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국가대표 조정 선수 한재동, 그가 젊은 나이에 산으로 들어 온 이유는?
세상과 연결된 것은 배 한 척과 우체통이 전부인 곳, 그야말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깊숙한 자연 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자연인 한재동(47/입산 8년)씨의 보금자리가 있다. 출연자 이승윤은 강가에서 기다리다 자연인이 타고 온 배로 20분 걸려 강건너편에 도달했다. 배를 타고 가면서 자연인은 어릴 적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곳은 수몰지구였다. 300여 가구가 물에 잠겼다. 그곳으로 낚시꾼들이 많이 몰려 왔다. 물 위 골짜기로 거처를 옮긴 아버지는 그가 여섯 살이 됐을 때 목선 한 척을 만들어 줬다. 그는 어린 시절, 별다른 운송 수단이 없는 마을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왕복 100원씩을 받으며 배를 태워 줬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배를 운전해 돈을 번 것이다.배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었던 셈이다.
배에서 내리면 낡은 우체통이 있다. 그의 전용 우체통이다. 그와 세상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소통장소인 셈이다. 후배들의 결혼 소식과 친구들의 동향도 대부분 이 우체통을 통해 알게 된다.그의 집은 여기가 아니다. 배에서 내려서 40분을 더 산으로 올라가야 그의 터전이 나온다.
산 중턱에 멋진 집이 자태를 드러낸다. 자연인의 집이다.그는 산에 와서 우선 자신의 집을 짓고 싶었다. 그러나 집에 대한 지식이 없던 그는 일년동안 건축 전문가들을 찾아 다니며 조언을 구했다.그리고 집중적으로 집짓는 공부를 한 뒤 본격적인 집짓기에 들어갔다. 우선 집을 둥글게 짓기로 했다. 지구가 둥그니까 둥근 집을 짓고 싶었다. 그리고 둥글게 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1년에 걸쳐 지었다는 둥근 흙집은 섬세하게 지어졌다. 그는 집 설계에 그의 인생을 모두 담고 싶었다. 중앙에 중심을 뒀기 때문에 중간 중간 기둥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버티도록 설계됐다. 집안에는 그가 딴 메달이 한 가득 전시되어 있다. 이승윤은 무슨 메달이 이렇게 많냐고 물었고 그는 그의 전직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는 전직 조정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었던 것이다. 국내 대회는 물론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 조정계의 리더였던 것이다. 그랬던 그가 일찍이 산으로 들어 온 이유는 무엇일까?
어릴 적부터 노를 저었던 그는 조정을 하던 친구 형의 눈에 띄어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조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8개월 만에 전국체전 출전 멤버로 들어가 첫 메달까지 손에 넣었다. 그 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고, 무수히 많은 메달을 휩쓸었다.
그러나 체력을 많이 요하는 조정 선수의 수명은 짧았다.마라톤 다음으로 체력 소모가 심하다는 조정아니던가.야구는 마흔까지도 선수생활을 한다지만 조정은 서른을 넘기기가 정말 어려운 현실이다. 그는 서른에 은퇴를 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월급은 반으로 줄었고, 제자들은 마음먹은 만큼 따라주지 못했다. 계약직인데다 3년 내 맡은 팀이 메달이 없으면 사직을 해야 한다는 강압과 압박에 시달렸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렀다.
23년 간 좋아했던 운동이자, 그의 인생 전부였던 조정은 더 이상 그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다. 훈련을 위해 물 위에 떠 있으면 자꾸만 멍해졌고, 제자들이 4등으로 들어오는 순간 시작되는 속 쓰림은 나아질 줄 몰랐다.
더 이상 그렇게 살 수 없다고 느꼈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마흔이었다. 다른 일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할 줄 아는 건 운동뿐이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아직 젊은 나이,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과 좌절에 빠졌을 때 그의 머리에 떠오른 건 고향이었다.
산토끼를 잡고 나무에 오르고, 나뭇잎을 이불삼아 누워 쉬던 그 곳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육상선수 출신으로 함께 운동을 했던 아내는 그의 고충을 알아줬고, 그의 결단을 흠쾌히 받아드려 준 것도 아내였다.
그러나 막상 산에 들어오니 그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아내와 자녀들이었다. 딸 아들이 아직 어려 교육비도 많이 들 시기인데 자신만 편하자고 이렇게 산속으로 들어와도 되는가 하는 죄책감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곳에서 돈이 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할려고 마음 먹었다. 우선 이른 봄에는 고로쇠물을 채취해 팔기도 하고 가을에는 잣나무를 따서 판 뒤 가족들에게 송금하고 있다. 몸은 조금 고되도 이런 생활이 그에게는 더 맞는 것 같다. 일단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정말 살 것같다.
그는 밥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주로 산에서 일한다. 약초 등이 발견되면 채취해 가족에게 보내주는 것이 일과가 됐다. 뭔가 가족들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 그는 좋다. 나 혼자 살겠다고 느긋한 모습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그의 가장 큰 수입원은 바로 잣 채취이다. 그가 사는 곳에는 잣이 많이 심어져 있다. 다른 사람들은 잣 따러 높은 곳에 올라가는 사람 그리고 아래에서 잣을 줍는 사람 그리고 운반하는 사람 등 서너명이 한조가 돼서 일하지만 그는 혼자 일한다. 워낙 힘이 좋은 것도 있지만 혼자해야 수입이 좀 더 좋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날다람쥐가 다 됐다. 나무에 오르는 장비를 갖추고 그야말로 다람쥐처럼 잣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잣을 채취한다. 아주 위험한 일이지만 그는 최대한 안전속에 일하려 한다. 자신이 다치기라도 하면 가족들에게 큰 짐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외모와는 달리 그의 요리 솜씨도 일품이다. 그가 식품학과 출신이어서 요리에는 일가견이 있다.조정 국가대표 선수가 안됐으면 요리사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때부터 집을 떠나와 객지 생활을 했기에 음식만드는데는 이골이 났디.이승윤에게 제공한 음식들 모두가 일품 요리였다. 그가 만든 감자전은 최고의 맛이였다고 이승윤은 엄지척했을 정도다. 그리고 숫불 닭갈비도 최상의 맛을 나타냈다. 또한 향어회는 그의 회뜨는 솜씨만큼이나 월등했다.
또한 자연인은 먹는 것도 그야말로 자연인다움을 보여줬다. 달걀도 통채로 씹어 삼킨다. 달걀 껍질도 모조리 씹어 먹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닭을 먹을 때 닭뼈까지도 모조리 씹어 먹는다. 그이유는 한창 운동할 때 배가 너무 고파 음식이 나오면 모두 다 먹어야 됐다고 한다. 그 습관이 아직 남아 있어 그렇다고 말한다. 시청자분들 이것 정말 따라하면 안된다. 큰 일 난다. 자연인은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이 있었고 오랜시간동안 단련돼 괜찮지만 정말 위험한 일이다. 이도 이이지만 소화기가 큰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하루종일 일을 한뒤 저녁을 먹고 혼자 있으면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난다. 아내와 아이들이 정말 보고 싶다.그는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아빠에게 달려와 함께 놀아 줄 때가 가장 즐겁다. 일년에 두번 그런 일이 생기지만 그때가 정말 기다려진다.
일찍 산으로 들어온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자신의 집을 자신의 힘으로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행한 일 가운데 가장 멋진 일 같이 여겨진다. 그리고 산중에서도 나름 열심히 일해 큰 돈은 아니지만 가족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줄 모른다. 그리고 조그만 바람이 있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아내가 이곳으로 와서 같이 살기로 했다. 아내가 와서 더욱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산중 터전을 더욱 멋지게 가꾸고 싶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일찍 산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집을 지었다. 그런 일은 아마도 그가 젏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리라. 나이가 많이 들었으면 절대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아직 젊기 때문에 더욱 힘을 내서 산중 생활을 해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훗날 자신의 결정이 잘 한 선택이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다.
그의 인생에서 산은 그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었다. 한재동씨 이야기는 2017년 12월 6일 방송됐다.
(방송후기)
출연자 이승윤은 자연인의 엄청난 힘에 주눅이 들었다. 그도 오랫동안 운동했고 나름 힘에 있어서는 자신있다고 생각해 온 것. 그러나 막상 자연인과 맞딱뜨리자 조금 위축된 것은 사실이었다. 결국 이승윤은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팔씨름 내기를 신청했다. 진 사람이 상대의 요구를 들어 주기로 한 것이다. 자연인은 이승윤이 지면 매년 가을 이곳에 찾아와 잣따는 것을 도와주는 것을 요구로 내 걸었다. 그리고 팔씨름이 시작됐다. 결과는... 이승윤은 매년 잣을 따러 자연인을 찾아와야할 운명에 처했다.
아! 아! 이승윤 임자 제대로 만났다.
(자연인의 생활팁)
◆흙집...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주니 중간에 기둥이 없어도 잘 버틸 수 있다. 황토벽으로 단열 효과도 뛰어나다.
◆감자전...감자를 잘게 쓸어 밀가루 푼 물에 넣은뒤 부친다.
◆오미자 발효액...오미자 발효액을 잘 만들어 음식에 넣어 먹으면 아주 좋은 조미료가 된다.
◆숯불 닭갈비...닭을 먹기좋게 잘 다듬는다.특히 얇게 포를 뜨는 것이 중요하다.그리고 양념장(간장/고추장/마늘/오미자 발효액)을 잘 발라 구우면 된다.
◆향어 회...어릴때부터 부모가 하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우선 생선 껍질을 벗기고 먹기좋게 회뜬다. 그리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