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환경 : 보기/텍스트크기/보통, 그림 : 영천 은해사 지장전 벽화>
부모은중경 (父母恩重經)/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
내가 이렇게 들었다.
어느 때에 , 01)부처님께서 02)사위국 왕사성 03)기타수 외로운 이들 돕는 절에서 큰 04)비구 삼만 팔천 사람과 05)보살 06)마하살 들과 함께 계시었다.
그 때에 07)세존께서 여러 대중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가시다가 해골 한 무더기를 보셨다. 부처님은 해골 더미를 향하여 이마를 땅에 대고 정중히 예배하시었다. 이를 보고 08)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09)삼계의 큰 스승이시고 10)사생의 아버지이시오매 여러 사람들이 11)귀의하고 공경하는 터이온데 어찌 하여 해골 더미에 예배하시나이까?”
부처님은 이렇게 대답하시었다.
“아난아, 네가 비록 나의 큰 제자로서 출가한 지 오래지만 사리를 널리 알지 못하는구나. 이 한 더미 해골이 혹은 내 12)전생 조부모도 되었을 것이요, 또 여러 대에 내 부모도 되었을 것이므로 내가 지금 예배하는 것이로다. 아난아, 네가 이 한 더미 해골을 가지고 두 몫으로 나누어 보라. 만일 남자의 뼈라면 희고 무거울 것이요 여자의 뼈라면 검고 가벼울 것이니라.”
“세존이시여, 남자와 여자가 살아 있을 때에는 그 의복과생긴 모양으로 능히 구별할 수 있지만 죽은 뒤에는 마찬가지 백골이거늘 저더러 어떻게 분별하라 하시나이까?”
“아난아, 만일 남자라면 세상에 있을 적에 가서 경읽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13)삼보 앞에 예배하기도 하고 14)염불도 하였을 것이므로 뼈가 희고 무거울 것이요, 여자는 아기를 한 번 낳을 적마다 서 말 서 되의 피를 흘리고 여덟 섬 너 말의 젖을 먹이어야 하므로 뼈가 검고 또 가벼우니라.”
아난이 이 말을 듣자 가슴을 오리는 듯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오면 부모님의 은혜를갚사오리까?”
“아난아, 자세히 들어라.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어머니가 아기를 배어 낳느라고 열 달 동안에 겪어야 하는 지독한 고통을 말하리라.
어머니가 아기 밴 지 첫째 달에는 풀 끝에 맺힌 이슬방울이 아침에는 있다가도 한나절이 지나면 없어 지듯이 새벽에는 모여 있다가 흩어져 버리느니라.
둘째 달에는 잘 끓는 우유죽이 한 방울 떨어진 것 같으니라.
셋째 달에는 엉기어진 피와 같으니라.
넷째 달에는 점점 사람의 모양을 이루느니라.
그 다섯째 달에는 몸이 다섯 부분으로 되나니 그 다섯 부분이란 머리가 한 부분이요, 두 팔이 세 부분이요, 두 무릎이 다섯 부분이니라.
어머니가 아기 밴 지 여섯째 달에는 어머니 뱃속에서 여섯 15)정기가 열리나니 눈이 한 정기요, 귀가 두 정기요, 코가 세 정기요, 입이 네 정기요, 혀가 다섯 정기요, 뜻이 여섯 정기니라.
그리고 일곱째 달에는 어머니 뱃속에서 삼백 육십 뼈마디와 팔 만 사천 털구멍이 생기느니라.
여덟째 달에는 뜻과 지혜 가 생기고 아홉 구멍이 자라느니라.
아홉째 달에는 아기가 어머니 뱃속에서 먹기를 시작하는데 복숭아, 오얏, 마늘이나 오곡은 먹지 않느니라. 어머니의 생장은 아래로 향 하고 숙장은 위로 향하여 한 더미 산이 있는데, 이 산 이름이 세 가지니, 한 이름은 16)수미산, 한 이름은 업산, 한 이름은 혈산이니라. 이 산한번 무너지면한줄기 피로 화하여 아기의 입으로 흘러 들어가느니라.
어머니가 아기 밴 지 열째 달에는 마침내 낳게 되는데, 아기가 만일 효순한 자식이면 두 손을 합장하고 나오면서 어머니를 괴롭히지 아니 할 것이요, 만일 17)오역의 자식이면 어머니의 태를 깨뜨리거나 다리로 어머니의 골반을 버티기도 하여 어머니로 하여금 천 개의 칼로 찌르는 듯, 만 개의 창으로 가슴을 쑤시는 듯하게 하느니라.
이러한 고통을 겪으면서 이 몸을 낳은 뒤에도 열 가지 은혜가 있느니라.
여러 18)겁 내려오는 19)인연이 지중하여 20)금생에 어머님의 태중에 들었어라.
달수가 차갈수록 21)오장이 생기었고 일곱 달 잡아들면서 22)육부를 이루었네.
이 몸이 무겁기는 태산도 가벼웁고 굼니는 그 때마다 바람결 겁나나니 비단옷 생각 없어 입어도 보지 않고 머리맡 경대에는 티끌만 가득하네.
태안에 아기 배어 열 달이 다가오니 순산이 언제런가 손꼽아 기다리네. 나날이 기운이 없어 중병 든 사람 같고, 어제도 오늘날도 정신이 혼미하다. 무섭고도 두려움 이루 다 기억하랴. 눈물만 시름없이 옷깃을 적시도다.
슬픔을머금은 채 친척께 하소연이, 아마도 이번에는 죽을까 겁이 나오. 어지신 어머님이 이내 몸 낳으실 때 오장을육부까지 찢기고 으깨는듯 정신이 혼미하고 몸마저 무너지니 끝없이 흐르는 피 소와 양 잡아논 듯. 아기가 충실하단 좋은 말 들을 적엔 반갑고 기쁜 맘 비길 데 없었건만, 기쁨이 진정되니 슬픈 맘 다시 나며 아프고 괴로움이 온몸에 사무치네.
부모의 깊은 은혜 바다로 비유하리, 귀엽게 사랑하심 한땐들 어길건가.
단것은 모두 뱉아 아기를 먹이시고 쓴것만 삼키면서 얼굴도 찡그리지 않네. 사랑이 깊으시니 참을 길이 없고 은공이 높으심에 슬픔이 몇 고빌세.
어머니의 일편단심 아기 배 부르고서 사흘을 굶으신들 어찌 마다하랴. 이내 몸 젖은 자리 백 번도 싫다 하랴. 아기는 어느 때나 마른 데 눕히시며 두젖을 번갈아서 아기 배불리 먹이시고, 찬바람 쏘일세라 소매로 가리우네. 아기를 돌보느라 잠 한 번 편히 자 랴.
둥둥실 두둥실 끌안아 눌리시니 아기만 편하다면 무언 들 사양하며 어머니 내몸이야 고된들 어떠하리.
어머님 크신 은혜 땅에나 견주리까, 아버님 높은 공덕 하늘에다 비기 리까.
높고 큰 부모 은덕 천지와 같사오니 자식을 사랑하 는 부모 뜻 다를소냐? 눈과 코 없더라도 조금도 밉잖거든 손과 발 못 쓴다고 싫은 맘이 있으리. 배 갈라 낳은 자식 병신이 더 귀여워. 온종일 사랑해도 내 정성 그지없네.
지난날 이내 얼굴 꽃보다 어여뻐라, 옥같이 아름답고 솜같이 보드라워. 양미간 그린 눈썹 버들잎 부끄럽고 두뺨의 도홍빛은 연꽃도 수줍었네. 은혜가 깊을수록 내 얼굴 야위었고기저귀 빠느라고 손발이 거칠었네. 아들딸 기르노라고생을 말도 마라. 어머니 꽃얼굴에 주름살이 잡히었네.
죽어서 영이별도 잊을 수 없거니와 살아서 생이별은 내마음 끊노매라. 아들이 집을 떠나 타향에 가게 되면 부모의 슬픈 마음 그곳을 따라 가네. 이 마음 밤낮으로 자식을 생각하고 흐르는 두 눈물이 천 줄기 만 줄기라.
원숭이 새끼 사랑 창자를 끓다더니 부모의 자식 걱정 그보다 덜하리까. 어버이 크신 은혜 바다에 비길 건가, 산보다 높으시니 어떻 게 갚사오리.
자식의 갖은 고생 대신키 소원이요, 아들이 괴로우면 부모 맘 편치 않아.
아들이 길을 떠나 먼 곳에 간다 하면 밤이면 추울새라, 아이들 잠깐 동안 괴로움 받더라도 부모의 근심 걱정 하루가 삼추로다.
아버지 어머니의 그 은혜 어떻더냐.
자식을 생각는 맘 잠신들 쉬오리까. 서거나 앉았거나 마음이 따라가고, 멀거나 가깝거나 애정은 다름없네. 늙으신 부모 나이 백살이 되어서도 여든 된 아들 딸을 행여나 걱정하네. 부모의 깊은 은정 언제나 끊질런가. 이 목숨 다한 뒤엔 잊을지 어떨는지.”
부처님은 또 아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내가 중생들을 보니, 비록 사람은 되었으나 마음과 행실이 어리석고 미련하여 부모의 큰 은혜와 공덕은 생각하지 못하고 공경하지 아니 하며 은혜를 저버리고 인자한 마음이 없어 효도하지 아니 하며 의리가 없느니라.
어머니가 아기를밴지 열 달 동안 일어나고 앉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여 오랫병을 앓은 사람 같으며, 만삭이 되어 순산할 때에는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잠깐 동안 좋고 나쁜 것이 아기에게 해가 될까 염려하며, 양이라도 잡은 것 같이 피가 흘러서 자리를 적시느니라.
이러한 고생을 겪으면서 아기를 낳고는 쓴것은 삼키고 단것은 뱉아서 아기를 먹이면서 업어 기르고, 부정한 똥오줌을 받아 내면서 부정한 것을 빨래하되, 귀찮은 줄도 모르며 더운 것도 참고 추운 것도 참으면서 고생되는 것을 싫어하지 아니 하며 마른 데에는 아기를 누이고 젖은 데서는 어머니가 자며, 삼년 동안 어머니의 흰 피젖을 먹여서 어린 아기가 자라나면 학문과 예절을 가르치고 시집 보내며, 벼슬도 시키고 직업도 구하여 주며, 수고로 지도하여서 애써 기르는 일이 끝나더라도 정이 끊이었다고 말하지 아니 하느니라. 아들딸이 만일 병이 들면 부모도 병이 나고 그 자식의 병이 나아야 부모의 병도 비로소 낫게 되느니라.
이렇게 갖은 애를 써서 기르면서 어른되기를 희망하였건만, 자식이 성장한 뒤는 그러한 은공도 모르고 도리어 불효하고 불공하여 부모와 함께 말할 적에는 대답이 불손하고, 눈을 흘기고 눈동자를 굴리면서 능멸히 여기며 형
제간에 욕설하고 싸우며 친척들을 헐고 예의가 없어 22)규모를 따르지 아니 하며 부모의 이르는 말에 순종하지 아니 하고 형제간에 말할 적에는 일부러 어그장치며 나가거나 들어올 때에도 어른에게 알리지 아니하고 말과 행동이 버릇없고 괴상하며 제멋대로 일을 행하느니라.
부모는 훈계하여 책망하고어른들은 그런것을 일러줄 것이어늘 철없다 용서하고 촌장들이 덮어주기만 하였으므로 점점 자라면서 머트럽고 괴괴하여 순종하지 아니하고 잘못된 일도 항복하지 아니하며 도리어 성을 내느니라.
좋은 친구 를 버리고 나쁜 사람을 사귀며 습관은 천성이 되어서 드디어 허망한 일을 꾀하기 쉬우며, 혹 남의 꾀임에 빠져 타향으로 돌아나니면서 부모를 멀리 여의고 고향을 등지며 혹은 장사를 한다거나 군대에 따라 다니면서 엄벙덤벙 세월을 허송하다가 어찌 되어 결혼을 하게 되면 살림에 끄달리어 오래도록 본집에 돌아오지 아니하느니라.
이렇게 타향으로 다니면서 삼가고 조심하지 아니하다가 혹 남의 모략에 빠져 그른 법을 범하기도 하여 그로 말미암아 형벌을 받고 옥중에 구금도 되며 혹 모진 병환에 걸리어 무수한 곤경을 당하거나, 혹 액란을 만나 춥고 배고픔을 면할 길이 없게 될 적에, 돌보아 주는 사람은 없고 여러 사람의 천대를 받으며 혹은 길거리에 나앉아 필경에 죽게 되더라도 구호할 사람이 없고 죽은 송장까지도 땅속에 묻히지 못하여 붓고 썩으며 볕에 쪼이고 바람에 불리며 해골이 낭자하여 타향의 모래 바닥에나 풀밭에 뒹굴게 되면 부모 친척들과는 영원히 만나지 못하게 되느니라.
부모의 마음은 자식을 따라 길이 걱정 하기도 하고 혹은 피눈물을 흘리다가 눈이 어둡기도 하며, 혹은 너무도 슬퍼하다가 병이 되기도 하며, 혹은 자식을 기다리다가 몸이 쇠약하여 죽게 되면 외로운 혼이 원한이 되어서 끝끝내 잊어버리지 못하며, 혹은 아들이 효순과 도의를 본받지 아니 하고 이단의 무리들과 어울려 불량하고 포악해져서 나쁜짓을 일삼는다거나, 남을 구타도 하고 절도나 강도를 감행하기도 하여 이웃에까지 폐해를 끼치기도 하며, 술먹고 노름하고 여러 가지 죄를 저질러 형제간에 누를 끼치거나 부모에게 걱정을 시키기도 하며, 집을 나갔다가 늦게야 돌아오기도 하면서 어버이로 하여금 근심케 하느니라.
부모의 헐벗고 배고른 것은 아는 채도 않고 조석이나 초하루 보름으로 봉양할 것은 꿈에도 꾸지 아니 하며 부모가 나이 늙어 얼굴이 쭈그러지거나 기운이 쇠하여 지면 남이 볼까 부끄럽다고 과시와 구박이 자심하기도 하며, 혹은 아비가 홀로 되거나 어미가 홀로 되어 외딴 방에 혼자 있게 되면 마치 남의 늙은이가 객으로 와서 의탁하는 듯이 생각하여 방을 치우거나 마루를 닦는 일이 없으며, 한 번도 살펴보거나 문안하는 일이 없으며 방이 차고 더운 것이나 옷입고 밥먹는 것을 아는 채 아니하여 밤낮으로 탄식하고 슬퍼하게 하며, 혹시 맛있는 음식을 보면 싸가지고 돌아와서 부모에게 드려야 할 것이언만 남들이 비웃는다 하여 부끄 럽게 여기면서도 좋은 음식을 가져다가 처자를 먹일 적에는 체면도 불구하고 비루한 짓을 저지르며, 아내와 첩과 약속한 일은 꼭꼭이 행하면서도 어버이의 말씀과 부탁은 조금도 어렵게 생각하지 아니하느니라.
만일 딸자식이 행여 출가 하게 되면 집에서는 그렇게 효순하던 것도 남편을 맞은 뒤에는 점점 불공하게 되어 부모는 조금만 꾸짖어도 곧 원망하면서 남편에게는 매를 맞아도 달게 여기며 성이 다른 남에게는 정이 깊고 사랑이 간절하면서도 자기의 골육 친척에게는 도리어 생소하며, 혹 남편을 따라 타향에 옮게가게 되면 부모를 이별하고서도 사모하는 생각이 없이 소식을 끊고 편지 한 장도 보내지 아니함에 부모로 하여금 간장이 끊어지듯이 생각하게 하나니, 부모가 딸의 얼굴을 한번 보고 싶어하는 것이 목마를 때 물을 생각하듯이 잠시도 쉬지 아니하느니라.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한량없건마는 자식의 불효하는 죄악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느니라.”
그때에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부모의 은덕 말씀하심을 듣고 몸을일으켜 땅에 던지면서 스스로 부닥쳐 온몸의 털구멍마다 피를 흘리며 기절하였다가 다시 소생하여 높은 목소리로부르짖었다.
“가슴이 쓰리고 마음이 아프옵니다. 저희들이 지금에야만 죄를 지은 줄을 알겠습니다. 이제사 비로소 잘못된 줄을 알고 보니 쓸개까지 부서지는 듯 어찌할 바를 모르겠나이다. 바라옵건데, 세존께서 불쌍히 여기사 구원하여 주소서. 어찌 하여야 부모의 깊은 은혜를 갚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정중하고 청아하신 음성으로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설명하리니 자세히 들으라.
24)가사 어떤 사람이 왼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어깨에 어머니를 업고서 수미산을 백천 번을 돌아서 가죽이 떨쳐 뼈가 드러나고 뼈가 닳아서 골수가 흐르도록 하더라 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사 어떤 사람이 흉년을 당하여서 어버이를 위하여 그 몸의 살을 우려내고 뼈를 갈아서 티끌같이 하기를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 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사 어떤 사람이 손에 잘 드는 칼을 잡고 부모를 위하여 자기의 눈을 도려내어 부처님께 바치기를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사 어떤 사람이 어버이를 위하여 잘 드는 칼로 자기의 염통을 도려 내어 피가 흘러 땅을적시는 고통을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사 어떤 사람이 어버이를 위하여 백천 자루 칼로서 자기의 몸을 쑤시되 왼쪽으로 찔러서 왼쪽으로 뽑기를 백천 겁이 지나 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사 어떤사람이 어버이를 위하여 몸에 불을 켜서 여래에게 공양하기를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은혜는 갚을 수없느니라.
가사 어떤 사람이 어버이를 위하여 뼈를 부수어 골수를 내며 백천 개의 창끝으로 일시에 몸을 쑤시기를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사 어떤 사람이 어버이를 위하여 백천 겁이 지나도록 뜨거운 무쇠 탄환을 삼키어 온 몸이 타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이 때에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모의 깊은 은덕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뿌리며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저희들은 막중한 죄인이올시다. 어떻게 하면 부모의 깊은 은혜를 갚을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깊은 은혜를 갚으려거든 부모를 위하여 이 경전을 쓰며 부모를 위하여 이 경전을 읽고 외우며, 부모를 위하여 죄를 참회하며, 부모를 위하여 삼보에게 공양하며, 부모를 위하여 25)재계를 받아 지니며, 부모를 위하여 26)보시하여 복을 지을 것이니, 만일 이리만 하면 효도하는 아들이라 할 것이요, 이런 행을 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질 사람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아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불효한 사람은 죽은 뒤에 27)아비지옥에 떨어지게 되나니 이 큰 지옥은 넓이와길이가 팔만 28)유순이요 사면에 무쇠성이 둘러있는데, 무쇠그물로 둘러싸고 그 땅은 벌겋게 달은 무쇠로 되었으며 모진 불이 훨훨 타서 맹렬한 불길이 번개같이 번쩍이고 끊는 구리즙과 무쇠물을 죄인의 입에 부어 넣으며 쇠뱀과 구리로 된 개가 항상 불꽃을 토하며 굽고 지지고 끓이고 삶아서 살이 타고 기름이 끓어져 고통을 참고 견디기 어려우며, 쇠채찍과 쇠꼬치와 쇠망치와 쇠창이며 칼과 검이 구름 쏠리듯 비가 오듯 공중에서 내려와서 사람을 갈기고 후리고 찌르고 쳐서, 죄인을 괴롭히되 여러 겁을 지나면서 고통을 받아잠깐도 쉴 사이가 없으며, 또다시 다른 지옥에 들어가서 머리에 불화로를 이고 무쇠차로 사지를 찧으며 창자가 쏟아지고 골육이 낭자하게 되어 하루에도 천 번 살고 만 번 죽나니, 이렇게 고통을 받는 것은 모두 전생에 불효한 오역죄를
지었으므로 이러한 죄보를 받는 것이다.”
그 때에대중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이 오늘날 어떻게 하여야 부모의 깊은 은덕을 갚겠 나이까?”
“만일 부모의 은덕을 갚으려거든 부모를 위하여 경전을 다시 널리 펼치면 이것이 참으로 부모의 은덕을 갚는 것이니라. 경전 한 권을 만들면 한 부처님을 뵈올 것이요, 백 권을 만들면 백 부처님을 뵈올 것이요, 천 권을 만들면 천 부처님을 뵈올 것이요, 만 권을 만들면 일만 부처님을 뵈올 것이니, 이 사람의 경전을 만든 공덕으로 말미암아 여러 부처님들이 항상 오시어서 보호하시므로 이 사람의 부모로 하여금 천상에 태어나서 여러 가지 즐거움을 받으며 영원히 지옥고를 면 하게 할 것이니라.”
이 때에 대중 가운데 있던 29)아수라, 30)가루라, 31)긴나라, 32)마후라가(摩喉羅迦), 33)인비인(人非人)과 하늘가 34)용야차와 35)건달바와 여러 작은 나라 임금들과 천년 성왕들과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각각 원을 세웠다.
“저희들이 오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차라리 이몸을 티끌 같이 부수어서 백천 겁을 지날지라도 맹세코 여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나이다. 차라리 백천 겁 동안에 혀를 백 유순 되게 빼내어 36)보습으로 갈아서 피가 흘러 강이 되더라도, 맹세코 여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나이다. 차라리 백천 자루 칼로서 이 몸을 좌우로 찌르고 뽑아내더라도 맹세코 여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나이다. 차라리 이 몸을 철망 으로 얽어서 백천 겁을 지나더라도 맹세코 여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나이다. 차라리 작두와 방아로 이 몸을 찧고 부수어 천만 조각을 내어 가죽과 살과 뼈가모두가루가 되기를 백천 겁을 지나더라도 마침내 여래의 가르침을 어 기지 않겠나이다.”
이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 하오며 어떻게 받들 어 지니오리까?”
“아난아, 이 경은 대부모은중경이니 이렇게 이름하여 너희 들이 받들어 가질지니라.”
이 때 대중 가운데 천상 사람, 세간 사람과 아수라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여 믿어 받들고 그대로 행하며 경례하고 물러가시었다.
<어버이의 열 가지 크신 은혜>
회탐수호은(懷耽守護恩) : 품에 품고 지켜주시는 은혜
임산수고은(臨産受苦恩) : 해산함에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
생자망우은(生子忘憂恩) :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은 은혜
열고토감은(咽苦吐甘恩) : 쓴 것은 삼키고 단것을 뱉아 먹이시는 은혜
회건취습은(廻乾就濕恩) : 마른 자리 아기 뉘고 젖은 자리 누우신 은혜
유포양육은(乳哺養育恩) :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
세탁부정은(洗濯不淨恩) : 더러운 것을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원행억념은(遠行憶念恩) : 멀리 떠나면 걱정해주시는 은혜
위조악업은(爲造惡業恩) : 자식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신 은혜
구경연민은(究竟憐愍恩) : 끝까지 염려하시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
<註>
01) 부처 : ① 佛敎의 敎祖인 釋迦牟尼, Buddha
② 佛像
③ 佛敎에서 大道를 깨달은 聖人이나 功德主
④ 정직하고 慈悲心이 두터운 사람
02) 사위국 왕사성(舍衛國 王舍城) : 인도 북부 지방의 고대 국가
03) 기타수(祗陀樹) : 기타수 급고독원(祗樹 給孤獨園)의 줄임. 기원(祇洹)정사라고도 하며 사위
성 남쪽에 있는 불교사으로 석가모니 생존 때 자주 머물면서 설법한 곳으로 초기불교의 정사
가운데 가장 유명함.
사위성의 수달다(須達多 Sudatta) 장자가 매입하여 정사를 지었는데 수달다 장자는 고독한
사람들에게 많은 보시를 베풀었기 때문에 급고독(給孤獨)이라는 별칭을 얻었다고 함.
04) 비구(比丘) : 具足戒(比丘와 比丘尼가 지켜야 할 모든 法戒)를 받은 남자 중
05) 보살(菩薩) ① 위로 부처를 받들고 아래로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의 버금가는 성인
② 보살乘(三乘 즉 聲聞乘, 緣覺乘, 菩薩乘의 하나)의 약칭
③ 나이 많은 여신도를 대접하여 이르는 말
④ 釋迦牟尼의 생전
06) 마하살(摩訶薩) : 성인, 큰 법, 큰 보살
07) 세존(世尊) : 석가세존의 약칭
08) 아난(阿難) : 세존의 큰 제자 이름
09) 삼계(三界) : ① 天界, 地界, 人界
② 衆生이 사는 世界(欲界, 色界,無色界)
③ 佛界, 衆生界, 心界
④ 과거, 현재, 미래
10) 사생(四生) : 생물의 네 가지 생식 종류, 즉 태생, 난생, 습생, 화생(自體 없이 홀연히 생김)
11) 귀의(歸依) : 신앙으로 몸을 맡기고 기댐
12) 전생(前生) : 三生(前生, 現生, 後生)의 하나, 이 세상에 나오기 전의 세상
13) 삼보(三寶) : 佛寶, 法寶, 僧寶
14) 염불(念佛) : 南無阿彌陀佛(아미타불에 歸依함)을 생각하며 부르는 일
15) 정기(精氣) : 만물이 생성하는 원기
16) 수미산(須彌山) : 불교 세계설에서 세계의 중심에 솟아 있다는 큰 산
17) 오역(五逆) :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질 다섯 가지의 악행, 즉 살부(殺父), 살모(殺母), 살
아라한(殺阿羅漢), 파화합승(破和 合僧), 출불신혈(出佛身血)
18) 겁(劫) : 천지가 개벽(開闢, 천지가 처음 열림)하여 다음 다음 개벽할 때까지의 시간
19) 인연(因緣) : 결과를 얻을 직접 원인과 그 인으로 말미암아 간접적인 힘. 일체 중생은 인(因)
과 연(緣)에 의하여생멸한다고 함
20) 금생(今生) : 이승(살아있는 당세)
21) 오장(五臟) : 퍠장(肺臟), 심장(心臟),비장(脾臟), 간장(肝臟),신장(腎臟)의 다섯 가지 내장
22) 육부(六腑) : 대장, 소장, 위, 담, 방광, 삼초(三焦, 상초 : 심장 아래, 중초 : 위 아래, 하초 : 방
광의 위) 총칭
23) 규모(規模) : 본보기가 될만한 제도, 규범
24) 가사(假使) : 가령, 이를테면
25) 재계(齋戒) : 제를 올리는 사람이 마음을 가다듬고 심신을 깨끗이 하여 음식과 생동을 삼가
며 부정(不淨)을 피함.
26) 보시(布施) : 깨끗한 마음으로 법이나 재물을 아낌없이 여러 사람들에게 베풂.
27) 아비지옥(阿鼻地獄) :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이 가장 심하다는 八大 地獄의 여덟 째.
28) 유순(由旬) : 40哩 (리=mile)
29) 아수라(阿修羅) 싸움을 일으키는 귀신
30) 가루라(迦樓羅) : 불경에 나오는 상상의 큰 새. 머리는 새, 몸은 사람을 닮고 날개는 금빛이며
입에서는 불을 내뿜는다고 함
31) 긴나라(緊那羅) : 인도 신화에 나오는 음악의 신
32) 마후라가(摩喉羅迦) : 긴나라와 함께 악천(樂天)을 대동한 음악신으로 제석천을 따른다고 함
33) 인비인(人非人) :
34) 용야차(龍夜叉) : 모습이 추악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사람을 해한다는 잔인 혹독한 귀신
35) 건달바(乾撻婆) : 팔부중의 하나로 고기와 술을 먹지 않고 향만 먹고 산다는 신
36) 보습 : 쟁기 술바닥에 맞추는 삽 비슷한 쇳조각. 보삽
자료 수집 및 편집 : 권 오 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