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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백님이 김재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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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
인공지능이 쓴 글의 티가 나는 문장들은 과연 어떤 것들일까?
최근 글쓰기 지도를 하면서 의외로 수많은 글들이 인공지능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일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쓰인 글들임을 깨닫게 되었다. 오랜 글쓰기 경험을 통해서 수많은 저명 작가들의 글을 읽어왔고, 글쓰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왔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챗지피티가 등장한 이후에 기존의 사람들이 쓴 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AI가 자주 쓰는 전형적인 형태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 글쓰기 지도를 하면서 AI스러운 표현으로 수정이 필요한 문장들을 발견하고 지적한 일이 많다. 그런 문장이 가진 문제점들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말이 아니라 침묵이 재는 것이다.” - 일부러 만든 명언 같은 느낌을 주는 게 문제.
“그때는 미래보다 내일 점심이 더 큰 걱정이던 시절이었다.” - 이런 식의 정돈된, ‘회상체 문장 공식’을 AI들이 학습하고 있어서 그렇게 씀.
“어머니는 말 한마디 없이도 내 허기보다 마음을 먼저 채워주던 분이었다.” - 이런 비유가 최근 AI의 전형적인 은유 구조임.
“그날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어딘가에 바래지 않은 채 떠돌고 있는” - 이 역시 AI가 자주 쓰는 감성 문장 패턴.
“그래도 사람은 결국 상처보다 온기를 더 오래 기억하는 법.” -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문장이라 AI스러운 ‘일반화의 결론’ 느낌.
“지난날의 방황이 이제는 이야기로 발효되고, 시간은 사람을 너그럽게 만든다.” - ‘방황이 발효된다, 시간이 너그럽게 만든다’는 표현이 흔히 쓰이는 감성 문장 조합이라 AI 느낌.
“차갑던 시절은 지나가고 남은 것은 따뜻했던 기억뿐인 그런 삶.” - 실제 경험의 디테일이 사라진 AI 감성 문장.
“이별은 끝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만남이 시작되는 문턱일 뿐이다.” - 역설적 구조를 억지로 끼워 맞춘 AI 특유의 철학적 마무리 패턴.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 속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 침묵에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방식이 AI가 즐겨 쓰는 감성 과잉 표현.
“삶이란 결국 잃어가는 것들과 화해하는 긴 여정이 아닐까.” - 물음표로 끝맺으며 깊은 통찰인 양 포장하는 AI 특유의 열린 결말 문장.
일부러 만든 명언 같은 느낌을 주는 것, 지나치게 정돈된 ‘회상체 문장 공식’을 사용하는 것, 어색한 비유를 사용하는 은유 구조, 약간 시적인 기분의 감성 문장 패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문장의 AI스러운 ‘일반화의 결론’ 느낌을 주는 것, “기억이 익는다, 세월이 사람을 둥글게 만든다”는 식의 또다른 감성 문장 조합, “남은 온기는 오래 머무는 그런 삶” 식의 실제 경험의 디테일이 사라진 AI 감성 문장 같은 것이다.
대체로 이런 일부러 공들여서 멋지게, 돌려 표현하려는 경우가 많음을 본다. 그 외에도 AI 글쓰기의 전형적인 표현들이 있어서 이를 한국어와 영어로 나눠서 대표적인 것들만 예시해 본다(영어 부분은 내 개인적인 관심에서 정리한 것이므로 관심 없는 분들은 그 부분을 무시하고 넘어가시면 된다). 한국어의 경우 영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I가 어색한 번역을 통해 학습한 것 같은 형태도 꽤 많이 보인다.
인위적인 명언 마무리 패턴
“결국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의해 완성된다.”
“삶이란 버티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건너간다.”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도 마지막 문장을 짧고 울림 있는 격언처럼 끊어내는 패턴이다. 실제 사람의 글에서는 이런 귀결이 자연스럽게 나오지만, AI는 이 구조를 거의 모든 단락 말미에 기계적으로 삽입한다. 독자는 읽다 보면 “아, 또 이렇게 끝나는구나”라는 소위 ‘느낌적’ 감각을 갖게 된다.
추상적 계절·날씨의 감정 치환
“봄은 언제나 상처 위에도 피어난다.”
“겨울이 길었던 만큼 봄의 온기는 더 깊이 스몄다.”
“그해 여름은 덥기도 했지만, 마음 한켠이 더 뜨거웠다.”
계절이나 기후를 인물의 내면 감정과 등치시키는 패턴이다. AI가 감성적인 글을 쓸 때 가장 자주 꺼내 드는 장치인데, 구체적인 경험의 디테일이 없으니 그 계절을 실제로 통과한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다.
자연물의 철학적 의인화
“강물은 말없이 흐르면서도 늘 제 길을 안다.”
“씨앗은 땅속에서도 빛의 방향을 잊지 않는다.”
“나무는 폭풍을 기억하지 않지만, 나이테에는 모두 새겨진다.”
자연물에 인간적 통찰을 억지로 부여하는 방식이다. 단독으로 쓰이면 시적으로 보이지만, AI 글에는 이런 문장이 단락마다 배치되어 있어서 금방 티가 난다. 또 어떤 글의 어떤 맥락에도 끼워 넣을 수 있을 만큼 보편적이라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보편적 위로문
“당신이 지쳐 있다면, 그 피로 자체가 당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증거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다.”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하고 누구에게도 특별하지 않은 문장들이다. AI는 이런 보편적 위로의 포맷을 학습해 감성 글의 주된 결론으로 사용한다. 사람의 글에서 진정한 위로는 상대방의 구체적인 상황에서 나오지만, AI의 위로는 늘 추상적이다.
대조의 균형 수사 패턴
“기쁨이 있었기에 슬픔을 알고, 슬픔이 있었기에 기쁨이 깊어졌다.”
“혼자였기에 함께의 의미를 알았고, 함께였기에 혼자를 견딜 수 있었다.”
“가졌기 때문에 잃는 것을 알고, 잃었기 때문에 가지는 것이 소중하다.”
A이기 때문에 B를 알고, B이기 때문에 A가 깊어진다는 대칭 구조이다. 수미쌍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미가 거의 없는 순환 논리라하겠다. AI는 이 구조를 감정을 정리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과거 회상의 공식화된 구문
“그 시절을 지금 돌아보면,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모른 채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 시간이 바로 그랬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회상의 형식은 갖추고 있지만 내용이 없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몰랐는지, 어떤 선택이었는지, 지금의 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실제 기억이 빠져 있다. AI는 회상의 감각적 외형만 흉내 낸다.
관계의 추상적 정의 패턴
“진정한 우정이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받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방의 부재가 비로소 가르쳐주는 과목이다.”
“가족이란 선택하지 않았지만 가장 깊은 곳에 새겨진 관계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한 문장짜리 정의로 압축하는 패턴이다. 개인적이고 불규칙하고 지저분해야 마땅한 관계의 이야기를, AI는 매끄러운 정의로 환원해버린다. 이런 문장은 달력이나 액자에 어울리지 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변화와 성장의 불변 공식
“사람은 고통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성장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그 안에 기회가 있다.”
“위기는 항상 더 나은 무언가로 가는 문이었다.”
성장, 변화, 위기, 기회가 세트로 묶이는 공식적 서사라 하겠다. AI가 이 네 단어를 얼마나 자주, 얼마나 일관된 구조로 배치하는지 관찰하면 패턴이 바로 보인다.
병렬 나열 문장의 과잉 사용
“그곳에는 웃음이 있었고, 침묵이 있었으며, 기다림이 있었다.”
“그는 강했고, 동시에 약했으며, 그것이 그를 사람답게 만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고, 사람은 달라지고,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세 개나 네 개를 나열하는 병렬 구조 자체는 문학적 기법이지만, AI는 이것을 남발한다. 특히 ‘~있었고, ~있었으며, ~있었다’는 구조는 최근 AI 에세이에서 가장 자주 발견되는 패턴 중 하나이다.
과도한 공감 표현과 공감 호소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그런 순간을 지나간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그 감정이 얼마나 무거운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독자를 향해 직접 말을 거는 형식이다. 감성 에세이 혹은 자기계발 글에서 특히 자주 등장하며,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해한다”고 말하는 AI의 공감 흉내가 느껴진다.
시제 전환을 통한 철학적 마무리
“그때의 나는 몰랐다. 지금의 나는 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 근데 이런 식의 표현을 내가 사용한다. 하필 이런 표현을 AI가 좋아해서 자주 쓰니 내가 안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그 의미는 언제든 다시 쓸 수 있다.”
짧은 문장으로 시제를 전환하면서 깊이 있어 보이려는 패턴이다. 내용이 없어도 형식이 사색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낸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의 재확인식 결론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우리 곁의 사람들이다.”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이미 우리 안에 있다.”
“행복은 특별한 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있다.”
독자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마치 심오한 통찰인 것처럼 제시하는 패턴이다. 새로운 발견이 없고 자기 경험에서 길어낸 것도 아닌,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결론이다.
영어편 - 다음은 영어 글쓰기에서 나타나는 AI의 전형적인 표현들이다.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예문과 그 문제점을 함께 제시한다.
“In the realm of modern technology, this represents a significant shift.” — ‘세상에서’라고 쓸 곳에 ‘world’ 대신 ‘realm’을 써서 격조 있어 보이려는 전형적 AI 표현
“Let’s delve into the complexities of this topic.” — 글을 시작할 때 ‘delve into’로 운을 떼는 AI의 습관적 패턴. 학술 문장 학습의 흔적
“In today’s fast-paced, ever-evolving digital landscape…” — 글의 첫 문장으로 ‘오늘날의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를 붙이는 전형적 도입부 공식
“It is worth noting that this approach has its limitations.” — ‘It is worth noting’은 AI가 추가 설명을 삽입할 때 반사적으로 꺼내는 표현으로, 대부분 없애도 무관하다
“This is a testament to human resilience and adaptability.” — 무언가를 칭찬하거나 강조할 때 ‘a testament to’를 남용하는 패턴. 글을 길게 늘이기 위한 구조
“In conclusion, it is clear that collaboration is key to success.” — ‘In conclusion’으로 시작하는 결론은 AI 생성 글의 가장 대표적인 신호 중 하나
“This approach offers a treasure trove of opportunities.” — 가치 있는 무언가가 많을 때 반드시 ‘a treasure trove of’를 꺼내는 AI의 비유 집착
“This narrative weaves a tapestry of emotions and experiences.” — 여러 요소를 엮을 때 ‘a tapestry of’를 쓰는 패턴. 어떤 글에도, 어떤 맥락에도 끼워 넣을 수 있어 AI가 남용한다
“By leveraging these tools, businesses can streamline operations.” — ‘leverage’와 ‘streamline’은 비즈니스 글에서 AI가 세트로 사용하는 대표적 버즈워드
“This represents a game-changing paradigm shift in the industry.” — ‘game-changer’, ‘paradigm shift’가 한 문장에 함께 나오면 AI 생성의 강력한 신호이다
“It is important to note that results may vary depending on context.” — ‘It is important to note’는 ‘worth noting’과 함께 AI의 주의 환기 표현 쌍벽. 대부분 삭제해도 의미가 통한다
“We must navigate the complexities of an ever-changing world.” — ‘navigate the complexities’와 ‘ever-changing’이 함께 쓰이면 AI 문장이 거의 확실하다
“This has left an indelible mark on the course of human history.” — 역사나 사회적 영향을 말할 때 ‘indelible mark’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패턴
“Furthermore, it should be mentioned that prior research supports this claim.” — ‘Furthermore’, ‘Moreover’, ‘Additionally’를 단락 첫머리에 기계적으로 배치하는 전환어 남발 패턴
“This groundbreaking approach seeks to foster innovation and inclusion.” — ‘groundbreaking’, ‘foster’, ‘innovation’이 한 문장에 모이면 AI 공공 문서나 보고서 특유의 느낌이 난다
“Harnessing the power of data allows us to unlock unprecedented potential.” — ‘harness the power of’와 ‘unlock potential’은 기술·비즈니스 AI 글에서 거의 쌍으로 등장한다
“In today’s rapidly evolving landscape, adaptability is more crucial than ever.” — 도입부를 ‘In today’s … landscape’로 시작하고, 결론에서 ‘more crucial than ever’로 끝내는 이중 공식
“Embark on a journey of self-discovery and personal transformation.” — ‘embark on a journey’는 어떤 새로운 시작이나 도전에도 갖다 붙이는 AI의 여행 메타포 습관
“As we move forward, it is essential to consider the broader implications.” — 글을 마무리하기 전 쓰는 완충 문장 공식으로, 실질적 내용 없이 글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This comprehensive guide will provide you with actionable insights.” — ‘comprehensive’, ‘actionable’, ‘insights’는 AI 블로그 글이나 자기계발 콘텐츠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삼총사 키워드다
“Robust frameworks enable organizations to achieve sustainable growth.” — ‘robust’는 AI가 ‘튼튼한’, ‘강력한’을 표현할 때 거의 자동으로 선택하는 단어로, 인간 필자는 이만큼 자주 쓰지 않는다
“At the end of the day, what truly matters is authentic human connection.” — ‘At the end of the day’로 결론을 내리는 패턴은 AI가 글을 마무리할 때 자주 사용하는 위로·정리 공식이다
AI스러운 문장의 공통된 본질적 문제
한국어든 영어든 어떤 표현들이 AI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하나라고 할 수 있다. AI는 방대한 텍스트에서 ‘좋은 글처럼 보이는 패턴’을 통계적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실제 경험에서 나온 고유한 목소리 대신 그럴싸하게 들리는 공식들을 찾아 이를 조합한다. 사람의 글에도 관용적 표현은 있지만, 사람은 그 표현이 정말 맞아떨어지는 순간에만 쓴다. 그런데 AI는 항상 그걸 되는 대로 쓴다. 그게 바로 둘 사이의 차이이다.
AI가 선호하는 한국어 단어 및 표현 목록들
AI의 선호 단어와 표현들이 있다. 이건 몇 가지의 패턴으로 나타난다. 내가 수많은 글들을 대하면서 의아했던 것들을 찾아 정리하고 그와 같은 표현을 쓴 당사자에게 AI의 사용 여부를 물었던 바, 대개 그 짐작이 맞았다. 물론 아래의 경우들은 그 단어 자체가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장 중에 그 단어가 사용된 맥락을 통해 발견한 것들인데, 의외로 이러한 표현이 많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일상어 대신 격식어를 선택하는 경우
“여기서” → “이 지점에서”
“지금” → “현 시점에서”, “이 시점에서”
“이때” → “이 순간에”, “해당 시점에”
“그래서” → “이로 인해”, “이에 따라”
“하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 “우선적으로”
“마지막으로” → “최종적으로”
“많은” → “다양한”, “수많은”
“중요한” → “핵심적인”, “필수적인”
“필요하다” → “요구된다”, “요청된다”
“알 수 있다” → “확인할 수 있다”, “파악할 수 있다”
“보여준다” → “시사한다”, “방증한다”
“나타난다” → “도출된다”, “발현된다”
“달라진다” → “변모한다”, “전환된다”
“생긴다” → “발생한다”, “야기된다”
“쓴다” → “활용한다”, “구사한다”
“쓸 수 있다” → “적용 가능하다”
“이루어진다” → “구현된다”, “실현된다”
“되어 있다” → “내재되어 있다”, “탑재되어 있다”
“가지고 있다” → “보유하고 있다”, “지니고 있다”
“받는다” → “수용한다”, “수반한다”
“줄 수 있다” → “제공할 수 있다”, “부여할 수 있다”
“만들어낸다” → “창출한다”, “도출해낸다”
“이어진다” → “연계된다”,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합쳐진다” → “통합된다”, “융합된다”
“나눠진다” → “분류된다”, “세분화된다”
“커진다” → “심화된다”, “고도화된다”
“작아진다” → “축소된다”, “약화된다”
“좋아진다” → “향상된다”, “개선된다”
“나빠진다” → “악화된다”, “저하된다”
“넓어진다” → “확장된다”, “확대된다”
“깊어진다” → “심층화된다”, “공고해진다”
원래 없던 명사형 전환
“왜 그런지” → “이유에 대한 고찰”
“어떻게 할지” → “방향성 설정”, “접근 방식”
“무엇을 해야 하는지” → “과제와 시사점”
“문제” → “이슈”, “과제”, “챌린지”
“답” → “해법”, “솔루션”
“생각” → “인식”, “관점”, “시각”
“마음” → “내면”, “심리적 기제”
“느낌” → “정서”, “감성적 반응”
“관계” → “연계성”, “상관관계”
“차이” → “괴리”, “편차”, “간극”
“공통점” → “교집합”, “공통 분모”
“시작” → “출발점”, “기점”, “단초”
“끝” → “종착점”, “귀결”, “마무리 지점”
“중간” → “중간 지점”, “과도기적 단계”
“사이” → “접점”, “경계면”
“기준” → “준거”, “벤치마크”
“방법” → “방법론”, “메커니즘”
“결과” → “산출물”, “아웃풋”
“과정” → “프로세스”, “일련의 흐름”
“내용” → “콘텐츠”, “핵심 사항”
“특징” → “특성”, “속성”
“역할” → “기능적 역할”, “포지셔닝”
없어도 되는 수식어를 붙이는 경우
“중요하다” →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효과적이다” →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다르다” → “본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같다” → “맥을 같이한다”, “궤를 함께한다”
“크다” →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작다” →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좋다” → “긍정적인 효용을 지닌다”
“나쁘다” →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롭다” → “혁신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오래됐다” → “역사적 맥락을 가진다”
한자어 선호 패턴
“사람들” → “이해관계자”, “구성원”
“세상” → “사회 전반”, “현 시대”
“모든” → “제반”, “전반적인”
“특히” →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특히 유의미한 점은”
“또한” → “아울러”, “더불어”
“그리고” → “이와 더불어”, “이와 함께”
“반면” → “이에 반해”, “역설적으로”
“결국” → “궁극적으로”, “종합적으로 볼 때”
“보통” → “일반적으로”, “통상적으로”
“갑자기” → “급격히”, “돌연”
“천천히” → “점진적으로”
“빠르게” → “급속도로”, “가속화되어”
“꾸준히” →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함께” → “유기적으로”, “상호 연계하여”
“따로” → “독립적으로”, “개별적으로”
“직접” → “직접적인 방식으로”
“간접” →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자세히” → “면밀히”, “심층적으로”
“간단히” → “간략히 살펴보면”
“복잡한” → “다층적인”, “복합적인”
“단순한” → “단일 차원의”
글쓰기 구조를 노출하는 메타 표현
“이 글에서는” → 실제 인간 필자는 글 안에서 이런 말을 잘 안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 자신이 방금 쓴 것을 스스로 요약 참조하는 패턴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 독자가 이미 읽은 내용을 결론처럼 다시 포장
“정리하자면” → 단락 끝마다 반복되는 요약 신호
“주목할 점은” → 강조할 내용 앞에 기계적으로 붙이는 전치 표현
“흥미로운 점은” → 실제로 흥미롭지 않아도 붙이는 감탄 전치사
“눈여겨볼 것은” → 위와 동일한 패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 이중 부정을 통한 강조 공식
“다시 말해” → 같은 내용을 반복할 때 마치 새 통찰인 것처럼 포장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 전환 표현이지만
AI가 남발해 이미 식상해진 구문
“이 맥락에서” → “여기서”를 더 학문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대체어
“이러한 맥락 속에서” → 위보다 한 단계 더 부풀린 버전
어미와 결론부 표현
“~할 필요가 있다” → 주장을 직접 하지 않고 에두르는 AI의 전형적 어미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판단을 내리되 책임은 지지 않는 어미
“~라고 할 수 있다” → “~이다”라고 쓰면 될 것을 완충하는 패턴
“~임을 부정할 수 없다” → 이중 부정으로 강조하는 공식
“~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에 달려 있다”로 충분한 것을 늘인 형태
“~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결론부의 교훈 제시 공식
“~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 시대적 촉구를 담은 결론 공식
“~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 결론을 요약으로 마무리하는 AI의 습관
“~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 자명한 것을
굳이 강조하는 패턴
“~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 구체적인 제안 없이 성찰만 촉구하는 마무리
이 목록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AI는 짧고 평범한 말을 길고 격식 있어 보이는 말로 바꾸려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더 지적으로, 더 전문적으로, 더 공들인 글처럼 보인다고 학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좋은 글은 정반대 방향에 있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쓰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AI 글쓰기가 인간의 창의성과 글쓰기 교육에 미치는 영향
AI 글쓰기 패턴에 대한 이해는 단순히 AI가 쓴 글을 식별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글쓰기 본질과 창의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AI가 특정 패턴을 학습하고 반복하는 경향은, 역설적으로 인간 글쓰기의 고유한 가치, 즉 예측 불가능성, 비정형성, 그리고 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사유에서 비롯되는 깊이를 더욱 부각시킨다. 이러한 AI의 특성은 글쓰기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에는 정형화된 글쓰기 규칙과 논리적 전개 방식이 강조되었다면, 이제는 AI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개인의 목소리, 독창적인 관점, 그리고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묘사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AI는 효율적인 정보 전달과 기본적인 문장 구성을 돕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좋은 글’은 여전히 인간의 고유한 경험과 성찰, 그리고 그것을 언어로 직조하는 섬세한 감각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글쓰기 교육의 핵심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AI의 등장은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요구하며, 이는 글쓰기 영역에서 인간 고유의 영역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AI 글쓰기의 전형적인 문제점들
첫 번째로 지적해야 할 것은 감각적 구체성의 부재이다. 사람이 직접 쓴 글에는 냄새, 온도, 소리, 질감 같은 감각적 디테일이 박혀 있다. “된장찌개 냄새가 복도까지 퍼지던 외할머니 집”이라고 쓰는 것과 “따뜻한 가족의 품이 그리운 시절”이라고 쓰는 것은 전혀 다른 글이다. AI는 항상 후자처럼 쓴다. 구체적인 경험을 모르기 때문에 추상어와 감성 형용사로 그 자리를 채운다. 그 결과 글이 아무리 길어도 독자의 머릿속에 어떤 장면도 그려지지 않는다. “깊은 감동”, “따뜻한 온기”, “소중한 추억”처럼 감정을 직접 명명하는 단어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그 감정을 유발하는 장면은 없다. 감정을 설명하는 글과 감정을 일으키는 글의 차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문장 리듬의 균질화이다. 사람이 쓴 글에는 짧은 문장과 긴 문장이 불규칙하게 섞이고, 어떤 단락은 호흡이 가쁘고 어떤 단락은 느릿하다. 문장 길이와 리듬 자체가 글쓴이의 감정과 의도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AI는 이 리듬이 지나치게 고르다. 문장들이 비슷한 길이로 반복되고, 단락마다 비슷한 구조로 전개되며, 전체 글이 일정한 속도로 흘러간다. 읽다 보면 어딘가 기계처럼 매끄럽다는 느낌이 드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인간의 글에서 느껴지는 흥분, 머뭇거림, 강조, 침묵 같은 것이 없다. 또 AI는 단락을 전환할 때 “첫째”, “다음으로”, “마지막으로” 혹은 “한편”, “그러나”, “따라서” 같은 전환어를 지나치게 규칙적으로 배치해, 글 전체가 목차처럼 읽힌다.
세 번째는 모순과 긴장의 회피이다. 진짜 삶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감정,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문제, 결론이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 사람이 쓴 글에는 그 불편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AI는 그것을 견디지 못한다. 갈등이 나오면 반드시 화해가 따라오고, 어두운 이야기가 나오면 반드시 희망으로 귀결되며, 복잡한 문제는 반드시 정리된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이 강박적인 봉합 때문에 AI의 글은 현실감이 없다.
인생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원래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이걸 독자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AI적 표현을 대하면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든다. 위에서 본 것처럼 “그러나 사람은 결국 머물 곳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는 법”이라거나 “기억이 익어가고 세월은 사람을 둥글게 만든다”는 식의 마무리가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 문장들 자체가 틀린 것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의 끝에 붙여도 작동하도록 설계된 범용적 결론이라는 점이 문제이다.
네 번째는 고유한 목소리의 부재, 즉 무개성이다. 글쓴이가 누구인지 드러나는 것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각, 그 사람만이 가진 편견이나 약점, 그 사람만이 포착하는 세부 묘사에서 나온다. AI에게는 이것이 없다. 모든 주제를 균형 있게, 모든 감정을 적절하게, 모든 결론을 무난하게 처리하도록 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I의 글은 잘 쓴 것 같으면서도 누가 쓴 글인지 알 수 없다. 이것은 단순히 개성 없다는 미학적 문제가 아니다. 글이란 원래 누군가의 시각이자 목소리여야 한다는 전제가 흔들리는 문제인 것이다. “인연이란 그렇게, 설명보다 사건으로 완성된다”거나 “브레이크보다 마음을 먼저 잡아주던 사람”처럼, 그럴싸하게 정돈된 은유와 회상의 공식들이 글 전체에 균일하게 깔려 있을 때, 독자는 그 글 뒤에 있어야 할 실제 인간을 찾지 못한다. 그 공백이 바로 AI 글쓰기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AI가 작성하기 힘든 문장과 인간 냄새가 나는 문장
AI가 쓴 문장은 대개 “감정의 이름”을 직접 말한다. 추억, 온기, 위로, 성장, 상처, 회복 같은 단어들이 대표적이다. 이 방식은 빠르고 무난하지만, 독자의 머릿속에 장면이 잘 안 생긴다.
반대로 인간이 쓴 문장은 감정을 말하지 않고, 감정이 생겨난 순간의 “물리적 디테일”을 남긴다. 냄새, 온도, 소리, 속도, 표정, 손의 움직임, 어떤 물건의 상태 같은 것들이다. 이런 디테일은 거짓말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읽는 사람은 그 장면을 믿게 되고, 감정은 독자 안에서 저절로 발생한다.
아래는 같은 의미를 두고, AI가 흔히 쓰는 방식과 인간이 실제로 더 잘 쓰는 방식의 대비를 열 개의 예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AI는 “추억이 익는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그날 김이 서린 창문에 손가락으로 이름을 썼다”라고 쓴다.
AI는 “따뜻한 온기”라고 쓰지만, 인간은 “국물이 식어가는 속도가 그날따라 유난히 빨랐다”라고 쓴다.
AI는 “쓸쓸한 밤이었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현관 센서등이 꺼지고 나서야 집이 정말 조용하다는 걸 알았다”라고 쓴다.
AI는 “그리움이 밀려왔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카카오톡 대화창을 열었다 닫았다를 세 번이나 반복했다”라고 쓴다.
AI는 “마음이 무너졌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컵을 씻다가 손에서 힘이 빠져 유리컵이 싱크대에 닿는 소리가 났다”라고 쓴다.
AI는 “우리는 가까운 사이였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그는 내 집 비밀번호를 외우고 있었고, 나는 그걸 묻지 않았다”라고 쓴다.
AI는 “그날은 특별했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평소엔 안 하던 튀김을 했고, 기름 냄새가 머리카락 끝까지 따라왔다”라고 쓴다.
AI는 “시간이 모든 걸 바꿔놓았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예전엔 뛰어 올라가던 3층 계단에서, 오늘은 2층에서 숨을 한번 고르고 올라갔다”라고 쓴다.
AI는 “위로가 필요했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누가 뜨거운 물을 한 잔 앞에 놓아줬다”라고 쓴다.
AI는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예전 같았으면 길게 변명했을 말을, 오늘은 ‘내가 잘못했어’ 한 문장으로 끝냈다”라고 쓴다.
AI는 “불안이 나를 잠식했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휴대폰 배터리는 80%인데도, 나는 계속 충전기를 찾고 있었다”라고 쓴다.
AI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라고 쓰지만, 인간은 “달력에 작은 동그라미를 하나 쳐두고, 그날을 자꾸 확인했다”라고 쓴다.
이 예시들이 말하는 핵심은 간단하다. AI는 감정을 ‘설명’한다. 하지만 인간은 감정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인간다운 글을 쓰려면 “좋은 말”을 찾는 방향으로 노력하면 오히려 실패한다. 대신 그 순간의 구체적인 물체, 행동, 온도, 소리, 속도를 붙잡는 쪽으로 가야 한다. 감정은 그 뒤에 독자 스스로 따라온다.
AI 글쓰기 시대, 인간 작가의 역할과 도전
AI 글쓰기 기술의 발전은 인간 작가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AI가 보편적이고 정형화된 글쓰기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 작가는 이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 그리고 깊이 있는 사유를 통해 AI가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을 탐구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는 단순히 ‘AI스럽지 않은’ 글을 쓰는 것을 넘어,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윤리적 고민, 철학적 질문, 그리고 복잡다단한 감정의 미묘한 숨결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집중해야 함을 의미한다. AI는 데이터에 기반한 패턴을 학습하지만, 인간은 삶의 불확실성과 모순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진정한 공감과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AI 시대의 인간 작가는 AI를 단순한 경쟁자로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창의성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고 인간 고유의 서사 능력을 극대화하는 촉매제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AI 글쓰기 패턴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 작가가 자신의 글쓰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끝으로
참, 골 아픈 세상이 왔다. 이젠 멀쩡히 쓰던 표현들도 그게 AI스러운, 즉 AI가 선호하는 전형적인 단어나 표현에 속하는 게 있다면 그걸 피해가야 “인간다운 글쓰기”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필자 또한 멋지다고 생각하여 사용해 온 표현 방식 중 일부가 AI의 전형적인 패턴에 속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앞으로는 사용을 자제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별난 세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