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 석계역, 월릉교에서 군자교, 군자역
중랑천이 흐르는 둔치에는 관할 지자체의 노력으로 다양한 시설물이 참 많다. 어느 지자체가 하면 다른 지자체도 금방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지자체가 하는 걸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라 할 것이다. 주민들 눈에 쉽게 비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석계역에서 하차해 월릉교 다리를 건넜다. 중랑천으로 내려가는 곳은 조만간 펼쳐질 장미축제의 시작점이다. 태릉입구역에서 이화교까지 꽤 거리가 되는 장미축제다. 올해는 꼭 한번 찾아보리라 생각했다. 중랑교를 지나 겸재교에 이르렀다. 겸재교는 다른 다리와 다르다. 위로는 차가 지나고 아래로는 사람의 통행이 이루어진다. 중랑구와 동대문구 주민들의 편익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되었다. 겸재는 조선시대 화가 정선의 호다. 겸재로가 있어서 겸재교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과 화가를 떠오르게 했다. 장안교, 장평교, 군자교, 군자역에 이르는 구간은 8킬로미터 남짓한 거리다.
중랑천을 걷다가 보면 인접한 자치구의 관심과 노력이 각별함을 느끼게 한다. 꽃, 나무, 화단 조성부터 각종 체육문화 시설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한 설치물이 많다. 중랑구 중랑천 둔치에도 시설물이 넘쳐난다. 개 놀이터, 체조 교실, 풋살, 족구장, 물놀이장(수영장), 게이트볼, 자전거, 골프 연습장까지 다양하고 많다. 이동식 화장실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자전거와 사람이 걷는 길이 잘 꾸며져 있다. 중랑천 근처 주민들은 아늑하고 아름다운 천과 마당을 안고 있는 셈이다.
중랑천 광진구에 들어서자 곧바로 장미정원이 펼쳐졌다. 중랑구 장미축제만 생각했는데, 광진구에도 장미정원이 제법 크게 조성되어 있었다. 장미는 온대성 상록관목으로 햇빛을 좋아한다고 한다. 5월에 꽃이 가장 아름답게 핀다고 한다. 지금까지 2만 5천 종이 개발되었다고 하니, 장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지금도 꾸준하게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버드나무 등 나무에는 봄의 기운이 돋아나고 있었다. 나무에 노릇노릇 물이 오르는 풍경은 마음에 물이 오르게 한다. 무리를 지은 자전거, 여유롭게 페달을 밟는 사람, 뛰는 젊음은 부럽다. 맨발 걸음은 아장아장 재롱처럼 비친다. 간이천막은 간단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으로 정겹다.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 쓰레기는 무척이나 눈에 거슬린다. 스티로폼, 비닐, 플라스틱 등 썩지 않는 쓰레기의 종착역이 어디가 될지 알 수 없다. 종이, 나무젓가락 등은 그나마 마음이 가볍다. 주민자치회 활동 시기에 우이천 폐기물 수거 의제를 제출했었는데, 집행부의 시기와 견제로 집행되지 못했다. 천과 강,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는 월 2~3회, 1회라도 주민자치회 등 활동의 영역으로 폐기물 수거와 쓰레기 청소를 할 수 있었으면 싶다. 버리는 사람을 탓할 수도 있지만 청소와 수거의 노력은 더욱 힘쓸 일이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주변을 돌아볼 일이다. 아름다움과 여유, 느긋한 마음의 소리를 만날 수 있다. (2024년 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