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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소(와부읍)·팔당·화도의 먹거리집들 | |
아지랑이 끼어있는 강언덕 집에
백일홍 꽃이 짙게 짙게 피어 있네 산과 들은 아직도 눈에 익은 풍경이고 꽃과 나무는 내 마음을 즐겁게 하여 주네 들보에 제비는 올해도 새끼 낳고
숲속의 꾀꼬리는 속절없이 고운 노래 제철만난 만물이 부럽기만 하여서 지팡이 짚고 서서 슬피 탄식하노메라 水閣煙光內(수각연광내) 黃薇晩色深(황미만색심) 田園猶慣眼(전원유관안) 花木舊怡心(화목구이심) 樑燕亦新乳(량연역신유)
林櫻空好音(임앵공호음) 得時堪羨物(득심감선물) 倚杖一悲吟(의장일비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시 도구려술감(到舊廬述感)을 송재소 교수(성균관대)가 ‘옛집에 들러’라는 제목의 현대어로 옮기고 작곡가 임긍수 선생이 곡을 붙여 애잔하게 불리는 노래가 됐다.
예봉산 남쪽 끝자락,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치는 물가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기념관이 있다. 다산 선생은 우리 역사에서 존경받는 큰 스승 중 한 분이시다. 선생께서 남기신 많은 글 중에서 도구려술감이나 숙정촌(宿汀村=강마을)에서는 강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인양 눈으로 들어온다. 운길산이나 예봉산 산행길에 유서 깊은 이곳에 들러 강변의 시정(詩情)에 한번 젖어 볼 수 있다는 것은 산행길에 얻을 수 있는 큼 덤이 되겠다. [팔당강변회관] 예봉산 산행길 차량 지원 덕소역에서 산행들머리까지의 교통편도 크게 문제 될 일이 아니다. 북한산을 가고 청계산을 가는 등산객들이 3호선 지축역이나 양재역에 내려 산자락에 있는 음식점에다 전화를 하면 바로 산 밑까지 가는 교통편을 해결해주듯, 이제는 예봉산이 북한산이나 도봉산, 청계산 유형의 산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예봉산 남쪽 자락 한강변에는 50년 전부터 매운탕을 잘 끓여내는 음식점들이 문을 크게 열어 놓고 장사해 왔다. 교통이 불편했던 60년대, 설악산 ‘원정’을 마치고 ‘귀경길 마침표’를 찍던 음식점들이 팔당역 앞쪽, 바로 이 집들이었는데, 지금은 팔당역에서 5시 방향 새로 난 큰 길 아래쪽 6번 국도 옛길가 조개울로 집단 이주를 했다. 강 건너편 검단산이 이마라도 칠 듯한 한강변으로 집단이주한 이 집들은 모두가 훌륭하게 잘 지은 건물들인데, 이들 업소 중에서 ‘팔당강변회관(031-576-1919)’은 단연 돋보이는 집이다. 이 업소로 안내했던 (주)남양주뉴스 김경선 대표는 “아마 수도권 한강변의 민물매운탕집을 대표할 만한 업소” 라고 했는데, 그 표현은 금방 ‘과장 없음‘을 알게 됐다. 남양주시는 전남 강진군과 강원 영월군과 자매관계를 맺었기에 강진과 영월 사람들이 남양주시를 방문하게 될 때는 빠짐없이 이 집으로 안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팔당강변회관은 전남과 강원도 사람들의 단골집이라는 소문까지 나 있는 정도였다. 15인승 승합차로 서울까지 수시로 손님들을 모시러 갔던 주인 김장재씨(48)는, 이제는 지척의 덕소역까지 가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안주인 이효순씨(46)의 빠가사리 매운탕 맛은 널리 알려져 있고, 식탁에 따라나오는 쑥부침개 맛을 못 잊어 찾는 손님들도 많다는 것이 동행했던 현지 사람들이 덛붙여준 설명이다. 빠가사리매운탕·장어구이 각 40,000원. 쏘가리회·매운탕 60,000원. 예봉산 산행을 마치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변 식탁에 앉아 강 건너 검단산을 바라보며 민물매운탕에 술 한 잔 걸치는 즐거움을 이제는 쉽게 만끽할 수 있게 됐다. |
[청솔마을] 하산길 군고구마의 꿀맛
한편, 예봉이나 예빈은 모두 받들어 모신다는 뜻으로, 산 위에 오르면 한눈으로 한양에 계시는 임금을 받들 수 있다는 뜻도 있다. 실제로 조선조에서는 남한강과 북한강 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오가는 뱃사람들이 예봉산을 쳐다보며 임금에 대한 예를 올렸다는 이야기도 내려오고 있다. 지금 예봉산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쳐다볼 수 있는 곳은 상팔당, 40여 가구가 살고 있는 된말 마을인데, 이곳에는 산행길에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 몇 곳이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이 마을에서 1979년까지 한강에서 어부생활을 했다는 집을 찾았는데, 지금은 그 어부의 아들 이진국씨(45)가 ‘청솔마을(031-576-1500)’이라는 음식점을 하고 있다. 예봉산 하산길에 해물파전(7,000원)에 동동주(5,000원) 한 잔 걸치기에 딱 좋은 분위기다. 순박한 주인 내외가 손님들을 반갑게 맞는데, 서울 출신인 안주인 박은자씨(45)는 처음 산골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남편에게 아파트로 이사하자고 보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남편이 도시로 나가자면 겁난다고 했다. 주차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인 이 집에서 하산길 청국장백반(5,000원)으로 요기도 하고 닭도리탕(30,000원)이나 옻닭요리(35,000원)에 만찬(?)을 펼치는 산꾼들이 많다. 겨울 한철은 옥내에 설치해 놓은 난로로 군고구마를 구워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있는데, 그 수요가 너무나 많아 지금은 집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게 됐다고 한다. [동막쑥닭집] 쑥과 닭의 만남 이렇게 다양한 효능의 쑥이 닭과 만나 요리가 되어 식탁에 올라온다. 예봉산의 한 자락인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5리 동막 마을에는 쑥과 닭이 만난 음식을 차려내는 ‘동막쑥닭집(031-576-3388)’이 있다. 나지막한 언덕배기의 전형적인 시골마을인 동막에서는 평화로움이 몸에 와닿는데, 남향의 한강 건너편으로는 도시의 아파트군이 마치 커다란 성곽처럼 눈에 들어온다. 이런 분위기의 마을 넓은 터에 동막쑥닭집은 원형의 2층 건물로 지어져 있다. 음식점 간판이 눈에 잘 띄지 않는데 돌비석 하나가 다가선다. 비석에 새겨진 ‘이 음식은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는 받기 부끄럽네. 마음에 온갖 욕심을 버리고 마음의 약으로 삼아 도업을 이루고저 이 음식을 받습니다’ 라는 글귀를 읽으니 우리가 매일 몇 차례 예사롭게 대하는 음식상을 예사롭게만 대할 일이 아님을 깨우치게 했다. 쑥닭 30,000원. |
[옛촌] 자연산 버섯 천국
이들 음식점들 중에서 남양주종합영화촬영소에서 멀지 않는 곳에는 자연산 버섯 천국이라 할 만한 음식점 ‘옛촌(031-576-8078)’이 눈에 크게 띈다. 집주인 이세훈씨(61)는 도시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산이 좋아 산자락에다 터를 잡고 산속을 헤매면서 자연산 버섯을 채취하는 것이 아주 즐거운 일과가 됐다는 분이다. 이 일이 최선의 건강법인데, 경제활동까지 겸할 수 있는 일이라 최상의 선택임을 자부했다. 부창부수 동갑의 부인 류완순씨는 남편이 따갖고 온 버섯으로 요리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생업 수단까지 되는 터라 참으로 행복하다고 했다. 곰팡이균류에 속하는 버섯은 땅고기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식품이다. 세계적으로는 약 15,000여 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식용으로 먹어 왔다. 운길산에서는 표고, 싸리, 청, 옻나무, 밤, 모기버섯들과 버섯으로는 최상위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상황(뽕나무)버섯을 딸 수 있다. 부인 류완순씨는 남편이 따온 이 버섯들로 버섯전골(25,000~35,000원)과 버섯불고기(1인분 10,000원)을 차려낸다. 많은 손님들이 상황버섯요리를 즐겨 주문한다고 했다. 이세훈씨는 산버섯 채취경력이 25년을 넘겼으니 버섯에 관한한 박사학위 하나쯤은 받아도 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상해] 뽕잎해물손칼국수 전문 뽕(桑)잎을 재료로 칼국수를 말아낸다. 이 칼국수가 예사롭지 않다. 이 칼국수를 먹기 위해 식당 문앞은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 문자 그대로 문전성시다. 그렇게 좁지도 않는 식당에 자리가 비지 않아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는 번호표를 나누어 주기도 한다. 어느 날은 40번까지 번호표가 나누어졌다고 한다. 주변에 음식점이 없지 않다. 수많은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그 음식점들도 문을 열어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운길산 자락 45번 국도변에 위치한 ‘상해(桑海·031-576-5051)’는 이렇게 손님들로 북적이는 유명한 집이다. 뽕나무는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쉽게 자라는 낙엽교목으로, 뽕잎은 견사를 생산하는 누에의 먹이다. 우리가 그냥 따서 먹기도 하고 잼을 만들거나 과실주를 담가서 먹기도 하는 뽕나무의 열매를 오디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뽕나무 뿌리의 껍질을 상백피(桑白皮)라고 하며, 소염, 이뇨, 진해제로서 해소, 천식, 부종, 소변불리 등의 치료에 쓴다. 뽕잎은 해열, 진해, 소염제로서 감기, 눈병, 고혈압 등에 쓰이기도 하고, 오디는 상심이라고 해서 강장, 진정, 보혈, 설사를 멈추게 하는 약재가 되기도 한다. 오디의 즙에 누룩을 섞어 발효시킨 술을 상심주라 하는데, 강장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뽕나무는 버릴 것이 전혀 없는 식물인데, 이 뽕나무의 잎을 식재료로 한 해물손칼국수야 좋은 음식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뽕잎이 들어간 뽕잎칼국수(5,500원), 뽕잎만두(5,000원), 뽕잎해물파전(10,000원) 등을 차려낸다. 어려운 소년시절을 보냈다는 업주 최두석씨(崔斗碩·47)는 충북 단양 영춘에 있는 양로원 은빛마을의 후원자가 되어 매달 그곳 노인 30명에게 부식재료와 생활용품을 보내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 |
첫댓글 정보를 보니 갈곳이 너무 많은데 언제 이곳을 다 다녀 볼라나? 군고구마도 먹고 싶고..내가 군고구마 구워올까요? 했더니 옆에서 산토가 군고구마 또 구우면 탈 텐데..라고 합니다...ㅎㅎㅎ 유머라고나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