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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완벽한 사랑] 김규완
씬1 영희의 방(밤)
어둡다.
영희, 영화 보고 있는데
지독하게 몰입해있다.
(특히 ‘사랑의 불가항력성’을 느낄 수 있는 영화, 그런 장면.)
그 위에 영희의 감상적인 음성 흐른다.
영희(N) 사랑은 불가항력이다.
불가항력이란 얼마나 불가항력적인 말인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니, 사회통념으로는 방지할 수 없는 힘이라 니, 정치도 권력도 끼어들 수 없다니.
그저 심금을 울리는 그 아름다운 자유. .....신 경 숙.
하는데 갑자기 불 켜져 환해진다.
미경이 스위치 올리고 지겹다는 듯 영희를 보고 있다.
영희 (양 볼에 흘렀던 눈물 닦으며) 꺼 줘.
미경 쯔쯔..(하며 비디오 눌러 끈다)
영희 불 끄랬지 비디오 끄랬어?
미경 그만 좀 봐라. 내가 저 소리만 들으면 멀미가 난다 멀미가.
영희 휴지 좀 줘.
미경 (휴지 주며) 영화 땜에 우는 거냐, 아님 감대린지 김대린지 하는 인간 땜에 우는 거냐?
영희 (코 푼다)
미경 말이라도 한번 붙여봐,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
영희 사랑은 기다림이구,
오랜 기다림이 있어야 불가항력인 거야.
씬2 이미지
창가에 기댄 승호의 실루엣으로 다가가는 영희
타이틀.
씬3 카드사 몽타지
휴게실 게시판의 글을 빼고 새 걸로 갈아넣는 영희
없어도 포기하지 않는 것-[타이타닉]에서>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크레앙스카드 **팀 아무개입니다 분실하셨습니까?
카드번호 불러주시겠습니까? 기타등등..
상담직원들 상담전화받는 모습과 소리들
카드사 엠보싱룸, 금박 로고 번쩍거리는 카드들이 찍혀나온다
위의 상담전화 소리들과
중첩돼 귀와 어깨 사이에 전화기 낀 채 전화받는 영희.
전화는 받지만 정신은 프린터에서 출력되고 있는 문서에 팔려있다.
영희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크레앙스카드 법인팀 오영흽니다.
예 말씀하십시오...
예, 그럼 보내드리는 신청서를 작성해주시겠습니까?
아뇨, 저희쪽에서 방문해드릴 수 있습니다..
상담해주며 출력된 몇 장의 양식을 때 탈까봐 조심스레 손끝으로 잡고, 눈으로 잘 훑어본다.
씬4 화장실
거울 앞.
아까의 문서 클립해서 손끝으로 잡고 거울을 보며
입속으로 중얼중얼중얼..
심호흡도 해 보고, 매무새도 살피고 하는데,
안쪽에서 여자애들 까르르르 웃는 소리 들린다.
여자1 봤어? 비비에스에 김대리님이 올린 글!
영희 (솔깃)
여자2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여자1 멋지잖아, 로맨틱하구,
딱 내 이상형이야
여자2 꿈 깨라, 화려하구 지적인 연인이 떡 버티구 있댄다!
여자1 뭐?
여자2 대학 다닐 때부터 사귄 여자래, 네가 아무리 이상형으루 콱, 찍었어두 임자는 따 루 있는 거야..
영희 .....
씬5 정보시스템부(전산실)
30~40명의 인원이 각자의 컴퓨터 앞에 박혀있는 조용 ~~ 적막 ~~한 사무실.
영희 들어온다.
승호의 컴퓨터 앞, 비어있다.
영희, 둘러보고 실망.
승호 자리에 들고 온 양식 곱게 놔두고 나가려는데.
승호 옆자리의
박대리 오영희씨, 무슨 일?
영희 아니에요.
박대리 뭔데? (승호 자리의 문서를 가져가며) 나 줘요..
영희 아니 저..
박대리 에이, 괜찮아요. (문서 훑어보며) 이 양식대로 뽑아지려나 모르겠네?
영희 저기..
박대리 (관련 화면 띄워 양식과 비교해보며) 자료 다 있네, 해서 갖다줄게요.
영희 (약간 기분이 상해)
씬6 복도
맥빠져 걸어나와 엘리베이터쪽으로 가는 영희.
가다 말고 창가 본다.
담배 연기 피어오른다.
영희, 혹시나..가본다.
담배 피고 있는 승호
뒷모습.
두근두근 그 뒤를 지나
계단으로 가며 승호를 보는 영희.
‘고뇌에 찬’ 승호, 꽉 조인 타이를 잡아내리며 담배연기 길게 날리고 있다,,
씬7 법인팀 사무실
영희의 모니터 안.
영희네 회사 사내 네트웍 화면 떠 있다.
메뉴 중 게시판 클릭.
게시판 목록 훑어내리다
정보시스템부 김승호..에서 멈춘다. 클릭
승호의 글이 뜬다.
롤랑바르트..입속으로 중얼거리며 화면 읽고 있는 영희
씬8 사내 도서관
서가에서 롤랑바르트 찾아내 선 채 읽고 있는 영희 위에
승호(E) 배가 아플 때 “나는 배가 아프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라고 롤랑바르뜨가 말했다.
씬9 시내 서점
난해해서 사갈 것 같지 않은 롤랑바르트의 책들을 계산대 위에 한 권씩 올려놓는 영희.
씬10 달리는 전동차 안
지상구간을 지나는 전동차.
영희, 책 읽는다. 퇴근길.
승호(E) 퇴근 무렵 사무실 창가로 스며드는 노란 저녁기운에 노출될 때마다 나도 그 사람이 아프다.. 당신들은 어떤가.
씬11 영희네 집(밤)
영희 들어서다 놀라 선다.
비디오에선 야한 외국영화가 저 혼자 떠들지, 빈 소주병 너덧 개 쓰러져 있지, 식어빠진 찌개며 과자부스러기들이며 난장판,,
영희, 발 끝으로 걸어
방 안쪽으로 와 코트 단추 신경질적으로 벗기다가
테이블 위의 권총 발견,
놀라는데,
욕실 쪽에서 쏴아 ~
물 내리는 소리.
깜짝 놀란 영희 그쪽 보면
순경인 호태가 바지 추스르며 나온다.
기막힌 영희.
호태 어? 영희씨 언제 왔어요?
앉아요 앉아, 저 근무중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오늘 술은 이 양호태가 무한공급합니다. (덜퍽 앉으며 미경에게) 술 꺼내와 술 (하 는데)
영희, 침대시트 확 걷어서 다용도실로.
그제서야 술이 확 깬
미경 침대 안 썼어 이 지지배얏!!
씬12 영희네 집
(밤 - 시간 경과)
영희와 미경 자려고 누워 있다.
미경 (가물가물 잠에 떨어지려고 하며) 허이구, 그래서, 그 사람한테 말 한번 걸어보려구 며칠간 애써 만든 걸 다른 사람한테 넘겨버렸다 이거야? 뭐가 그렇게 어려워?
뭘 그렇게 삥 돌아가냐 이거야?
가서 멱살 턱! 잡구, 나 너 맘에 든다 니는? 니두 드냐?
그럼 연애 함 하자. 안 드냐? 아님 말구...좋~잖아(간단하잖아)?
영희 그게 사랑이야? 거래구 장사지. 말해봐, 너 호태 사랑해?
미경 건 또 무슨 엿바꿔먹을 소리냐고요...보면 웬수같은데 안 보면 궁금하니까 자꾸 보 는 거구,
자꾸 보니까 미운정 고운정들구, 그게 사랑이면 어떻구 장사면 어떻다는 거야아하 아(하품)....
영희 사랑은 그런 게 아냐..
미경 ?
영희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미경 ???
씬13 회사 휴게실
영희, 게시판 잠언 바꿔
넣는 위에
영희(E) (연결) 라고 말할 정도로 “사무치는” 마음이다.
그게 사랑이다.
영희가 바꿔넣은 잠언은 “사랑-내 마음이 그의 곁에 다가가 사무치는 마음”.
박대리, 옆에 와서 영희의 잠언을 가까이 들여다보고 영희 얼굴 들여다본다.
영희 왜요?
박대리 나 좀 걱정된다,,오영희씨.
영희 ??
박대리 이래갖구 이 험한 세상 어떻게 헤쳐갈라 그래?
영희 네?
박대리 이런 생각 갖구 있는 거 남들은 모르게 하라구.
영희 (기분 나쁜) 무슨 말씀이세요??
박대리 남들이 알아봐, 어허 요거 순진무구한 여자구만, 재밌겠다, 어떻게 한번 해보자,
영희 뭐에요?
박대리 아, 화내지 마, 화내지 말라구 난 그냥 내 여동생 생각두 나구
걱정두 되구 해서,
영희 (기막혀 말 안 나오고)
승호(E) 박대리님, 지금 실수하시는 것 같습니다.
승호, 소파에 앉아있다가 두 사람에게로 온다.
영희 승호를 보고는,
쥐구멍으로 숨고 싶다.
박대리 내가? 그런가? 아니 난 진심이야, 영희씨가 내동생 같아서,
승호 사과하세요.
박대리 뭐야?
영희, 게시판의 잠언 확
떼어서 나가버린다.
씬14 회사 건물 뒤쪽
영희, 승호 앞에서 그런
꼴을 보여 속상하다,
벤치에 앉아서 그런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데.
승호 그거 왜 떼버렸어요, 좋던데.
놀라 보는 영희, 승호가 영희 눈앞에서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내밀고 있다.
승호 저기서 보니까, 영희씨가 여기서 혼자 추워보이길래요. 드세요.
영희 (떨리는 손으로 받는)
승호 (옆에 앉으며) 영희씨 말이 옳아요.
영희 (보는)
승호 그런 게 사랑이에요.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는 거죠.
영희 (보고 있는)
승호 사랑, 내 마음이 그의 곁에 다가가 사무치는 마음..
영희 (그걸 외고 있다니..확 붉어지는 얼굴)..
승호 그 순수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비정상인 거에요. 기죽지 말구 지키세요, 영희씨 순 수함, 보호받아 마땅해요.
그거 다시 갖다 붙이세요. 영희씨. 내가 붙여줄까요?
영희 네?...(넋이 나가는)..
씬15 회사 건물 복도
서류를 들고 영희, 동료와 함께 지나가고 있다.
동료, 끝없이 “언니 있잖
아요~” 하며 수다 떠는데
상기된 얼굴의 영희,
아뭇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영희씨 순수함 보호받아 마땅해요”하는 승호 음성만 웅웅거린다.
씬16 회사 건물 안팎
건물과 건물의 지상이 긴 유리관으로 연결된 류의 장소.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
가는 영희와 동료.
영희, 계속 상기된 채로 딴 생각에 빠져있는데,
동료 언니! 저기 좀 봐요!!
영희, 유리관 통해서 건물 밖에 있는 승호를 발견한다.
(식별할 수 있는 충분히 가까운 거리)
승호, 지원과 함께 있다.
심각한 얘기 나누는 것 같은 두 사람.
유리 안의 두 사람이 유리 밖의 두 사람을 스쳐지나가는 순간,
지원, 승호의 뺨을 거칠게 올려붙인다.
놀라는 영희.
동료 어머어머..저게 뭐야..
자동차에 올라타고 운전해 사라지는 지원.
축 늘어진 승호, 지원을 잡지도 못하고-
그 모습 보고 은밀한 질투와 연민이 섞이는 영희.
씬17 창고 안
열고 들어오는 영희.
창고 안에 금고 있다.
따라들어온 동료, 번호 꾹꾹 누르는데 열리지 않는다.
동료 비밀번호 바꼈(바뀌었)어요?
영희 응..(하며 제가 눌러 금고 열고)
동료 언니, 김대리님 무단결근했대요.
영희 (놀라지만 숨기고) 그, 그래?
동료 어제 일이 충격이었나봐요, 그쵸?
영희 ...
동료 퇴사할 거란 소문 있었는데, 이 길로 아예 안나와버리는 거 아닌가?
영희, 금고에 카드 넣고 금고문 닫는다.
얼굴 가득 한걱정.
씬18 정보시스템부 앞 복도
영희, 전산실 문 열고
힘없이 걸어나온다.
그 위에
박대리(E) 오늘두 안 나왔네요 김대리. 집에 연락두 안 되구, 벌써 삼일째네..
영희, 걸어오다 문득 멈춰서고 뭔가 생각.
씬19 화장실
거울 앞 영희, 핸드폰 플립 연다.
망설이다 번호 누르는 영희.
신호음 가고
지원(F) 여보세요?
화들짝 놀라 플립 닫는
영희 ....
씬20 지하철역 승강장
영희, 전동차 기다리다가 결심하고 핸드폰 꺼낸다.
버튼 누르고 신호음 가고
지원(F) 여보세요?
영희 누, 누구세요?
지원(F) 네?
영희 핸드폰 주인..아니시죠?
지원(F) (한숨)아니에요, 누가 잃어버린 핸드폰이에요.
영희 (휴~)저기요, 제가 그 핸드폰 주인을 잘 아는데요..
씬21 대학 과사무실
노크하고 들어오는
영희 저기..핸드폰..
책상에서 머리 숙이고
일하던 지원, 거의 쳐다
보지도 않고 기계적으로
일어나 영희 가까운 테이블에 핸드폰 탁..놓고
지원 이거 맞죠? 맞을 거예요.
하고 자리로 돌아간다.
영희, 지원을 알아보고 놀란다.
안가고 보고 서 있는
영희를 보고
지원 그거 아니에요? 다른 볼일 있으세요?
영희 아..아뇨..(하고 핸드폰 집어 나가려다 말고 문득 돌아서서,)
영희 잠깐만요.
지원 네?
영희 얘기 좀 할 수 없어요?
지원 (기막힘) 왜요?
영희 핸드폰 주인하구 전혀 모르는 사이라구 하셨죠?
지원 ...몰라요. 알구 싶지두 않구.
영희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지원 뭐라구요?
영희 그래두 한땐 사랑했을 텐데, 어떻게 전혀 모른다구 하죠?
그 사랑은 가짜였나요?
지원 누구신데요?
영희 네?
지원 댁이 누구신데 나한테 이러냐구요?
그 사람하구 무슨 관계죠?
무슨 관곈지 모르지만 지금 나랑 상관없는 사람이에요.
댁한테 그런 말 들을 이유가 없어요. 퇴근해야 하니까 돌아 가주세요.
영희 이봐요!!
지원 ??
영희 댁한텐 사랑이 그렇게 아무 때나 상관있었다 상관없었다,
편리한 대로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껌 같은 건가보죠?
사랑이 그렇게 만만한 건가요 댁한테는?
지원 (어이없는데)
영희, 핸드폰 챙겨 문 쾅! 소리나게 닫고 나가버린다
기막혀 보는 지원
씬22 승호의 오피스텔
복도 (밤)
눈온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영희, 머뭇거리며 승호의 홋수를 더듬어간다.
영희 오랫동안 서성거린다.
시계 보는 영희.
또 서성거린다.
시간 경과.
영희, 힘없이 축 늘어져
엘리베이터로.
버튼 누르고 엘리베이터
올라오기를 기다린다.
땡~ 소리 나고.
엘리베이터 열리자마자
한 남자가 인사불성이 되어 영희에게 팍 엎어진다.
영희, 바닥에 남자를 안고 나가떨어지며 비명 지른다.
보면 승호다.
승호의 두 다리를 잡고
질질 끌고 오는 영희.
승호 집 문 앞..
영희, 승호 옆에 쪼그리고 앉아 승호의 호주머니 뒤져 열쇠 꺼낸다.
씬23 집 안 (밤)
승호를 부축한 영희가 들어와 쓰러지다시피 승호를 눕히고 불 켠다.
흠칫 놀라는 영희.
승호의 오른쪽 주먹에 피가 엉겨붙어 있다.
물수건으로 승호의 손을
닦는 영희.
소독약 발라주는 영희.
소독약이 닿자 승호가 몸을 뒤집으며
승호 그래, 가 버려라! 박지원!
잘 가 버려라!!
영희 ...
영희 일어나서 테이블 위에 승호의 핸드폰 놓는다.
가방 챙겨 나가다 말고
누워있는 승호 보며 메모
하는 영희.
메모(영희E) 여전히 당신은 그녀가 아픈가요? 나는 당신이 아픕니다.
씬24 영희집 (밤)
일기 쓰는 영희.
일기(영희E) 내가 처음으로 당신을 위해한 일은 다른 여자에게 받은 상처를 소독해준 일입니다.
씬25 사내 식당
영희, 동료랑 힘없이 밥
먹고 있다가,
배식구 줄 안에 서 있는
승호(손에 붕대) 발견한다.
출근했구나..안심하는데.
동료 언니, 저기 좀 봐요..김대리님 출근했어요.
영희 (무심한 듯) 응..
영희, 슬그머니 승호 본다.
승호, 영희를 본다.
눈 마주침.
영희, 화들짝 놀라 시선
거두고 밥 퍼 넣는다.
씬26 법인팀 사무실
일하는
영희 팩스로 보내드릴까요?
예, 곧 보내드리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영희, 전화 끊고 팩시밀리로 가는데
영희 컴퓨터에서 삑삑~
메모 도착 신호음 울린다.
영희, 메모 확인한다.
영희, 눈 커진다.
기쁨으로 환해지는 영희.
씬27 까페
영희, 승호가 앉아있는 쪽으로 간다, 극도의 긴장과 떨림.
승호 앉으세요, 영희씨.
영희 (심호흡하며 앉는다)
승호 무슨 말이라두..해야 할 거 같아서요.
영희 (푹 숙이고) 네..
시간경과
커피잔에 김이 모락모락
승호 알겠지만, 제가 얼마전에 여자한테 채였거든요.
영희 ...
승호 지지리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에요, 제가. 동생들이 있는데 한 녀석두 자리잡구 사 는 놈이 없어서 오랫동안 제가 책임져 줘야 하구요. 그거 좋아할 여자 없잖아요.
영희 ...
승호 다른 여잘 만나더라두, 가난한 장남에 못난 동생들 형인 건 변함없을 거구요.
영희 ...
승호 어제 고마웠어요, 진심이에요. 그렇지만,
영희 ....
승호 나는...똑같은 일을 다시 겪구 싶지가 않아요.
영희 동생들 책임져야하는 가난한 장남, 그게 뭐요?
승호 ...
영희 고작 그런 게 이유가 돼서 사랑을 포기해야 한다면 너무 슬픈 일 아닌가요? (그렁 그렁)
승호 어제 영희씨 메모...나는 당신이 아파..
영희 ...
승호 나한테 그런 말을 해 주는 사람이면, 똑같은 일을 겪게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 었어요.
영희 (눈 똥그래져서 쳐다본다)
승호 (보고 웃는다)
영희 (믿을 수 없어서)..
승호 뭘...하고 싶었어요?
영희 네?
승호 연애하게 되면요..
영희 (믿을 수 없어서 여전히)...
씬28 씨네마테크
사랑영화주간인 곳에서
러브스토리 보는
영희(E)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둘이서..<러브스토리>를 보구 싶었어요.
씬28-1 스티커 사진기
사진찍는 두 사람 영희
입이 뜯어지게 웃고 있다.
씬29 영희네 복도 (밤)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머뭇거리며 내리는 영희.
승호, 내리지 않고 안에서 버튼 누르고 있는 채로
승호 내일 봐요.
영희 네..저기..
승호 할 말..있어요?
영희 아..아뇨..안녕히 가세요.
승호, 웃으면서 버튼에서 손 뗀다.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데,
영희, 갑자기 닫히는 문을 잡고 몸을 반쯤 들이밀어 승호에게 뽀뽀한다.
승호 놀라고,
영희, 얼른 나와서 뒤돌아 서 있다.
문 닫히며 승호의 웃음기 있는 얼굴이 가려진다.
영희, 상기된 얼굴로
집까지 뛴다.
씬30 영희 집 (밤)
미경, 문 열어주면 다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영희.
미경, 무슨 일인가 문 밖을 한번 내다보고 다시 들어와
미경 누가 쫓아오냐?
영희, 후~ 후~ 심호흡하고 침대로 몸을 날려 베개로 얼굴 덮는다.
미경 ?
씬31 까페
찻잔 앞에 놓고 마주앉아서 영희, 계속 웃고 있다.
영희 (쉬지 않고 웃으면서)
저 왜 이렇게 웃죠?
아무리 안 웃으려구 해두 자꾸 웃어져요. 행복해서 꼭 죽을거 같아요.. 나 웃는 거 너무 밉지 않아요?
승호 (다정하게 웃으면서 고개 흔드는)
영희 (아구 만지며) 여기가 너무 아파요, 하두 웃어서.
승호 (저도 웃으며) 괜찮아. 웃으니까 이뻐. 맘껏 웃어.
영희 (더 쭉 찢어지게 웃는다. 웃긴다)
승호 (웃음기 천천히 거두며..어두워진다)
영희 (그런 승호 보고, 거짓말처럼 웃음이 걷히고 바로 한걱정이 되어) 왜요?
승호 (뭘요? 하는 얼굴)
영희 뭐 걱정스런 일 있죠? 그쵸?
승호 (천천히 도리도리)
영희 (테이블 앞으로 바짝 다가 앉으며) 그러지 말아요, 무슨 일 있으면 이제 서로 의논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승호 .....(영희 응시)
영희 .....
승호 나, 회사 그만 둘까 해.
영희 !
씬32 영희집(밤)
영희 일기 쓴다.
영희(E) 연인, 같은 배에 올라탄 사람들, 그러므로 같은 물결에 함께 몸을 맡긴 사람들...
씬33 회사 휴게실
게시판에 영희, 잠언 바꿔끼운다
연인-같은 배에 올라탄
사람들, 그러므로 같은
물결에 함께 몸을 맡긴
사람들.
어떤 파도도 함께 헤쳐가야 할 사람들.
영희(E) 어떤 파도도 함께 헤쳐가야 할 사람들.
씬34 지하주차장
영희와 마주 서있던 승호, 화난 듯 입김 훅 불어 앞머리 날리고, 통장과 도장을 영희 손에 거칠게 쥐어주고는 몸을 휙 돌려 발소리 쿵쿵 울리며 간다.
영희, 달려가서 잡는다.
영희 승호씨, 승호씨이~
승호 사람 이렇게 형편없는 놈 만들지 마....이런 짓 하라구 얘기해준 거 아니었어.
영희 알아요, 누가 승호씨더러 그랬대요? 그냥 내가아 ~ 내가 편하구 싶어 이러는 거예 요, 응?
승호 이럴 거면 보지 말자. (가는)
영희 (잡고)내 얘기 좀 들어요 제발.
회사 생활 힘들어하는 거 내가 알구 있어요. 좋은 기회라면서요, 꿈꾸던 일이라면 서요? 그거 하구 싶어서 집까지 내놨다면서요? 겨우 돈 때문에, 딴 것두 아니구 모 자라는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하면 얼마나 불행해요?
승호씨 불행하면 그런 승호씨 보는 난 더 불행해져요.
내 말 들어줘요, 부탁이에요...
승호 ...
영희 승호씨이...
씬35 승호의 새 사무실
펑~ 하고 샴페인 터진다.
컴퓨터 몇 대뿐인 사무실에서 개업식을 하고 있다.
승호와, 승호 친구들 몇, 최사장(엔젤투자자),
그리고 영희. 박수와 환호.
승호 친구, 다소 갸우뚱..하는 느낌으로 영희를 본다.
승호의 벤처기업 상호와 지중해의 사진 벽에 붙어있다.
씬36 남성복 매장
영희 이미 여러 벌 옷 샀고 또 옷 고르며 종알종알하고 있다.
미경, 얻어맞은 것처럼
놀라서 영희를 보고 있는데,
그런 미경엔 아랑곳없는
영희 새루 시작하는 사업은 규정에 얽매일 필요두 없구, 자유로운 걸 좋아하는 승호씨 기질에 딱 맞는 거야.
미경 그래서?
영희 그래서 여유롭구 활동적인 걸루 골라야 된다구.
미경 그래서 그 돈을 받았단 말야? 그 사람이???
영희 (어이없어 웃으며) 억지루 주니까 받지~
미경 뭐?
영희 ?
미경 야아~ 만난지 얼마나 됐다구, 그 사람, 프로 아냐?
영희 뭐라구?
미경 그걸 받어? 취직해 몇 년동안 쌔빠지게 벌어서 알콩달콩 부어논 적금 통장 쥐어주 는데 그걸 받았단 말야? 그런 짓은 네가 그렇게 무시하는 양호태두 안하는 짓이 야!!
영희 그래서!?
미경 선수 아니냐구 그러니까, 순진한 여자 등이나 치는
영희 (폭발) 너 말 다 했어?
미경 왓 깜짝이야 왜 소릴 지르구 그래?
영희 사랑을 알기나 해 네가?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라는 남자하구 아무렇지두 않게 만나구 잠자구 그러는 네가 사랑을 알아?
미경 ??
영희 나한테 그 사람은 봐두 그만 안봐두 그만인 사람이 아냐!
그 사람이 없으면 나도 없는 거! 그 사람이 나구 내가 그 사람인 거!
기막혀하는 미경과, 흘긋
거리며 구경하는 매장안
사람들.
씬37 승호의 사무실
(다른 날 아침)
영희, 뭘 잔뜩 사들고 들어선다.
창에 쳐진 버티컬 여는
영희, 환해진다.
소파에 모로 누워 담요 푹 뒤집어쓰고 자고 있는 승호.
영희 (조심스럽게 흔드는) 승호씨, 승호씨.
승호 (잠에 취해서) 응..지금 몇 시야?
영희 일곱 시요, 전화로 모닝콜해주려다가 그냥 출근길에 들렸어요. 뭐 좀 먹어야죠. (하 며 테이블 위에 면도기며 속옷 같은 것 꺼내놓는다)
승호 (부스스 일어나서 컴퓨터로. 컴퓨터 건드리면, 화면보호되고 있던 모니터가 환해진 다)
영희 깨자마자 일이에요?
승호 (마우스 이리저리 끌며 모니터 확인하고)
영희 (그러는 승호의 얼굴만 본다) 면도 언제 했어요?
승호 응?
영희 면도할 시간두 없어요?
승호 면도할 시간 있으면 잠을 더 자겠어.
영희 (안스러운)
승호 그런 얼굴 하지 마, 내가 요새 얼마나 신나는지 알아?
영희 몸 축나니까 그렇죠.
승호 두고 봐, 지금은 이렇게 볼품 없는 회사지만, 나중엔 아마존을 능가하는 회사가 될 테니까.
영희 안 되겠어요.
승호 응?
영희 너무 고생이 심하잖아요.
회사에서 먹구자구..승호씨 너무 바빠 얼굴 보는 게 겨우 아침 저녁 잠깐씩이구,
그나마두 못 볼 때 많구.
승호 할 수 없잖아, 조금만 참아, 응?
시작하면서 진 빚 일년 내루 갚구,
빚 다 갚는 날 지중해루 여행 가자.(벽에 걸린 그림 본다)
영희 (승호처럼 그림 본다)
씬38 영희네 동네
저쪽 골목에서부터 호태가 터덜터덜 나타나다.
호태, 영희 사는 층을 흘겨 올려다보고, 잇새로 침을 찍 뱉고, 안으로.
씬39 영희네 집
미경이 문 열어주면 호태 들어온다.
미경 뭐하러 와?
호태 (신경질) 아 짐 날라야지!
미경 나 짐 없어.
방 가운데 덜렁 놓여있는 미경의 트렁크.
영희 ....미안해...
미경 ...
호태 ...
씬40 영희네 집
영희, 창문에 커튼 바꿔 단다.
침대 시트 간다.
승호의 살림과 짐들이 정리돼 있다.
욕실에서 승호 나와 조리대로 가면 예쁜 에이프런을 두른 영희가 밀가루 반죽 범벅이 되어 뭘 열심히 만들다가 승호를 보고 웃는다.
솜씨 없는 음식 즐겁게 먹는 두 사람.
씬41 영희네 집 (밤)
승호,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담배 피우며 영희의 일기
노트를 한 장씩 읽고 있다.
게시판에 승호가 썼던 글도 출력돼 노트에 붙어 있다. 웃는 승호.
영희, 승호 옆으로 와 눕는다.
영희 승호씨하구 사귀기 전부터 승호씨 의식해서 쓴 일기야.
승호 엉?
영희 혹시 꿈에서라두 승호씰 사귀게 되면 보여주려구 써왔다구.
꿈이 아니라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영희, 승호에게 파고든다.
승호, 영희를 한 팔로 안고, 담배 꽁초 어디에 부벼꺼야 할 지 두리번거려 찾는다.
씬42 기차역 대합실
영희와 승호, 기차 출발
시각표 보고 서 있다.
영희 같이 가면 좋은데..
승호 일 땜에 출장가는 건데 어떻게 같이 가, 영희 회산 어떡하구.
영희 월차 내구.
승호 앞으루 월차 쓸 일 많을 거야, 아껴둬. 아껴뒀다 여행 가자.
영희 지중해루?
승호 그래, 지중해루.
영희 ....(할 수 없이 끄덕하고, 가방 열고 봉투 꺼내 승호 주머니에 넣는)
승호 이러지 마, 필요없어.
영희 좋은 데서 자. 맛있는 거 먹구.
승호 ...미안하다.
영희 또 또 그 소리.
승호 갔다올게.
영희 사흘이 삼십 년 같을 거야.
승호 (툭..쳐주고 개찰구 빠져나간다)
영희, 돌아서서 간다.
개찰구에서 다시 나오는 승호, 어디론가 간다.
씬43 기차역 근처
백화점 정문
영희, 지하식품부에서 쇼핑한 것들 들고 밖을 나선다.
영희.승강장으로 들어선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맨 뒤에 붙는 영희.
몇몇의 사람들이 순서대로 택시를 타고 떠나는 모습 보이고, 문득 엇..하고 놀라 보는 영희.
승호, 영희보다 한참 앞에 줄 서 있다가 택시 타고 떠난다.
씬44 영희집
영희, 쇼핑한 것 들고 들어선다.
승호가 다시 온 흔적은 없다.
영희, 전화 걸어본다.
전원이 꺼져있다는 안내멘트.
영희, 의혹의 얼굴이 된다.
씬45 회사 휴게실
영희, 종이컵 만지작거리며 골똘히 무언가 생각한다.
갑자기 주머니 뒤진다.
주머니 비어있다. 공중전화로.
전화전호부 뒤져 번호 찾고 전화 거는
영희 예, 경영학과 부탁드립니다... 여보세요? 경영학과죠?
연구조교 박지원씨 계신가요?
남자(F) 아 지원씨 며칠 안나온댔는데요, 여행간댔어요. 어디시죠?
영희 (의혹의 고통)...
씬46 기차역 도착장(밤)
영희, 출구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초췌해진 승호 나온다.
승호, 영희 발견하고 영희쪽으로 온다.
승호 뭐하러 나와있어, 피곤할 텐데.가자, 배고프다.
영희 (보는)
승호 왜?
영희 아, 아냐...가자.
씬47 영희 집
승호, 책상을 꽝 치며 일어난다.
영희, 그런 승호를 본다.
승호 그러니까 뭐야, 출장 간대놓구서 사실은 먼저 여자랑 같이 있었던 거 아니냐는 거 잖아!
영희 ...아니야?
승호 아니라구 말하면, 믿을 거야?
영희 아니야?
승호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영희 출장...어디루 갔었어?
승호 부산 간댔잖아, 표 끊는 거 봤잖아!
영희 (승호의 얼굴에서 거짓말을 읽음)
승호 의심하는구나.
영희 ...거짓말을 하는 건...사랑이 아니야.
승호 의심하는 건 사랑이야?
영희 ...거짓말은 하지 마, 무슨 일이 있어두 거짓말은 하지 말라구!
(꽃병 쳐서 밑으로 떨어진다.. 부서지는 꽃병)
승호 (그런 영희에게 다소 이상한 느낌을 받는...뒤로 물러선다)
영희 ....
승호 너 이상한 애구나 그래... 출장 안 갔어.
영희 그럼..어디 갔다 왔어?
승호 집에. 집에 갔다 왔어, 됐어?
영희 누구랑..? 혼자서?
승호 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지금!
그래, 어머니한테 갔었어!
어머니가 어서 결혼하라구 성화신데, 아직 그 형편이 안된다구 말하러 갔었어.
영희 그게 거짓말까지 하구 갈 일이야?
승호 근데 아직 내 여자가 넌 줄 모르구 계셔! 아직 먼저 여자루 알구 계신다구! 네 앞 에서 그 여자 얘기 다시 입에 담을 수 없었어!!
영희 ....(그제야 믿고)..승호씨..
승호 (겉옷 휙 걷어서 일어나 나간다)
영희 (달려가 막으며) 잘못했어, 미안해 승호씨. 내가 어떻게 됐었나봐. 가지 마, 가지 마 응?
승호 (뿌리치고 나간다)
영희 승호씨!!
씬48 승호의 회사 문 앞
영희, 문 열어본다. 잠겨있다.
돌아서는 영희.
씬49 영희의 집
다시 기다림을 계속하는
영희 몽타주-청소를 하고, 승호의 옷을 잘 손질해
걸어놓고, 새 꽃병에 꽃을 꼽고 영희 눈이 퀭해졌을 무렵 초인종 소리
용수철처럼 퉁겨 일어나는
영희 승호씨?
하며 문 여는데,
들이닥치는 시커먼 사람들. 최사장도.
영희 누, 누구세요?
사내 김승호 어디 있어!!
씬50 영희집(밤)
난장판이 된 집.
바닥에 떨어져 깨진 꽃병 등.
영희, 멍하게 앉아있다.
최사장(E) 이봐 아가씨, 거짓말하면 재미없어. 애인이 사채를 쓴 것두 몰랐다, 지금 어디 있는지두 모른다, 그게 말이나 되나?
당장 해결 안하면 쥐도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수가 있어. 알았어?
씬51 부동산
영희, 집 계약서에 싸인한다.
최사장과 최사장 직원들, 보고 있다.
씬52 영희 집
미경, 영희의 이삿짐을 대충 꾸리며 궁시렁대고 있다.
영희, 전화 여기저기 하고 있다.
영희 안녕하세요? 승호씨 친구분이시죠? 저 전에 인사드렸던 오영희라고 하는데요,
승호씨 소식..네..네..알겠습니다... (다른 사람) 여보세요? 어제 전화드렸던 사람인데 요, 승호씨 친척이나 친구들 중에..여보세요..여보세요?
미경 (와서 수화기 뺏어 탁! 끊는다) 그만 좀 해! 네가 그렇게 찾지 않아두 어디서 잘 먹 구 잘 살구 있을 거야. 재수없게 사기꾼에 걸렸다 치라니깐!
영희 제발 미경아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마.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어려움에 빠졌어,
지금 그 사람한테 가장 필요한 사람은 나야.
미경 야..너 그건, 사랑이 아니야! 집착이야!
영희 고작 몇 푼 돈 때문에 사랑이 위태로워! 그깟 돈 때문에 사랑을 버릴 수는 없어.
난 내 사랑 지키구 말 거야.
미경 ...(더 할 말이 없다...분통만 터지고)
씬53 법인팀 사무실(밤)
다른 직원 다 퇴근하고,
전화기 뚫어지게 바라보고 앉아있는 영희.
핸드폰도 옆에 올려놓고.
그 위에
영희(E) (삐~ 하는 소리 나고, 승호 핸드폰에 남긴 메시지 음성)
승호씨, 혼자 어디서 뭘 하구 있어...나한테 연락해, 나한테 전화해, 응?
씬54 거리 (밤)
지친 채 걷는 영희
영희(E) (삐~) 승호씨, 어디 있어?
전화 해. 전화 해~
씬55 여관 (밤)
영희, 무릎 세우고 앉아 운다.
핸드폰 울린다.
한 번 울리자마자 전화받는
영희 여보세요? ...승호씨??
씬56 카페 앞 (밤)
영희 뛰어들어간다.
씬57 카페 안(밤)
영희, 뛰어들어와 멈춘다.
승호, 초췌한 모습으로
구석에 앉아있다.
시간 경과
승호 나한테 묻지두 않구..왜 그랬어 집..이제 어떡하려구.
영희 아무렴 어때, 이제 어디든 둘이 함께 있기만 하면 돼.
내가 다 해결했어. 이제 아무 걱정 없어.
승호 아무..걱정 없어?
터무니없어..네가 집을 뺏긴 것 정도로는. 괜한 짓 한 거야.
엔젤투자자..말만 천사지 순전히 폭력집단일 뿐이었어.
내가 그렇게 간단히 당해버릴 줄은 나두 몰랐다.
이제 일주일 남았어. 그때까지 오억을 만들지 못하면 난..
널 이렇게 만들어 미안하다.
기다리지 말구 다른 사람 만나, 네 돈은 꼭 갚을게.
영희 (슬픈) 면도...언제 했어?
승호 (본다)
영희 면도하러,,가자.
씬58 여관 (밤)
영희가 묵는 여관방.
승호, 잔다.
영희, 승호의 등 바라보고 누워 깊은 생각..
씬59 식당
영희와 미경, 밥 먹고 있다.
영희, 먹는둥 마는둥 딴 생각.
미경, 영희를 툭 친다.
영희 ..응?
미경 먹어. 이럴 땔수록 먹어야 되는 거야.
영희 ...부도 내구 잡히면, 얼마동안이나 감옥에 있어야 할까?
미경 죄를 졌으니까 당연히 오래오래 있겠지!
영희 (그렁그렁)
씬60 영희 회사 엘리베이터
직원들 타고 내리고 타고 내리고..
영희, 안 내리고 계속 오르락내리락..생각에 잠겨
아무것도 모른다.
씬61 몽타지
모두 퇴근한 회사 휴게실.
영희, 게시판에 잠언을
바꿔붙인다.
보이는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영희, 창고 안 금고에서
카드를 꺼내 그 중 이십 개쯤 꺼낸다.
영희, 카드키를 꼽고 승인과로 들어간다.
영희, 서류와 카드를 맞춰가며 컴퓨터 조작한다..
여러 군데의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빼내는 영희
씬62 지하주차장
주차돼 있는 승호의 차 안.
뒷좌석의 돈가방.
승호 무슨 짓을 한 거야, 네 인생을 망치구 싶어?
영희 어차피 승호씨 없으면 나는 아무것두 아니야.
승호 영희야!
영희 나는 어떻게 된대두 상관없어, 사랑만 지킬 수 있다면,
아무것두 겁나는 거 없어.
승호 .....
영희 거긴 얼마나 멀어? 지중해 말야.
승호 ......
영희 가자, 시간은 충분해. 회사에선 한 달 후에나 알게 될 거야.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더라구.
승호 ...
영희 괜찮아 승호씨, 웃어.
난 좋아 죽겠어.
이제 우리 곧 그 포스터속 바다루 갈 수 있는 거잖아.
씬63 미경의 집
영희, 미경에게 맡겨놓은 짐 중에서 꼭 필요한 것들만 챙긴다.
일기장 나온다.
한참 들여다보다가 가방에 넣는 영희.
씬64 공항 청사
출국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영희.
시계 본다.
표 들고.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승호.
탑승객들, 게이트로 들어
가기 시작한다.
형사들 저쪽에서 등장.
영희, 그들을 보더니 다소 긴장..
형사들..영희쪽으로 점점 다가온다.
영희, 반사적으로 뒤돌아 반대편으로 움직이는데
반대쪽에서 오던 형사
그 앞을 막아선다.
멀리 한 구석에서 보는 승호.
마지막까지 두리번거려
승호를 찾던 영희, 체념하고.
F.O
씬65 승호네 아파트 앞
10개월쯤 후다.
승호, 승용차 타고 들어온다.
차에서 내리는 승호, 차 안에서 시장본 것과 꽃 등을 들고 아파트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영희.
씬66 승호네 아파트
밖에서 초인종 소리.
승호, 쇼핑해온 물건들
정리하다가 소리 듣고 현관으로.
승호 벌써 와? 일찍 오네?
승호, 문 열면 영희가 서 있다.
흠칫 놀라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
영희, 고요한 얼굴로 승호에게 와 안긴다.
영희 (떨어져서) 난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기만 했어.
그래서 언제고 한번쯤은 당신이 날 기다려줬음 했지.
기다려줘서..고마워...
난 당신의 사랑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어.
승호 (질려서) 영..영희야.
영희 집 좋네..
승호 ...
영희 (부엌 쪽으로 가며)
부엌두 참 넓구 좋다.
(식탁 앞에 서서) 뭘 하나 물어볼까 해.
승호 ...
영희 한 순간이라두 날, 진심으루 사랑한 적 있었어?
당신한테 내가 아픈 적 있었어?
승호 ...
영희 말해. 그것만 말해주면 갈게.
승호 사, 사랑했어.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구,
영희 사랑했었어?
승호 그래, 사랑했다잖아!
영희 그래서 날 경찰에 신고했어?
승호 ...누, 누가 그래?
영희. 시선이 벽으로.
승호와 어떤 예쁜 여자가의 행복한 모습이 찍힌 사진 걸려 있다.
영희, 별안간 칼을 집어
승호를 향해 겨눈다.
승호, 뒤로 물러난다.
승호 무슨 짓을 할 셈이야...
영희 어디서부터..거짓이었어?
처음부터였어? 말해, 말 하라구!
승호 ...너두 마찬가지야, 오영희.
영희 ...뭐?
승호 착각하지 마, 너두 날 사랑한 게 아니야! 누군가를 사랑한다구 믿구 만족하구 들뜨 는 너 자신을 사랑한 거지. 그래 나 처음부터 다 가짜였어, 난 가짜야.
그래서 어쨌다구?
너는 나를 통해 네가 원하던 로맨스 따위를 얻었어,
내가 나쁜 놈이든 네가 어리석었든...이건 그 대가야.
이제 끝내..그 억지같은 사랑..
영희, 칼 겨누고 승호에게 다가간다.
승호, 조금씩 뒤로 물러나다가 승호와 여자의 사진이 붙은 벽에 쿵 부딪친다.
영희 칼 든 팔을 휙 들어 올린다.
씬67 병실 안
장례식장이 창문으로
보이는 병실.
영희 붕대 감고 침대에
앉아 있고,
미경, 영희 무릎 위에 상자 놓아준다.
미경 찾느라 애먹었다 야. 이거 맞지?
내 팔자야, 친구라구 하나 있는 게 경제사범에다 자살미수자에요..
궁시렁거리는 미경,
물통 들고 나가면,
영희 상자 연다.
일기장이고....
한 장씩 넘겨가는 영희,
미소를 띄며 사랑에 대한 잠언이 가득한 일기장을 읽어간다.
일기장 어느 페이지.
담배 꽁초가 바짝 눌려 말라있다.
(0123- )(끝)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