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늦은 후기를 올립니다.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갑니다. 오늘은 연숙 샘, 성예 샘, 희자 샘, 그리고 제가 함께 했고 안젤라 샘도 말미에 합류하셨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셀러드를 준비하여 오신 연숙 샘 덕에 풍성한 아침 식사를 하면서 지난 한 주 그린 그림 보따리를 풀어 구경하고 감탄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네거티브 기법이라는 데... 크게 네거티브가 쓰이지는 않았네요. 나무의 형태를 외곽을 칠해서 드러내는 거 말곤 딱히 거창하게 쓰이지는 않았구요, 이런 정도의 기법은 Szabo샘의 그림에서는 빈번하게 쓰이고 있죠. 문제는 이럴 때는 드로잉으로 형태를 미리 잡아두지 않으면 물 붓의 쓰임 때문에 형태가 어... 어... 하다가 이상하게 어그러져 버리죠. 연숙 샘은 나무의 형태를 원본에 얽매이지 않고 우람하게 우뚝 세우셔서 이 어려움을 가볍게 뛰어넘어 버리는 대범함을 발휘하셨습니다.
강렬한 붉은 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팁은... 간직해야겠구요. 역시 반사의 전문가인 Szabo샘 답게 오늘도 물에 반사되는 숲 그림이네요. 숲은 한 켠은 깊고 어둡고 한 켠은 햇살이 들이치고 환한 명암의 대비가 물의 반사를 통해 더욱 증폭되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물의 반사에 사선 붓으로 쓱쓱 길게 그은 물결의 효과는 대단한 효능감을 안겨주네요.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계획처럼 두 장의 그림을 그리지 못해서 오늘은 이 그림 하나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Szabo 스터디 수요 팀과 금요 팀의 발표 전시회가 열리기로 했습니다. 6월12일~6월17일 한 주간 양갤에서...
더 힘내서 열심히 그려야겠지만... 평상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 꾸준히 그리고 담담히 ...
비오는 토요일입니다.
식물들이 쑥 키가 자라겠네요. 우리의 그림 실력도 Szabo의 비를 맞으며 쑥~~~ 자라고 있는 걸까요? 돌아서면 망각하는 두려움을 간직한 채 또 한 주가 흘러갑니다.
Szabo샘은 매 시간 사실적으로 그리지 않아도 된다. 과감하게 시도하라고 이렇게 그려도 된다고... 사소한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는 태도의 변화를 촉구하고 계십니다. 벼랑에서 한 걸음 내 딛는 결단... 보는 법, 그리는 법의 관성을 벗어나는 일은 그 단 한걸음의 용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스터디가 계속되면서 이런 저런 기법이 그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결코 내 기법이 되지 못한다는 깨달음과 더불어 못 해낸 숙제를 안고 가는 마음의 무게만 더 해 가는 거 같습니다... 뭐 그렇습니다.
때가 올까요?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