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월동 폐선부지공원 시민참여 본격화 * (그 1)
내 손으로 심은 나무 푸른길 울창
황량한 광주 도심 폐선부지에 생명을 불어 넣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대남로가 도시 숲으로 탈바꿈된 데 이어 올해는 진월동 폐선 구간이 푸른 색갈로 옷을 갈아 입게 된다.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건설된 광주 철도, 그러나 편리함 만큼 각종 소음 피해와 교통혼잡, 빈번해진 열차사고는 악몽이었다.이에 철도는 도심에서 외곽으로 물러나게 되고 시민에게 되돌아온 땅은 사람과 자연,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면서 도심 속에서 자연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생명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있다.
무엇보다 이 푸른길 조성은 행정기관에만 맡겨놓지 않고 시민의 참여로 완성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2002년 3월, 지역주민과 민간단체,전문가 등이 모여 '푸른길 가꾸기 운동본부'를 결성,계획과 설계는 물론 공원 조성까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참여로 완성된 대남로 푸른길은 시민들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나무가 심어졌다. 나무 한그루 값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던 옛 헌수운동의 틀을 벗어나 적극적인 참여 활동이 이루어졌다. 가족 외식비를 아껴 가족 이름이 달린 나무를 심는가 하면 직장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푸른길을 조성하기도 했다.
참여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관리인을 자처하는 주민들도 있다. 아침마다 프른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쓰레기를 줍고, 서로 애완견 출입 자제, 공원 깨끗이 이용하기 등을 강제하고 있다. 벤치에 페인트칠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따뜻한 봄이 오면 예쁜 새집을 달아주자는 제안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대남로 구간의 시민참여 성과를 바탕으로 진월동 전체구간(2.4km) 중 880m는 설계부터 식재수종 결정 등 전권이 시민들에게 주어졌다. 이에 푸른길본부는 진월동 880m 구간에 대해 공원조성 계획.식재수종등을 시민들과 함께 결정하고 만들어 갈 계획이다.
시민들의 참여가 나무로, 벤치로 자리잡아 도심 속 푸른길의 녹음을 짙게 할 것이다.
시민들이 그리는 꿈의 정원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온갖 소음과 매연으 로 가득찬 도심 속에서도 싱그러운 숲의 냄새를 맡을 날이 멀지 않았다.
<광주드림(2006년2월14일자 이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