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프랑스 파리 근교 푸아시 poissy 에 있는 빌라 사보아 를 찾아갑니다. 1928년 당시 41세의 코르뷔지에가 창조해 낸 불멸의 대표작입니다. 1931년 입주*했습니다. 새로운 시대, 에스프리 누보의 새로운 건축을 표방한 모더니즘의 영원한 텍스트북으로, 코르뷔지에가 주장한 새로운 '건축의 5 원칙' 이 그대로 담겨있는 푸른 잔디밭 위에 떠있는 하얀집 입니다. 당시는 물론 지금도 건축학도들이 몰려드는 모더니즘의 요람입니다. 중간에 방치되고 너무 낡아 허물자는 얘기도 있었으나, 다시 복구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최근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주: 설계는 1928년 봄에 시작하고, 1929년에 이미 실질적인 공사가 다 끝났으나 1931년에야 사보아 씨 가족들이 사용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villa savoye@inexhibit.com.2017 and wallswithstories.com.2017)
빌라 사보아
북서측 전경.
새다리같은 가느다란 기둥들이 큰 덩어리 상부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다. 필로티 piloti 이다. 상부덩어리가 떠있다는 느낌이다. 푸른 잔디밭 위에 떠있는 지중해의 유람선?
google map
주말별장인 빌라사보아는 파리 중심부 노트르담대성당에서 서쪽으로 약 30km 정도 떨어진 푸아시 마을 세느강 인근 숲 속에 있다.
google map
google map
큰나무들로 둘러쌓여있는 잔디밭 위의 빌라사보아는 남측전면도로 빌리에가에서 진입한다. 서쪽에 코르뷔지에 고등학교* 건물이 있다. 북쪽으로 인근에 세느강이 흐른다. (*고등학교 건물은 빌라사보아가 세워진 이후 지어진것 같다. 당시는 주변이 숲으로 우거진 지역이었던 것 같다.)
배치도 (위가 북쪽)
빌라 사보아의 북측으로는 코르뷔지에고등학교 운동장이다.
배치도 (google map )
배치도 (위가 북쪽)
배치도 (항공사진).
상기 사진 아래 남쪽 전면도로 (빌리에 가) 에서 동측편 진입로로 부지에 진입하여, 건물 아래 필로티를 한바퀴돌아 서측편 진출로로 나온다. 대지 북쪽으로는 인근 고등학교의 운동장이다. 진입로 옆의 작은 길은 화단으로 차도와 격리된 보행로 인것 같다.
북측 입면
북측 입면
북측 * 정면
자동차의 동선이 주고려요소가 되면서 현관이 있는 북측의 배면이 정면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북서측 입면이지만, 여기서는 소통상 북측이라고 칭합니다.)
1층 평면 (아래가 북쪽)
1층 평면.
당시 자동차문화의 급속한 발전이 크게 영향을 준 주거디자인이다. 파리에 사는 부유한 사보아 가족 (피레 사보아 씨는 보험회사 창립자) 은 운전기사가 모는 자동차로 1시간도 안되어 주말별장 빌라사보아에 도착한다. 자동차는 건물 동측필로티로 진입, 북측 둥근 유리벽을 돌아 현관에서 가족들을 떨어뜨리고 서측필로티에서 차고에 주차한다.
북측 현관 앞으로 들어오는 사보아 씨 자가용 승용차 (추정)
1층 평면 (아래가 북쪽)....동측편 필로티 밑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동선이다.
자동차
자동차가 사람보다 먼저다? 당시 자동차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동성 mobility 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오른쪽 서측편 녹색 차고문이 보인다.
북측 현관.
자동차를 맞이하는 드럽오프 dropoff 장소이다. 포트코세어 porte cochere. 정말 요새 부티크호텔 입구같다.
We are on vacation!!! Yahooooooooooo!!!
북측 현관에서 남측을 보고...
북측 현관에서 남측을 보고...
경사로 ramp
현관에 들어서면 2층 piano nobile 으로 올라가는 환한 경사로가 반긴다. 경사로는 3층 지붕 루프가든까지 올라가면서 소위 '건축적 산책로'가 된다.
북측 현관
입면에서는 현관문을 가로막는 한가운데 있던 기둥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2개의 기둥으로 갈라져 포털을 만든다.
남쪽 복도에서 본 북측 현관
경사로와 돌음계단.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앞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환한 경사로를 따라 2층의 본격적인 주거공간으로 올라간다. piano nobile. 이 경사로가 이 집의 하이라이트 이다. 코르뷔지에의 '건축적 산책로' architectural promenade 이다. 경사로로 인한 실내의 건축적 형태와 공간구성의 변화는 물론이고, 경사로를 걸으면서 주위 공간과 형태의 변화를 음미하게 해주는 이동통로이다. 그리스 동방여행시 감명받은 산토리니같은 해안가 산비탈의 하얀집들 동네에서 감명받은 건축적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1925년에 설계한 빌라라로슈에서 처음 용어가 사용되었다.
한편 조형물같이 예쁘게 만든 왼쪽의 하얀 돌음계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안쪽으로는 세면대가 있어 여행에서의 피로를 간단히 씻게해준다. 안쪽 남쪽으로 들어가면 1층의 나머지공간은 메이드, 세탁실, 운전기사를 위한 서비스공간이다. piano terra.
남북입면과 동서입면 모두 5개의 얇은 기둥으로 네(4) 베이 bay 이다. 한 베이는 4.75m 이다. 특히 남북 양단부는 캔티레버로 처리하여 외벽이 기둥선보다 1.25m 씩 더 나와있다. 반면에 동서쪽의 기둥은 외벽선상에 있다. 그래서 2층평면은 19m×21.5m 의 직사각형 평면이다.
현관 안으로 들어가면 경사로 때문에 기둥열이 갈라진다. 현관에서 양쪽에 기둥을 두어 포털의 느낌을 주었다. 구조는 모두 RC 라멘조 프레임 이다. 벽체는 조적 인필 infill 에 시멘트몰탈을 바르고 페인트 도장마감 하였다. 바닥재는 석재와 우드를 사용했다. 거실살롱에는 먼저 설계한 빌라라로슈의 길쭉한 간접조명기구도 보인다.
돌음계단
현관 리셉션의 조형물같은 돌음계단. 지중해 크루즈 선상에서 경험한 원형계단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보다.
서측 입면.
양단부가 캔티레버로 처리됐다. 진출로 필로티 상부 리본윈도우 ribbon window (수평줄창) 중앙부에는 유리가 없어 속이 다 보인다.
동측 입면.
줄창에 유리가 없는 부분이 주방테라스 이다. 필로티 아래로 차량이 진입한다. 왼쪽의 창부분은 자녀들 방이고 오른쪽 창은 주방이다.
북동측에서 본 동측 필로티. 차량 진입로 이다. 오른쪽 아래가 북측 현관이다.
남측 입면
남측 입면.
배면이 되어버린 정면? 건물 접근이 남측에서 이루어지기때문에 남측을 정면으로 처리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뒤엎은 파격적 개념이다. 자동차의 진출입동선이 우선순위가 되면서, 기존 보자르 빌딩들에서 보던 진입부의 현관포털(대문)이 사라져 버렸다. 즉 정면이 되어야할 남측 입면이 배면같이 처리됐다.
다 자동차 때문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었다. ( 이런 기존의 생각을 뒤엎는, 예기치 못한, 파격적인 디자인들이 코르뷔지에의 작품들 중에서 나타난다. 롱샹성당이 대표적이다. 매우 논쟁거리가 되곤했다. 지금도 계속 되는 중이다.)
2층 왼쪽 끝부분이 mbr(안방) 의 테라스이다.
당시 사보아 씨는 매우 부자였다.
서측과 남측 입면.
서측 2층 리본윈도우 (줄창)는 테라스같은 외부공간때문에 유리가 없는 부분들이 있다. 서측 필로티 아래로 차량이 나온다.
2층 piano nobile.
경사로 입구에서 안방(mbr) 쪽을 보고...오른쪽 밖으로 나가면 테라스 중정이고 지붕 루프가든으로 올라가는 경사로가 나온다.
2층 평면.
2층은 사보아 가족을 위한 본격적 주거공간이다. piano nobile. 램프로 올라오면 거실살롱 과 주방이 나타나고 남쪽 안쪽으로 들어가면 침실들이 나온다. 동쪽의 침실들은 자녀들 방이고, mbr은 경사로 옆을 따라 들어가 남쪽에 있다. mbr 서쪽으로는 서재로 연결된다. 서쪽을 향해 더 나가면 지붕이 덮힌 mbr의 옥외테라스 이다.
주방에 인접한 북측의 거실살롱은 남쪽으로 중앙 옥외 테라스에 면해있어 햇살이 가득하다. 바깥으로 나와 "지중해 유람선 크루즈"의 하얀 철제난간 경사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루프가든에 다다른다. 중간에 거실살롱도 내려다 보인다. 남쪽을 향해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오픈 솔라리움이다. 비치체어가 있는 크루즈의 갑판 분위기이다. 북측으로 가림막이 있어 더 포근하다. 뚫린 조망 개구부도 있고 양쪽은 포근하게 감싸주는 둥근 커브 벽체다. 도시에서 많이 보는 반듯한 벽체는 잠시 잊게해주세요.
We are on vacation!!!
piano nobile 피아노 노빌레.
2층 main floor. 지상1층을 자동차 차고와 서비스공간으로 처리하고, 2층을 주생활공간으로 계획한 것은 중세 유럽의 궁전 팔라쪼 건축과 비슷한 개념이다. 피아노 테라 piano terra (지상1층) 에는 마굿간 대신 차고가 들어섰다.
경사로.
지중해 크루즈의 갑판 난간을 닮은 경사로의 하얀 난간. 돌음계단과 굴뚝도 선상 갑판의 구조물처럼 보인다. 주말별장으로 오는 것은 지중해 크루즈를 타러 가는 신나는 여행이었나 보다.
yahooooooooooo!!!
지중해 유람선 갑판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스위스 알프스의 쥐라 산자락에서 자란 시골뜨기가 24살때 떠난 동방여행시 지중해 크루즈 선상에서의 경험이 인상적이었나보다. 실제로 나이가 들어서도 크루즈 타기를 좋아했다. "더 노르만디" the normandie 는 그중 아주 좋아한 크루즈이다. 실제로 마르세이유의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크루즈의 디자인컨셉이라고 한다.
지붕이 크루즈 유람선의 선상 갑판 같지 않나요?
햇볕이 가득한 루프가든 솔라리움으로 올라가는 '지중해 크루즈'의 난간을 가진 건축적 산책로.
경사로는 건물의 주변 공간과 형태를 음미할 수 있는 건축적산책로 이다. 산토리니같은 그리스의 해변언덕배기 마을에서 영감을 받았다.
산토리니, 그리스
건축적 산책로.
경사로에서 내려다 본 거실살롱과 아래층 천창.
numbers
*건축면적. 약 408.5 sm (19m×21.5m)....4bays × (4bays + 2cantilevers)
*4,750mm per bay
*캔티레버@남 북 단부. 1,250mm
3층 지붕 평면.
루프가든 오픈솔라리움이 북측 원형 가림막으로 더 포근하게 햇살로 가득하다. 지중해 크루즈의 갑판에 담은 루프가든이 아닐까? 왼쪽의 천창들은 아래층 2층의 욕실과 복도로 햇빛을 떨어뜨린다.
새로운 '건축의 5원칙' 을 모두 충실히 구현한 건축물이 빌라사보아 이다. 이후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축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세계 도처에서 많은 건물들이 이용하고, 흉내를 내려고했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1. piloti
2. roof garden
3. free plan
4. ribbon window
5. free facade
건축의 5원칙이라고 좀 거창하게 표현됐지만, 실은 루프가든 만 제외하고 나머지 4개는 같은 얘기다. 돔이노 dom-ino 이론의 연장선에서 나온 부산물(?) 들이다. 그리스 로마건축에서부터 내려오던 보자르 풍의 기존 석재 내력벽이 아니라 콘크리트 기둥이 건물을 지지하는 라멘구조가 발명이 되면서 필로티, 리본 윈도우(수평줄창), 비내력 외벽의 프리 파사드, 프리 프랜의 칸막이벽(비내력 내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공간구성과 형태구성이 훨씬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메종 돔이노 maison dom-ino, 1914-15
2층 경사로와 돌음계단은 공간에 많은 변화를 준다. 테라스로 나오면 햇빛이 가득한 경사로를 따라 지붕 루프가든으로 올라간다. 솔라리움이 있다.
경사로와 돌음계단으로 내부 실내공간에 큰 변화를 준다.
화가 코르뷔지에
2층 침실로 향하는 복도 벽에 천창에서 떨어지는 빛을 뿌리고 있다. 롱샹의 작은 채플 벽에 퍼지며 떨어지는 빛과 비슷하다. 코르뷔가 화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실내공간 처리이다. 바닥의 사선 마름모꼴 패턴도 당시에는 파격적이다.
폴리크롬 2층 거실살롱.
빌라 라로슈의 갤러리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화가 오장팡에서 영향을 받아 백색건축의 건물에 폴리크롬 polychrome 의 공간을 꾸민다. 길쭉한 펜던트 간접조명기구도 비슷하다. 코르뷔지에의 체어들이 보인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탈리에신에서 간접조명을 처음 사용하는 데, 여기서 코르뷔가 영감을 얻은 것 같다. (실제로 F.L.라이트의 건축에 매우 정통해 있었던 것 같다. 간접조명은 물론 창유리가 프레임없이 콘크리트벽에 박히는 롱샹과 라투레트의 디테일 등, 탈리에신의 디테일들이 눈에 띈다.1911년 라이트의 건축이 대대적으로 유럽에 소개됐었고,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라이트의 건축을 줄곧 소개하고 있었다.)
거실 살롱과 테라스 중정
2층 옥외테라스를 보고...
테라스중정과 연결되는 지붕이 있는 mbr테라스는 거실살롱과 마주한다.
크루즈의 하얀 난간을 가진 경사로.
루프가든으로 올라가는 경사로.
이 건물의 하이라이트이다. 건축적 산책로의 일부이다. 삼각형 창으로는 아래 1층 현관까지 햇빛이 떨어진다.
3층 루프가든 솔라리움.
북측 가림막으로 햇빛이 더 포근하다. 청년시절 떠난 동방여행의 지중해 크루즈 갑판에서 처럼 일광욕도 가능하다. 가림막에 난 큰 개구부로 북쪽의 아름다운 풍경도 볼 수있다.
루프가든 솔라리움은 돌음계단으로도 올라올수 있다.
꼬르뷔지에의 라운지체어 LC4 와 암체어 LC2.
ciao.
ywp07162018. updated 09102020.
---------------------------------------------
*villa savoye, poissy, near paris, 1928-1931
*architect. le corbusier + *pierre jeanneret, paris
(*피레 잔느레는 코르뷔의 사촌동생이다. 코르뷔의 일생동안 많은 시간을 오른팔이 되어 실제 프로젝트 설계를 진행시킨 스위스 제네바의 에콜드보자르 출신의 건축가이다. )
빌라사보아 모형 옆에 선 코르뷔지에
코르뷔지에 와 피레 잔느레 (서있는 분) @ 인도 찬디가
---------------------------------------------
references
wikipedia
archdaily
르 코르뷔지에 ( 도미나가 유주루)
le corbusier's love of ocean liner@the economist,
ph.d article @proarq18 portugal, wallswithstories.com,
inexhibit.com,
dezeen
archilovers
flickr
alam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