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을 맞은 겨울 먹거리
인간은 맛과 영양이 일품인 굴을 오래전부터 즐겨 먹어왔는데요.
여수의 선사시대(先史時代)유적인 송도와 안도 패총(貝塚)에서 가장 많이 출토되는 것이
굴 껍질인 것을 보면 굴과 인간의 역사는 관련이 깊고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듯합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지면서 해산물들이 제각기 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여수에서는 ‘바다의 우유’, ‘바다의 인삼’ 등으로 불리며 풍부한 영양을 자랑하는 굴이 제철을 맞이했어요.
이맘때가 되면 회 맛도 괜찮지만 저렴하게 먹을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굴이 제격인데요.
오늘은 잇님들께 제철 맞은 굴구이를 소개해드리기 위해 여수굴의 주산지중 하나인 굴전마을로 고고씽 합니다.
여수의 시내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남쪽으로 내려오면 한적한 ‘굴전 마을’이 나오는데요.
굴전마을은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여수예술랜드’가 있는 작은 어촌이에요!
바로 이 바다가 굴전마을 앞바다인데요. 예술랜드 방향이 ‘안굴전마을’이고 그리고 바다위에 떠 있는 까만 점들이 바로 굴양식장이에요.
이곳 굴전앞바다는 천연기념물 201호 고니도래지인데요.
우리가 백조(白鳥)라고 알고 있는 고니는 순백의 몸에 검은 부리를 가진 아름다운 새로, 세계적인 희귀종이라고 해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곳엔 약 100여 마리의 고니떼가 찾아오는데요.
낮에는 바다에서 먹이를 찾고 밤이면 건너편에 보이는 땅끝 부분의 소나무에서 밤을 지새워요.
굴전마을은 이름에서 연상되는 바와 같이 오래전부터 굴 양식으로 유명한데요.
아래에 보이는 조립식 건물들은 전부 굴 작업장이고 굴구이집들은 예술랜드 가는 길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있어요.
그런데 올해는 이곳 작업장에도 굴구이집 하나가 금년에 개업을 했나봐요.
굴작업장에서는 굴을 선별해서 까고 포장해서 출하하는 곳인데요.
작업장마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다 모여서 굴을 까고 있었어요.
여수는 삼면이 바다라 어디서든 굴을 맛볼 수가 있는데요.
여수의 굴 주산지는 돌산읍 굴전마을 외에도 평사, 금천마을이 유명하고요 화양면 장수리나 세포마을도 유명해요.
여수굴의 가장 큰 특징은 토종 자연산 굴과 유사하다는 점인데요.
패각이 두껍고 알맹이는 단단하고 황색을 띠며 가장자리는 약간 흐리게 검은 테가 있어요.
드디어 굴 직화구이로 유명한 안굴전마을에 도착 했어요.
굴전마을은 갯벌이 풍부하고 수온이 낮은 청정 해역이라 굴맛이 좋기로 소문나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굴구이 맛집들은 이곳에 다모여 있어요.
아직 점심은 이른 시간이라 아름다운 해변을 걸으며 가을 바다구경도 하고 싶었는데요!
식당 앞을 지나가니 굴구이 냄새에 홀려 나도 모르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식당으로 들어섰어요.
여기가 굴구이 식당이에요. 지금 시간이 11시라 첫 손님인줄 알았는데 드넓은 식당이 반은 찼네요.
우리 일행은 3명이서 바다 쪽에 자리를 잡고 굴구이(중)를 주문했는데요. 가격이 4만원이네요.
푸른 바다를 보면서 먹는 굴구이 맛이 너무 환상적이겠죠?
자리에 앉자 면장갑과 비닐장갑, 그리고 굴까는 도구인 칼과 함께 기본반찬이 이렇게 깔립니다.
기본반찬은 비릿한 굴 맛을 잡아줄 수 있는 야채샐러드와 갓김치, 다시마, 그리고 시원한 물김치도 나왔습니다.
굴이 익는 동안에 탱글탱글한 생굴에 소주한잔하면 환상의 궁합인데요. 생굴의 신선도가 좋기 때문에 비린내가 하나도 안 났어요.
저한테는 너무 맛있는 음식이지만 생굴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생굴은 원하는 사람만 주셨어요.
굴이 익는 시간에 소주 한잔 마시고 생굴을 초장에 묻혀 입안에 쏘옥 넣으니 술이 술술 넘어가네요.
먹음직스러운 여수 굴구이의 비주얼입니다.
생굴이나 굴찜은 약간의 비릿한 냄새 때문에 못 드시는 분들도 많지만
굴구이는 고소하고 담백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잘 드실 수도 있는데요.
굴 산지라 그런지 가격에 비해서 양도 푸짐하고 싱싱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만 모르는 외국에서 비싸서 못 먹는 음식, 굴!!
정말 우리나라처럼 굴을 쌓아놓고 먹는 곳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없을 거에요.
굴구이는 구우면 빵빵 터지는데요. 그래서 이렇게 뚜껑을 덮고 센불에 굽다가
굴 터지는 소리가 나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열어줍니다. 살짝 입이 벌어지는 것도 있고~
사이즈가 진짜 크고 실해서 안에 알도 진짜 굵었어요. 굴이 이정도로 크려면 2년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알이 굵은 굴은 굴구이용으로 판매되고 잔굴은 김장용이나 요리용으로 인기 있다고 해요.
시간이 지나가면서 노릇노릇 굴 익는 냄새가 솔솔 풍겼는데요.
굴은 표면이 약간 노릇할 정도의 익은 걸 드시면 정말 쫄깃쫄깃하고 맛있어요.
한 손에 장갑 끼고 한 손에 칼 들어 재빠르게 굴 껍질을 까, 초장에 찍어 한 입 쏙 넣자, 아~ 씹히는 맛이 쫄깃쫄깃 하더군요.
굴구이는 이 맛에 먹나 봐요~ 정말 바다의 신선함 느껴졌어요.
한입만 먹어도 입안에 달큰한 굴의 맛이 감 돌았습니다.
호로록 호로록 먹으면 사르르 녹아버리는 부드러운 식감입니다.
굴은 짭조름해서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초장에 찍어서 먹어도 너무 맛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바다 향을 잔뜩 머금은 굴죽이 나왔어요.
굴구이로 이미 배를 채웠지만 쌀과 굴 그리고 야채가 들어있는 죽은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굴이 제철이라는 게 바로 느껴졌어요.
각굴의 양이 진짜 많아서 굴구이만 먹어도 배가 불렀는데 이렇게 깔끔하면서도
깨끗한 맛을 내는 굴죽으로 마무리하니 만족도 높은 한 끼가 해결되었어요.
여수굴의 주산지인 가막만은 패류 생산 지정해역, 환경보전해역,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청정 수산물만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수산물 지리적 표시 12호’로 등록되어 세계적으로 지리적 특성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어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여수굴은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A 중 레티놀의 함량이 높아 영양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어요.
굴은 알이 영글고 탱탱한데다 글리코겐과 비타민, 미네랄을 비롯해 칼슘과 인, 철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고 하는데요.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는 스태미나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50개의 생굴을 먹고 그날의 사랑을 찾아 떠났다고 전해지는데요.
실제로 굴에는 아연이 매우 풍부한데, 이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배 타는 어부의 딸은 피부가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피부가 하얗다’라는
우리나라 속담에서 보듯, 굴이 피부미용에 좋은 음식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데요.
서양에도 절세미인인 클레오파트라가 굴을 먹으며 고운 피부를 유지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이처럼 굴은 오랜 기간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미용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과학적으로도 굴에는 멜라민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부미용에 탁월하다고 합니다.
찬바람이 불면서 여수의 굴 양식장에서는 제철을 맞은 굴 수확이 한창입니다.
굴은 지금부터 시작해서 김장철까지 가장 바쁜 시기라 어민들은 따온 굴을 까느라 온종일 쉴 틈이 없습니다.
굴은 추우면 추울수록 맛이 들고 영양가가 더 높아진다고 하네요.
올 겨울은 가족들과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굴 로 건강한 겨울을 보내시는 것 어떠실까요?
이웃님들도 이번 겨울에 여수 여행 오셔서 굴 많이 드시고 모두 건강 하시고 멋있고 예쁜 모습으로 변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