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를 마치며 소감한마디를 쓰라는데 어찌 한마디로 소감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인생 중 "내가 무언가를 해 냈구나."하는 뿌듯함과 보람, 그리고 힘든 고통을 이겨낸 성취감 등을 어떻게 한마디로요?
다 들 건강이 소중하다고들 합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고들 하고요.
그 말 모르는 사람 없고, 나름대로 건강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건강에 진정 보탬이 되는 운동을 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한 두달에 무등산 한번 다녀오는 것으로 자주 등산 한다고들 하고,
밥 잘 먹고, 술 잘 먹는데 이상 없으면 건강하다고들 착각을 합니다.
나 또한 3년 전까지 앞에와 같이 건강관리를 하였으며 무척 건강하다고 자신하였습니다.
혈압 정상이고, 당뇨 없으며, 술 먹고 잘 이겨냈었거든요.
근데 그것이 아니더라고요, 건강검진 결과 위암이라더군오. 검진 때 위궤양이 조금 있다고 하였는데, 검사결과 통보받던날
새벽 4시까지 술을 많이도 마셨는데...
진짜로 노란 하늘을 보았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는 내게... 핑계를 댈 여유도 없이요.
수술 후 몸무게가 20kg이 빠지더라고요. 73~74kg에서 53kg까지요. 사람의 손등에 까지 살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34인치 나가던 허리는 27인치로 빠져 배에 있던 살가죽이 할머니 뱃살처럼 축 처지고...
살이 빠져 날씬해 진건 좋은데 그 귀찮은 지방만 빠지는 것이 아니고, 근육이 함께 빠지더군요. 가죽은 늘어진채로요.
힘이 없어진 겁니다.
그 후 진짜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살기 위해서요, 잘 살기 위해서요
새벽에 국선도 단전호흡을 하고, 골프도 배우고, 틈나는 대로 걷고, 주말이면 산악회 따라서 산행을 하고요.
그러던 중 대간 길을 몇 차례 경험하였습니다. 우리가 갔던 35구간 중 10여 구간을 중간 중간 다녀왔는데
백두대간을 처음부터 종주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리하여 이리저리 알아보니 2007년도에 두 군데 산악회에서 대간을 시작하더군요.
두 군데 다 신청을 하였지요. 직업 특성상 빠짐없이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두 군데 산악회 중 내게 일정 맞추기가 쉬운 곳에서 산행을 하기 위해서요. 한 곳은 몇차례 같이 산행을 하였던 곳이고, 한 곳은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함께하였던 블랙야크 산악회였습니다. -그 때의 블랙야크 산악회 기억은 ‘음, 별로였습니다'. 진짜 어수선했거든요. 버스 두 대에 가득할 만큼의 인원이 산행을 하는데, 선두조와 후미조의 시간차가 무려 5~6시간정도였거든요, 그나마 늦게오신 님들은 전혀 미안한 마음도 없이 씻을것 다 씻고 먹을 것 다 먹고, 마실것 다 마시면서 시간을 허비하는데 집행부에서는 제대로 통제도 못하더라고요. 화가 다 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한 대간길에 첫 구간을 어린이날 비상근무로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당일종주로 땜빵을 하였습니다만
그 다음 구간 때에는 무지하게 왕따를 당하였습니다. 처음 구성할 때 편성된 조와 함께 하려고 하니까 조가 바뀌었다고 하면서 자기들 조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산행만 할 줄 알았지, 조별 등산하는 것이 썩 어색했던 터에 내가 무슨 조에 편성된지도 모르고 헤매고 있는데 6조에서인가 같이 등산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들 처음보는 분들과 2구간을 함께 했는데 3구간때에는 다시 1조로 바뀐 것입니다. 적응하기 참 힘들었습니다. 다들 끼리끼리 어울리는데 완전 외톨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한 광주블랙야크산악회와의 만남, 그리고 백두대간 종주-
모든 회원님들의 가슴엔 ‘나의 특별한 경험’으로 남아있겠지만, 나 또한 내 인생의 이력서에 한 줄 첨가할 만한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건강은 많이 회복하여 다른 사람의 부러움?(내 생각)까지 받을 만큼의 체격과 체력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지요.
같이 산행하면서 많은 도움을 준 소산 친구(수술 하고 함께하지 못하여 무척 아쉽고, 무지 미안한 고마운 친구), 그리고 산아 회장님, 고철석 형님, 위성삼 형님, 서석대 최성원님과 하늘호수 박조은님,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쉬운 하늘채 이수연님, 항상 미소가 아름다운 노을님 등 1조 식구 여러분 감사합니다.
16개월을 함께하면서 진짜 가족이 되어 주신 존경하는 솔바람 김희수 선생님을 비롯한 백두대간 종주팀 여러분 한분 한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종종 산행하면서 ‘너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하냐?’하고 나 스스로에게 묻고는 ‘그래, 지금 이 순간 나는 행복해’라는 대답을 수 없이 하곤 하였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잘 한다고 누가 상 준 것도 아닌데, 하지 않는다고 누가 나무라지도 않는데 포근한 잠자리에서의 안락함을 포기한 채 5~6시간 동안 버스에 쭈그리고 달려와, 비 맞으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중에 헤드렌턴에 의지하며 앞사람의 발 뒤꿈치만 쳐다보며 걸으면서도 ‘그래 지금 이 순간 나는 행복해’, 두 구간 45km를 홀로 산행하면서도 ‘그래 나는 행복한 사람이야.’ 쥐가 나서 나뒹굴고 나서 다른사람의 도움으로 겨우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때에도 걸음을 옮기며, ‘그래 정말 나는 행복한 사람이야.’를 반복하며 힘든 구간, 힘든 순간을 이겨냈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진부령에 내 이름이 새겨진 비석을 만지고 또 만지며 세웠습니다.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어제는 차 안에서 백두대간을 마친 소감을 들었습니다. 모두의 소중한 추억이 나의 가슴을 아리더군요. 나만 특별한 줄 알았나봐요. 산아 회장님도 몇차례 눈물을 훔치더군요. 나는 눈물이 흐르도록 두었습니다.
"행복합니다. 행복합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어제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편안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대간길 묵묵히 도와준 가족에게 이 행복을 전합니다.
첫댓글 아~ 솔방울님도 그러셨군요. 저희들도 처음엔 왕따가 된 듯한 외로움? 스스로 굴러온 돌맹이가 된듯한 그런 기분~ 저만 아프다고 엄살피운것 같아 죄송한 맘이 들구요. 또 다시 눈물이 주르륵 흐릅니다. 모두모두 정말 자랑스러울겁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십시오.
동엽령~빼재에서 처음본 아우님은 약하고 순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대간을 계속하면서 그것은 기우라는걸 알았어요. 항상 선두에서 저력을 보여준 님은 진정 산꾼이었습니다. 앞서 가다가도 여러번 자리를 내어주며 사진찍기 좋게 포즈를 취할때에는 착한 동생같은 생각이 들곤 했지요. 즐겁고 행복했던 산행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이끄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2구간부터 참석했었는데 바로 뒤에 솔방울님 발소리 씩씩했읍니다. 제가 라멘 끓여 드렸었는디...ㅋㅋ 암튼 수고 많으셨읍니다. 멋진 갈채 받을만 합니다.
그래요. 그 때의 라면 맛 정말 고마웠고요,,, 시원한 도랑물에 발 담그는 여유, 그 맛에 등산 하지요? 근데 자주 못봐 서운했습니다.
누군인지 몰라도 처음산행시 찍은 사진이 오늘 보니 솔방울님이군요 솔방울님과 저는 그렇게 사진으로 인연이 끈끈한 정으로 이어졌나와요 그리고 몇번의 알바도 추억으로 남고요 아픈튼 고생 하셨습니다 그리고 항건 건강하시고요
운경님의 성실한 산행태도, 본받고 싶었습니다. 대단한 열정을 가지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산에서 자주 뵙기를 희망합니다.
넘 수고했고요.대단합니다 .앞으로 존인연으로 산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글고 북밭쳐서 울고 싶었네요.
회장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고요. 앞으로도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회장님도 이젠 여유를 좀 가지시고요...
장 하십니다. 그 큰 아픔을 이겨내시고 오늘의 모습으로 돌아오신 님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이 모두가 님의 불굴의 의지와 용기, 그리고 인내와 실천이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기에 더욱 찬사를 보냅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님의 열정에 비하면 저는 아직...? 종주 축하드립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무엇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기쁨은 더욱클것이라 생각합니다.앞으로도 건강관리 더더욱 잘하셔서 건강하고 즐거운 산행하시길 빕니다.그리고 앞으로 산에서 더욱 자주 뵙길 기대합니다.
님의 희생과 봉사에 모든 회원들이 안전하게 종주를 마칠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슴에 묻어두었던 깊은배려와 관심을 드러내는데 1년하고도 6개월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이시간에라도 끈끈한정으로 이어진 형제와같은 님들이였다는걸 글을빌어 알게해주셨습니다, 새침떼기 같던 솔방울님 언제부턴가 부드러운 옆집 아자씨가 되어주셔는데 .........수줍움은 왜 여자보다 더하신데
내내 수고하셨구요... 앞으로도 많은 배려 부탁드립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철인으로 우뚝선 모습 진정 멋집니다. 제가 모시던 소장님의 말씀을 듣고 연유를 알고있었습니다만, 마무리를 휼륭하게 지으신데 대하여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뵙고싶네요...
글을 읽는 동안 다시금 대간가족이 눈앞을 스칩니다.. 홍주형님의 절절한 사연속에서 많은 용기와 건강의 중요성을 또..한번 일깨워 주시는..군요. 한편의 논픽션 글앞에서 제두눈이 충혈되고 잔잔한 이슬이 내리는 이유는 무얼까요..
그 먼나먼길 험한길을 해쳐서 드디어 진부령에 도착 하셨네요.정말 수고 많으셨구요.항상 성실하신 형님의 모습에 많은것을 배워습니다.항상 건강하시고 좋은일 행복한일만 가득하세요.산에서 또 뵐께요.
진한 감동에 앞서 코끝이 찡하네그려,그런 개인적인 아픔이 있는줄 모르고 만나면 속없이 술잔을 권했으니... ...무릅고장으로 7구간까지 하다만 산행이라 자네와 함께할순 없었지만, 있는듯 없는듯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고있는 모습들을 카페와 허수 꼬감을통해 접하고는 있었네그려.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자네의 신념과 의지에 찬사와함께 대간완주를 축하드리네...
감사하시, 대간길에 자네같은 친구와 함께했으면 좋았을 것을...항상 밝은 자네의 모습을 닮고 싶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