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경 상영예정인 영화 / 제목 : <천상의 소녀>

[백송]

12월 말 경쯤  본당에서 상영 할 영화 / 제목 : 천상의 소녀

 < 줄거리>

  “잊을 수는 없지만 용서할 수는 있다.

” 넬슨 만델라의 말로 시작하는 <천상의 소녀 Osama>는,

잊을 수는 없지만 용서하고 싶은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직시한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세디그 바르막 감독은

탈레반 정권 시절 찍은 작품들을 모두 정부에 압류당했음에도,

아프가니스탄이 재건된 후 다시 고국의 끔찍한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집안에 남자가 없으면 여자들이 일을 할 수도 없고

외출도 할 수 없었던 탈레반 정권 시절,

어느 12살 소녀의 집안 남자들은 모두 전쟁에 나가 죽었다.

생존의 위협을 받던 가족들은 급기야

이 소녀를 남장을 시켜 세상으로 떠나 보낸다.

식료 잡화상점에서 ‘오사마’란 이름으로 살아가던 소녀.

언제 들킬지 몰라 조마조마하던 차에,

군대훈련 소집에 동원되면서 오사마는 예정된 비극으로 향한다.

  세상에 나가기 전,

긴 머리칼을 자르면서 소녀는 울음을 터뜨린다.

할머니는 소녀에게 무지개의 전설을 이야기해주며 희망을 심어주고,

소녀 역시 잘린 머리칼을 화분에 심어놓고 물까지 준다.

소녀는 언젠가 그 화분에 싹이 돋아나길 기다리겠지만,

그러기엔 현실이 너무 거대하다.

  여성이 몰래 일을 하거나 혼자 외출했을 때

혹은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그 파급은 교통딱지를 끊는 것 만큼 간단한게 아니다.

살기 위해 생계전선에 뛰어들었는데, 그 벌은 곧 죽음이다.

  <천상의 소녀>에서 오사마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악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악몽은 서구인의 시선에 의한 정치적인 사안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사람에 의해 그려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보편적인 삶이기에

더 날카롭게 와닿는다.

 

  감독은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소녀

마리나 골바하리를 캐스팅했고,

마리나는 식구들의 생계가 해결될 거라는 믿음으로

위험한 영화 촬영에 응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천상의 소녀>는 극영화지만,

다큐멘터리보다 더 리얼한 충격을 준다.

  오사마의 비극이 가공된 것이 아니기에,

영화를 보며 "좋다, 싫다"를 판단할 수 없을 정도다.

관객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사마가 감당할 끔찍한 비극을 목도하는 것뿐이다.

  감독은 오사마가 무지개를 기다렸던 심정으로,

아프가니스탄의 희망을 기다리며 영화를 찍었다.

하지만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지금도,

부르카를 쓴 여성들의 현실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