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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와 다양한 연결을 구축하고 있는 미주신경자극 (vagus nerve stimulation, VNS)의 초기 연구로 Percial Bailey와 Frederic Bremer는 고양이의 미주신경을 자극하면 두뇌 안구부 피질에 동조화 두뇌활동이 유발된다는 것을 1938년에 발표하였다[1]. 그후 필라델피아 의대 Jacob Zabara 교수는 경부의 미주신경을 자극하면 구토를 유도하는 복부 근육의 수축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것을 관찰하여 1972년에 발표하였고[2], 반복적인 미주신경자극이 경련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거쳐 개에서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항경련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1985년에 발표하였다[3]. 이 연구를 기반으로 사이로닉스(Cyberonics)가 1987년 설립되었다. VNS 기기의 개발 전망이 밝아지면서 화이자(Pfizer)로부터 1990년 250만 달러를 투자받았고, 1993년 나스닥 상장을 한 후, 1997년 간질 치료용으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VNS의 안전성과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다[4]. VNS는 발작의 빈도와 심각도를 줄여서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5]. VNS의 치료영역 확장연구로 2005년에는 사이로닉스의 기기가 우울증 치료용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사이로닉스는 2015년 소린(Sorin)과 합병하고 회사명을 리바노바(LivaNova)로 변경했다.
2015년에는 엔테로메딕스 (EnteroMedics)의 VNS 기기가 고도비만 치료용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7]. 엔테로메딕스는 2003년 설립되어 2007년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엔테로메딕스의 vBloc 신경조절기기는 고주파, 저에너지, 전기 자극을 사용하여 미주 신경을 간헐적으로 차단한다. 이는 포만감 향상, 음식 섭취감소 및 체중 감소를 가져온다[8]. 엔테로메딕스는 2017년 리세이프 생명과학 (ReShape Lifesciences)으로 기업명을 변경하고 비만 솔루션 분야의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셑포인트 메디칼 (SetPoint Medical)은 미주신경자극의 적용분야를 다발성경화증 (multiple sclerosis, MS)로 확장하려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셑포인트 메디칼은 Kevin Tracey의 중추 신경계가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자연적인 메커니즘인 염증 반사 (Inflammatory Reflex) 연구[9]를 기반으로 2006년 설립되어, 1억 1600만$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MS는 수초(myelin sheath)의 파괴를 초래하는 면역 매개 질환인데, 수초는 신체의 신경 섬유를 둘러싸고 절연하는 지방물질이다. 수초가 파괴되면 시력상실, 현기증, 걷기 어려움, 통증 및 우울증과 같은 심각한 쇠약증상이 발생한다. 셑포인트 메디칼 은 VNS가 탈수초화(demyelination)를 감소시키고 재수초화(remyelination)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를 2017년 10월 다발성경화증 (multiple sclerosis, MS) 연구위원회 미국 유럽 공동 회의(ECTRIMS-ACTRIMS)에서 발표하였다[10]. 셑포인트는 VNS를 활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한 2상 시험이 진행중이다[11].
향후 상용화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 연구로 텍사스대 Christa McIntyre 교수팀은 VNS의 공포기억 소멸 연구결과를 2018년에 발표하였다[12]. 감정적인 외상 경험은 지속적이고 침입하는 부적응한 기억으로 이어지는 데, 노출기반 요법은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조건적인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조건부 공포의 소멸은 노출되는 동안 만들어진 새로운 기억에 연결에 달려 있는 데, 이에 대한 VNS의 효과를 연구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에피네프린 (epinephrine)이나 감정적 각성 (emotional arousal)이 하는 것처럼 조건부 신호에 노출되는 동안 VNS는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도록 신호를 보내지만 "싸우거나 도망가는" 반응은 유발하지 않는다는 가설을 제안하고, 실험결과 VNS가 공포기억을 소멸시키는 것을 발견하였다.
현재의 VNS 전략은 왼쪽 상부 흉부에 위치한 삽입형 펄스 발생기를 사용하여 자극 리드가 목 안으로 터널링되고 양극성 나선형 전극이 왼쪽 자궁 경부 미주 신경 주위에 배치된다. VNS의 단점은 통증, 출혈 및 감염의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수술의 고비용 및 침습성을 들 수 있으며, 펄스 발생기 배터리의 교체는 약 5-10 년마다 필요하다는 점이다. 미주 신경에 전극을 직접 배치하는 대신 자궁 경부 미주 신경을 덮는 피부를 통해 자극을 제공하는 비침습적 미주신경기기인 경피적 미주 신경 자극 (Transmission Vagus Nerve Stimulation, tVNS) 기기들이 개발되었다[13].
tVNS 분야의 선도기업인 엘렉트로코어 (ElectroCore)는 비침습적 미주신경자극 기기 개발을 목적으로 2005년 설립되었다. 2014년 5,000만 달러, 2017년 7,000만 달러를 투자받고, 2018년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미주신경자극기인 감마코어 (gammaCore)를 개발하였는 데, 기존 제품들이 외과적 수술로 신체에 삽입하여야 하는 데 비하여 이 제품은 피부를 통해 목에 있는 미주신경에 약한 전기적 자극을 전달하도록 고안된 비침습적 기기라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감마코어는 신장이나 간을 통해 대사되는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약물이나 주사등의 잠재적 부작용을 예방하는 장점이 있다. 2017월의 4월 군집두통(Cluster headache) 분야로 FDA 승인을 받았다[14]. 엘렉트로코아는 2018년 편두통으로 허용 분야의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며, 향후에는 류마티스성 관절염, 비알코올성 지방성 간질환, 비알코올성 지방성 간염 및 신경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을 모색중이다.
향후 상용화에 활용될 수 있는 연구로 네덜란드 Leiden 대 Lorenza Colzato 교수팀은 tVNS가 창의력을 증진한다는 연구결과를 2018년에 발표하였다[17]. 연구진은 tVNS가 미주신경과 인지행동 수행 사이의 관계를 탐색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제안하고, tVNS 자극 후 발산적 사고 (Alternate Uses Task)와 수렴적 사고 (원격연상검사, Remote Associates Tests, RAT),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제, 아이디어 선택 과제) 측면에서 평가하였다. 실험결과 tVNS는 발산적 사고에서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얻었고, 수렴적 사고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다. 자폐증과 같은 미주 신경의 기능 장애와 관련된 병을 앓고있는 환자는 창의력 과제에서 더 나쁜 성과를 보이는 데,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tVNS의 잠재력은 건강한 사람뿐만 아니라 자폐증을 앓고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귀의 내이 이갑정(cymba conchae)의 경피 전기자극은 직접적, 침습적인 미주 신경 자극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 이를 활용한 자극기도 개발되었다. 귀미주신경자극 (auricular vagus nerve stimulation, aVNS)은 VNS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뇌 영역의 연결성을 조절할 수 있고, 면역계의 조절을 통해 뇌를 간접적으로 자극 할 수 있어 향후 그 활용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18]. 이 분야는 iVNS와 tVNS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영역으로 다수의 신생기업들이 진입하여 경쟁을 하고 있다.
이 분야의 선두기업으로 2005년 독일에서 설립된 세르보메드(cerbomed)는 네모스(NEMOS)를 개발하였다. 이 제품은 뇌전증 및 우울증 등에 대하여 2012년 CE 마크를 획득하였다.
2011년 설립된 이노베이티브 헬스 솔루션 (Innovative Health Solutions)의 NSS-2 Bridge가 아편의 금단현상을 완화시키는 용도로 FDA 승인을 받았다고 2017년 11월 발표하였다. 이 제품은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혈우병환자, 심박조율기 환자 또는 심상성건선 (psoriasis vulgaris) 환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NSS-2 BRIDGE는 귀 뒤쪽에 부착하는 기기와 귀 안쪽 및 주변에 경피적으로 삽입하는 미세바늘 배열체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통해 두개 및 후두 신경에 전기 자극을 전달한다. 이 제품은 2014년 침술용으로 승인을 받았는 데, 이번에 아편의 금단현상을 완화용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하였다. 승인의 근거는 아편계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73명의 환자에 대한 단일 임상시험 자료인데, 이 시험에서는 COWS (clinical opiate withdrawal scale) 설문을 실시하였다. FDA는 의약품보다 기준은 낮춘, 위험이 적은 기기에 대한 규제경로인 de novo premarket review 경로를 통해 NSS-2 Bridge 장치를 검토하였다. 무작위통제시험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하지 않아 위약효과나 자연경과에 기인한 것인지 여부를 확신할 수 없으며, 또한 전기펄스의 최적강도와 지속시간, 그리고 신체에 장치를 부착하기 위한 최적의 위치를 포함하여 장치에 대한 다양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뉴로발란스 (Neurovalens)는 북아일랜드의 의사인 Jason McKeown과 스코틀랜드의 신경과학자인 Paul McGeoch가 공동으로 2015년 설립하였다. Invest NI (Northern Ireland) Propel 프로그램에서 북아일랜드 최고의 벤처 기업으로 2015년에 지명되어 Invest NI로부터 25만 파운드를 투자받았다. 2017년 착용형 비침습적 뇌간자극장치인 모디우스 (Modius)를 출시하였다. 스마트폰으로 제어되는 이 제품은 귀 뒤에 있는 전기 패드에서 발생하는 저레벨 전기펄스로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지방연소 및 식욕감소로 다이어트를 기대한다. 개발자인 폴 맥그로치 박사는 1년 동안 자신의 체지방을 44 % 줄였으며 근육 질량도 2kg 증가했고 UCSD의 여러 임상 시험에서 체중 감량을 시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상용화가능성이 있는 VNS의 새로운 분야는 미주신경 저강도집중초음파자극 (ultrasound stimulation of the vagus nerve, uVNS)이다. 퍼듀대 Pedro Irazoqui 교수팀은 uVNS의 염증반사조절 연구결과를 2019년에 발표하였다[19]. 종양괴사인자α(Tumor necrosis factor α, TNF-α)는 여러 만성 염증성질환과 연관되어 있다. 전기적 미주신경자극은 혈청 TNF-α 수치를 감소시키지만 만성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술을 필요로 한다. 연구진은 비침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미주신경의 집중 초음파 자극을 제안했다. uVNS 요법은 관찰 된 손상없이 대조군과 비교하여 혈청 TNF-α 수치를 통계적으로 73% 감소시켰다. 이러한 결과는 uVNS가 TNF-α농도를 감쇠 시키는데 적합한 방법임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VNS의 연구가 다양한 방법으로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특히 비침습적 VNS분야에서는 해외의 기업들도 최근에 상용화를 시작하여 진입장벽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의 의료기기 기업들도 이 분야의 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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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ailey, Percival, and Frédéric Bremer. "A sensory cortical representation of the vagus nerve: with a note on the effects of low blood pressure on the cortical electrogram." Journal of Neurophysiology 1.5 (1938): 40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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