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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典經)에는 없는 상제님 말씀(3)
-증산도 도전(道典)을 중심으로-
•1 상제님께서는 사람이 많이 있을수록 좋아하시니라.
•5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방안꽃이 제일이니라.
다른 것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하면 사랑이 멀어지는 법이나
•6 사람은 볼수록 정이 드는 것이니 참으로 꽃 중에는 인간꽃이 제일이니라.” 하시니라.
•7 또 말씀하시기를 “자식을 낳아 보아라, 볼수록 새 사랑이지.
•8 나무가 외줄로만 크는 놈은 윗동을 쳐야 가지를 뻗듯이
•9 사람이 자식을 낳으면 그것이 곧 가지를 뻗는 셈이니라.” 하시니라.
(8:2)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저잣거리를 지나시며 말씀하시기를
“사람이란 지혜가 있고 눈치가 빨라야 하느니라.
•2 꾀 많은 놈은 재치가 있고 미련한 놈은 천천히 자기 죽을 꾀만 내느니라.
•3 사람이라는 것은 사람 속에서 살아야 귀를 얻는 것인데
몹쓸 놈들은 사람을 피해서 사니 말을 들어도 무슨 소리인 줄을 모르느니라.
•4 사람이 귀를 얻어야 좋은 소리, 낮은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나니
사람이란 사람이 많은 곳으로 뻗쳐야 하느니라.” 하시고
•5 또 말씀하시기를
“사람이라고 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 크고 작고 깊고 얕음이 천층만층 구만층이니라.
•6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그 가운데 사람 맘 하나 추려 내기가 어려우니라.” 하시니라.
( 8:3)
•1 상제님께서 무엇을 가르치실 때는 바로 일러 주지 않으시고,
항상 조화로써 어려움을 겪게 하고 그 끝에 일러 주시어 스스로 깊이 깨우치도록 하시니라.
•2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본을 받아서 깨쳐야 한다.
•3 천지간에는 작은 검불만도 못한 놈도 많으니라.
•4 모르는 놈은 손에 쥐어 줘도 모르느니라.
•5 사람 못난 것은 쓸데가 없나니, 가난은 사람 가난이 가장 크니라.” 하시니라.
( 8:10)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도를 이루면 속으로만 알고 마음에 감춰 두어 있어도 없는 것같이 하여야 하나니
•2 남들에게 뽐내어 비밀을 많이 누설하면 하늘이 도로 밝음을 거두어들이느니라.” 하시고
•3 또 말씀하시기를
“안다고 하여 망령되이 움직여 말로 세상일의 기밀을 많이 누설하고 행동으로 천리를 범하면,
그것이 작을 때는 신벌(神罰)을 받고 크면 천벌(天罰)을 받게 되느니라.” 하시니라.
•4 하루는 한 성도가 아뢰기를
“고창(高敞) 선운사(禪雲寺)에 이인(異人)으로 이름난 처사 한 사람이 있사온데
•5 그가 앞으로 다가올 일을 불 보듯 훤히 알아서
‘세상을 구원하는 분이 지금 이 세상에 내려와 계신데 그분은 강성(姜姓)이시다.’
하고 말하였다 합니다.” 하니
•6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냐?” 하시니라.
•7 그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다른 성도가 찾아와서 아뢰기를
“선운사의 그 처사가 병도 없이 무척 건강하였는데 며칠 전에 비명횡사하였다 하옵니다.” 하니
•8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기밀을 누설하면 살 수가 없느니라.” 하시니라.
( 8:12)
•1 남을 지도하는 자가 알고도 죄를 범하여 천도(天道)에 벗어나는 자는 더욱 벌이 크니라.
•2 내 도(道)에 없는 법으로 제멋대로 행동하고 난법난도(亂法亂道)하는 자는
이후에 날 볼 낯이 없으리라.
•3 안다는 자는 죽으리니 아는 것도 모르는 체하여 어리석은 자와 같이 하라.
•4 남이야 어떻게 알든 실속만 있으면 되느니라.
•5 길가에 좋은 꽃을 심어 두면 아이도 꺾고 어른도 꺾느니라.
(8:13)
•1 이 시대가 장차 길에는 두 사람이 뭉쳐 가기 어렵고,
방에는 다섯 사람이 모여 앉기 어려우리니
•2 아는 것도 모르는 체하고 엄벙덤벙하여 폭 잡기 어렵게 지낼지어다.
•3 현세에 안다는 것은 다 때 찐 소리니라.
(8:14)
•1 임인년 가을에 하운동 형렬의 집 앞 감나무에 가지가 휘도록 감이 풍성하게 열리니라.
•2 하루는 상제님께서 감나무 밑에 앉아 감을 쳐다보며 노래하시기를
•3 “감아, 감아. 열거든 떨어지지 말고 떨어지려면 열지를 말거라.” 하시니라.
•4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일은 고욤나무에 좋은 감나무 접붙이듯이 된다.” 하시니라.
(8:15)
•1 지금은 하늘이 세상에서 천심(天心) 가진 자를 구하는 때니라.
•2 수운가사에 ‘제 소위 추리(推理)한다고 생각나니 그뿐이라.’ 하였나니
•3 너희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음은 의혹이 더하는 연고라. 이곳이 곧 선방(仙房)이니라.
•4 수운가사에 ‘운수는 길어지고 조같은 잠시로다.’ 하였나니
이는 도(道)에 뜻하는 자의 거울이니라.
( 8:20)
•1 내 밥을 먹는 자라야 내 일을 하여 주느니라.
•2 장차 천지에서 십 리에 사람 하나 볼 듯 말 듯하게 다 죽일 때에도
씨종자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3 천하창생의 생사가 다만 너희들 손에 매여 있느니라.
•4 다 죽고 너희만 살면 무슨 낙이 있겠느냐.
•
•5 너희들이 지금은 이렇듯 친숙하되 뒷날에는 눈을 바로 뜨지 못하리니
마음을 바로 갖고 덕 닦기에 힘쓰라.
•6 수운가사에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어떤 사람 이러하고 어떤 사람 저러한가.’라 함과 같이
탄식줄이 나오리라.
•7 나를 잘 믿으면 양약(良藥)이요, 잘못 믿으면 사약(死藥)이니라.
(8:21)
•1 가장 큰 공부는 입 공부니라.
•2 세 번은 권하여 보아라.
공은 포덕(布德)보다 더 큰 공이 없느니라.
•3 선배는 반드시 몸에 지필묵(紙筆墨)을 지녀야 하느니라.
•
•4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말할 때에 남이 알아듣지 못하는 어려운 문자를 써서
유식함을 자랑하고자 하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해서 무엇하리오.
•5 남이 모르는 어려운 문자를 써서 말하지 말라. 모든 사람이 알기 쉬운 말을 하라.” 하시니라.
•6 또 말씀하시기를 “남이 모르는 전자(篆字)나 초서(草書)를 쓰지 말라.
•7 문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뜻을 알리고자 함이거늘
남이 모르는 글을 써서 무엇하리오. 꼭 정자(正字)를 쓰라.” 하시니라.
•기본 지식은 있어야 한다
•8 윗사람이 되어서는 영지(令旨) 한 장은 쓸 줄 알아야 할 것이요,
아랫사람이 되어서는 계목(啓目) 한 장은 쓸 줄 알아야 하느니라.
(8:24)
•1 상제님께서 하루는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2 文則天文이니 文有色하고 色有氣하고 氣有靈하니라
문즉천문 문유색 색유기 기유령
氣靈不昧하여 以具衆理而應万事라
기령불매 이구중리이응만사
문(文)은 곧 천문이니
문에는 색(色)이 있고
색에는 기(氣)가 있고
기에는 영(靈)이 있느니라.
기의 신령함(기 속의 영)은 어둡지 않아
모든 이치를 갖추어 만사에 응하느니라.
•3 이어 말씀하시기를 “색(色)·기(氣)·영(靈)을 모르면 선배가 아니니라.” 하시고
•4 “보고도 모르고 쥐어 주어도 모르고, 일러 주어도 모르는 것이 글이니
•5 호박(浩博)한 이 세상에 자작도통(自作道通) 언제 하여 광제창생(廣濟蒼生) 한단 말가!” 하시니라.
( 8:25)
•1 제 일은 제가 스스로 하여야 하느니라.
•2 하루는 한 성도에게 ‘무엇을 사 오라.’ 명하시거늘 그 성도가 다른 사람을 대신 시켰더니
•3 일러 말씀하시기를 “그 노고(勞苦)의 대가는 그 사람이 받을 것이니라.” 하시니라.
•남에게 의지하는 자는
•4 선천은 남에게 기대고 의지하는 바람에 망하나니 너희들은 하다못해 방 벽에도 기대지 말라.
•5 남의 덕 보기를 바라지 말라. 남의 은혜를 많이 입으면 보은줄에 걸려 행동하기가 어려우니라.
•6 낭패(狼狽)란 짐승이 외발이기 때문에 두 마리가 서로 의지하여야 행보(行步)하게 되나니
남에게 의지하면 낭패를 당하리라.
(8:27)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어느 마을을 지나시는데 한 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거늘
•2 정작 제사 받는 신명은 마당을 겉돌고 다른 신명이 들어가 제사상을 받고 있는지라
•3 상제님께서 그 신명을 부르시어 “저 사람의 날인데 어찌 네가 먹느냐?” 하시니
•4 그가 답하기를 “저 사람이 살아생전에 저의 재산을 모두 탕진시킨 채 갚지 못하였는데
•5 죽어서도 그 은혜를 갚지 아니하니 오늘은 비록 자기 날이라고 하나 저의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하니라.
•6 후에 상제님께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이치 없는 법은 없느니라.” 하시니라.
(8:32)
•1 사람이 죄를 짓고는 못 사느니라.
•2 선천에는 죄를 지어도 삼대(三代)가 물러나면 받았으나
현세에는 그 당대로 받느니라.
•3 죄악이 소멸되는 곳에 행복이 이르나니
•4 너희는 모든 죄를 나에게 충심으로 고하라.
•5 내가 일일이 사하여 주리라.
•6 개과(改過)는 무과(無過)니라.
•7 너희가 어느 때 어디서든지 내게 지성으로 심고하면 내가 받으리라.
•8 다급할 때 나를 세 번 부르라.
(8:38)
•1 너희들이 믿음을 주어야 나의 믿음을 받으리라.
•2 사람마다 성의를 말하나 무물(無物)이면 불성(不誠)이니,
마음을 알아보려면 돈을 불러 보아야 하느니라.
•
•3 주머니에 한 냥이 있든지 닷 돈이 있든지 서 돈이 있든지
•4 어디를 가다가 맛 좋은 음식을 보고 사 먹지 않고
집에 가 살 일만 생각하는 자는 천하사를 못 하느니라.
( 8:39)
•1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세간에 있는 ‘영판 좋다.’는 말을 흥을 돋우어 가르치시니
무슨 뜻입니까?” 하니
•2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영남(嶺南)판이라는 말이니라.” 하시니라.
•3 이어 말씀하시기를 “풍신 좋고 재주 있는 자를 보고 기운을 잃어 생각하되 ‘저런 사람이 일을 이룰 것이요, 나와 같이 졸(拙)한 자가 어찌 큰일을 감당하리오.’ 하여 낙심하는 소리를 내면
•4 이는 스스로 일을 깨뜨리는 것이니 아무 일도 못 이룰 것이요, 아무리 잘되려 하여도 못 될지라.
•5 그러므로 그를 호위한 신명(神明)들이 의구심을 내어 ‘저런 나약한 자에게 붙어 있다가는
우리 일까지 그르치게 되리라.’ 하여 서로 이끌고 떠나느니라.” 하시니라.
•
•6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사람을 쓰되 향리(鄕里)에 있어 농판의 정평을 듣고
•7 외론(外論)으로 군자와 천진(天眞)이라는 정평을 듣는 자를 택하노라.” 하시니라.
•8 상제님께서는 젊은 사람들을 보시면 무척 좋아하시니라.
(8:41)
•1 상제님께서 주막에서 술을 드실 때는 항상 말술을 드시고 안주는 돼지고기든 개고기든 다리째
통으로 들고 잡수시며 그 주막의 술이 바닥나야 일어나시니라.
•2 누구든지 상제님과 같이 있으면 언제나 실컷 얻어먹게 되는데
•3 항상 “일꾼은 잘 먹어야 한다. 잘 먹어야 일을 잘한다.” 하시며 술값을 아끼지 않으시고
•4 또한 “신명들 대접한다. 신명도 먹지 않고는 일을 못 한다.” 하시며
주막을 지나는 사람이 있으면 종종 데려다가 술, 고기를 한껏 먹여 보내시니라.
•5 하루는 어느 주막에 가시어 술상을 준비하려는 주모에게
“상 차릴 것 없이 술을 동이째 가져오라.” 하시므로
•6 주모가 술 한 동이를 가져와서 상제님께 공손히 따라 올리니
“자네도 한 잔, 나도 한 잔.” 하시며 주모가 따라 주는 술을 드시다가
•7 갑자기 “주모도 필요 없다. 천지공사 보기도 바쁜데 언제 주모가 따라 주는 걸 받아먹겠냐.
우리가 그러게 생겼냐?” 하시며 주모를 물리치시고
•8 성도들과 술을 마저 드신 뒤에 급히 떠나시니라.
( 8:43)
•1 너희는 진정한 통정을 한번 해 보라.
•2 한신(韓信)이, 한 고조(漢高祖)가 자기 밥을 밀어 주어 먹이고(推食食之)
자기 옷을 벗어 입혀 준(脫衣衣之) 은혜에 감격하여 괴통(蒯通)의 말을 듣지 않았나니
•3 한신이 한 고조를 저버린 것이 아니요, 한 고조가 한신을 저버렸느니라.
•
•4 사람이란 크고 작고 간에 틀이 있나니
큰 틀이 되어야지 작으면 내두르기 쉽고 바람만 불어도 날아가기 쉬우니라.
•5 사람은 무거운 사람, 가벼운 사람이 있느니라.
•6 사람이란 깊어야 하나니
크게 될 사람은 벌써 마음이 두루 깊어서 널리 생각하고 소소한 일은 개의치 않느니라.
•7 그러니 너희들은 돌아오는 일에 힘쓸 것이요, 지나간 일은 힘쓰지 말라.
( 8:47)
•1 상제님께서 옛사람을 평론하실 때는 매양 강태공, 석가모니, 관운장, 이마두를 칭찬하시니라.
•2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꾼된 자 강유(剛柔)를 겸비하여 한편이라도 기울지 아니하여야 할지니
•3 천지의 대덕(大德)이라도 춘생추살(春生秋殺)의 은위(恩威)로써 이루어지느니라.” 하시니라.
•4 또 말씀하시기를
“의로움(義)이 있는 곳에 도(道)가 머물고, 도가 머무는 곳에 덕(德)이 생기느니라.” 하시니라.
•5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사람이란 벌처럼 톡 쏘는 맛이 있어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8:62)
•1 정미년 겨울에 하루는 운산리에서 진액주를 읽히실 때
•2 성도들에게 이르시기를
“너희들의 속마음이 곧 성(聲)이니 주문을 읽을 때는 그 소리를 중히 여기라.” 하시니라.
•3 성도들에게 주문을 읽게 하실 때는 항상 “음절과 고저장단을 맞추어 읽으라.” 하시고
•4 여러 성도들의 주문 소리를 일치하게 하시며 이르시기를
“주문을 읽을 때 소리가 맞지 않으면 신명(神明)들이 불쾌하게 여기느니라.” 하시니라.
(8:64)
•5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제가(齊家)를 못 하면 신명에게 미움을 받느니라.” 하시니라.
(8:70)
•9 병욱이 상제님을 처음 좇을 때는 열심이더니
차차 진력이 나서 마음이 풀어지고 명하시는 일을 등한히 하거늘
•10 상제님께서 경계하여 말씀하시기를
“이놈아, 방심하지 마라. 마음 변하면 너는 죽느니라.” 하시니라.
(8:73)
•7 집으로 갔던 그 성도가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허겁지겁 달려와 상제님께 울며 하소연하기를
•8 “아이고 선생님, 천지공사 봐서 좋은 천지를 본다 하시더니
집에 가 보니 비가 얼마나 왔는지 산 밑에 있는 집하고 담배밭이 다 떠내려가고 없습니다.
•9 세상에 천지를 믿는 사람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하니라.
•10 이에 상제님께서 큰 소리로 “그러니 천지개벽을 자꾸 바라지 말라.
•11 어찌 그리 조급하게 굴며 하늘을 이기려 하느냐. 너는 천벌을 받았노라.” 하고 꾸짖으시니
•12 그 성도가 “다시는 안 그럴 테니 용서해 주옵소서.” 하며 크게 사죄하거늘
•13 상제님께서 “장차 네게 식록을 붙여 줄 것이니 앞으로는 그리하지 마소.” 하시며
잘 타이르시니라.
(8:76)
•1 상제님께서 정읍 동면(東面) 버들리 이무홍(李茂洪)의 집에 자주 가시는데
•2 버들리는 온 마을 사람들이 모시 농사를 많이 지어 마을 전체가 거의 모시밭이라.
•3 하루는 무홍이 한참 모시를 찌고 있는데 대나무 삿갓을 쓰신 상제님께서 오시어
“어이, 낫 좀 주게나.” 하시는지라
•4 무홍이 ‘뭣 하시려고 그러시는가.’ 하고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공손히 낫을 드리니
•5 한바탕 쪄 널어놓은 모시를 얼마간 모아 묶으시고 위아래를 낫으로 고르게 쳐서 세워 놓으시고는
•6 제일 길고 살진 상(上)치를 가려 뽑아 이리저리 재 보시며 “좋구나.” 하시더니
갑자기 낫으로 착착 쳐서 못 쓰게 만들어 버리시니라.
•7 무홍은 버린 모시가 심히 아까우나 감히 말은 못하고 다만 지켜볼 뿐인데
•8 상제님께서 이번에는 모시 다발에서 중(中)치를 뽑아 재 보시고는
역시 낫으로 쳐서 못 쓰게 만드시니
•9 결국 옷감 짜는 데는 쓰지 못하고 피모시 재료로나 쓰는 하(下)치만 남았거늘
•10 상제님께서 그 남은 하치를 추려서 꽉 묶어 어깨에 턱 짊어지시고
•11 “허허, 이 못난쟁이가 내 것이다. 못난 것이 내 차지로구나.” 하시며 길을 떠나시니라.
(8:80)
•1 도(道)라는 것이 따로 없나니 제 마음속에 도가 있느니라.
•2 일찍 들어왔다고 뽐내지 말고 늦게 들어왔다고 주눅들지 말며
돈 많다고 뽐내지 말라.
•3 일심이면 천하를 돌리는데 다른 무엇이 필요하겠느냐?
나중 난 뿔이 우뚝할 수 있느니라.
•4 오로지 일심으로 닦고 혈심으로 일하는 자가 큰 복을 받으리로다.
•
•5 돈 욕심 내지 말아라.
가난한 사람이 나의 제자니라.
•6 나의 도문에 부자가 못 들어오게 차돌을 깎아 방천(防川)하였노라.
•7 그러나 부자라도 나를 알아보고 따르기를 원하면 할 수 없이 허락하노라.
•8 내 도를 믿어서 혹 가난해지는 것을 괴로워 말고 분수에 맞게 원형이정으로 살라.
(8:81)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주막에서 술을 드시며 안내성(安乃成)에게 이르시기를
•2 “매관매작 세도자(勢道者)도 일심(一心)이면 궁궁(弓弓)이요
•3 전곡(錢穀) 쌓은 부첨지(富僉知)도 일심이면 궁궁이요
•4 유리걸식 패가자(敗家者)도 일심이면 궁궁이니라.” 하시니라.
•
•5 또 말씀하시기를 “나를 믿느라 고생스러워도 애통히 여기지 말라.
고생 끝에 성공이 있느니라.
•6 조금만 더 참으면 좋은 운수가 돌아오느니라.
•7 나에게 엎어지려면 마른땅에 코가 쏙 빠지도록 엎어지고,
나를 믿으려면 사대삭신이 노골노골하게 믿어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8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일심으로 하는 자만을 기운 붙여 쓴다.
•9 나를 제대로 믿으면 기운을 아낌없이 내어 주리라.” 하시니라.
(8:82)
•1 하루는 공사를 보신 후에 성도들에게 물으시기를 “너희들이 부귀영화를 바라느냐?” 하시니
•2 성도들이 일제히 “갈망하나이다!” 하고 대답하는지라
•3 상제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시기를
“나를 믿고 일심을 다하면 천하의 부귀영화가 너희에게 이르리라.” 하시고
•4 또 말씀하시기를 “내가 온 천하에 부귀를 비 뿌리듯 해 놓았노라.” 하시니라.
•5 하루는 김광찬(金光贊)이 장래의 일을 걱정하니 말씀하시기를
“땅을 파면 물이 나고, 못을 파면 고기가 나오느니라.” 하시니라.
•6 하루는 성도들에게 글 한 수를 외워 주시니 이러하니라.
•7 飛鳥不壟斷大空이요
비조불농단대공
遊魚不獨占大海니라
유어부독점대해
故로 能自由自生하니라
고 능자유자생
나는 새는 창공을 농단치 않고
노니는 물고기는 대해를 독점치 않으니
그러므로 능히 자유롭고 자생하느니라.
(8:85)
•1 상제님께서 내성에게 이르시기를
“내성아, 너는 오래 살 것이다.
화초병풍 둘러친 방에서 잠자리 날개 같은 좋은 옷을 입고
•2 천하 각국의 말을 앉아서도 다 들을 수 있고, 아들도 많이 낳고 할 것이니 오죽이나 좋겠느냐!
•3 좋은 때가 올 것이니 너는 걱정하지 말거라. 너는 참 좋겠다.” 하시니라.
•
•4 또 경계하여 말씀하시기를
“너는 장차 농사도 많이 짓고 풍족하게 살 것이니
•5 부지런히 농사짓고, 밖으로 봉공(奉公) 의무와 안으로 선령 제사와
제가 양육(齊家養育)에 힘써 몸을 잘 닦을지어다.
•6 남의 재물을 탐하지 말고 남의 자녀를 그릇 유인하지 말며 간음하지 말고
남과 서로 싸우지 말며 매사에 진실을 지키도록 하라.
•7 너같이 배우지 못하여 무식한 백성이야말로 진실로 내 사람이니,
서민과 상민을 천대하지 말고 도한(屠漢)과 무당에게 경대하라.
•8 무릇 사람의 높고 낮음이 따로 있지 않나니
내 집에 오는 손님이야 문둥이가 되었든지 거지가 되었든지
절대 괄시하지 말고 잘 대접하라.
•9 네가 죄를 짓지 않고 나의 명을 기다리면 내 세상에는 너 또한 영화를 누리리라.” 하시니라.
(8:86)
•4 하루는 호연에게 물으시기를 “고기는 설고 꼬챙이는 타 버린 것을 어이할꼬?” 하시니
“불이 없으니까 고기가 설었지.” 하거늘
•5 상제님께서 다시 “그러면 꼬챙이는 왜 탔지? 그것은 무슨 이치로 그러냐?” 하고 물으시니라.
•6 이에 호연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니 말씀하시기를
“그것과 같이 일이 금방 된다고 해도 천지일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일이 되지,
한 곳에서만 되어도 안 되느니라.
•7 손뼉을 쳐도 한 손만 내두르면 소리가 없고, 두 손을 탁 쳐야 소리가 나는 것 아니냐?
•8 그러니 일꾼은 뒷구멍이 넓어야 한다.” 하시니라.
•9 이에 성도들이 모두 궁금해하거늘 한 성도가 나서며
“무엇을 보고 뒷구멍이라 하는 것입니까?” 하고 여쭈니
•10 말씀하시기를 “저런 멍청이, 그러니 깔따구밖에 못 돼, 저놈들.” 하시며
일러 주시기는커녕 꾸중만 하시니 성도들이 더는 여쭈지 못하니라. (8:91)
•1 주색으로 방탕히 지내지 말고 본성대로 행하며 마음을 잘 지키라.
•2 사람이 하는 일은 밤하늘의 별과 같아서 세상에 알려질 때에는 여실히 드러나느니라.
•3 사람들은 제 자손만 잘되어 부귀하기를 바라나 너희는 부디 그러지 말라.
•4 우리 일은 천하창생이 함께 잘되자는 일이니
사욕을 버리고 오직 창생을 생각하라.
•5 형제가 환란이 있는데 어찌 구하지 않을 수 있으랴.
사해(四海) 내에는 다 형제니라.
•
•6 천하를 공평하게 하려는 생각을 가져야 신명의 감화를 받고 모든 일에 성공이 있느니라.
•7 사람이 아무리 하고 싶어도 못하고 천지신명이 들어야 되느니라.
•8 주인 없는 나무 위의 저 열매도 달린 대로 그 이름이 있나니
•9 나무는 그 열매로써 이름을 얻고 사람은 그 행실로써 이름을 얻느니라.
(8:93)
•1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呪誦은 神之路也요
•符는 神之宅也라
주송 신지로야
부 신지택야
•2 주송을 해야 신명이 내 마음에 출입을 하며, 부는 신명의 집이니라.” 하시니라.
•3 또 말씀하시기를
“신장들로 하여금 매일 밤마다 도생들의 집을 찾아 돌며
태을주 읽는 것을 조사하게 하리니 태을주를 꼭 읽어야 하느니라.” 하시고
•4 “나의 일을 하려거든 깊이 파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 8:102)
•
•3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믿는 자를 가려 손을 꼽는데,
만일 배신하는 행위가 있어 꼽혔던 손이 펴지는 때에는 살아남지 못하리로다.
•4 귀신도 정문(精門)이 막히면 죽는 법이니, 사람도 언약을 어기면 못쓰는 것이니라.
•5 ‘도지근원(道之根源) 안다 해도 행(行)할 길이 최난(最難)이라.’ 하였나니
•6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지 꿰지 못하면 보배가 되지 못하느니라.” 하시니라.
(8:103)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속담(俗談)이 모두 성담(聖談)이요, 인생의 비결이니라.” 하시고
•2 이르시기를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이라.
뜻 있는 자는 한 번 뜻을 세우면 평생을 한결같이 일관하여 필경에는 성취한다는 말이요
•3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말로는 쉽지마는 어찌 쉽게 행하리오.” 하시니라.
(8:104)
•1 하루는 성도들이 “어찌 일이 이렇게 더디 가는가.” 하며 불평하는 소리를 하니
•2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떤 사람이든지 조그만 터를 늘리고 싶어하지 오므라들게 하겠느냐?” 하시고
•3 이어 말씀하기를 “마음을 널리 잡아야 할진대
급하게 마음먹고는 쫄아져서 ‘어서어서’ 하니 그렇게 해서 무엇이 되겠느냐?
•4 무슨 일이든지 작은 일도 크게 잡아야 하고 마음을 넉넉하게 먹어야 살지
•5 쫄아진 마음에 그냥 어서 거머잡으려고만 하면 잡지도 못하고 도리어 죽느니라.
•6 바삐 먹은 밥에 목 막히고, 물에 체한 놈은 약도 없느니라.” 하시니라.
•7 또 말씀하시기를
“이제 세상이 다 됐느니라.
이제 판을 굳게 짜 놓았으니 목만 잘 넘기면 좋은 세상을 보게 되리라.
•8 장차 오만년 대동세계(大同世界)가 오느니라.” 하시니라.
(8:115)
•1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어떤 것이 삿된 것을 버리고 바르게 사는 길입니까?” 하니
•2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성경신(誠敬信)이라 하지 않더냐.
마음을 속이지 말고 생명을 해(害)하지 말라.
•3 인륜(人倫)을 상(傷)하게 하지 말고 사람들을 그릇 인도하지 말지라.
•4 또 간음하지 말며 재물을 탐하지 말라.” 하시니라.
•5 이어 말씀하시기를
“스스로 분수를 지켜 즐거워할 줄 알고 마음 닦는 공부를 잘하라.
•6 정성스러운 마음이 잠시라도 끊어지지 않게 하며
날마다 더 널리 덕을 베풀기에 힘쓰라.” 하시니라.
(9:3)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녹줄이 달려 있나니 성의를 다하여 직업을 따르는 것이 옳거늘
•2 조금 고달프면 이기지 못하여
‘이 직업을 언제나 모면할꼬.’ 하며 괴로워하는 말을 하니 이는 제 녹을 제가 끊는 것이라.
•3 그러므로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느니라.” 하시고
•4 “사람이 제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바꾸려고만 하다가는 평생을 그르치느니라.” 하시니라.
•
•5 또 말씀하시기를
“바깥에 나가지 않고 방에서 밥해 먹는 세상이 돌아와도 제가 노력을 안 하면 굶어 죽느니라.
•6 이 세상 돌아가는 것이 날로 다르나니 이렇게 먹고사는 것도 천지조화니라.” 하시니라.
(9:18)
•1 상제님께서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글도 않고 일도 않는 자는 사농공상(士農工商)에서 벗어난 자니 쓸데가 없느니라.
•2 일하지 않고 품삯을 말하지 못하며, 하루 품에 이틀 삯을 받지 못하느니라.
•3 ‘재상분명(財上分明)이 대장부(大丈夫)라.’ 이르나니 이 말이 지언이니라.” 하시고
•4 “어떤 대신이 민정(民情)을 알기 위해 그 첫 공사로 장안에 있는 청루(靑樓)의 물정을 물었나니
이것이 옳은 공사니라.” 하시니라.
•
•5 또 말씀하시기를 “돈 전(錢) 자에는 쇠끝 창이 두 개니라.
•6 돈이란 것은 순환지리(循環之理)로 생겨 쓰는 것이요, (억지로) 구하여 쓸 것은 못 되나니
•7 ‘백년탐물(百年貪物)이 일조진(一朝塵)이라.’ 하느니라.” 하시니라.
( 9:19)
•1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세상에 불사약과 불로초가 있습니까?” 하니
상제님께서 “있느니라.” 하시고
•2 일러 말씀하시기를 “불사약은 밥이요, 불로초는 채소니라.” 하시니라.
•3 이에 한 성도가 “시속에 배추김치는 담(痰)이 성한다 합니다.” 하고 여쭈니
•4 말씀하시기를 “풀려 나오는 담을 그르게 알고 성한다 이르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5 또 하루는 이르시기를 “가래(痰)는 불덩이니 삼키지 마라.
가래는 구름이 하늘을 가리는 이치와 같으니라.” 하시니라.
(9:21)
•1 하루는 공사를 보시기 전에 성도들에게 “양치질을 깨끗이 하고 오라.” 하시니
성도들이 이를 닦고 다시 모이거늘
•2 경계하여 말씀하시기를 “신명들로 하여금 너희들의 몸속에 드나들게 하여
병든 뼈와 오장으로부터 질고(疾苦)를 긁어내리니 항상 양치질을 잘해 두라.” 하시고
•3 이어 말씀하시기를 “신명들은 사람의 입 냄새를 싫어하느니라.” 하시니라.
(9:71)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크게 먹어야 된다.” 하시고
•2 “어려서부터 남 주는 것도 모르고 제 앞에다가만 갖다 놓는 놈이 있고
•3 또 남 줄 줄만 알았지 제 입에다 안 넣는 놈이 있느니라.
•4 베푸는 것은 모두 장래에 제가 쟁여 놓고 살 것이라.
•5 근본이 쫄아진 놈은 어려서부터 제 입만 알지 동무는 모르느니라.
•6 그러니 동기간이나 친구간에 우애 있고 없음도 모두 부모에게 매여 있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
•7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자식에게 전답을 전해 주려고 하지 말고
눈을 틔워 주어라.
•8 눈을 틔워 놓으면 세상만사를 다 알지만,
눈을 틔워 놓지 않으면 저를 욕해도 모르고 저를 죽여도 모르느니라.
•9 사람이란 귀가 밝아야 하고 눈치가 빨라야 하나니,
많은 사람 속에서도 잘되고 못됨은 내 행실에 매여 있느니라.” 하시니라.
(9:75)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공부하다가 낭에 떨어지면 죽느니라.” 하시니라.
•
•2 또 이르시기를 “내가 부안(扶安) 신명을 불러도 응하지 않으므로 살펴보니
•3 신원일(辛元一)이 공부할 때에 그 지방신들이 호위하여 떠나지 못한 까닭이라.
이 일을 볼진대 공부를 어찌 등한히 알겠느냐.
•4 공부가 그렇게 소중한 것이니 참공부는 지성으로 해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5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공부를 제대로 한번 해 보아라. 그 재미에 똥구멍이 옴쏙옴쏙 하느니라.” 하시니라.
(9:77)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를 믿는 자가 나에게 기도할 때에는 심고(心告)로 하라.
•2 사람마다 저의 속사정이 있어서 남에게는 말할 수 없고 남이 듣게 할 수 없는 일이 있음이니라.
•3 그러므로 하나도 숨기거나 빼놓지 말고 심고하되 일심으로 하라.”
(9:79)
•1 어느 날 필성이 함열에 사는 채 참봉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2 금구(金溝)에 이르러 주막에서 술 한 잔을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싸리재 마루에 다다라
담배를 피우려 하는데, 생각해 보니 담배쌈지와 담뱃대를 깜빡 잊고 주막에다 두고 온지라
•3 하는 수 없이 그냥 집에 돌아와 앉아 있으려니 20리 밖에 두고 온 담뱃대 생각이 나서
아무 일도 못 하겠더라.
•4 이 때 문득 상제님께서 평소 필성에게
“네가 나에게 특별히 청할 일이 있으면
윗목에 볏짚이나 백지 한 장을 깔고 청수 한 그릇을 떠다 모신 후에
•5 내 이름을 세 번 부르며 일심으로 고하면 그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하신 말씀이 떠오르거늘
•6 필성이 청수를 모시고 상제님께 정성껏 고하고 나니
금구 주막에 두고 온 담배쌈지와 담뱃대가 문갑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더라.
•7 이후로도 필성이 상제님을 뵙고자 하거나 원하는 바가 있으면
이처럼 청수를 모셔 놓고 상제님을 세 번 부르거늘 그 때마다 원대로 이루어지더라.
( 9:80)
•1 정미년 봄에 전주 불가지(佛可止) 김성국(金成國)의 집에 계실 때
•2 황새골(黃鳥洞)에 사는 문치도(文致道)가 상제님을 뵈러 오면서
이성동(伊城洞)의 송대수(宋大綏)에게 들러 함께 오려 하였더니
•3 대수는 마침 일이 있어 같이 오지 못하고 그 사촌 아우를 딸려 보내며 말하기를
“내 종제(從弟)가 폐병으로 고생한 지 여러 해라.
•4 이제 위기에 이르렀으니 선생님께 말씀을 잘 드려 좋은 약을 얻어 주기 바라노라.” 하고
•5 돈 이 원을 그 사촌 아우에게 주며
“비록 약소하나 가지고 가서 술이나 한잔 공양하게. 갚을 때에 이자는 받지 않겠네.” 하니
•6 병자가 돈을 받았다가 갚으라는 말을 듣고 일 원을 되돌려주며 말하기를
“일 원이면 넉넉합니다.” 하고 치도를 따라와 상제님을 뵈니라.
•7 치도가 상제님께 그의 병세를 아뢰고 고쳐 주시기를 청하니 말씀하시기를
“인색한 자는 병을 고치지 못하느니라.” 하시니라.
•8 치도가 말씀드리기를 “이 사람이 본래 가난하여 인색할 거리가 없나이다.” 하니
•9 말씀하시기를 “주는 것을 받아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 어찌 인색이 아니리오.
병이란 제 믿음과 정성으로 낫느니라.” 하시거늘
•10 치도가 이 말씀을 듣고 상제님의 신성하심에 놀라고 병자는 부끄러워하며 돌아가니라.
(9:107)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채사용(蔡士用)과 성도 여러 명을 데리고 천원리에 이르시어
한 집으로 들어가시니라.
•2 이에 성도들이 따라 들어가 보니 한 노인이 신을 삼고 있는데
상제님께서 삿갓을 들고 그 옆에서 한참을 바라보시다가 나오시거늘
•3 성도들이 “그 노인은 누구십니까?”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나의 부친이니라.” 하시니라.
•4 사용이 황송한 마음에 즉시 백미 한 말을 져다 드리고 오니
•5 상제님께서 이미 아시고 “나의 부친이 죄가 많으므로 신틀로써 그 죄를 감하게 하였거늘
너로 인하여 나의 부친은 3년을 더 신을 삼아야 하리라.” 하시니라.
•6 상제님께서는 성도들이 간혹 부친의 빈궁함을 보고 돈이나 곡식을 드리는 자가 있으면
크게 꾸짖으시고 도로 거두시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시거늘
•7 성도들이 그 연고를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복(福)이 다시 시작되는 그 처음의 때를 당하여
내가 모범을 보이나니
나는 대효(大孝)를 행하고 있느니라.” 하시니라.
•8 하루는 문공신(文公信)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부친도 나중에 잘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9:121)
•1 상제님께서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부부란 인도(人道)의 시작이요 만복(萬福)의 근원이니라.
•2 그러므로 한 남편과 아내가 복으로써 일가를 이룸이 천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고
•3 화(禍)로써 한 가정을 이룸이 천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니라.
•4 얼굴도 모르고 마음도 모른 채 부모의 명에 따라야 하는 것이 선천의 혼인이었나니
이로 인해 온갖 악폐가 함께 생겨났느니라.
•5 앞 세상에는 여자도 제 짝은 제가 골라 시집가게 하리라.
•6 남녀가 마음이 맞으면 부모에게 허락을 청하고 부모가 승낙하거든
나에게 공경을 다해 고하여 두 사람의 마음을 맹세하고 소망을 기원하며
•7 그 부모에게 효도를 다해 낳아서 길러 준 공덕에 보답할 것을 서약하여 부부가 되나니
그 부부는 종신토록 변치 않느니라.” 하시니라.
•8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아내 된 자가 완강하여 순종하지 않고 끝내 남편을 따르지 아니하면 어떻게 하옵니까?” 하니
•9 말씀하시기를 “사리에 맞게 이야기하고 따뜻한 정으로 권하여 정성을 다해 타이르면
반드시 마음을 합하게 되느니라.
•10 온화한 마음으로 잘 달래어 정성을 보이라.
지성(至誠)에 움직이지 않는 마음은 없느니라.” 하시니라.
( 9:123)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궁이와 입은 한가지니라.
•2 천지에서 농사를 지어 입으로 다 들어가나니
천하에 여러 구멍이 많다 해도 입구멍이 제일 크니라.
•3 산이 높아 나무가 아무리 많다 해도 아궁이로 다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니라.
•4 사람이 태어날 적에 빈주먹으로 오고, 죽을 적에도 빈주먹으로 가나니
•5 살아생전에 먹을 것을 두고도 못 먹는 것은 제가 어리석은 탓이니라.” 하시니라.
•(9:135)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여러 성도들에게 이르시기를
“앞으로 여자가 위에서 합궁(合宮)하는 때가 오느니라.” 하시니
•2 내성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거늘
•3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맷돌과 같다. 맷돌 돌아가는 이치와 같으니라.” 하시니라.
( 道典 9:190)
1.무신년 12월에 차경석의 집에 계실 때
경석이 그 부친 치구(致九)의 기일(忌日)을 맞아 제를 올리고자 하니
2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상을 내 앞으로 들여라.” 하시고
3 경석의 형제와 성도들에게 “반천무지(攀天撫地)로 사배하고 심고를 하라.” 하시니라.
4 이에 성도들이 정성스레 사배를 마치니 상제님께서
“누구에게 심고하였느냐?” 하고 물으시거늘
5 모든 성도들이 “저의 선령신을 해원시켜 달라고 선생님께 심고하였습니다.” 하니
6 상제님께서 기쁘게 웃으시며 “일이관지(一以貫之)니 이것이 곧 기제(忌祭)니라.” 하시고
7 음식을 맛보신 다음 “진평(陳平)이 분육(分肉)하듯 균일하게 나누어 먹으라.” 하시니라.
8 또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조상에게서 몸을 받은 은혜로 조상 제사를 지내는 것은 천지의 덕에 합하느니라.
9 지금 너희가 행하는 제사 범절은 묵은하늘이 그릇 지은 것이니
이제 진법(眞法)이 다시 나오리라.” 하시니라.
10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때가 되어 너희들이 조상 제향(祭享)을 지낼 때
나를 맨 위쪽에 모시고
11 너희들의 부모가 나를 모시는 영화와 즐거움을 누리게 하여
나에게 맑은 술을 올리고 공경하여 절하면
12 너희 조상의 영광과 행복 그리고 너희들 마음속의 기쁨을 말로써 다하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9:195)
•1 하루는 공사를 보실 때
오주를 가르치며 말씀하시기를
“후천선경의 조화가 이 주문 속에 있느니라.” 하시고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 五呪 오주
天文地理 風雲造化 八門遁甲 六丁六甲 智慧勇力
천문지리 풍운조화 팔문둔갑 육정육갑 지혜용력
• 道通天地報恩도통천지보은
(9:198)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주문을 읽는 방법은
마음을 바르게 갖고 단정하게 앉아 성경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2 또 말씀하시기를
“공부할 때 몸을 떨고 허령(虛靈)에 빠지는 것은
마음속에 부정한 생각이 있고 척을 많이 지어 그러하니라.” 하시고
•3 “올바른 공부 방법을 모르고 시작하면 난법의 구렁에 빠지게 되느니라.” 하시니라.
(9:200)
•1 상제님께서 하루는 김경학에게 말씀하시기를
“일심(一心) 공부가 죽기보다 어려우니라.” 하시니
•2 경학이 “그러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하고 여쭈거늘
•3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일기가 청명(淸明)하고 바람 없이 고요한 날, 깊은 물에 돌을 넣으면 소르르 들어가는
그러한 마음으로 한 시간만 나아가도 공부가 되느니라.” 하시니라.
•
•4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나를 따르는 자는 49일 수행 공부를 하라.” 하시고
•5 “너희들 공부하려면 욕볼 것이다. 코에다 마늘씨를 박아야 하리라.” 하시니라.
(9:202)
1 성도들 중에 개고기를 추육(醜肉)이라 생각하여 먹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2 하루는 상제님께서 일러 말씀하시기를
“야, 이놈들아! 개고기 안 먹으면 너희들 도통 못 한다.” 하시니라.
3 이에 한 성도가 “개고기 안 먹는다고 도통 못 합니까?” 하고 여쭈니
4 말씀하시기를
“야, 이놈아. 후천은 천지망량신(天地魍魎神)이 들어서 도통을 줘.
5 망량신이 개고기를 좋아하는데
너희가 싫어하면 망량신이 미워해서 응하질 않느니라.” 하시니라.
(9:203)
1 하루는 성도 수십 명을 불러 모으신 다음
대학(大學)과 여러 주문(呪文)과 부서(符書)를 수습하여 수부님 앞에 놓게 하시고
2 수부님으로 하여금 동쪽을 향해 앉아서 시천주주(侍天主呪) 21독을 하게 하신 뒤에
두 분이 서로 마주보고 절을 하시고 천지에 고축(告祝)하시니라.
3 이어 상제님께서 글 한 수를 읽어 주시니 이러하니라.
4 吾君誓約重十山하니 踏盡高高太乙壇이라
오군서약중십산 답진고고태을단
나와 그대가 맹세한 언약 온 세상 산보다 무겁고
높고 높은 태을궁으로 인도하여 천하창생을 건지느니라.
5 상제님께서 수부님께 물으시기를
“내가 수만 리 밖에 가 있으면 어찌하겠느냐?” 하시니
6 수부님께서 대답하시기를 “어디든지 찾아가겠습니다.” 하시거늘
7 상제님께서 “오지 못하리라.” 하시며
“내가 찾아오리니 기다리고 있으라.” 하시니라.
(10:8)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연자봉(燕子峰)을 가리키시며 물으시기를
“저 봉우리를 사람들이 뭐라고 부르느냐?” 하시니
•2 “연자봉이라 합니다.” 하고 아뢰거늘
“연자봉이 아니라 제비봉(帝妃峰)이니라.” 하시니라.
•3 또 하루는 구릿골 앞 오리알터를 가리키며 말씀하시기를
“저곳을 세상 사람이 나의 묘지라고 하리라.
•4 그러나 개뼈가 묻힌지 소뼈가 묻힌지 누가 알겠느냐?” 하시니라.
•5 이 해 4월에 상제님께서 청도원 이극서의 집에 종종 찾아와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제 두 달 뒤에 죽으리라.” 하시니
•6 극서는 ‘돈 사람이 미친 소리 한다.’고 생각하니라.
(10:15)
5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울타리 없는 집에서 살라.
찌그러진 오막살이에서 살아도 진심으로 나를 믿고 공부하라.” 하시니라.
(10:17)
1 5월에 상제님께서 객망리에 가시어 각 선령(先靈)의 묘소에 성묘하시고
시루산에 오르시어 조모님의 산소를 찾으시니라.
2 성묘하신 후에 서산리(書山里) 외가를 찾으시고 다시 객망리 수십 호 문중을 찾으시니
문중 노인들이 ‘집안을 망쳐 놓은 증산이라.’고 욕하며 반기지 않으니라.
3 며칠 후에 상제님께서 부모님께 이별의 예를 올리시면서
“지금 떠나면 언제 올지 모르오니 몸을 안보(安保)하십시오.” 하시고
밖으로 나오시니 정씨 부인이 뒤따라 나오는지라
4 상제님께서 이르시기를 “그 어떤 고생스런 일을 당할지라도 잘 인내하라.
나는 이제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 하시니
5 정씨 부인이 한탄하는 소리로 “잘난 자식 다 죽이고 또 못 오신다 하십니까?” 하며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놓거늘
6 상제님께서 크게 노하여 추상같이 꾸짖으시니 정씨 부인이 슬피 울며 돌아서니라.
(10:19)
1 상제님께서 떠나신다는 말씀을 믿지 못하여 성도들이 여쭈기를
“선생님께서 돌아가시다니 그게 어인 말씀이십니까? 진정 가시고 싶어 그러십니까?” 하니
2 상제님께서 자리에 누우시며
“내가 죽으면 아주 죽느냐?
매미가 허물 벗듯이 옷 벗어 놓는 이치니라.” 하시니라.
3 이에 형렬이 안타까운 심정을 가누지 못하여 “어찌하여 가려 하십니까?” 하니
4 말씀하시기를
“내가 지금 일 때문에 급히 가려 하니 간다고 서운하게 생각지 말라.
5 이 다음에 다 만나게 되느니라.
6 나는 이제 올라가도 아사리 난리 속에서 사느니라.
7 지금 전쟁을 하려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 너희들은 편한 밥 먹는 줄 알아라.
8 이제 배고픈 꼴도 보고 기막힌 꼴도 보게 될 것이다.” 하시니라.
(10:36)
1 이 날 형렬을 불러 말씀하시기를
“저 건너 산에 소나무가 몇 짐이나 되겠느냐?” 하시거늘
2 형렬이 대답하지 못하고 묵묵히 있으니 말씀하시기를
“저렇게 보이는 것도 알 수가 없거늘 보이지 않는 나의 법을 네가 어찌 알겠느냐.” 하시니라.
3 또 물으시기를 “네가 알기로 금산사의 주지가 몇 번이나 갈렸느냐?” 하시니
형렬이 “몇이 갈렸습니다.” 하고 아뢰거늘
4 상제님께서 다시 “주지는 갈려도 미륵은 그대로 있느냐?” 하고 물으시매
형렬이 “미륵이야 그대로 있지요.” 하고 대답하니라.
5 이에 말씀하시기를
“그래야지. 그것까지 없으면 야단이로구나.
돌은 뜨고 금은 가라앉는다더니 법은 그대로 밝아 있건만
뉘라서 금산사를 굳게 지켜, 죽어서 금산사 지키는 귀신이라도 될까.
6 견디기가 어지간하면 쉽지마는
근본고(根本苦)가 크고 보면 견디기가 어렵지.
7 참으로 알고 보면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꺼져도 견디겠지마는 참으로 어렵지.
참으로 어려워서 견딜 놈 여간해서 없느니라.” 하시고
8 형렬에게 물으시기를 “너는 알면 금산사를 굳게 지키겠느냐?” 하시니
형렬이 “지키겠습니다.” 하거늘
9 또 물으시기를 “꼭 지키겠느냐?” 하시니
형렬이 대답하기를 “꼭 지켜야 할 것 같으면 죽어도 지키겠습니다.” 하니라.
10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 아니라도 그렇다면 너뿐일까.” 하시거늘
형렬이 꿇어앉아 “꼭 지키겠습니다.” 하니
11 그 말은 들은 체도 아니하시고
“금산사(金山寺) 얻기가 그렇게 어려워.” 하시고
12 “나의 일은
불지형체(佛之形體) 선지조화(仙之造化) 유지범절(儒之凡節)이라야 옳게 가느니라.” 하시니라.
(10:39)
1 이 날 오후에 약방 마당에 멍석을 깔고 상제님께서 그 위에 반듯이
누우시어 치복에게 “새 자리를 그 앞에 펴라.” 하시거늘
2 치복이 명하신 대로 멍석을 가져다 펴니
상제님께서 허공을 향해 준엄한 음성으로 말씀하시기를
“꼼짝 마라. 오늘은 참 성인을 판단하리라.” 하시고
3 문 앞에 세워 두었던 기(旗)를 가져다 불사르게 하시니 뜻밖에 벽력이 일어나니라.
4 이 때 상제님께서 큰 소리로 명하시기를 “공자(孔子) 부르라.” 하시니
성도들이 어쩔 줄 몰라 머뭇거리거늘
5 다시 “어서 공자를 부르지 못할까!” 하고 호통치시매
성도들이 놀라서 엉겁결에 “공자 잡아 왔습니다.” 하는지라
6 상제님께서 “불러 오라 하였지 잡아 오라 안 했는데 너무했다.” 하시고
“너희들은 눈을 감고 보라.” 하시므로
7 성도들이 눈을 감고 보니 뜻밖에 펼쳐 놓은 자리에
공자가 무릎을 꿇고 “공자 대령했습니다.” 하고 아뢰더라.
8 상제님께서 꾸짖으시기를
“공자야, 네가 소정묘(少正卯)를 죽였으니 어찌 인(仁)을 행하였다 하며,
삼대(三代) 출처(黜妻)를 하였으니 어찌 제가(齊家)하였다 하리오.
9 또한 내 도(道)를 펴라고 내려 보냈거늘
어찌 제자들을 도적질 해먹게 가르쳤느냐.
그 중생의 원억(寃抑)을 어찌할까. 그러고도 성인이라 할 수 있느냐!
10 너는 이곳에서 쓸데없으니 딴 세상으로 가거라.” 하시고
큰 소리로 “저리 물리쳐라.” 하시니라.
11 이어 “석가(釋迦)를 부르라.” 하고 명하시니
즉시 석가모니가 “대령했습니다.” 하고 꿇어앉아 아뢰거늘
12 상제님께서 꾸짖으시기를 “석가야, 너는 수음(樹陰) 속에 깊이 앉아
남의 자질(子姪)을 유인하여 부모의 윤기(倫氣)와 음양을 끊게 하니
13 너의 도가 천하에 퍼진다면 사람의 종자나 남겠느냐.
종자 없애는 성인이냐?
14 네가 국가를 아느냐, 선령을 아느냐, 중생을 아느냐.
이런 너를 어찌 성인이라 할 수 있겠느냐.
너도 이곳에서 쓸데없으니 딴 세상으로 가거라.” 하시고
“이 자도 물리쳐라.” 하시니라.
15 상제님께서 다시 명하시기를 “야소(耶蘇)를 부르라.” 하시니
즉시 예수가 꿇어앉아 “대령했습니다.” 하고 아뢰거늘
16 상제님께서 꾸짖으시기를
“야소야, 너를 천상에서 내려 보낼 적에 "내 도를 펴라" 하였거늘
선령을 박대하는 도를 폈으니 너를 어찌 성인이라 할 수 있겠느냐!
17 네가 천륜을 아느냐 인륜을 아느냐.
너는 이곳에서 쓸데없으니 딴 세상으로 가거라.” 하시고
큰 소리로 “이 자를 물리쳐라.” 하시니라.
18 이어서 “노자(老子)를 부르라.” 하시니
즉시 노자가 “대령했습니다.” 하매
19 상제님께서 꾸짖으시기를
“노자야, 세속에 산모가 열 달이 차면 신 벗고 침실에 들어앉을 때마다
신을 다시 신게 될까 하여 사지(死地)에 들어가는 생각이 든다 하거늘
20 ‘여든한 해를 어미 뱃속에 머리가 희도록 들어앉아 있었다.’ 하니 그 어미가 어찌 될 것이냐.
21 그런 불효가 없나니 너는 천하에 다시없는 죄인이니라.
22 또한 네가 ‘이단(異端) 팔십 권을 지었다.’ 하나
세상에서 본 자가 없고, 나 또한 못 보았노라.
23 그래도 네가 신선(神仙)이냐!
너도 이 세상에서 쓸데없으니 딴 세상으로 가거라.” 하시며
큰 소리로 “당장 물리쳐라.” 하시니라.
24 잠시 후에 상제님께서 또 명하시기를
“공자, 석가, 야소, 노자를 다시 부르라.” 하시니 그들이 모두 대령하거늘
25 말씀하시기를
“들어라. 너희들이 인간으로서는 상 대우를 받을 만하나
너희들의 도덕만 가지고는 천하사를 할 수가 없느니라.
26 너희들의 도덕이 전혀 못쓴다는 말은 아니니
앞으로 나의 도덕이 세상에 나오거든 너희들 모두 그 안에서 잘 살도록 하라.
27 나의 말이 옳으냐? 옳으면 옳다고 대답하라.” 하시며 소리치시니
천지가 진동하여 문지방이 덜덜 떨리더라.
28 상제님께서 다시 말씀하시기를 “수천 년 밀려 오던 공사를 금일에야 판결하니
일체의 원억이 오늘로부터 고가 풀리느니라.” 하시니라.
(10:40)
1 증산 상제님께서 9년 천지공사를 종결하시고
보름 동안 곡기를 끊으시어 굶주림과 무더위 속에서
2 선천 상극천지의 모든 깊은 한과 원을 거두어 대속하시니
3 이 때 소주를 동이째 가져다 놓으시고 큰 대접에 생청(生淸)을 타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잡수시어 사흘 만에 동이를 비우시니라.
4 이 때 피가 위아래로 걷잡을 수 없이 솟구치고 쏟아지매
성도들이 닦아 드리려 하되 닦지 못하게 하시거늘 입으신 명주 항라가 온통 피로 젖으니라.
5 상제님께서 계속 선연한 피를 쏟으시어 옷을 버리시니
형렬의 큰며느리 정숙이 여러 번 옷을 빨아 입혀 드리니라.
(10:44)
1 이 날 밤 성도들을 모두 물리시고 공우만 부르시어 같이 주무실 때,
밤이 깊기를 기다려 이르시기를 “이리 가까이 오라.” 하시거늘
2 경석이 상제님께서 공우에게 비명(秘命)을 내리실 줄 알고 엿듣고자
마루 귀퉁이에 숨어 있었으나 공우는 이를 알지 못하니라.
3 상제님께서 물으시기를
“공우야, 앞으로 병겁이 휩쓸게 될 터인데
그 때에 너는 어떻게 목숨을 보존하겠느냐?” 하시거늘
4 공우가 아뢰기를
“가르침이 아니 계시면 제가 무슨 능력으로 목숨을 건지겠습니까.” 하니
5 말씀하시기를 “의통(醫統)을 지니고 있으면
어떠한 병도 침범하지 못하리니 녹표(祿票)니라.” 하시니라.
6 이 때 경석이 더 오래 엿듣다가는 들킬까 두려워 여기까지 듣고 물러가니라.
7 상제님께서 다시 이르시기를 “공우야, 네 입술에 곤륜산을 매어 달라.
8 내가 천하사를 하기 위하여 곧 떠나려 하노라.” 하시니
9 공우가 간청하여 아뢰기를 “하루라도 선생님을 모시지 아니하면 하루의 사는 보람이 없으니
바라건대 저를 따라가게 하여 주옵소서.” 하거늘
10 상제님께서 간곡한 음성으로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네가 갈 곳이 아니니라.
11 여기에서 천하사를 하기에는 불편한 것이 많으므로 그곳에 가서 할 것이니라.” 하시니라.
(10:48)
1 상제님께서 이어 말씀하시기를
“장차 괴질이 대발(大發)하면 홍수가 넘쳐흐르듯이 인간 세상을 휩쓸 것이니
천하 만방의 억조창생 가운데 살아남을 자가 없느니라.” 하시고
2 또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무진(戊辰)년 동짓날에 기두(起頭)하여 묻는 자가 있으리니
의통인패(醫統印牌) 한 벌을 전하라.
3 좋고 나머지가 너희들의 차지가 되리라.” 하시니라.
4 공우가 여쭈기를
“때가 되어 병겁이 몰려오면 서양 사람들도 역시 이것으로 건질 수 있습니까?” 하니
5 말씀하시기를 “천하가 모두 같으니라.” 하시니라.
(10:49)
1 이 때 밖에는 통지를 받은 성도들과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연이어 도착하거늘
2 서기가 사랑으로 안내를 하면 형렬이 상제님께 아뢰어 몇몇 사람만 들게 하고
3 그 외의 사람들은 서기가 따로 받아서 일일이 거주성명을 물어 적으니라.
4 상제님께서 문득 밖에 모인 여러 성도들에게 꾸짖듯이 말씀하시기를
5 “글 배우는 사람이 도둑놈이지 도둑놈이 따로 없나니
붓대 가진 놈이 제일 큰 도둑놈이니라. 잡부자작(雜敷自作)하지 말라.
6 나의 도가 씨가 되어 싹이 나고, 또 싹이 나서 연(連)하게 될 때
그놈들이 앉아서 요리조리 다 만드니
7 앞으로는 해를 돌아가면서 속고 사는 세상이니라.” 하시니라.
8 이에 형렬이 ‘나가자.’고 눈짓을 하니 호연이 밖으로 나가려고 막 일어서는데
9 갑자기 앞뒷문이 벌컥 열리면서 바람이 휘몰아 들어오고 장대비가 마구 쏟아지며
시퍼런 번갯불이 천둥소리와 함께 방안으로 들어오거늘
10 상제님께서 오른손으로 번갯불을 탁 잡으시며 크게 호령하시기를
11 “어떤 놈이냐?
내가 시간을 저울질하고 있는데 네가 잘난 체하여 마음대로 불칼을 내두르느냐!
나 금방 올라간다.” 하시니라.
(10:57)
1 이 때 호연이 신안으로 보니 장수옷을 입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장들이 말을 타고
기치창검으로 무장한 채 문밖과 집 주위를 에워싸고 있더라.
2 신장들이 상제님께 각기 인사를 드리며 ‘저는 아무개입니다, 아무개입니다.’ 하고 일일이 보고를 드린 다음 한 신장이 앞으로 나서서 “모시러 왔습니다.” 하거늘
3 상제님께서 크게 호통 치시기를 “시간이 아직 안 되었는데 뭣 하러 그새 발동을 했느냐!
4 때가 되기도 전에 갈 수 없느니라.” 하시니
신장들이 일제히 양쪽으로 갈라서서 하명을 기다리더라.
5 형렬이 호연에게 나가 있으라는 눈짓을 보내니
호연이 “비가 저렇게 쏟아지는데 나가다가 넘어지면 어떻게 해?” 하며 가려 하지 않거늘
6 상제님께서 “안아다가 놓아 줘라.” 하고 명하시매
누가 뒤에서 덥석 보듬어다 찬문의 방에 내려놓고는 문을 닫고 가 버리는지라
7 호연이 홀로 방에 앉아서 보는데 양쪽으로 늘어선 신장들 가운데 한 신명이 손바닥에 무엇을 올려놓고 다른 손으로 탁 쳐 보더니
8 신장들을 향하여 “아직도 시간이 멀었구나.” 하고 이르더라.
9 이에 줄의 맨 앞에 선 신장 하나가 줄의 가운데로 걸어나오니
양쪽 신장들이 그 뒤를 줄줄이 따르거늘
10 그렇게 얼마를 걸어나와 다시 양쪽으로 갈라져서 되돌아가더니 이내 처음과 같이 정렬하니라.
11 신장들이 두 줄로 서서 명을 기다리는데 상제님께서 “나○○ 왔느냐?” 하고 물으시거늘
12 그 신장이 아직 당도하지 않았기로 다른 신장이 나서며
“오시(午時) 지났습니다.” 하고 아뢰니
13 상제님께서 “이놈아, 네가 시기를 아느냐?” 하고 꾸짖으시니라.
14 이어 형렬에게 “꿀물 한 그릇을 가져오라.” 하여 드시고
“날은 덥고 머나먼 길을 어찌 갈꺼나.” 하시며
형렬에게 몸을 기대신 채 작은 소리로 태을주(太乙呪)를 읽으시니
15 방안에는 김형렬과 최상문, 그 외 두 명의 성도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더라.
16 이 때 경석이 방으로 들어오니 흘겨보며 말씀하시기를
“정가(鄭哥), 정가(鄭哥)! 글도 무식하고 똑똑하지도 못한 것이 무슨 정가냐!” 하시고
다시 누우시니라.
(10:58)
1 이 때 문득 하늘문이 열리며
선녀들이 황금빛 발판이 달린 빨간 줄을 좌우에서 내려 주고
2 마당과 고샅을 가득 메운 신명들은 노래하듯 일제히 어떤 글을 읽는데
3 마치 벌들이 모여서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가 온 하늘에 울려퍼지니 그 광경이 아주 웅장하더라.
4 상제님께서 다급하게 “형렬아!” 하고 부르시며
“잘들 있거라. 잘 있거라, 간다.” 하시고 하늘로 오르시는데
5 어느새 옥색 도포에 관을 쓰시고 붉은 띠를 두루마기 끝까지 길게 늘이시고 홍포선(紅布扇)으로 얼굴을 가리신 모습이 마치 장가드는 새신랑 같더라.
6 선녀들은 하늘에서 줄을 끌어올리고 말을 탄 신장들은 양옆에서 상제님을 호위하며
공중을 떠가거늘 그 광경이 참으로 위엄 있고 웅대하며
7 눈부신 대광명 속에 열려 있는 하늘길이 이루 형용할 수 없이 찬연하고 황홀하더라.
8 상제님께서 “나중에 또 이와 같이 내려오리라.” 하시고 하늘문에 드시니 순간 문이 닫히거늘
9 먹구름이 온 대지를 흑암으로 물들이는 가운데, 기세를 더하여 거칠게 휘몰아치는 바람과
세차게 떨어지는 장대비와
10 번쩍번쩍 대지를 훤히 밝히는 번개와 방포성과도 같은 천둥소리에 온 천지가 소요하더라.
(10:59)
1 증산 상제님께서 어천하실 즈음에 성도들에게 몇 차례 깨우쳐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큰 복을 구하려거든
일심(一心)으로 나를 믿고 마음을 잘 닦아 도를 펴는 데 공을 세우고
2 오직 의로운 마음으로 두 마음을 두지 말고 덕 닦기에 힘써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라.” 하시더니
3 천만 뜻밖에도 상제님께서 어천하시매
몇몇 성도들이 크게 낙심하여 흩어져 돌아가니라.
(10:62)
1 안필성은 인존천주이신 상제님의 둘도 없는 친구라.
2 종도들은 이를 두고 말하기를
“하느님이 천상에서 친구를 하나 데리고 내려오셨다.” 하고
3 존귀하신 상제님께 “이놈! 저놈!” 하고 상욕을 해도 모두 받아 주시므로 ‘욕친구’라고도 하는데
4 상제님께서 수차례 “마음을 고쳐 나를 따르라.” 하셔도
필성은 오히려 “네가 나를 따르라.” 하며 농으로 받으니라.
5 상제님께서 항상 경계하시기를
“필성아,
네가 나를 따르면 환갑은 못 넘기지만 자자손손이 영화를 누릴 것이요
6 그렇지 않고 계속 예수교를 신봉하면
너는 백수를 누릴 것이나 네 후손에 큰 재앙이 미치리라.
7 나 죽은 후에 예수교도 버리게 되리니 지금 마음을 고쳐 나를 따르라.”
하시나 듣지 않으니라.
8 상제님께서 어천하신 뒤
필성의 손자 다섯이 6.25 전란에 모두 비명으로 죽으니
필성이 “내가 한 해에 벼락을 맞았다.” 하더니
9 남은 자손들에게도 화가 끊이지 않거늘
말년에야 탄식하기를 “내 그놈 말을 들을걸….” 하며 크게 후회하니라.
10 또 상제님 어천 후에 모악산 아래 각색 교단으로부터 큰 치성이
있을 때마다 초대를 받아 가게 되니
11 치성석에서 필성이 말하기를
“나는 보고도 못 믿었지만 당신들은 안 보고도 믿으니 복 받은 사람들이네.” 하니라.
12 필성이 종종 “앞으로 병으로 다 죽는다.”고 말하더니
신축(辛丑,1961)년 정월 초오일에 숨을 거두니라.
(10:76)
1 하루는 형렬이 힘없이 방에 앉아 울며 탄식하기를
“세상에서 우리 선생님은 광인(狂人)이라는 말만 들으셨고,
우리는 미친 사람을 따라다니다가 결국 김(金)씨 문중을 망쳤다는 소리를 들으니
2 이제 당신께서 어천하신 이후로 이것이 제일 원통하니 어찌 살꼬.” 하며
남부끄러워 크게 울지는 못하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데
3 뜻밖에 방 밖에서 큰기침 소리가 나며
“형렬아, 너는 그만하면 대략 알 줄 알았더니 그다지 무식하냐?
4 너희들을 살리려고 내가 갔는데 탄식이 웬 일이냐.” 하는 상제님의 음성이 들리므로
형렬이 깜짝 놀라 일어나니 상제님께서 방으로 들어오시니라.
5 형렬이 눈물을 흘리며 배례하고 옆으로 서니 말씀하시기를
“그래, 형렬아. 너는 너희 선생 미쳤다는 것이 그토록 원통하더냐.
6 수운가사에 ‘여광여취(如狂如醉) 저 양반을 따르기만 따르고 보면
만단설화(萬端說話)한 연후에 소원성취(所願成就) 하련마는 알고 따르기 어려워라.
7 따르는 자 만복동(萬福童)이요, 못 따르는 자 깜부기 된다.’는
말을 못 들었느냐.” 하시니라.
8 또 일러 말씀하시기를
“판안 사람 둘러보니 많고 많은 저 사람들 어떤 사람 저러하고 어떤 사람 이러하니,
판안 사람 판안 공부 소용없어 허리띠 졸라매고 뒷문 열고 내다보니 봉황(鳳凰)이 지저귄다.
9 판안에 그 문서(文書)로 아무리 돌려 보아도 할 수 없어 판밖의 것을 가르치자고
허튼 마음 거머잡고 죽기로 찾았으니 조금도 걱정 마라.
10 누런 닭이 소리치며 날개 털면 판밖 소식 알리로다.
네가 그렇게 서러워하니 판밖에 있더라도 소식을 전해 주마.” 하시니라.
11 그 뒤로 얼마간 상제님께서 밤마다 오시어 생존시와 다름없이 여러 가지를 일러 주시니라.
(1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