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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미륵보살 등에게 오악 ⦁ 오통 ⦁ 오소를 말씀하심
세존께서 다시 미륵보살과 천신들과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까지 그대들이 어지러운 세상일에 대하여 말하였는데, 사람들은 부질없는 세상의 번뇌에 얽매여 살기 때문에 성불의 길을 닦지 못하게 되느니라. 그러니 마땅히 깊이 생각하고 잘 살펴서 모든 악업을 멀리 여의고, 옳고 착한 일을 가려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느니라.
인간의 애욕과 영화는 아침 이슬과 같아서 오래 보존할 수 없고 모두 덧없이 흩어지고 마는 것이니, 세속 일에는 참다운 즐거움이 있을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다행히 부처님의 법을 만났을 때 부지런히 정진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정성을 다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서원을 세우는 이는 지혜를 밝게 통달하고 공덕 또한 한량이 없을 것이니, 모름지기 욕심 내키는 대로 행하지 말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거역하지 말며, 올바른 일에는 남에게 뒤지지 않도록 하여라. 그리고 만약 의심이 있거나 불법을 잘 모르는 이는 나에게 낱낱이 물을지니, 내 그대들을 위하여 자세히 말하여 주리라.”
그때 미륵보살이 무릎을 꿇고 공손히 예배하고 나서 세존께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위신력이 존귀하시고 말씀하신 법문은 참으로 거룩하십니다. 세존의 가르침을 듣고 깊이 생각하니 세상 사람들은 참으로 천박하기 그지없어 세종의 말씀과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이제 세존께서 자비하신 마음으로 대도(大道)를 밝혀 주시니 저희는 눈과 귀가 뚫리고 미혹된 마음이 열려 해탈을 얻게 되었습니다. 세존의 거룩하신 가르침을 듣고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모든 천신•인간•미물•곤충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자비하신 은혜를 입고 근심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세존의 가르쳐 훈계하심은 한없이 깊고 위없이 높으시며 지혜의 광명은 한량없이 밝으시어 시방삼세의 모든 일을 두루 살피시고 추호도 막힘이 없으십니다.
이제 저희들이 제도를 받게 된 것은 오로지 세존께서 과거 전생에 항상 진리를 구해 온갖 고행을 다하신 덕분이며, 그 은혜는 천지를 뒤덮고, 그 복과 덕은 태산보다도 더 높으십니다. 그리고 세존의 광명은 온 세계를 두루 비추시고, 일체 만법이 공(空)한 이치를 통달하시어 중생으로 하여금 열반에 들게 하십니다. 세존께서는 때로는 경전으로 가르치시고 혹은 위엄으로써 항복을 받아 교화하시는 등 그 은덕은 두루 시방세계를 감동케 하나이다.
참으로 세존께서는 진리의 왕이시고 모든 성인보다 뛰어나게 높으시어, 일체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 되시고 중생들의 근기를 따라서 모두 다 진리를 깨닫게 하십니다. 저희들은 이제 세존을 만나 뵈옵고, 또한 아미타불과 극락세계에 대한 말씀까지 들었으니,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저희들은 참으로 부처님의 은혜로 마음이 열리고 광명을 얻었습니다.”
세존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말한 것은 모두 옳으니라. 누구든지 부처님을 따르고 공경하게 되면 진실로 위대한 공덕이 되는 것이니, 부처님은 천하에 오랜 세월을 두고도 출현하기는 지극히 드문 일인데 지금 나투어 있느니라.
나는 지금 이 세상의 부처가 되어 가르침을 연설하고 도의 가르침을 널리 펴서 모든 의혹의 그물을 끊고 애욕의 뿌리를 뽑아서 모든 죄악의 근원을 막았으며, 욕계•색계•무색계의 삼계(三界) 중생을 제도하는 데 걸림이 없느니라. 그리고 내가 이 경전에서 말하는 법문은 모든 진리의 정수로서, 가장 중요한 지혜를 지니고 있으며 소상하고 분명하니라.
내 이제 이 법문을 지옥•아귀•축생•인간•천상 등 다섯 갈래〔五趣〕의 중생에게 베풀어 아직 미혹한 이를 제도하여 생사고해를 벗어나 결정 코 열반에 인도하고자 하느니라.
미륵이여, 잘 알아라, 그대는 헤아릴 수 없는 겁으로부터 보살행을 닦아서 중생을 제도하려고 힘써 왔느니라. 그래서 그대의 가르침에 따라 진리를 깨닫고 열반에 이른 사람은 시방세계의 모든 천신과 인간과 여러 중생들이 과거로부터 지금의 이르기까지 한량없는 세월을 두고, 지옥•아귀•축생•인간•천상 등 오도(五道)에 굴러다니며 근심하고 두려워하고 고생함은 이루 말할 수 없나니, 그 덧없는 생사의 흐름은 금생까지도 계속되고 있느니라.
이제 그대들이 부처님을 만나서 생사를 벗어나는 법문을 듣고, 또한 다시 아미타불의 한량없는 공덕을 알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고 다행한 일이 아니겠는가. 나는 그대들이 기쁨을 얻도록 도와주고자 하느니라.
그러니 그대들은 이제스스로 절실하게 생(生)•노(老)•병(病)•사(死)의 괴로움을 싫어해야 하느니라. 세상에는 죄악이 넘쳐 깨끗하지 못하고 진정한 즐거움이 없으니 모름지기 몸을 단정히 하고 행을 바르게 하여 더욱 많은 선행을 짓도록 하여라.
수행하며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의 때를 없애며, 항상 말과 행동을 성실히 하여 안과 밖이 일치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를 제도할 뿐만 아니라 남도 구제하며, 언제나 맑은 정신으로 서원을 굳게 세워 많은 공덕을 쌓도록 하여라.
한평생 애쓰고 수행하는 고생은 잠시면 지나가는 것이니라. 그러나 내생에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태어나서 안온한 즐거움을 받는 것은 한량이 없으며, 공덕과 지혜는 더욱 쌓이고 밝아서 영원히 생사의 뿌리를 뽑고, 다시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고뇌가 있을 수 없느니라.
그리고 그 수명은 일겁, 백겁, 천만겁이든 마음대로 자재롭게 누릴 수가 있는 것이며, 극락세계는 모든 것이 진리에 따라 자연히 이루어진 실상(實相)의 세계로서 열반의 경지와 같으니라. 그러니 그대들은 마땅히 각기 정진을 거듭하여 마음에 원하는 바를 구해야 하느니라. 부질없이 의혹을 일으켜 중도에 그만두면 스스로 허물이 되어 저 극락의 변두리에 있는 칠보 궁전에 태어나 오백년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느니라.”
미륵보살은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의 간곡하신 가르침을 받자오니 오로지 정성을 다하여 닦고 배워서 가르침대로 받들어 행하여 조금도 의심하지 않겠나이다.”
다섯 가지 악을 경계함
세존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이 세상에서 마음과 몸을 바르게 하고 악한 일을 범하지 않으면 참으로 훌륭한 공덕이 아닐 수 없으며, 그것은 시방세계의 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수승한 일이 되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국토의 천신과 인간들이 스스로 선을 행하고 악을 짓지 않으면 그들을 교화하기가 지극히 쉽기 때문이니라.
이제 내가 이 세상에서 부처가 되어 살생•도둑질•사음•망어•음주 등 오악(五惡)과, 그 오악으로 말미암아 현재에 받는 죄보인 오통(五痛)⁶⁰⁾과, 미래에 받을 다섯 가지 죄보인 오소(五燒)⁶¹⁾ 가운데 있으면서 극심한 고통을 받는 중생들을 교화하여 오악을 버리게 하고, 오통을 여의게 하며, 오소를 벗어나게 하고자 그들의 마음을 달래어 오선(五善)⁶²⁾을 닦아서 그 공덕으로 생사고해를 여의고 한량없는 수명을 누리는 열반의 도를 얻게 하려고 하느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어떤 것이 오악(五惡)이고, 어떤 것이 오통(五痛)과 오소(五燒)이며, 어떻게 하면 오악을 없애고 오선(五善)을 닦아서 그 공덕으로 생사고해를 여의고 한량없는 수명을 누리는 열반의 도를 얻게 되는지 자세히 말하리라.”
첫 번째 큰 죄악과 과보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그 오악(五惡) 중에서 첫 번째의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무릇 천신이나 인간을 비롯하여 곤충 등의 미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갖가지 악한 행동을 하는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억누르고, 또한 서로 해치고 죽이며, 잡아먹고 먹히느니라. 그래서 착한 일을 할 줄 모르고 극악무도하여 그 과보로 재앙과 벌을 받게 되며, 마침내 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괴로움을 당하게 되는 것이니라.
천지신명은 모든 중생의 소행을 기억하며 그 죄업을 용서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가난한 사람•천한 사람•거지•고독한 사람•귀머거리•장님•벙어리•바보•포악한 사람•미치광이
병신 등의 차별이 있는 것이니라. 그러나 한편 존귀한 사람이나 부자나 지혜가 밝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과거세에 자비롭고 효순하여 선을 행하고 덕을 쌓은 까닭이니라.
세상에는 왕법⁶³⁾이 정하는 감옥 이 있으나 죄를 삼가지 않고 법을 두려워하지 않아 악한 죄를 저질러 그 벌을 받고 만다. 그래서 벗어나기를 갈망하지만 빠져나올 수 없으니 이러한 일은 이 세상에서 눈앞에 흔히 볼 수 있는 사실이니라.
그런데 목숨을 마치고 내생에서 받는 괴로움은 더욱 비참 하느니라. 저승에 가면 몸을 받아 다시 태어나는데 비유하면 왕법에 의하여 무거운 형벌을 받는 것과 같으니라. 그래서 자연히 삼악도의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이니, 몸을 바꾸기도 하고, 형상을 바꾸기도 하며 태어나는 곳을 바꾸니, 받은 수명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 정신은 자연히 이에 따라 가느니라. 그리고 태어날 때는 혼자이나, 전생에 원한이 있으면 서로 같은 곳에 태어나서 서로 헤어지려고 해도 떠날 수 없으며, 윤회의 굴레를 벗어날 기약이 없고, 해탈을 얻기 어려우니 이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이렇듯 천지에는 엄연한 인과의 도리가 있는 것이니, 비록 선과 악을 행하고 즉시에 즐거운 곳이나 괴로운 곳에 이르지 않는다 할지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반드시 그 죄보를 받지 않을 수 없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것을 ‘첫 번째의 큰 죄악〔惡〕’이라 하고,
그 과보로써 금생에 받는 괴로움을 ‘첫 번째의 고통〔痛〕’이라고 하며,
내생에 받을 죄보를 ‘첫 번째의 불길〔燒〕’이라 하나니,
그 지독한 고통은 마치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로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사람이 마음을 잘 가다듬어 몸을 단정히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여, 힘써 자기 혼자만이라도 선을 행하고 악을 짓지 않으면 자기만은 그 복덕으로 삼악도를 벗어나 구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열반의 도를 얻게 되니, 이것을 ‘첫 번째의 큰 선〔大善〕’이라 하느니라.”
두 번째 큰 죄악과 과보
이제 그 두 번째의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세상 사람들이 부모와 자식이나 형제•부부•친구들 사이에 서로 의리가 없고 법도에 따르지 않으며, 사치하고 음란하고 교만 방종하여 각기 자기의 쾌락만을 추구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여 서로 속이며, 마음과 말은 같지 않고, 마음과 말이 진실함이 없으며, 간사하고 아첨하여 충실하지 않고, 말을 교묘하게 하여 알랑거리며, 어진 사람을 시기하고 착한 사람을 비방하며 나쁜 길로 들어가느니라.
또한 임금은 밝은 안목이 없이 함부로 신하를 등용하므로 신하는 마음대로 사람을 속이고 임금에게는 간사한 말과 여자로 매수하여 속이느니라. 임금의 자리에 있어도 올바름을 알지 못하여 속임을 당하니 충성스러운 신하를 잃고 천심을 거스르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신하는 임금을 속이고, 자식은 부모를 속이며, 형제•부부•친한 벗들 사이에도 서로 속이고, 제각기 탐욕•성냄•어리석음을 품어 항상 자신만을 위하여 많이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느니라. 이러한 것은 높은 사람이나 천한 사람,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의 마음이 다 같이 집을 망치고 자신을 해치며 나아가서는 여러 친족이나 나라까지도 망하게 하느니라.
혹은 어떤 때에는 가족•벗•마을 사람 중 어리석은 사람들끼리 일을 도모하는데 그 이해가 틀리면 서로 미워하고 원한을 맺게 되느니라. 어떤 사람은 부자이면서도 인색하여 남에게 베풀 줄을 모르고, 다만 재물만을 탐착하는 마음 때문에 스스로 괴로워 하다가 마침내 의지할 데가 없느니라.
인간이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니 아무것도 그를 따르는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선을 행하면 복을 받고, 악을 범하면 재난을 당하는 엄연한 인과의 도리는 몸을 바꾸어도 떠나지 않고 따라와서, 혹은 즐거운 곳에 태어나고, 혹은 괴로운 곳에 떨어지게 되나니, 뒤늦게 아무리 뉘우쳐도 돌이킬 수 없느니라.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고 슬기가 없어서 착한 이를 도리어 미워하고 비방하여 그의 착함을 따르려 하지 않고, 다만 그릇된 일만을 좇아서 함부로 법도를 어기며, 항상 도둑의 마음을 품고 남의 재물과 이익을 시샘하고 부러워하며, 혹 재물을 얻었을 때에는 부질없이 써 버리고는 다시 탐내느니라. 그와 같이 마음이 삿되고 바르지 않기 때문에 항상 남의 눈을 두려워하며, 미리 헤아리는 마음이 없어 불행한 일을 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후회하느니라.
금생에는 나라의 법에 따른 감옥 이 있어서 죄에 따라 그 벌을 받아야 하고, 또한 전생에 인과를 믿지 않고 선의 근본을 닦지 않았기 때문에 금생에 와서도 다시 죄를 짓게 되느니라. 천지신명은 그 죄를 기억하고 명부(冥府)에 기록하여 구별하는 것이니, 수명이 다하면 정신은 악도(惡道)에 떨어져서 자연히 지옥•아귀•축생 등의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되느니라. 그러한 삼악도에서 돌고 돌면서 몇 천겁을 거듭하여도 나올 기약이 없고 벗어날 길이 없으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것을 ‘두 번째의 큰 죄악’이라 하고, 그 과보로써 금새에 받는 괴로움을 ‘두 번째의 고통’이라고 하며, 그 지독한 고통은 마치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로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사람이 마음을 잘 가다듬어 몸을 단정히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여 힘써 자기 혼자만이라도 선을 행하고 악을 짓지 않으면, 자기만은 그 복덕으로 삼악도를 벗어나 구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열반의 도를 얻게 되니, 이것을 ‘두 번째의 큰 선’이라 하느니라.”
세 번째 큰 죄악과 과보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그 세 번째의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세상 사람들은 서로 의지하고 도우면서 이 천지간(天地間)에 함께 살고 있는데, 그들이 누리는 수명은 별로 길지 못하느니라. 위로는 현명한 사람, 덕이 있는 사람, 존귀한 사람이나 부자 등이 있고, 아래로는 가난한 사람, 미천한 사람, 불구자나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악한 자가 있어서 항상 삿된 마음을 품고 애욕의 번뇌로 혼란스러워 안절부절 못하고 탐하는 생각으로 다만 부질없이 얻으려고 하느니라.
그리고 이성에 눈이 팔려 음란한 마음을 품고 자기 배우자를 싫어하고 미워하며, 남모르게 다른 이성과 사귀면서 재산을 낭비하고 드디어 법도를 어기게 되느니라.
또한 어떤 때는 한 패거리가 모여서 싸움을 일으켜 서로 때리고 찌르고 하며 무모한 강탈을 하느니라. 또는 악한 마음으로 항상 남의 재물에 탐을 내어 스스로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 도둑질이나 사기를 쳐서 얼마간의 이익을 얻으면 욕심은 더해져 남에게는 공갈 협박을 일삼고 다만 자기 처자만을 위하느니라. 또한 마음에 절제가 없이 항시 쾌락만을 좇아서 즐기며, 친족이나 귀한이나 천한 이를 가리지도 않고 부질없는 짓을 하여 가족과 사회를 다 걱정시키고 괴롭게 하느니라.
또한 사람들을 나라의 법령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악을 짓느니라. 이러한 악한 짓은 사람들에게만 알려질 뿐 아니라, 눈에 안 보이는 귀신에게도 알려지고, 해와 달이 비춰보며, 천지신명도 이를 소상히 기록하느니라. 그리하여 자연히 삼악도(三惡道)의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되고, 그 가운데서 오랜 겁 동안 돌고 돌아 나올 기약이 없고 벗어날 길이 없나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것을 ‘세 번째의 큰 죄악’이라 하고, 그 과보로써 금생에 받는 괴로움을 ‘세 번째의 고통’이라고 하며, 내생에 받을 죄보를 ‘세 번째의 불길’이라 하나니, 그 지독한 고통은 마치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로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사람이 마음을 잘 가다듬어 몸을 단정히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여 힘써 자기 혼자만이라도 선을 행하고 악을 짓지 않으면, 그 복덕으로 자기만은 삼악도를 벗어나 구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열반의 도를 얻게 되니, 이것을 ‘세 번째의 큰 선’이라 하느니라.
네 번째 큰 죄악과 과보
세존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그 네 번째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세상 사람들은 선을 행하려 생각하지도 않고 서로 부추 켜서 함께 나쁜 짓을 하며, 이간질•욕설•거짓말•꾸밈말을 일삼고, 남을 참소(讒訴)하여 서로 원수가 되고, 서로 싸우고 소란을 피우며, 착한 이를 시새워 미워하고, 현명한 사람을 무너뜨리느니라. 그리고 다만 자기들 내외간만 즐기려 하고 부모에게 불효하며, 스승과 어른들을 소홀히 하고 친구 간에도 전혀 성실한 의리가 없느니라.
또한 존귀한 자리에 오르면 더욱 뽐내고, 자기가 마치 천지의 도리를 아는 듯이 장담하며, 함부로 위세를 부리고 남을 업신여긴다. 그러나 자기 분수를 모르기 때문에 죄악을 범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며, 스스로 강함을 내세워 남의 공경과 두려움을 사려하느니라. 그리고 천지신명과 해와 달도 두려워하지 않고 선을 행할 줄을 모르므로 이를 항복받아 교화하기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니라. 또한 어리석고 못났으면서도 자기 스스로는 잘나고 옳거니 생각하고, 근심과 두려움마저도 없이 항상 교만한 마음을 지니고 있느니라.
이러한 모든 악은 천지신명이 기억하는 것이며, 전생에 얼마간의 복덕을 쌓은 보람으로 금생에는 작은 선(善)으로 겨우 부지하고 보호가 되자마는, 금생에는 악을 지어 그 복덕을 다 써 버리면 모든 선신(善神)은 그를 떠나니, 몸은 홀로 남아 의지할 데가 없느니라. 그래서 수명이 다하면 지은 바 악업만이 자기에게 돌아와서 자연히 쫓기어 삼악도에 떨어지느니라.
또 모든 죄업은 천지신명이 이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니 그 재앙과 허물에 이끌려 마땅히 악도에 떨어지며, 이는 죄보의 엄연한 도리로서 아예 벗어날 길이 없느니라. 그래서 전생에 지은 악업에 이끌려 지옥의 불가마 속에 들어가서 몸은 허물어지고 정신은 한없이 괴로우니, 이때를 당하여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이렇듯 천지자연의 인과의 도리는 털끝만큼도 어긋남이 없으니, 죄업을 지으면 자연히 삼악도(三惡道)의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되고, 그 가운데서 오랜 겁 동안 돌고 돌아 나올 기약이 없고 벗어날 길이 없나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것을 ‘네 번째의 큰 죄악’이라 하고, 그 과보로써 금생에 받는 괴로움을 ‘네 번째의 고통’이라고 하며, 내생에 받을 죄보를 ‘네 번째의 불길이라 하나니, 그 지독한 고통은 마치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로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사람이 마음을 잘 가다듬어 몸을 단정히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여 힘써 자기 혼자만이라도 선을 행하고 악을 짓지 않으며, 자기만은 그 복덕으로 삼악도를 벗어나 구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열반의 도를 얻게 되니, 이것을 ‘네 번째의 큰 선’이라 하느니라.”
다섯 번째 큰 죄악과 과보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그 다섯 번째의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세상 사람들은 항상 머뭇거리고 게을러서 선을 행하려 하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려 하지도 않으므로 그 가족과 권속들이 굶주리고 추워 떨며 빈궁하고 괴로워하느니라. 그러나 부모들이 충고하고 타이르면 도리어 운을 부라리고 말대꾸하며 사납고 거칠게 반항하여 마치 원수와 같이 지내나니, 차라리 자식이 없음만 같지 못하니라.
그리고 남과 사귀는 데도 아무런 절도가 없으니 모두들 꺼리고 싫어하며, 항상 은혜를 배반하며 의리가 없고 보답하여 갚는 마음이 없으므로 더욱 가난하고 곤란한 경우에 다시 얻을 길이 없느니라. 그러한 사람들은 마음이 옹졸하여 곧잘 서로 다투고 빼앗고 하며 소득이 조금 있으면 제 멋대로 노름으로 흩어 버리고, 남의 것을 거저 얻는 못된 버릇이 붙어 노상 그것으로 자기 생활을 지탱하려 하느니라.
그리고 항상 술에 취하고 구미에 당기는 음식만을 탐하여 조금도 절제가 없으며, 마음 내키는 대로 방탕하고 날뛰며 걸핏하면 남과 충돌하고 남의 사정도 모르고 우격다짐으로 남을 억누르려고 하느니라.
또한 남의 선량함을 보면 도리어 시새우고 미워하여 이를 비방하며, 의리도 예의도 없고 털끝만큼도 뉘우치고 삼가는 마음이 없으면서 자기 자신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니, 어느 누구도 이를 타일러 깨우칠 수 없느니라.
그리고 집안 살림이 있고 없는 것을 조금도 걱정하지 않으며, 부모의 은혜도 모르고, 스승이나 친구 간에 의리도 없느니라. 그래서 마음은 항상 삿된 일을 생각하고 말은 항상 욕설을 일삼으며, 사뭇 못된 행동만 저질러 착한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느니라.
따라서 옛 성인들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으려고 하지 않으며, 그러기에 위없는 바른 길을 닦아서 생사고해를 벗어날 수 있음을 믿지 않느니라. 또한 죽은 뒤에 영혼이 다시 태어남을 믿지도 않으며, 선을 행하면 즐거운 과보가 있고 악을 범하면 괴로운 과보가 있는 인과의 도리도 믿지 않느니라.
그리하여 심지어는 아라한을 살해하려 하고 승가(僧伽)의 화합을 깨려고 하며, 또한 부모 형제나 친척들까지도 해치려 하니, 육친 권속들이 모두 다 그를 증오하고 차라리 그가 죽는 것을 바라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세상 사람들은 거의가 다 그러하며 지극히 어리석고 어두우면서 자기 스스로는 현명하다고 잘못 생각하느니라.
그러기에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생사의 도리를 알지 못하고, 어질고 순종하는 마음이 없으며 천지의 도리를 거역하면서도 요행을 바라고 오래살기를 바라지만 반드시 죽음이 오고 마는 것이니라.
그래서 그들을 자비심으로 가르치고 타일러 착한 일을 생각하게 하며, 생사와 선악에 대한 인과의 도리를 말하여 깨우치려 하나 이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렇듯 그들의 마음은 두터운 번뇌에 갇히고 막혀서 밝은 슬기가 열리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이러한 사람도 그 수명이 다할 때에는 뉘우치고 두려워하나 미리 선을 행하지 않고 마지막에 이르러 후회한들 어찌할 도리가 없느니라. 이 천지간에는 지옥•아귀•축생•인간•천상 등 오도(五道)의 윤회가 분명히 있으며 그 이치는 참으로 넓고 깊고 미묘 하느니라. 그래서 선을 지으면 복을 받고, 악을 지으면 재앙을 받게 마련이며, 자신이 지은 업보는 자기 스스로 받고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오직 그가 저지른 소행에 따라서 그 죄벌이 목숨을 좇아 따라다니며 떠나지 않느니라.
착한 사람은 선을 행하여 즐겁고 밝은 곳에서 더욱더 즐겁고 더욱더 밝은 곳으로 나아가며, 악한 사람은 악을 지어 괴롭고 어두운 곳에서 더욱더 괴롭고 더욱더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느니라. 이렇게 깊고 묘한 도리를 누가 능히 알 수 있겠는가. 다만 부처님만이 아실뿐이니라.
그래서 이 가르침을 말로써 열어 보이나 이를 믿는 사람이 적으니라. 따라서 생사윤회는 쉴 사이가 없으며 지옥•아귀•축생 삼악도의 고통은 끊어지지 않는 것이니, 이러한 중생들의 무리는 영원히 다하지 않고 생사고해에 넘치느니라. 그러므로 자연히 삼악도(三惡道)의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되고, 그 가운데서 오랜 겁 동안 돌고 돌아 나올 기약이 없고 벗어날 길이 없나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것을 ‘다섯 번째의 큰 죄악’이라 하고, 그 과보로써 금생에 받는 괴로움을 ‘다섯 번째의 고통’이라고 하며, 내생에 받을 죄보를 ‘다섯 번째의 불길’이라 하나니, 그 지독한 고통은 마치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로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사람이 마음을 잘 가다듬어 몸을 단정히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여, 언행이 서로 어긋남이 없고, 힘써 자기 혼자만이라도 선을 행하고 악을 짓지 않으면, 자기만은 그 복덕으로 삼악도를 벗어나 구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열반의 도를 얻게 되니, 이것을 ‘다섯 번째의 큰 선’이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