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만 원권 지폐입니다. 2007년부터 통용되고 있는 디자인이지요.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만 원권 지폐의 앞과 뒷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여럿 물건과 그림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것들이 과연 무엇이기에 여기에 있지~, 하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우선 앞면을 볼까요.
세종대왕과 일월오봉도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초상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입니다. 그리고는 세종 때 훈민정음으로 쓰인 최초의 책인 용비어천가 제2장이 바탕에 깔려 있어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니 꽃 좋고 열매가 많으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끊이지 않으니 시내를 이루고 바다로 가나니
왜 하필이면 전체 125 장 가운데 제2장이 실려 있을까요. 그건 제2장이 가장 문학성이 높은 장이며, 한글만을 사용하여 왕조의 정통성과 영원성을 기원한다는 점에서 전체 작품의 주제를 가장 잘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한편 뒷면은 모두 천체 관측과 관련된 것이지요. 우리나라 천문과학의 역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천체 기구들이 나열되어 있어요.
혼천의(국보 230호)는 세종 때 만든 천문관측기이며, 과학망원경은 현재 경북 영천의 보현산 천문대에 있는 직경 1.8m의 국내 최대 규모의 천체관측장비입니다.
그리고 바탕에는 국보 22호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가 보여요. 태조 4년에 조선의 천문학자들이 만든 것으로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석각천문도(石刻天文圖)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만 원권 지폐에도 조선 왕권의 상징과 천문 과학의 역사가 숨어 있다니 새삼 그 의미를 새겨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