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세일즈 - 한정숙(김소연), 서영복(김선영)
10화. 영복의 집. 어지러진 집 내부. 영복은 누워있다.
정숙:(영복의 집 문을 두드리며) 영복언니, 저예요.
영복:(몸을 일으켜 문을 열어준다. 심란하다. 둘은 마주보고 앉는다) 뭐 하러 왔어.. 사모님한테나 좀 가보지..
정숙:(눈물을 꾹 참으며) 같이 가요..
영복:나 같은 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시댔어.. 괜히 찾아가면 마음만 불편하시지..
정숙:당연히 불편하실 수 있죠. 싫을 수 있고..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진짜 영영 남이 될지도 몰라요.. 그래도 괜찮아요?
영복:(참았던 눈물이 터진다)괜찮.. 것어? 나헌티 얼마나 소중한 인연인디.. 나도 마음 같애서는..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함 매달리고 싶어.. 진짜 잘못혔다고, 진짜 죄송하다고.. 근디.. (눈물이 터져 말을 못 잇는다) 꼭 내가 사정이 좀 있었다고.. 한 번만 얘기 좀 들어주시면 안 되나고 그러고 싶어..
정숙:그럼 가서 그렇게 말 해요 언니..
영복:내가 지금 이 사달을 내 놓고 이제 와서 무.. 무슨 염치로.. 가서 그렇게 말을 늘어놔.. 낯짝도 두껍지, 그거는.. 얼마나 내가 구질구질하고 구차해 보이시겄어..
정숙:그럼 좀 안 돼요? 이유를 떠나 상처 준 거잖아요.. 어차피 흉 질거라고 보고만 있지 말고..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다면 뭐든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구차하든, 구질구질하든 피하지 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