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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보기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매바우
무쇠팔 무쇠다리, 내 인생의 코치 (킹콩을 들다) 그들은 도전했고, 마침내 세상을 들었다
88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였지만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둔 후 시골여중 역도부 코치로 내려온 이지봉(이범수 분). 역도선수에게 남는 건 부상과 우락부락한 근육뿐이라며 역도에 이골 난 그가 가진 거라곤 힘 밖에 없는 시골소녀들을 만났다.
낫질로 다져진 튼튼한 어깨와 통짜 허리라는 타고난 신체조건의 영자(조안 분), 학교 제일 킹카를 짝사랑하는 빵순이 현정(전보미 분),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가 FBI가 되겠다는 모범생 수옥(이슬비 분), 아픈 엄마를 위해 역도선수로 성공하고 싶다는 효녀 여순(최문경 분), 힘쓰는 일이 천성인 보영(김민영 분), 섹시한 역도복의 매력에 푹 빠진 S라인 사차원 꽃미녀 민희(이윤회 분).
개성도 외모도 제각각 이지만 끈기와 힘만은 세계 최강인 순수한 시골소녀들의 열정에 감동한 이지봉은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합숙소를 만들고, 본격 훈련에 돌입한다. 맨땅에서 대나무 봉으로 시작한 그들은 이지봉의 노력에 힘입어 어느새 역기 하나쯤은 가뿐히 들어올리는 역도선수로 커나가고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게 되는데….
어떤 분야에서든 징크스라는 것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영화계 역시 오랜 고정관념처럼 존재한 징크스가 있다. 바로 여성영화와 스포츠 영화는 흥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불운의 징크스를 과감히 깨준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작년 한해 400만 명 이상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바통을 이어 받기라도 하듯이 다시금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스포츠 영화가 등장했으니, 제목이 꽤나 유머러스한 영화 [킹콩을 들다]가 그것이다.
[우생순]을 닮은 영화 [킹콩을 들다]!! ‘역도’로 전달하는 감동과 사람 이야기가 담긴 스포츠 영화!!
작년에 개봉해서 흥행에까지 성공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 [우생순]은 영화 [킹콩을 들다]를 이야기함에 있어 함께 견줄 수밖에 없는 영화다. 그만큼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포츠 영화라는 점이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역도’라는 소재를 통해 역도선수로 성장해가는 시골소녀들과 그녀들의 든든하고 따뜻한 스승이자 아버지였던 ‘이지봉’ 코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 [우생순]의 소재였던 핸드볼 역시 그러했지만 역도라는 종목 역시 우리에겐 그리 인기 있거나 낯익은 종목이 아니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수상 및 세계 신기록까지 수립하며 국위선양한 장미란 선수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긴 했지만 역도 역시 국내에서는 아직도 비인기 종목 혹은 무관심 종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여느 스포츠 선수들이 그러하겠지만 자신의 종목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의 피나는 노력과 아픈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다. 이범수와 조안이 주연을 맡은 영화 [킹콩을 들다]는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역도’라는 종목으로 전하고 있다. 영화 속 대사마냥 금메달을 따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부상이라도 당하면 선수생활 마감은 물론 아무짝에도 쓸 데 없다고 하는 역도선수의 길을 선택한 시골소녀들, 한창 예뻐지려 할 나이에 생계를 위해 역기를 들어야 했고, 자신의 아픔을 감춘 채 역기를 들어 올려야 했던 그녀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스포츠 영화가 주는 진한 감동과 역도선수들과 코치의 모습을 통한 훈훈한 인간애, 그리고 구수한 웃음과 여운까지 담겨 있는 그런 영화이다.
스포츠 영화의 감동과 가슴 찡한 사연이 담긴 휴먼드라마의 조화!! 웃음과 감동이 버무려진 희망과 교훈의 메시지!!
서울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했던 이지봉은 전남 보성에 있는 ‘보성여중’이란 시골 중학교의 코치로 부임하게 된다. 더 이상 역도에 대한 미련이 없던 지봉에게 시골여중의 역도 코치라는 자리도 못마땅하기만 할 뿐이다. 그렇게 회의적이기만 한 지봉에게 새로운 열정을 안겨 준 소녀들이 있었으니, 바로 남자도 하기 힘든 역도를 하겠다고 스스로 역도부에 들어 온 여섯 소녀들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 [킹콩을 들다]가 [우생순]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이 있다면, 선수들 간의 우정과 스포츠 선수들의 도전, 애환 속에 스승과 제자 간의 끈끈한 정을 부각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즉, 단순한 스포츠 영화로서의 재미에 사제지간의 이야기를 통한 감동을 더해줌으로써 한 편의 훈훈한 휴먼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보통의 영화들이 그러하듯이 영화 [킹콩을 들다] 역시 역도라는 운동을 처음 시작한 시골 여중생들과 매사가 회의적이기만 했던 한 남자가 점차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고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써 꾸며 나간다. 역도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여섯 학생들과 코치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편모가정, 고아, 따돌림, 좌절 등 저마다 지닌 아픔을 딛고 역도라는 운동을 통해 도전과 희망을 배워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시종일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답게 실제 주인공과 선수들의 사진을 담은 마지막 장면에서는 가슴 찡한 감동과 여운을 전달하게 된다. 이처럼 영화 [킹콩을 들다]는 아기자기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지닌 스포츠 영화이자, 따뜻한 여운과 교훈을 가진 훈훈한 휴먼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을 터지게 하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그들의 코믹연기, 그리고 향수를 자극하는 에피소드까지!!
소재에서도 알 수 있지만 스포츠 영화로서의 감동은 영화 [킹콩을 들다]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그리고 또 다른 매력을 찾으라면 바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코미디 요소들을 들 수 있다. 촌스러운 외모와 구수한 사투리까지 각양각색의 개성을 지닌 역도부의 여섯 여중생들과 선생님들 캐릭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정도로 맛깔스러운 재미를 준다. 무엇이든 번쩍 들어 올리는 괴력 소녀부터 역도복이 예뻐서 역도부에 지원한 4차원 소녀, 장래희망이 하버드 법대에 가는 것이라는 모범생부터 선머슴 같은 여중생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야말로 학창 시절에 각 반마다 한명씩은 존재하던 그런 향수 어린 캐릭터들로써 코믹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간다.
이뿐 아니라 적재적소에서 폭소를 터側?하는 개성 만점의 선생님 캐릭터 역시 영화를 더욱 유쾌하게 만들어 준다. 겉모습은 냉정해 보이고 다혈질이기까지 하지만 누구보다 학생들을 아끼고, 따뜻한 교장선생님이나 눈치도 없고 어딘지 모르게 어리바리하기도 한 교감선생님이 보여주는 코믹연기는 영화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에어로빅 복 차림으로 카리스마 있게 등장하시는 교장 선생님의 모습과 관객들의 웃음을 ‘빵’ 터지게 했던 교감선생님의 메모는 가장 큰 웃음을 유발한 장면이기도 하다. 전남 보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감칠맛 나는 전라도 사투리와 향수를 자극하는 학창시절의 모습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더해져 영화가 끝날 때까지 얼굴에서 잠시도 웃음이 가시지 않게 해준다.
버럭과 따스한 인간미를 동시에 지닌 그 남자, 이범수의 매력!! 촌스러운 여중생으로 변신한 조안과 여러 연기자들의 멋진 호흡에 박수를 보낸다!!
드라마를 통해 버럭하는 냉정한 모습과 그 속에 담긴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주었던 이범수는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나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한다.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은 물론 자신의 인생 역시 포기하고 있던 모습에서 점차 누군가의 희망과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가는 이지봉 코치를 연기하는 이범수는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써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그리고 체중까지 늘려가며 역도선수로서의 변신을 보여준 조안 역시 실감나는 연기로 영화의 감동을 더해주었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이렇다할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조안은 이번 영화에서 ‘박영자’라는 캐릭터로 관객들로 하여금 그녀의 이름을 새삼 각인시켜 줄 듯 하다. 검게 그을려진 피부와 촌스로운 파마머리까지 그야말로 시골여중생의 모습으로 확실하게 변한 그녀의 도전에도 내심 박수를 쳐주고 싶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비단 이범수와 조안만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라 할 수 없다. 그만큼 주,조연 구분할 것 없이 모든 캐릭터를 연기한 연기자들의 실감나고 맛깔스러운 연기가 이 영화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모습이 상상되지 않을 정도로 구수한 사투리 연기와 개성 있는 시골 여중생 연기를 감칠맛 나게 보여준 신인배우 이윤희, 최문경, 전보미, 이슬비, 김민영의 모습도 단연 돋보인다. 거기에 코믹한 교장, 교감 선생님으로 출연해 조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준 박준금과 우현의 코믹연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전 출연자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노력, 그리고 진심이 그대로 우러나오는 연기로써 이루어진 영화라 할 만큼 그들의 연기 앙상블이 큰 힘을 발휘한다. 2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원 없이 웃고, 울리는 그들의 연기는 그 시간이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2시간은 관객들에게 있어 또 다른 이들의 삶을, 혹은 상상만 해오던 삶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곤 한다. 우리는 그 시간동안 쉴 새 없이 웃기도 하고, 눈이 부을 정도로 울기도 한다. 그것이 곧 영화를 보는 매력이기도 하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오랜만에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이다. 영화 [킹콩을 들다] 속에는 우리가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삶 속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픔과 슬픔이 있고, 모두가 꿈꾸는 희망과 꿈이 있으며, 가슴을 움직이는 여운과 메시지가 있다. 큼직큼직한 헐리웃 블록버스터 틈에서 조용하게 얼굴을 내미는 우리영화 [킹콩을 들다]에 커다란 박수와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평점 십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