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무하고 있는 중리교회는 농업에 종사하는 분이 대부분이다. 도시 생활을 할 때는 비가 오든, 가물든 크게 체감되는 부분이 없었다. 그런데 이곳은 다르다. 날씨와 기온, 기후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해는 고온현상 때문에 몇 차례나 밭을 갈아엎은 분도 계신다. 예년과 같은 시기, 예전에 사용하던 농법이 통하지 않았다.
온 세계가 기후변화 때문에 난리다. 어떤 곳은 태풍과 허리케인 때문에, 어떤 지역은 산불 때문에, 살인적인 더위에 힘겨워하는 나라도 있다. 기후 변화의 주범은 이미 알려져 있듯이 인류이다. 인류는 자연 덕분에 역사와 문화, 산업혁명을 이루었다. 그런데, 단기 목표를 위한 무분별한 개발로 이제는 자연의 역습을 당하고 있다.
크리스천은 기후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의 무책임한 행위에 대한 하나님의 처벌일까? 아니면, 자연의 신음일까?, 종말의 징조일까? 하나님은 천지창조 제6일에 인간을 만드셨다. 유일하게 임무를 부여한다. "자연을 다스리며, 지키라"는 명령이다(팡1:28). 인류는 이 명령을 지극히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자연을 "다스리는" 일에만 집중했다. 마치 자연의 주인이라도 된듯 임의로 훼손하고 파헤치는 난개발을 자행한 것이다. 자연을 "지키는" 임무는 일부 환경단체나 학자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성경은 "피조물들의 비명"을 보도한다(롬8:22). 자연이 신음하고 비명 지른다는 것이다. 인류가 죄로 고통당하듯 자연도 고통당한다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땅을 망하게 하는 자들에 대한 심판을 기록한다(계11:18).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구절이지만 자연을 훼손하는 자들로도 풀어볼 수 있다. 재림 예수님은 자연을 적극적으로 훼손한 자들의 잘못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성경의 기록들을 종합해 보면,
1. 하나님은 자연이 훼손되는 것을 혐오하신다. 이런 일에 앞장서는 자들은 종말심판 블랙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다.
2. 자연이 신음한다. 이상기후, 기후변화들은 구원과 해방을 바라는 자연의 탄식이다.
3. 인간과 함께 자연도 구원과 해방을 기대한다. 자연을 다스리며 지키라는 명령받은 인류는 어떻게든 자연의 구원과 해방에 일조해야 한다. 인간의 구원을 향한 열망과 함께 피조물의 구원도 열망해야 할 것이다.
이경화(신학박사, 중리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