난주에 차들이 많던데, 학교가 개학을 하기도 하고, 비까지 오니 차가 없네. 이런 분위기 라면 식당도 한가하니 좋겠네/
식당에 도착.
음식을 시키기 전에 우선 막걸리한잔.
아~ 이 맛에 땀흘리면서 돌아다니는거 아니겠는가?
이럴때 비가 오면 얼마나 좋을까? 시원한것도 시원한것이지만, 비가 오면 사람들이 아무래도 붐비지 않을것 아니여? 하면서 잔을 기울리는데 진짜로 비가 온다. 그것도 많이.
식당은 천장 채양을 개조해서 테이블을 만들었는데 그냥 그늘막으로만 막아놓은 부분이 있어서 비가 그대로 샌다.
비가 오리백숙에도 들어가고 술잔에도 들어가고 덕분에 추억거리 하나 생겼네.
10여분 내리더니 비가 그쳤다. 식당 아래 계곡에 내려가도 되냐고 물었는데
"어차피 비가와서 손님들도 없으니 내려갔다고 오셔고 드셔도 돼요" 그런다.
아~ 비야 고맙다. 손님이 많았으면 미안해서라도 자리를 비워줘야 하느데
술마시고, 계곡에 몸 담그고, 올라와서 또 마시고~
그냥 내려갈수 없어 맥주한병씩 가지고 내려가서 물속에소 몸 담그고 마시는 전형적인 한국아저씨.
어렸을때는 이해가 안됐는데 내가 그 나이가 되니 그렇게 하게 되더라~
이거지. 한달전부터 게획했던 큰그림.
물속에 몸담그고 한잔 하기~~
두세시간 잘 놀았다. 어린애나 나이든 사람이나 물가에서 놀면 좋은것은 매한가지인갑다.
술먹고 다시 돌아갈 일을 생각하니 까마득.
이럴때 쓰는 '아내찬스'
술취한 3명의 아저씨들 좀 살려달라고 SOS를 쳤다.
30여분후에 오셨네. 오신걸 보니 그래도 남편이 걱정이 되었나 보네.
첫댓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ㅎ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물에 몸 담궜네!
기분 최고였던만큼 담날 숙취와 근육통이…담에도 함께해요~
빗속에서 물속에서 술을 먹으니 안 취할 줄 알았는데, 그거 아니었군. 근육통은 걸어서 난 걸까? 물놀이 해서 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