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도 벌써 절반이 흘러갔다.
정신없이 흘러오던 와중에, 5월의 마지막과 6월의 시작을
함양에서 모내기 식구들과 보냈다.
본격적으로 여름이 오기 전, 모내기를 하라고 짬을 주셨나보다.
별로 덥지도 않고 선선하니 딱 좋은 날씨.
함양 온배움터에 올 때마다 카풀을 해서 도란도란, 왁자지껄 오곤 했다.
이번엔 버스를 타고 혼자 오니 시골의 조용한 풍경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기회가 되신다면 시외버스와 함양 시내버스를 타고 온배움터에 와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건물 뒤편에 자리한 커다란 뽕나무에는 오디가 주렁주렁, 땅바닥에도 온통 오디밭이었다.
약간 많이 익어서 물렀지만 오디향이 진하고 달콤했다.
일찍 도착한 친구들과 청소를 했다.
새삼, 매 행사 때마다 이렇게 쓸고 닦으며 사람들을 맞이하는 마음 있었겠구나 싶었다.
※ 공지 : 염소가 새끼를 낳았어요 (올 3월)
다같이 둘러앉으니 예년보다 인원이 적은듯? 비슷한듯?
처음보는 얼굴도 있어서 약간의 어색함도 있었지만
다같이 노래를 배우며 한목소리로 부르고, 자기소개를 하고 나니 분위기가 한결 풀어졌다.
잠시 숨을 돌리고, 각자가 신청한 모임에 들어가 모모모 시간을 가졌다.
네 가지 활동이 있었다.
숨쉬고들이쉬며요가, 나뭇잎도장만들기,
나무빛깔칠하기(오일스탠 울력), 신명나라응원단 이었다.
나도 한 꼭지를 맡아 신명나라응원단을 이끌었다(다음엔 사진도 좀 찍어야겠다).
혼자 이끄는 건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었는데,
열정적으로 임해주시고 잘 따라와주신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땀이 많이 나고 운동도 되었다.
이때까진 활동에 참여만 했었는데, 직접 이끌어보니 또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
작은 활동 하나에도 마음 내어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느껴져 더 감사했고,
처음엔 신청자 수가 적어 약간 민망한 마음도 ^^;
'원래 사람 적은 데 가서 하는 걸 좋아한다'며 선뜻 신청해준 벗에게 비춤받았다.
이번에도 밥상 이끔이를 맡아주신 엄나무님과 밥상 요정님들 덕분에
정성 가득한, 건강한 밥상으로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었다.
매번 마음 내어주시는 모습이 거듭될수록, 더 선명히 비춤 받는 느낌이다.
자연스레 나도 조금 더 마음내어야지, 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저녁에는 다같이 모여 놀이 시간을 가졌다.
볍씨-모-벼-쌀-밥-응가로 이어지는 가위바위보 놀이, 함께 노래 외워 부르기,
갖고 있는 물건들로 줄 잇기, 대망의 바둑알멀리보내기 까지..
생각해보면 참 별 것 아닌 놀이들인데도, 어찌 그리 재미가 나는지 신기할 정도다.
집에서는 큰 감흥 없는 먹거리도, 배낭에 넣어 산에 올라가 먹으면 훨씬 귀하고 맛있게 느껴지는데
함양이라는 공간과 우리가 함께 모인 그 힘이 주는 즐거움일까?
바둑알멀리보내기 시간엔 끄덕님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진정 실력인가, 운인가.. 누군가의 말마따나 자격증이 있는 것인가..
위기에 처한 팀을 담담하고 믿음직하게 구해내는 모습에 그의 등이 괜히 더 넓어보였다.
이렇게 온전히 집중하고 만끽하고, 소리지르고 기뻐하며 놀았던 적이
최근에 있었나?
곧바로 떠오르지 않으며 머릿속을 더듬거리는 게 쌉싸름 하면서도
지금 이런 시간이 주어졌음에 참 감사했다.
놀이 후엔 미지근한 뒤풀이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끝나는 시간을 딱 정해주시니 약간의 아쉬운 마음을 머금은 채
기분좋고 깔끔하게 뒷정리까지 할 수 있었다.
=========둘째날=========
아침도 든든하게 먹고 모내기를 가기 위해 몸을 풀었다.
첫날보다 더 날씨가 좋은 듯 했다.
모내기하기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씨!
풍년새우논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봐도 장관이다.
빼놓을 수 없는 참 시간(네 사실 이거 먹으러 옵니다^^)
수박도 참 시원하니 달고, 유철선생님이 생일이라며 해오신 약밥도 최고
처음 자기소개 때
'도시에서 지내다 보면 좀 찌들어가는 느낌이 있는데,
함양에 한 번씩 오면 그게 좀 풀리고 해독되는 느낌이 있다'
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꼭 그런 느낌이었다.
뭣이중헌지 몸으로 마음으로 깨닫는 시간.
벗님의 말처럼 '나와 세상을 실제로 만나가는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유독, 행사를 준비해주신 분들께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것도 함양에 오고가며 배운 귀한 마음이다.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고 다음 들살이, 추수제 때 만나요~!!
첫댓글 글과 사진을 보니 그날의 기분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
함께 다녀온듯 마음과 몸이 따뜻해지네요~ ^0^ 그새 아이들이 많이 컸네요~ 추억만들기라는 표현도 너무 와닿아요~ ㅎㅎ
올 해도 한포기 모를 심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전체적인 흐름 하나 놓치지 않고 잘 적어주고 떠올려준 강물의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사진마다 밑에 설명되어 있는 거 재밌어요.. 염소의 새생명 탄생일도 알려준다던지.. 일상에서도 생기있고 푸하하하 거리면서 가볍게 잘 만들어가보면 좋겠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