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길
詩/김양일
여수시 율촌면 월산리 535번지 종범이네 집
어쩌자고 잊고 있었는지
햇볕 쩌렁쩌렁한 여름 날
장독대 큰 다라니에 물 받아놓고 여름나기를 하던
그 풋풋한 너희의 토막 난 삶 앞에 아득해 하던
어쩌다
너희가 살던 그 동네를 지나치는 날이면
대문도 없는 마당귀 흐드러졌을 복사꽃 닮은 환함도
뒤돌아 보면 허전함뿐이다
사람이 그리워 몇 날 며칠을 눈물로 지새웠을
너희들이 그리워지는 날이면
텁텁한 막걸리에 사람냄새 안주를 찾던
그 선술집 할머니의 깊은 주름에 매달린
주렁주렁한 이야기만큼이나 에도는 걸음이 무겁다
어쩌자고 잊고 있던 너희들이 생각나는 날이면
햇살 붉어진 거리에 것도는 소리만큼
아슴하게 다가오는, 그 끝에 출렁이는
가난한 마을에 불빛이 환하다
깊어가는 가을만큼 그리움은 깊어지고
저무는 산 그림자, 잃어버린 그 길에
소슬한 바람으로 왔다가 가는 너를 잡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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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수님 시 감사합니다. 광주 모임에 꼭 참석하세요. 기다립니다.
그러고 보니 창작 글방이 있군요 미처 지나친 그곳을 찾았으니 부탁합니다 이 글과 아랫부분에 올린 글 창작방으로 이동 부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