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에 상당양의 상수리를 산에서 주어다가 묵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상수리의 맛은 매우 쓰고 떫어요. 쓴맛은 기를 내리고 떫은맛은 수삽작용이 있으니까 그 약성을 이용해서
약으로 사용하면 되겠는데 상황에 따라 약간 물에 우려서 사용하는것도 요령이 될 것 같습니다.
3개를 까서 날로 먹어보니 정말 뱃속이 뭘 꼭 끌어안은것처럼 좀 답답하더군요. 그냥 먹기에는 그 성질이 넘강해요.
그래서 묵을 만들어 보기로 했지요.
도토리는 물에 한두시간 담가 둡니다. 벌레를 없애는 방법인데요. 도토리를 깨끗이 씻는다고 생각하면 되요.
소쿠리에 건져서 말립니다. 다음날 방앗간에 가서 껍질까지 갑니다.
소금자루에다 넣어가지고 물호수를 아주 약하게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검정물을 뺌니다.(호수를 자루안에 두어야함)
이때 주의사항은 검정물이 타일바닥을 버릴수가 있으니 비닐을 깔고 절데로 도토리가 담긴 자루를 손으로 만지면 안돼요.
녹말이 빠져 나가니까요. 검정물이 거의 빠지면 큰 김치버무리는 통에 넣어 물을 부어가며 주물럭 주물럭 합니다.
옆에다 다른통을 하나 놓고 농도가 짙어지면 옮겨담고 다시 물을 부어 계속해서 주물러 녹말을 뺍니다.
한참 그렇게 하다보면 자루속에는 껍질만 남게 되지요.
하룻밤 자고 나서 물을 갈아 주어야 하는데 윗물을 버리지 말고 다른통에 담아 노세요. 워낙 농도가 진하다보면 녹말이
침전이 안될수도 있으니 다른통에 나눠서 물을 좀 넣어주면 녹말이 밑으로 잘 내려가겠지요.
윗물을 따라내고 나면 녹말과 붉은색의 부유물이 보입니다. 물을 충분히 더 넣어서 우려냅니다.
침전이 다되면(보통아침에서저녁까지)여러통에 물들을 가만히 따라내고 녹말은 모두 한군데로 모아야되겠지요.
이때 녹말가루위에 붉은 부유물이 조금 남을수도 있으나 맛을 보아 약간 고소하고 약간 떫으면 그만 우려도 되고
많이 떫으면 하루나 한나절 더 우려내 녹말을 일회용 비닐에 조금씩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때 사용하면
됩니다. 이때 물과 녹말의 비율은 1대4나 5정도 해서 묵을 만들면 아주 좋습니다. 묵이 다 쑤어지면 약간의 소금을 넣어
좀 저어 간을 해줍니다. 그리고 네모난 그릇에 식히면 냠냠 맛있는 묵 만들기 끝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묵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먹여보았는데 100점이라고 하네요^^
9월 21일 아침에 묵을 만들수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