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 [무극대도] 1권 제10장 강북무림(江北武林)으로 ① 등용전(登龍殿). 검문주인 하후천이 기거하는 곳인 등용전의 의사청에 세 사람이 있었다. 앉고, 기립하고, 무릎 꿇은……. 다섯 계단 위에 마련된 태사의(太獅椅)에는 하후천이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동안학발(童顔鶴髮)에 사방평정건(四方平頂巾)을 쓰 고 일신에는 선비들이 입는 난삼(欄杉)을 걸친 노문사였다. 전신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흐르는 이 노문사는 바로 일전에 마의 노인에게 사하립이 왔음을 알리던 사람이었다. 하면, 시립은 했지만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는 하후천을 옆에 두 고, 붉은 융단이 깔린 바닥에 엎드려 땀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는 광해검신 추성후를 굽어보는 이 노문사의 진실한 얼굴은 무엇일 까? 장백검유(長百劍儒) 왕도연(王道聯)―! 한 세대(世代)를 삼십 년으로 본다면, 왕도연은 전전대(前前代)의 고인으로 강호무림에 별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었다. 왜냐면 그 가 육십 년 전에 강호에 출두했으나 활동한 게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그의 행보(行步)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 었다. 기억에도 없는 장백신문(長百神門)의 후계자라 밝힌 왕도연이 처 음으로 찾아간 곳은 공동파( 派)였고, 끝은 소림사였다. 그것은 바로 칠파일방의 자랑이자 긍지인 절진(絶陣)이 더 이상 자랑거리 가 되지 않음을 뜻한다. 공동의 칠절검진(七絶劍陣)을 필두(筆頭)로 개방( ) 구구취선진 (九九醉仙陣), 무당의 오행검진(五行劍陣) 등. 특히 천년 동안 불 파(不波)를 자랑하던 소림사의 백팔나한진(百八羅漢陣)까지 왕도 연에게 격파당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천마교와의 싸움으로 인해 인재(人才)가 줄고 성세(成歲)가 예전 같지 않다 하더라도 이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연후, 왕도연은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각파에서 가장 귀한 물건 을 하나씩 들고. 또똑… 똑!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던 왕도연의 손이 멈추었다. 그는 심 유한 눈으로 고개 숙인 추성후의 목덜미를 응시하며 부드럽게 입 을 열었다. "유감이네, 추보주." 순간 추성후의 몸이 눈에 띄게 부르르 떨렸다. 그는 패대기쳐진 개구리 마냥 납작하게 엎드렸다. "보잘것없는 이 한 목숨으로 끝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딸아이의 잘못을 목숨으로 대신하겠다? 그게 부정(父情)이라는 건가." 문득 말을 흐린 그의 어린아이같이 팽팽한 눈가에 주름이 잡혔다. "허허, 장가를 가지 않은 노부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무슨 뜻인가? 감탄인지, 비웃음인지 갈피를 잡지 못한 추성후는 석고대죄(席藁待罪)를 청할 도리밖에 없었다. "제발 소인의 목숨으로……." "됐네." 말을 제지한 왕도연은 가볍게 소맷자락을 휘저었다. 순간 추성후는 허리가 펴짐과 동시에 자신의 몸이 저절로 붕 떠오 르는 것을 느꼈다. 두 발이 바닥을 디딜 때 무형지기가 봄 햇살에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어… 엄청나다!' 감히 대적할 수도 없는 산악 같은 무형지기에 추성후는 입을 딱 벌렸다. "그만 나가 보시게." 왕도연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린 추성후는 더듬거렸다. "그, 그 말씀은……?" 왕도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직 오 일이라는 시간도 있고 하니, 사람을 풀어 더 찾아보기로 하지. 그래도 못 찾으면 할 수 없는 일 아니겠나? 신부 없이 식 (式)을 올릴 수 없고 말야." 이어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그렇다고 와운장으로 돌아가지는 말게. 무슨 말인지 알겠나?" 왜 모르겠는가. 추성후는 무거운 짐을 덜어버린 심정이었다. 그는 긴 한숨과 함께 깊이 머리를 숙여 보였다. "물론입니다, 노선배님." 뒷걸음으로 문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을 말없이 보고 있던 왕도연 은 혼자말처럼 중얼거렸다. "그 아이와는 연이 닿지 않는다고 이르거늘……." 하후천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왕도연은 두 손을 깍지끼고 눈을 스르르 감았다. "먼길을 왔더니 피곤하구나." ② 용궁사(龍宮寺)가 이리 많다니! 본래(本來) 용궁사, 원조(元祖) 용궁사, 진짜 원조 용궁사… 등 등. 뱃전에 팔꿈치를 올리고, 발을 엇갈리게 교차시킨 상태로 배에 오 르는 사람들을 보던 단호삼은 내심 쓰게 웃었다. '그때 이후 만들어진 절마다 용궁사란 이름을 달았고, 그 전에 있 던 용궁사도 신비선옹이 말한 그 용궁사가 아니란 말이지.' 이때 문득 배로 오르는 한 중년부부가 눈에 띄었다. 마치 신혼부 부처럼 찰싹 몸을 붙인 여인의 얼굴은 탈을 쓴 듯이 하얀 분가루 로 떡칠을 해 꼴불견이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뭇 사내들의 시선을 받지 않으려고 한 그녀는 바로 팽후의 마누라로 자처하는 정다희였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이 되겠는가? 그것은 다만 팽후의 체면과 자신을 본 사내들이 군침 대신 욕지기 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 다. 그녀의 눈물겨운 노력 뒤에 숨은 실체를 떠올리는 순간, 단호삼의 얼굴이 절로 찌푸려졌고, 이를 본 팽후는 조금은 쑥스러워하면서 도 팔을 빼지 않고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여 보였다. 자신이 마지막이라는 신호였다. 배에 오르는 녹산영웅문도의 머릿수를 헤아려 이미 알고 있던 단 호삼은 알았다고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멀리서 '이 배를 놓치면 칠 일 후에나 강북에 갈 수 있으니 빨리 들 오시오!' 하며 호객을 하는 선부(船夫)의 등이 따갑게 파고들 었다. 보고는 있되 느낄 수는 없었다. 왜냐면 그의 머릿속은 다른 생각 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용궁사와 사하립, 그리고 신비선옹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관계… …. 또한 살청막이 왜 자신을 노리는 걸까? 아니 누가 자신을 죽 이기 위해 청부를 했지? 누가? 강북으로 가면 사하립이 자신을 찾 아올 것인가? 아니면 아직 철탑검귀 단호삼이라는 이름이 귀에 들 어가지 않았을까. 의혹은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였다. 그 수가 많을수록 그의 가슴은 답답해져만 갔다. 마치 구름 속을 걷는 기분이랄까? 단호삼은 한숨을 쉬었다. '모르겠어. 어느 것 하나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없어.' 그때였다. "형장, 이 배는 언제쯤 출항한답디까?" '응!' 정신을 한곳에 집중시키고 있던 차였다. 그 목소리가 아무리 부드 럽고 따뜻하다 하더라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는가. 벼 락같이 몸을 돌린 단호삼은 눈앞이 훤해지는 것을 느꼈다. '굉장한 미남!' 이십 세는 됐을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어릴지도? 물빛 장삼에 산수도가 그려진 섭선을 든, 사슴을 닮은 눈망울에 오뚝한 코. 그리고 문사건을 쓴 청의문사는 어디 한군데 나무랄 데 없는 미남자였다. 문득 햇살 때문인지, 단호삼이 빤히 쳐다보아 쑥스러웠는지 청의 문사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이거 소생이 형장을 방해한 것 같군요?" "아닙니다." 누군가 자신을 빤히 들여다보면 불쾌감을 느낄 것이다. 그것도 생 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급히 손을 저은 단호삼은 짐짓 미소를 머금고 다시 말을 이었다. "오히려 내가 결례를 범했군요. 그런데 무얼 물으셨는지?" 청의문사도 덩달아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 게 만드는 미소였다. 그러자 하얀 치아가 살짝 드러났다. 치열(齒列)이 너무나 고운… …. "배가 언제 출항하는지 아시는……." 말을 하던 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뿌우 하는 물고동 소리와 함 께 '자, 이제 출항합니다.' 하는 말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이미 대답을 들은 청의문사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낮은 웃음을 흘 렸다. "후후후, 하필이면 지금 배가 출항하는지… 원!" 그제야 그가 무얼 묻고자 했는지를 깨달은 단호삼은 머리를 주억 거렸다. "그러게요." 그리고 두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 이야기를 나눌 주제가 사라진 것이다. 닻이 올려지고, 돛이 펼쳐졌다. 배가 서서히 움직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았다. 물을 말도, 나눌 대화도 없었지만 그들 은 발을 떼지 못했다. 한 사람은 올려다보고, 한 사람은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돌연 사자후(獅子吼)같이 카랑카랑한 음성이 들려왔다. "잠깐 기다려!!" 선창가에서 한 청년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십 장이 넘는 거리였 지만 묵의장삼에 귀밑까지 뻗은 짙은 눈썹이 그의 드높은 기상과 자존심을 대변해 주었고, 허리에 찬 호화스런 보검의 검자루에는 붉고 푸른 수실이 강바람에 흔들렸다. 그 옆에는 천상의 선녀(仙女)가 하계(下界)의 인간들은 어떻게 살 아가는지 구경하려 온 듯한 절세미녀가 서 있는 것을 단호삼은 볼 수가 있었다. ③ 실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이때 한 선부가 두 손을 입가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다음 배를 이용하시오!" 그 말을 들은 묵의청년이 옆의 녹의미녀에게 뭐라고 입술을 놀리 자, 녹의미녀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젓기도 하고, 끄덕이기도 하는 것을 본 단호삼은 나직이 중얼거렸다. "경신술을 펼칠 모양이군." 그러면서도 그는 그들이 과연 여기까지 경신술로 날아올 것이지 의문스러웠다. 그 거리란 게 단호삼 자신조차 감히 장담할 수 없 을 만치 멀었기 때문이었다. 청의문사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 다. "경신술이라면… 무인들이 허공을 새처럼 훨훨 날아다닌다는 그것 아닙니까?" 단호삼은 선창가의 두 남녀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아마 그럴 것이오." 무성의한 말투에 청의문사가 수려한 아미를 찌푸리며 뭐라고 입을 열려 할 때였다. "차압!" "하앗!" 남과 여가 내는 기합소리는 서로 다른 모양이었다. 두 사람의 몸 이 동시에 허공으로 떠올랐다 싶은 순간 이미 오 장이라는 거리를 나르고 있었다. 한 번의 도약으로 오 장을 날을 수 있다는 것은 소위 말하는 일류 고수가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류고수가 아니었 다. 절정고수였던 것이다. 그리고 묵의청년은 녹의미녀보다 더 뛰어난 고수인 모양이었다. 오 장을 넘어 칠 장을 날아온 순간 한계에 달했는지 녹의미녀의 몸이 사선을 그리며 수면으로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한데 그 순 간, 묵의청년이 왼손을 뻗자 갑자기 녹의미녀는 기운을 얻은 듯 둥실 떠오르며 몸을 뒤집었다 펴는 동작을 무려 아홉 번이나 연속 으로 하였다. 그럴 때마다 치마가 훌러덩 뒤집혀 미끈한 종아리와 탄력적인 허 벅지가 훤히 드러났다. 여인답지 않게 담대한 심장을 지닌 것을 자랑하듯 고의는 빨간 색이었다. 그것을 본 사내들은 목이 탔다. 그런데 괴이한 것은 목이 타는데 왜 침이 흘러내리는가? 그 사이 그녀는 이미 뱃전에 사뿐 내려서고 있었다. 마치 나비가 꽃잎에 내려앉듯 우아한 몸짓이었다. 순간 사내들은 앞다투어 야단법석을 떨었다. 꿈에서도 보지 못할 구경거리를 제공한 대가일까. "아!" "멋지다!" 짜짜짝―! 요란한 박수에 이어 여기저기서 감탄성이 터져 나왔고, 청의문사 의 입이 쩍 벌어졌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할 수가 있지." "대단해. 무형지기(無形之氣)를 보내다니!" 청의문사의 머리가 돌려졌다. 단호삼의 말을 들은 모양이었다. "예? 방금 뭐라 하셨소?" 단호삼은 녹의미녀보다 더 부드럽게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는 묵의 청년에게 초점을 맞추며 나직이 입을 떼었다. "무형지기란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힘, 즉 암경(暗勁)을 말 하는 것이오." 상세한 설명을 들은 청의문사는 혀를 내둘렀다. "그런 것도 있었군요. 한데 경신술은 바로 그 암경이라는 것으로 펼치는 것입니까?" 암경으로 경공을 펼친다? 단호삼은 흐릿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 조금 전에 낭자가 수면으로 떨어질 때 청년이 몰 래 도와주었다는 뜻이외다." "그, 그랬군요." 청의문사의 볼이 붉어졌다.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다. 더듬거리 며 기어 들어가는 음성으로 말을 하던 그는 끝내 고개를 푹 수그 리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녹의낭자가 펼친 것은 곤륜(崑崙)의 운룡대구식(雲龍大九式)이 며, 저 낭자는 아마 비봉 모용약란(慕蓉若蘭)일 걸세. 그리고 옆 의 청년은 탁천용검(鐸天龍劍) 곽조웅(郭照雄)일세. 그리고 부문 주 옆에 있는 자가 누군지 모르겠네만… 범상한 자는 아닐세.) 자상도 하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다희와 지남철같이 붙어 있는 팽후의 전음성이었다. 순간 단호삼은 내심 흠칫했다. 청의문사가 무공을 숨긴 고수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다. 탁천용검 곽조웅은 바로 사룡 중 하나인 잠룡으로 청성(淸省) 장 문인인 복마신검(伏魔神劍) 곽여송(郭與宋)의 아들이었다. 그는 벌써 다음 대(代)의 청성장문인으로 이미 내정이 될 정도로 뛰어 난 인중지룡이었다. 그리고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모용약란과 혼담이 오가는 사이였다. (그들이 확실하오?) (곽조웅은 한 번 본 적이 있네.) 그렇다면 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연이든, 아니든 마주치면 결 코 좋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굉장한 연기력을 지닌 정체불명의 청의문사도 있지 않은가. "그럼 이만 실례를 해야겠소." 그는 청의문사에게 고개를 까딱여 보이고는 이내 몸을 돌려 걸어 갔다. 돌연한 태도에 손을 뻗던 청의문사는 이내 한숨을 쉬며 손을 떨구 었다. ④ 사람은 똑같으나 가진 것 때문에 언제나 여러 계층으로 나뉘어지 고, 그에 대한 대우도 다르다. 대륙선(大陸船)이라는 거창한 이름답게 배는 무지 크고 넓었다. 그리고 특, 일, 이, 삼등석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축축한 습기, 발꼬랑내, 사내들의 땀냄새, 몇 개의 등잔뿐이어서 희미한, 그리고 칭얼거리는 아기들과 이를 달래는 아낙들의 소리 등. 온갖 부류의 인간 군상들이―그들 중 절반 가량은 녹산영웅문도들 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목적지에 당 도할 때까지― 발 뻗을 틈도 없이 빼쏨이 차 있는 삼등석은 대륙 선의 최하부에 위치해 있어 출렁이는 물소리에 간을 졸여야만 하 였다. 혹시나 암초(暗礁)에라도 부딪히면……? 이런 곳에 뒤섞여 있는 단호삼과 달리 최상부인 조타실(操舵室)과 붙어 있는 특실은 호화찬란하였다. 우선 은은하다. 숱한 화병에 꽂힌 꽃향기이리라. 그리고 넓고 화 려했다. 삼등실처럼 기기묘묘한 자세로 누울 수만 있다면 백 명은 족히 누울 수 있었고, 삼등실에 있는 사람 모두의 주머니를 털어 도 살 수 없을 화려한 침상이 둘 있었다. 희귀성과 고가품으로 악 명이 높은 흑단목(黑檀木)으로 만든 침상이었다. 하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루에 황금 두 냥을 들이는 값어치가 있 지 않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침상에 누워 마주볼 수 있는 곳에는 분홍빛 휘장이 쳐진 욕실이 딸려 있었다. 문이 아니라 반투명한, 안에서 무얼 하는지 볼 수 있도록 한 까닭이 무엇일까? 혹시 몸을 씻는 장면을 보게 함이 아 닌지? 지금처럼 말이다. 쏴아! 커다란 욕통에 앉아 머리로부터 물을 끼얹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 나 윗통을 벗어버리고 침상에 반쯤 누워 분홍빛 망사를 통해 욕실 을 훔쳐보는 곽조웅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대신 인어 같은 팔 과 봉긋한 유방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는 옷을 뚫고 튀어나올 것같이 부풀어오른 자신의 아랫도리를 힐끗 쳐다보다 소리쳤다. 하나 음성에는 뜨거운 욕망이 담겨 있었 다. "란매, 언제까지 목욕만 할 거야!" "왜요? 호호호!" 모른 척 묻고는 있지만 웃음을 터뜨린다는 것은 지금 자신의 마음 이 어떻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는 뜻이다. "빨리 안 나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말도 끝나기 전에 모용약란은 비음(鼻音) 섞인 음성으로 말꼬리 속으로 불쑥 고개를 내민다. "흐흐, 들어가지." 음충맞은 웃음을 흘린 곽조웅은 슥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러면 오늘은 그냥 자야 할 걸요." 이 무슨 끔찍한 말씀인가. 확실한 운우지락(雲雨之樂)을 누리지 못하는 판국에 그마저 못한다면……. 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제기랄!" "호호호, 천하의 곽조웅께서 욕이라니요?" 재밌어 하는 음성이다. "욕도 못해!" 머리 뒤로 두 손을 깍지끼고 벌러덩 도로 누운 곽조웅은 모용약란 이 더 약을 올리기 전에 버럭 소리 질렀다. "빨리 나와!" "흐응. 그러니까 빨리 대답해 줘요?" 또 그 이야기다. 오늘 낮에 잠깐 본 그 사내. 장대한 체구에 첫눈 에도 보기 드문 보검을 허리도, 등도 아닌 왼손에 들고 있던 그 사내. '빌어먹을!' 욕을 해보지만 더러운 기분을 떨치지는 못했다. 사랑하는 여인이 그 사내와 대결하면 누가 이기겠냐는 답을 원하 고 있는 것이다. 그때, 쑤욱……. 백옥같이 하얀 다리가 욕통에서 솟아났다. 어디 한군데 나무랄 데 없이 유연한 각선미를 가진, 보고 또 만져보아도 질리지 않은 저 다리. 몸으로 답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곽조웅의 목젖이 크게 움직였다. "그건 싸워 봐야 알지, 어떻게 알겠어?" 언뜻 들으면 정답 같지만 정답이 아니었다. 무릇 무공이 높은 고 수일수록 상대의 몸에서 풍기는 기세만으로 경중(輕重)을 알 수 있는 법이다. 한데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곽조웅의 입에서 싸워봐야 안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은 확실한 자신이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모용약란은 현명한 여인이었다. 불편한 그의 심기를 피할 줄 아는. "우문현답(愚問賢答)이네요. 호호호, 좋아요. 이만 나가지요." 몸매에 자신이 있는 여인은 사내 앞에서 알몸을 보이는 것을 오히 려 즐기는 모양이었다. 또르르……. 물이 말려 떨어졌다. 물방울도 묻어 있지 못할 정도로 빙결(氷潔) 같은 피부는 우윳빛으로 빛났고, 탱탱한 유방은 너무나 탄력적이 다. 가녀리게 보이는 듯싶으면서도 둔덕이 깊고 잘 발달된 엉덩이 는 선이 또렷하였다. "눈 부셔." 선 채로 흑단 같은 머리를 터는 모용약란의 몸을 감상하던 곽조웅 은 더는 참지 못하겠는지 벌떡 일어나 그녀를 안아다 침상에 던졌 다. ⑤ 침상이 출렁하자, 모용약란의 나신(裸身)도 덩달아 퉁기며 팔다리 가 움직였다. 그 모습은 마치 갓 건져 올린 잉어가 파닥거리는 것 처럼 생기가 가득하였다. "어멋… 웁!" 거친 행동에, 그러나 결코 싫은 표정이 아닌 다분히 유혹성이 짙 은 조그맣게 비명을 지르던 모용약란의 입술 위로 두툼하면서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곽조웅의 입술이 덮쳤다. 부드러운 설육(舌肉)이 입과 입을 쉼없이 오가고, 달착지근한 타 액이 교환되는 동안 곽조웅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유방에서 아랫배로 내려간 손이 여인의 신비가 숨쉬는 수림을 은 근슬쩍 건드리고는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었다. "아음!"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물샐틈없이 밀착된 입술을 뚫고 비음 이 흘러 나오다니……. 실로 신기한 일이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손 대신 곽조웅의 혀가 모용약란 의 온몸을 핥기 시작했다. 모용약란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침이 줄줄 흘러내리고, 눈자위 가 하얗게 까뒤집혀졌다. 이것은 전율이었으며 공포였다.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찬물을 끼얹은 듯 머릿속이 시원해졌다. 다행이었다. 이 시점에서 그런 생각이 났다는 것은. "그만!" 갑자기 날카로운 교성을 지른 그녀는 두 옥주(玉柱) 사이로 파고 드는 곽조웅은 머리를 힘껏 밀쳤다. 이런 낭패가 어디 있나. 마치 극락으로 올라가다가 지옥으로 떨어 진 기분이 이러할까? 번쩍 치켜든 곽조웅의 얼굴은 보기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눈 딱 감고 하자, 응?" 모용약란은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안돼요!" 돌연 곽조웅의 눈알이 번들거렸다. 그는 모용약란의 두 다리 사이 를 노려보며 한 자 한 자 씹듯 내뱉었다. "내가 끝까지 시도하면?"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번번이 욕정을 풀지 못한 사내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불안한 생각이 든 모용약란은 슬며시 다리를 오므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석 달만 참아요. 그때면 빙화산수(氷花散手)를 완성할 수 있을 테니까. 예? 그때까지만……." 빙화산수는 대천신공(大天神功), 운룡대구식과 함께 곤륜파의 삼 대비기(三大秘技)로써 대천신공과는 다르게 오직 청백지신을 가진 여인만이 연성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만약 빙화산수를 익히는 도중에 남자와 정사(情事)를 한다면 순음 이 깨지는 것은 불문가지! 그리되면 그야말로 십년 공부가 도로아 미타불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 때문에 혼인도 늦추고 있지 않은가. '이럴 것 같으면 건들지나 말지.' 애초에 아무 걱정 말라며 살살 꼬드길 때와 다르게 내심 분통을 터뜨릴 때, 그의 마음이 약간 누그러졌다고 판단한 모용약란은 몸 을 일으켰다. 그녀는 도발적으로 봉긋 솟은 유방을 가릴 생각도 않고 손을 뻗으 며 눈웃음을 쳤다. "사실은 소매가 더 하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있단 말이에요." 그건 사실이었다. 모용약란의 비림은 벌써 축대가 무너지듯 축축 하게 젖어 있어 만약 곽조웅이 무력을 쓴다면 빙화산수고 뭐고 간 에 덥석 안길지도 모른다. "으음!" 그러나 불행히도 이때 낮은 신음을 흘리는 곽조웅은 눈을 감고 말 았다. 바보같이, 조금 더 시도해 보지도 않고 모용약란의 손이 자신의 사타구니를 슬슬 만지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도 모자라 은밀히 젖어오는 쾌감에 곽조웅은 모용약란이 불편해 할까봐 몸을 뉘어주는 자상함까지 보였다. 불타는 욕념을 이런 식 으로 참을 수 있는 사람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혹시 머리가 좀……? 옷은 있으나마나였다. 그의 정열을 대변하듯 너무나 뜨거웠다. 모 용약란은 쥐었다, 쓰다듬었다를 반복하며 나긋나긋한 음성으로 물 었다. "그런데 이상도 하죠. 하후천의 혼례에 왜 각 파의 장문들이 가시 는 걸까요? 장로들을 보내도 될 일을 말이죠. 게다가 사부님의 얼 굴이 왜 그리 어두운지……." 제남에서 우연히 마주친 곤륜장문 일양자(一陽子)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검문의 혼례에 구경을 가고 싶다 하니 오지 말라고 했다. 그 일이 지금까지 왠지 마음에 걸렸지만 지금 이 순간에 그깟 게 무슨 상관이 있나! "몰라!" 고함치듯 언성을 높인 곽조웅은 모용약란의 머리를 왈칵 잡아당겼 다. "어머머!" 싫지 않은 비명을 지르는 그녀의 입안으로 뭔가가 불쑥 들어갔다. ⑥ 회하(淮河). 금릉(金陵)을 가로지르는 강이다. 진(秦) 때에 외곽의 장강(長江) 과 연결시켰으므로 진회하라고 부른다. 물빛이 벽옥 같아 강의 양 쪽으로 가루화방(歌樓畵舫)이 늘어서 환락향(歡樂鄕)으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가인의 간드러진 교소와 시인묵객(詩人墨客)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곳. 또한 강남과 강북의 경계선이라 강남북 문물의 교착지이며, 대륙 선이 식수와 식량을 재공급 받는 곳이기도 하였다. 촤아아! 뱃전에 황금빛 물결이 스스로 와 부딪힌다. 노을은 대륙인이 몽매 에도 그리워 밤마다 애타게 찾는 황금을 담고, 진회하는 그 황금 과 노을을 한꺼번에 가슴에 안고 있었다. 뿌… 뿌우! 높다란 돛대 위에 앉은 선부는 칠 일 만에 육지를 보자 흥분한 듯 신나게 물고동을 불어 젖혔다. 그리고 갑판에는 출항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 었다. 진회하까지 오는 동안 계속 항해를 했기에 승선자가 불어 날리는 만무할 터. 그 이유는 간단했다. 승선 시에 없다는 이유로 자격지심을 가진 이, 삼등석의 사람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선실을 찾아 들어갔던 것이고, 그 동안 콕 처박 혀 있다가 이곳이 목적인 사람과 간만에 육지 구경도 할 겸해서 갑판에 모여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가 또 아남? 사계(四季) 중 가장 좋다는 봄 날씨에 황혼 이 넘실거리는 시각이라 진회하에 떠 있는 무수한 화선(畵船)에 있는 아리따운 기녀들의 속내라도 볼 수 있을지……. 이런 음흉한 생각을 가진 사내들은 한결같이 목이 길게 늘어나 있었다. 그들의 간절한 기도를 부처님이 보살폈는지 깨알같이 보이던 화선 들의 윤곽이 또렷하게 보였다. 뿐이랴. 화선에서 손짓하며 유혹을 던지는 기녀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캬아! 오빠들 사랑해요." 오냐, 오냐. 나두 사랑한다. "화염야방(火焰夜舫)의 항아(姮娥)를 찾아주세요. 뿅! 가게 해드 릴게요. 오호호!" 은근슬쩍 치마를 걷어올리기까지 한다. 띠― 용! 눈알이 튀어나왔다. 흐흐! 불타는 밤에 월궁의 항아와 함께 뿅 간다? 좋지, 좋아! 개 침을 진화하의 황금 물결에 떨어뜨려 오염시키는 이 사내들. 과연 여기 온 목적을 잊지나 않을는지, 심히 걱정된다. 기녀들의 갖은 환대를 받으며 대륙선이 느릿하게 나아가자, 점점 기녀들의 모습이 가물거렸다. 하나 고개를 돌린 사내들의 끈적한 눈에는 여전히 기녀들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얼마나 갔을까? 돌연 고물 쪽에서 놀람에 가득한 음성이 귀청을 때렸다. "앗! 은검보(銀劍堡)의 무사들이다!" 모두의 시선이 선창으로 향해졌다. 과연이었다. 무려 칠십에 가까운 무사들이 양편에 줄지어 서 있었 다. 한결같이 은의(銀衣)에 간편한 무복 차림인 그들 가슴에는 ' 검(劍)'이라는 글씨가 푸른 실로 새겨져 있었다. 그 글씨는 한 집단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은검보라는! "어디? 정말 그러네." "맨 앞에 있는 사람은 은검보의 도곤(途坤), 도대협 같은데… 정 말 이상한 일이군그래. 은검보는 좀체 섬서성(陝西省)을 벗어나지 않는데 말야. 게다가 기세가 사뭇 흉흉하니… 무슨 일이 있나?" 그 말을 누군가가 받았다. 불안으로 떨리는 목소리였다. "맞아. 사단(事端)이 나도 단단히 난 모양이야." 남천은수검(南天銀獸劍) 최익경(崔翊敬)이 삼십 년 전에 세운 은 검보는 비록 그 위세가 칠파일방에는 미치지 못하나 섬서성의 웅 자(雄者)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의 말처럼 진회하가 섬서성에 속해 있으나 이처럼 많은 무사들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 특히 은검보의 총관으로 있는, 강호에서는 흔히들 철금도(鐵金刀) 라 불리는 도곤조차 나와 있지 않은가. 떠돌이 잡상인과 무공을 모르는 일반 백성들인 자신들에게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냐마는, 이들의 대화와 선창가에 줄지어 서 있는 은의무복을 입은 무사들의 모습은 좋았던 기분을 싹 가시게 만들 고도 남음이 있었다. ⑦ 검은 턱수염을 강바람에 나부끼고 허리에는 도신(刀身)이 짧고, 넓은 가죽 도집을 걸고 있는 오순 노인. 두 눈에는 횃불 같은 정 광이 뻗어 나오고 있었다. 그 노인을 보던 단호삼은 미간을 찡그렸다. '저 자가 도곤인가.' 그의 짐작대로 철금도 도곤이었다. 이때 문득 단호삼의 시선이 그의 손에서 흔들리는 종이를 보는 순 간 미간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언뜻 본 종이에는 인물화가 그려 져 있는 듯했다. 낯이 익은…….모 그러고 보니 도곤뿐만 아니라 은검보의 무사들의 손에도 역시 한 장씩 들려 있었다. 그때였다. "누굴 찾는 것 같지 않소?" 사내 음성치고는 너무 아름다운 청아한 음성이었다. 돌아보지 않 아도 누구인지 안다. 갑판에 나온 순간부터 자신을 따갑게 응시하 던, 청의문사일 것이다. 단호삼은 얼굴을 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도곤의 손에 머물러 있었다. 확실치 않으니 좀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것 같소." 청의문사는 파르라니 빛나는 단호삼의 입언저리를 쳐다보며 고개 를 갸우뚱했다. "누굴 찾는 걸까요? 관인(官人)도 아닌 무인들이 저리 나선 것을 보면 분명 무인을 찾는 것이 분명한데, 저들에게서 긴장감과 살기 마저 감도니 아마 적대관계에 있는 자를 찾는 것 같소만……." 확실했다. 도곤의 손에 걸린 인물화는 바로 단호삼이었다. 텁수룩 하게 기른 수염만 빼면. 누굴까? 누가 자신의 얼굴을 저렇게나 정확히 알고 있다는 말인 가? 또 은검보에서 왜? 생각이 거듭될수록 단호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혹 이 자가?' 이에 생각이 미치자 그는 슬쩍 한 발을 뒤로 뺌과 동시에 장심(掌 心)을 청의문사 명문혈에 가까이 가져가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누구지?" 명문혈의 사대 급소 중의 하나로 금강불괴지신(金剛不壞之身)이 아닌 이상 찔리기만 해도 즉사를 면치 못하는 사혈(死穴)이었다. 음침함마저 느껴지는 음성에 청의문사는 영문을 몰라 눈이 휘둥그 래졌다. 그러다 어떤 사실을 깨달은 듯 '아!' 하더니 머리를 긁적 이며 멋쩍어했다. "이거 그러고 보니 소생이 아직 이름도 밝히지 않고… 결례가 많 았습니다." 이어 그는 왼발을 한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빙글 몸을 돌려 허리를 굽혔다. 극히 자연스런 동작이었다. 그러나 단호삼은 그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런 것으로만 보지 않았 다. 교묘하게 자신의 손길을 피하는 몸짓이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다시 명문혈을 잡으려면 못할 리도 없지만 단호삼은 그러지 않았 다. 하지만 지금 행동하면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한 녹산영웅문도가 나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은검보의 촉수에 걸려들 테니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청의문사는 극히 정중한 어조로 입 을 열었다. "소생은 연경(蓮京)에 사는 백면서생(白面書生)으로 성(姓)은 황 보(皇甫)이고, 이름은 영우(映雨)라 합니다." '연경의 황보영우라…….' 되뇌던 단호삼은 불현듯 기억 저편에서 불쑥 떠오르는 이름 하나 가 있어 부지불식간에 물었다. "혹, 황보유학(皇甫流學)이란 분을 아시오?" "부친의 함자이십니다." 순간, "아!" 놀랍게도 단호삼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대체 황보유학이 누구기에 그가 놀라는가? <1권 끝> |
첫댓글 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