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계보를 잇는 이형우 목사 자녀들

[김종문 목사]

믿음의 계보를 잇는 이형우 목사 자녀들

오늘은 마지막으로 책에 실은 바보 이형우의 가족이야기를 실어봅니다. 나의 사랑하는 두 이들 이야기... 개척교회하며 제대로 돌보지 못한 아들들에게 하나님이 어떤 은혜를 주셨는가... 바보목사에게는 특별한 하나님의 은혜가 임합니다.

내게는 피를 나눈 5남매가 있다. 내가 맏이고 그 아래가 4살 아래 이혜숙 사모, 그 아래 이정우 목사, 이정숙 전도사, 이명숙 권사이다. 우리 5남매 가족은 3대 온 가족들이 변함없이 하나님을 믿고 섬긴다. 

목회자 가정들도 온 가족이 믿음 안에 하나 되지 못한 가족들이 많지만 우리 5남매 가족은 모두가 교회 중직인 목사 장로 권사들이다. 어려서부터 조부모님께 철저히 신앙훈련이 되었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나의 두 아들 중 하나는 목사가 되어 뉴질랜드 선교사로 나가고, 하나는 안수집사로 한울교회를 섬기며 믿음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개척교회 시절 아이들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방치된 채로 자랐다. 나는 목회한다고 바쁘고 아내는 교사로 나가니 바쁘고 학교 다녀와서는 피곤해서 아이들 돌볼 겨를이 없이 쓰러졌다. 몸무게 43키로로 피골이 상접하니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 

시모님 모시랴 개척교회 하랴 성도가 없으니 새벽기도 참석하랴 살림하랴 출근하랴 감당이 되지 않아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지 안하는지 숙제는 하는지 안하는지 살피지 못하니 아이들은 학교 갔다 와서 자유로운 영혼들이 되었다. 

형과 이이가 연년생으로 학년은 2년 차이지만 체격이 작은 형과 동생이 함께 어울려 매일 같이 레스링하고 놀았다. 큰아이가 그렇게 중학교에 들어가고 둘째가 5학년이 되었을 때 둘째 학교에서 부모님 호출이 있어 아내가 학교 갔더니 

선생님이 이 아이 성적이 너무 나빠서 반성적 떨어지니 옆에 다른 학교로 옮기라한다면서 울상이다. 반에서 꼴찌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어느 집사가‘초등학교 아이들은 공부 안 시켜도 된다. 중학교 가서 해도 된다’해서 그 말 믿고 방치했더니 엉망이 된 것이다.

한숨 쉬는 아내 대신 내가 나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했다. 나는 우선 아파트 앞 작은 상가 공부방에 둘째를 보냈다. 그곳에선 저렴하게 산수 그룹지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아전과 표준전과와 수련장 두 권, 동아 표준 학습, 이달 학습, 다달 학습, 산수완성 등 열권 정도를 사서 우선 전과를 매일 학교 수업보다 한 단원을 앞서 접어주고 연필로 줄을 치며 읽게 했다. 

그 다음은 전과에서 읽은 내용을 토대로 수련장을 풀게 하고 이달 학습과 다달 학습, 산수완성을 맨 나중에 풀게 했다. 중학생인 형은 당시 교육전도사였던 이준문 전도사께 부탁해서 일주에 한번 학습지도를 부탁하고 역시 매일 참고서를 읽고 문제를 풀게 했다. 이 자리를 빌려 이준문 전도사, 지금은 이 목사께 감사를 드린다. 

공부 안하고 놀던 아이들이 갑자기 날 벼락이 떨어져 12시까지 나와 전쟁을 치렀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 때 둘째 시온이 학교에 다녀오더니‘아버지, 나 오늘 학교에서 산수 쪽지 시험을 쳤는데 100점 맞았어요. 내가 반에서 1등 했어요!.’한다.

아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이다. 반에서 꼴찌 하던 애가 학교 전학한다고 성적이 갑자기 오르겠나. 그래서 내가 용기를 줬다.‘그래. 수고했다. 넌 원래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머리가 좋아. 하면 얼마든지 1등할 수 있어’

아들은 그 일이 고무되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공부해서 상위 성적으로 중학교에 들어가 학급 간부가 되고 고등학교 진학시험에서 200점 만점에 198점을 받았다. 이건 나중에 대학 진학을 위한 학부모 상담에서 알게 되었다. 진작 알았으면 좀 더 열심히 독려할 것을!

시온은 고등학교 진학 후 교회로 찾아오는 친구들과 어울려 밤늦게까지 농구대에 매달리며 신나게 놀았다. 당시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 교회 안에 작은 5평정도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과 어머님이 안방을, 나와 아내가 겨우 누울 공간을 만들어 살고 있어서 밤마다 교회에 나온 친구들이 불러내 나가서 놀았다. 

나는 고등학생이니 이제는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두고 본인이 원할 때만 필요하면 당시 단과반인 한국학원에 영어나 수학만 가끔씩 듣게 했다. 당시는 그 학원이 가장 학원비가 저렴했다. 

그런데 고 2 올라갔을 때 학교에서 진학 상담을 하러 학부모를 오라해서 갔더니 담임이 이 애가 입학할 때 성적이 이렇게 뛰어나서 우리 선생들이 서울 대 갈 애가 들어왔다고 좋아했는데 어째서 성적이 반에서도 중간으로 떨어졌냐 해서 

이제는 스스로 알아서 하게하고 가끔 제가 필요하다하면 한국학원 단과반만 보내고 있다하니 선생이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보며 지금 이 애 같은 성적의 애들은 서울대 보내려고 학원을 두 개 세 개 보내고 주말 반에 따로 과외 수업을 시키는데 부모가 어찌 그리 방치하느냐 책망한다. 

에고, 진작에 성적을 좀 알려주지. 그러면 공부에 신경을 좀 썼을 텐데...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선생님과의 면담결과를 말하고‘이제는 그만 놀고 공부 좀 해야 하지 않겠니?’하니 이제부터는 덜 놀고 공부 열심히 하겠단다. 

그리고 1년 동안 열심히 해서 시험 치른 대학에 모두 합격했는데 그중 본인이 원하는 한양대 영문과에 들어갔다. 그만큼 한 것도 기적이요 은혜다. 너무 너무 감사하다. 

큰아들 현민은 뒤늦게 전도사님을 통해 지도를 했지만 이미 늦어서 고민 끝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수도공고에 보내 일찍 직장생활을 시키려했다. 억지로 안 되는 공부시키려다 본인도 나도 서로 힘들게 되어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행복이 성적순도 아니고 꼭 대학가야만 하는 것도 아닌데 서로 공부 잘한다 못한다 갈등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냥 마음껏 신앙생활이나 하며 즐겁게 살게 하자. 그것이 나와 아들을 위한 길이다. 

그래서 아들 현민은 고등부 회장이 되어 아무 부담 없이 기타 치며 학생들을 영적으로 이끌며 찬양과 기도 속에 행복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때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뜨겁게 기도하며 불이 붙었었는지!
 
그런데 고 3이 되어 진학반과 취업반이 나뉘게 되자 어느 날 아들이‘아버지 저랑 애기 좀 해요. 상담할게 있어요.’그러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도 진학 반에 가서 공부해 대학에 가야겠다는 것이다. 

본인이 하겠다는데 나야 뭐라 하겠나.‘그래 한 번 해봐라. 내가 도울 수 있는 한 도와줄게’그리고 학교에 가서 담임과 상담했더니 아주 생각 잘했다면서‘이 애가 입학할 때 전교 성적 50등이었어요. 그래서 좀 아깝다 생각했죠.’

에고, 이런 또, 진작에 알려주지... 내가 너무 무심했다. 아이들 성적에 관심을 가질걸! 아들은 3학년 진학 반에 들어가니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공고는 아이들에게 자율권을 줘서 남은 기간 동안 스스로 최선을 찾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얼마나 감사한 정책인가. 아들과 나는 이미 영어 수학은 늦어 따라가기 힘드니 암기 과목을 위주로 가장 인기 있는 참고서 하나만을 택해 집중키로 했다. 그리고 아들이 원하는 대로 비디오 테이프를 열 개 사다주었다. 

EBS 교육방송을 녹화했다가 오전에 듣고 오후에는 독서실에 가서 종일 파묻히기로 했다. 그리고 아들은 예비고사 볼 때까지 열심히 공부했다. 본인이 말한다.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동안 안했노라고......

예비고사 성적은 400점 만점에 220 점 정도를 받아 몇 군데 성적에 맞춰 서류를 수도권과 지방 권에 서류를 넣었다. 공고기 때문에 이공계 계통으로 했다. 그리고는 그중에 외할머니가 계신 군산대학 화공과에 입학했다. 

아무리 남자지만 객지에서 자칫 빗나갈지도 모르기에 외할머니 집에서 다니는 게 좋겠다 생각됐기 때문이다. 아들은 2년간 군산에 살면서 외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 아들은 아기 때 엄마의 직장생활로 외할머니 손에 맡겨져 자랐다. 짐도 되었겠지만 외로운 외할머니에게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2학년을 마치고 아들은 동사무소에 배치되어 군 복무를 하게 되었다. 

군 복무를 마칠 무렵 아들은 또 다시 내게 면담을 요청했다. 내용은 아무래도 자기가 신학교에 가야겠다는 것이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만했는데 역시 주의 종이 되어 영혼을 구원하고 돌보는 일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겠다는 것이다. 

내가 반대할 이유가 뭐겠는가. 쌍수를 들어 환영이지. 어릴 때 두 아들 꿈이 아버지 뒤를 이어 주의 종이 되겠다더니 자라면서 그 길은 저만치 밀려났었다. 이제 큰 아들이라도 그 길을 가겠다는데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아들은 입시 학원에 들어가 편입시험을 준비하고 강남대 영문과 경원대 철학과, 경기대 국문과에 시험을 치러 모두 합격했다. 그리고 그 중에 내가 하고 싶었던 국문과에 들어가 졸업 후 장신대 신대원에 100기로 들어가 졸업했다. 

그리고 무학교회 교육전도사, 송학대 교회 부목사, 기쁨의 교회 부목사를 거쳐 뉴질랜드 선교사로 나갔다. 한국에 머물며 목회하면 선배인 내가 길을 인도해줄 수도 있을 텐데 아이까지 둘 딸리고 셋째까지 임신한 상태서 본인이 신학교 가며 서원했던 길을 간 것이다. 더 늦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그것도 미국에 가 있는 친구들이 그리로 오라는 것을 뿌리치고 일부러 인터넷을 뒤져 전혀 연고가 없는 곳으로 갔다. 아는 이들이 전혀 없는 곳으로 가야 제대로 선교사 노릇 하겠다면서! 하나님께 서원한 약속을 지키겠다면서...

아들은 이제 선교 6년차다. 올해 45세. 부교역자는 이제 졸업하고 어딘가로 목회지를 결정해야한다. 세 아이 아빠로써 영주권까지 받았는데 어디로 가야할까. 그 길을 우린 잘 모른다.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기도한다. 

착하고 순수한 아들. 책임감 강하고 어디서나 잘 어울리며 인정받는 아들이기에 어딜 가든지 잘 해내리라 믿는다. 워낙 착하니 바보 아버지 뒤를 이어 바보 목사로 계대를 이어 가게 될 것이다.

둘째 아들은 아내와 함께 한울교회 안수집사로 충성을 다한다. 함께 아동부 교사를 섬기며 2부 찬양을 인도하고 3040 젊은 부부에 속해 열심히 교회를 섬기는 충성된 일꾼이다. 

수입의 많은 부분을 선교비와 구제비로 사용하면서 아이들 둘과 함께 바보처럼 묵묵히 주의 길을 가고 있다. 이 아들도 살아가는 모습이 꼭 바보다. 그 아비에 그 아들들이다. 우리 삼부자 바보 가족 만만세!!!

나의 바보 목사 이형우의 힐링편지에 나오는 글들 중 일부에 대한 연재를 끝내며 어제 뉴질랜드 사랑하는 딸 이은정 사모가 보내온 하나남의 약속만 믿고 누가 뭐라던 묵묵히 방주를 지었던 바보 노아에 대한 찬양을 싣는다.

♡ 뉴질랜드 이은정 사모 글 ♡

아버님의 힐링편지 내에 실리는 책 내용에 맞는 찬양이 지금 라디오에서 나오길래 아버님 생각이 나서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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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세상모르고 배만 만드는 노아 당신 참 바보 같군요. 당신 정말 바보 같군요. 왜 맑은 날 배를 만드나요. 왜 하필 높은 산위에. 당신 참 바보 같군요. 당신 정말 바보 같군요.

눈부신 해가 하늘 높이 뜨면 비의 약속 잊을만한데, 날마다 듣는 조롱에 그 외로운 길 포기 할 만한데, 당신은 어쩜 그리 묵묵히 그 길 가나요. 당신은 어쩜 그리 그 자리를 지켜냈나요. 당신은 어쩜 그리 묵묵히 그 길 가나요. 당신은 어쩜 그리 그 자리를 지켜냈나요.

눈부신 해가 하늘 높이 뜨면 비의 약속 잊을만한데, 날마다 듣는 조롱에 그 외로운 길 포기 할 만한데, 당신은 어쩜 그리 묵묵히 그 길 가나요. 당신은 어쩜 그리 그 자리를 지켜냈나요. 당신은 어쩜 그리 묵묵히 그 길 가나요. 당신은 어쩜 그리 그 자리를 지켜냈나요.

당신 참 바보 같군요. 당신 정말 바보 같군요. 당신 참 바보 같군요. 나도 바보처럼 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