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양 광 모
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
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에 빠졌거나
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왔을 때
"가슴 더욱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아침에 눈 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바람에 꽃 피어
바람에 낙엽 질 때까지
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 있어, 살아 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살아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
첫댓글 나는 무정부주의니 페미니스트이니 말하곤 했지만 또 대단히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
연애에 있어서도 그러했었고 시에 대해서도 그러했었다
요즈음의 대부분의 시들은 너무 관념적이거나 난해하고 스스로 대중에게서 멀어져
소수의 매니아들 만을 위한 특별한 것이 되려는 경향이 느껴진다
난 시는 노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썼던 시들이 싫기도 했고 쓰고 싶어했던 시들은 써지지 않았다
32년 전에 떠올라 아직도 그대로 있는 시상 하나도 그러하다
오늘 뉴스공장을 듣다가 반갑게도 보수적인 시를 만났다
지금 뜨거운 화두처럼 언급되는 보수
오염되지 않은 보수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가치있다
2대째 조선일보를 구독한다던(나로선 이해가 불가하지만) 홍장원 국정원1차장의 꼿꼿함은 그래서 너무나 반가운 보수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