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천리
반야월 작사, 김부해 작곡, 박재홍 노래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눈물 어린 보따리에 황혼 빛이 젖어드네
~♩♪♬ ~ ♩♪♬ ~
세상을 원망하랴 내 아내를 원망하랴
누이 동생 혜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인생길은 몇 구비냐
유정천리 꽃이 피네 무정천리 눈이 오네
'유정천리'는 원래 동명의 영화 '유정천리'의 주제가로 만들어진 노래이다.
영화 '유정천리'는 1959년 죽림영화사에서 제작했다.
남홍일 감독의 이 영화는 6.25를 겪은 서민들의 고달픈 삶과 막막하던 심정을 실감 나게 다룬 영화이다.
☞ 영화내용
강원도 산골에서 살던 세 식구는 시골 생활이 싫어 서울로 올라온다.
하지만 생계는 막연했다.
그러던 중에 고향 선배의 소개로 운전학원에 다닌 후 택시 기사로 취업을 하게된다.
주인공 김진규는 새 직업을 갖게 된 기쁨을 아내 이민자와 함께 나눈다.
하지만 얼마못가서 교통사고를 내고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그 사이 아내는 남편의 택시회사 동료인 박암과 바람이 나서 어린 아들을 버려둔 채 자취를 감추었다.
어린 아들은 엄마 아빠를 찾아 눈물로 나날을 보낸다.
드디어 아버지가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다.
그들 부자는 거리에서 우연히 상봉을 했다.
아들을 통하여 아내의 소식을 들은 그는 몹쓸 아내를 원망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는 아들의 손을 잡고 노래 가사처럼 황혼이 비끼는 언덕길을 오르며 이렇게 절규한다.
“가자!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내 고향으로!”
영화는 인기폭발이었다.
따라서 주제가인 '유정천리'도 영화를 뛰어넘는 더 큰 인기를 누렸다.
애수가 물씬 풍기는 박재홍의 이 노래는 어느 실향민의 귀향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라며 고향이 좋다고 노래한다.
전후에 많은 농촌 사람들이 고향을 버리고 서울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서울 생활은 쉬운 것이 아니고 그날그날의 생계유지를 위해 바쁜 시간에 쫓겨야 했다.
일부는 돈을 크게 벌어 부자가 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가난 속에서 입에 겨우 풀칠만 할 정도로 어려운 사정이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 노래는 그러한 어느 가정의 이야기를 테마로 삼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절실한 분위기가 먹혀들어서 이 노래는 크게 히트 하였다.
이 노래는 애초에 반야월이 영화 주제곡으로 작사하여 김부해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완성된 곡은 가사가 풍기는 페이소스 짙은 분위기를 적절하게 살렸다.
‘눈물 어린 보따리에’
란 얼마나 초라한 장면인가?
그는 꿈과 희망에 부풀어 상경한 서울에서의 생존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서울을 버리고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
으로 미련 없이 떠나려고 한다.
☞ 노래의 배경
유정천리의 발매연도는 1959년으로 이승만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였다.
노래가 크게 유행하던 1960년 3월 15일은 제4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날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에 맞설 사실상의 유일한 후보였던 조병옥은 1960년 1월에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그 다음 달인 2월에 돌연 사망했다.
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유력한 야당 후보가 사망했으니 이승만의 당선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따라서 제4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바꿔보려던 사람들은 이 사실에 크게 절망했다.
이러한 정국에서 <유정천리>의 개사곡으로 표현한 버전이 대구에서 만들어져 전국적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결국 <유정천리>의 대 유행으로 민심은 더더욱 돌아섰고 3.15 부정선거를 맞이하게 된 대중은 결국 분노하여 4.19 혁명을 일으켜 이승만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데 성공한다.
<유정천리>가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 ‘유정천리의 개사 버전’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선생 뒤를 따라
장면 박사 홀로 두고 조박사도 떠나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당선길은 몇 굽이냐
자유당에 꽃이 피네 민주당에 비가 오네
~♩♪♬ ~ ♩♪♬ ~
세상을 원망하랴 자유당을 원망하랴
춘삼월 십오일에 조기 선거 웬말인가
천리만리 타국땅에 박사죽음 웬말인가
설움 어린 신문 들고 백성들이 울고 있네
하지만 ‘4.19 혁명 버전’으로 발매한 음반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비슷한 배경의 노래로는 가수 손인호가 부른 "비 내리는 호남선"이 있다.
Ps : 많은 피해를 준 '긴 장마'가 끝나니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군지는 알수없지만,
이곳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이 잠시라도 더위를 잊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첫댓글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모두가 지쳐가는데 가뭄에 단비 내리듯 '^유정천리'에 얽힌 사연과 노래를 올려 주어서 재밋게 감상 잘했으며 송이골님의 뜨거운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건강하고 활기찬 여름을 잘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소망합니다♡
관심을 가져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폭염 잘 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