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조제 이야기

[장수생대표[운영자]]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서의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질병의 예방 및 치료행위를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의료법 시행규칙)

퀴즈#1
한약사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당신들이 말하는 '조제'라는 것은 무엇인가?

한의사의 처방전을 읽고 약장에서 약을 꺼내 무게를 재고 담는 행위가 조제 아닌가??


1.한약업사 이야기
자꾸 한약업사가 2만가지 처방을 '조제'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무언가 착각하고 계신 것 같다.
한약업사의 업무영역은 조제가 아니라 혼합판매이다. 즉 손님이 들어가서 '보중익기탕' 싸주시오.라고 말할 때에 비로소 한약업사는 한약재를 혼합해서 줄 수가 있다.
진맥을 하거나 어디가 아프냐고 문진하거나하는 행위는 의료행위이므로 모두 불법이다.
한약업사가 진단하는 풍토가 만연한 것은 복지부의 단속의지 상실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지 밥그릇도 못챙기고 한약업사이 불법진료를 방기한 한의사협회의 무능도 한몫했다.

한약업사는 환자의 요구가 있을 때, 기성한의서에 수재된 처방 또는 한의사의 처방전에 의하여 한약을 혼합판매할 수 있다.

자격은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자 중, 한의원, 한약취급업소에서 5년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가운데 각 도지사, 특별시장가 시행한 필기, 실기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자격인정서'를 교부하고 영업을 허가하였다. 1982년에 마지막 자격인정시험이 치루어진 후 더 이상의 한약업사 신규배출은 없는 상태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약업사는 조제할 수 없다.



2.임의조제 이야기
임의조제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자는 이승만 박사이다.
이박사는 정부 수립 이후 피폐한 남한의 의료 서비스를 개선시키기 위하여 약사를 활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학들의 욕심도 한 몫했다.

1951부터 1954년 사이 무려 11개 대학에 약학과가 생겼다.
당시 각 단과대학들은 교육법이 개정되고 나서 종합대학교를 지향하였는데 종합대학교의 설립요건으로 1개 이상의 이공과대학이 필요했다. 이공과계로 농대, 공대, 의대, 약대 등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약대의 시설기준이 가장 낮았고 따라서 종합대학 인가를 받기 위해 약대를 무분별하게 설립하였다.

당시는 한국전쟁 중이어서 일단 약대를 나오면 병역에 특전이 주어지고 국가에서 면허를 주어 확실하고 안정된 직업을 가질 수 있었으므로 상당히 큰 매력을 가졌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약학대학은 폭증하였다.

약사수가 폭증하여 급기야 의사수를 능가하고야 말았다.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었다. (김영삼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90년대에 신설의대를 개설하여 겨우 의사수를 약사수보다 많도록 만들었으나, 이는 교육부실로 이어져 또다른 문제를 낳고 말았다.)

50년대 이승만은 의사를 늘이기보다는 약사를 늘이고 이들에게 진료와 처방 조제 투약을 하게 하여(정치적인 용어로 임의조제라고 칭함)
한국의 일차의료는 약사들에게 맡겨지는 불행한 사태가 40여년 동안 계속 되었다.

이렇듯 임의조제는 의료서비스가 형편없는 시절에 이승만이 택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지금이 6.25동란인가? 아니다. 거리엔 의원도 넘치고 한의원도 넘쳐난다. 지금은 6.25상황도 아니고, 국민들이 의사진료받기 위해 이틀 기다리는 시절도 아니다.

임의조제는 분업 전까지 누리는 권리 개념이 아니다.
어려웠던 시절의 부끄럽고도 슬픈 추억일 뿐.


요약 좀 해드릴까.

1.의료행위에는 '어디가 아프시냐'를 비롯한 문진, 진맥, 검안, 진찰이 모두 포함된다.
의료인 외에는 의료행위를 할 수없다.
한약업사, 한약사,약사 모두 의료인이 아니다.(보건의료인으로 법령에서 규정하지만, 이는 의료기사,영양사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지, 의료행위를 해도 된다는 규정이 아니다. 어디 약국에서 한번 진맥 해보시라. 보건소에서 달려올 것이다.)

2.임의조제라는 말의 개념은 권리 개념이 아니다.
임의조제는 이승만을 추억하기 위한 단서는 될 수 있지만 2001년의 대한민국에는 하등의 존재가치가 없는 과거의 추억일 뿐이다.
임의조제란 불법진료를 미화하기 위한 정치적 용어일 뿐. 인간들이여 현상을 직시하라!
한약사들이 불법진료와 임의조제를 요구하면 이렇게 반문하라!
"야 지금 625전쟁 났냐?"


3.한약사 문제는 꼼수 쓰면 꼬일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한의사가 부항하고, 전침도 직접 걸어야하고, 추나도 하고 약재 수치도 하고 약도 달여야하는가.
하루빨리 한방의료에도 한의사를 써포트할 수 있는 직종을 개발해내야한다.(치위생사, 치기공사 이런 직종들이 있기에 치과의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한방의료기사를 개발하고 한약사를 보듬어 나가고, 한방의료의 국민신뢰와 한의학 발전의 미래를 목표로 더 큰 그림을 그려야한다.
처방 몇가지 허용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큰 밑그림을 바탕으로 원칙으로 밀고 나갈때 승리의 길은 가까워진다.
자꾸 꼼수쓰면 자꾸 꼬인다.


언제나 그렇듯이 위기는 곧 찬스다.



마지막 사족; 한의사협회에 건의한다.
현재 약국,한약방에서 행해지는 불법진료행위(문진,진맥)행위를 접수하고 신고하는 시스템을 갖추자.
우리 밥그릇은 우리가.

치과의사회는 정책적으로 불법진료를 단속한다.
지방일간지에 광고를 내어 무허가 치과업을 하는 자들을 신고하도록 한다.
신고를 접수하여 보건소에 신고하고 신고자의 야매로 인한 부작용을 무료로 치료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