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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봉투에 담긴 마음
太峰. 김 기수
세배를 올리는 두 손 위에
돈보다 먼저 얹히는 것은
한 해를 살아갈 기도와 축복.
세뱃돈은
부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액운은 물러가고
복은 곁에 머물라 건네는
조용한 주문이었습니다.
옛 어른들은
새해 첫날 아이의 손에
동전을 쥐여 주며 말없이 빌었지요.
“아프지 말고,
바르게 자라고,
복 많은 인생이 되거라.”
그래서 봉투는 붉은색.
피처럼 흐르는 생명의 색,
잡귀를 막고
불운을 태워버리는 색,
무사와 평안을 부르는
가장 따뜻한 색이었습니다.
이 작은 봉투 하나에
사랑은 접혀 들어가고
걱정은 가만히 봉해집니다.
그리고 남는 건
“잘 살아라”는
어른의 마음.
오늘 이 붉은 봉투를 받는 순간,
돈의 무게보다
마음의 온기를 먼저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이 봉투 안에는
한 해를 밝히는
사랑이 들어 있으니까요.
빼앗긴 안양천에도 봄은 오는가
太峰. 김 기수
얼어붙은 물길 위
도시의 그림자가 길게 누운 날
안양천은 말없이 겨울을 견딘다
눈은 빼앗겼고
풀은 눌렸으며
시간마저 멈춘 듯 고요한데
그럼에도
얼음 가장자리에서 먼저 풀리는 숨결 하나
짙은 물빛 속에서
봄은 이미 연습을 시작했다
빼앗긴 것은 풍경이었을지언정
돌아오지 않는 것은 계절이 아니다
안양천에도
봄은
아무 말 없이
반드시 온다
커피 한 잔의 고백
太峰. 김 기수
나랑 커피 한 잔 할래?
그 말 속엔 사실
나랑 조금 더 따뜻해질래?라는 뜻이 숨어 있어.
처음엔 쌉싸름해도
시간이 지나면 향으로 남는 마음처럼
설탕 없이도 달아지는 눈빛으로
오늘은 커피 대신
너를 천천히 마시고 싶다,
한 잔의 커피
太峰. 김 기수
커피맛이 별거 아니야,
그냥 그대 생각만 넣으면
한결 같은 맛이야.
창밖엔 찬바람이 마음까지 스며드는데
손끝에 전해지는 이 따뜻함은
그대가 건네준 안부 같아서
쓴맛도, 신맛도 아닌
그리움 한 스푼 녹여 마시며
오늘도 나는 커피 대신
그대를 마신다.
모란 5일장
太峰. 김 기수
영하 열한 도, 숨결마저 얼어붙는 새벽에도
모란장은 먼저 깨어
천막 위로 김이 오르고,
삶의 온기가 손바닥처럼 펼쳐진다.
수십 년의 발자국이 쌓인 이 길 위에서
상인들의 주름은 역사가 되고,
건네는 한마디 “어서 오세요” 속에
겨울보다 따뜻한 세상이 열린다.
차가운 바람은 옷깃을 파고들지만
미소는 더 깊어지고,
모란장의 하루는 오늘도
사람의 온도로 시작된다.
〈백도라지와 산삼, 하루를 마시다〉
太峰. 김기수
유리병 속에 담긴
백 년의 숨결, 백도라지 한 뿌리
산의 심장, 산삼의 맥이
오늘 내 손 안에 들어왔다.
땅의 시간을 마시며
나는 다시 사람으로 깨어나고,
쓴맛 끝에 남은 향기는
삶이 아직 깊고 단단하다는 증거.
오늘,
나는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백 년의 기운을 천천히 마신다.
추억과 스피드 사이, 군고구마
太峰. 김 기수
아침 공기 속에
군고구마 냄새가 먼저 옵니다.
손을 호호 불며
화롯불에 뒤집던 그 시절,
시간은 늘 불 앞에 앉아
천천히 익어가곤 했지요.
재를 묻힌 고구마 하나에
겨울의 인내와 기다림이 담겨
달콤함은 늦게, 깊게
마음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이제는 버튼 하나,
에어프라이어가
순식간에 겨울을 구워내지만
그 속도만큼
그리움은 더 천천히 옵니다
.
추억은 불씨로 남아
아직도 가슴 한켠에서
조용히 익고 있습니다.
대한(大寒)의 기억
太峰 김 기수
하얀 숨이 땅에 먼저 닿는 날,
대한은 가장 차가운 말로
가장 깊은 겨울을 부릅니다.
눈 위에 남은 발자국마다
살아온 시간의 온기가 박혀
돌과 풀, 나무의 맥을 깨웁니다.
바람은 살을 에지만
견딤은 더 단단해지고,
침묵 속에서 봄은 숨을 고릅니다.
오늘, 가장 추운 이 하루가
내일의 햇살을 가장 먼저
기억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빗물항아리의 연꽃
太峰 김 기수
빗물만 고인 항아리 속
흙도, 이름도 묻지 않고
연꽃은 스스로 길을 찾았다
맑음은 선택이 아니라
견딤 끝에 피어나는 것임을
이 작은 잎 하나로 말해준다
더러운 물 위에서도
자신을 더럽히지 않는 꽃,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침묵으로 향기를 남긴다
항아리는 묵묵히 받아내고
연꽃은 조용히 올라와
오늘도 말없이 가르친다
삶이 탁할수록
마음은 더 맑게 피어야 한다고.
청국장, 삶이 되다
太峰 김 기수
콩은 처음부터
향기로운 존재는 아니었다
뜨거운 물에 삶아지고
시간 속에 묻혀
스스로를 썩히는 법을 배웠다
사람도 그렇듯
견뎌야 할 밤이 있었고
남들이 고개 돌리는 냄새 속에서
자기 안의 힘을 키웠다
불 위에 다시 올려질 때
고추장 한 숟갈, 파 한 줌,
소금 같은 시련과
마늘 같은 진심이 더해져
비로소 깊어졌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 속엔
참아낸 세월이 있고
첫 숟갈의 진한 맛엔
살아온 이유가 담겨 있다
청국장은 말한다
썩는 시간을 통과한 것만이
누군가의 속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다고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이 한 그릇 앞에서
인생이란
잘 익어야 비로소
사람이 되는 거라
조용히 배운다.
베란다 봄내음
太峰. 김 기수
아파트 베란다 한켠서
야채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네유
아직 찬바람 남았는디도
봄은 벌써 와 있구먼유
상추잎은 도톰허니 손바닥만허고
배추잎은 햇살 받아 번들번들허네유
고추 하나 빨갛게 웃는 거 보이시쥬
“나도 봄이여” 허는 것 같어유
물 한 바가지 주고서
잠깐 멈춰 서 보믄
흙내음, 잎내음이
코끝에 슬쩍 와 닿아유
멀리 안 가도 봄은 여기 있네유
베란다 이 좁은 자리서도
살아나는 것들은 다 살아나서
오늘도 조용히 자라고 있네유
보더콜리와 나, 인연
太峰. 김 기수
작은 숨결로 내 품으로 60여일 만에 입양됐던 너,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건넨 인연이
이렇게 우뚝 자라
다시 나를 알아본다
말은 없지만
눈빛 하나로 먼저 달려와
“놀자” 하고 손을 건네는 너
그 짧은 앞발에
시간과 기억이 얹혀 있다
사람의 마음을 먼저 읽는
검은 눈동자 속엔
그날의 약속이 아직 살아 있고
나는 그 약속을
오늘 다시 불러낸다
우연이 아니었던 만남,
잠시 스쳤으나 깊이 남은 인연
너는 개가 아니라
한 계절을 함께 건너온
내 삶의 한
다이어리
太峰. 김 기수
새하얀 첫 장을 펼치면
아직 쓰이지 않은 하루들이
숨을 고르고 기다린다
지나간 날의 무게를 접어 두고
오늘이라는 이름의 펜으로
다시 시작하라 말한다
다이어리는
계획이 아니라 약속,
포기가 아닌 다짐의 그릇
비워진 칸마다
희망이 먼저 자리를 잡고
노력은 조용히 뒤따른다
한 장, 또 한 장 넘길수록
삶은 다시 방향을 얻고
내일은 오늘보다 밝아진다
새해를 품은 다이어리,
그 안에는
이미 시작된 희망이 있다.
또 한장을 넘기며.
도토리묵을 쑵니다
太峰 김 기수
광명 가학산 능선에서
가을이 남긴 작은 갈색 약속을
두 손으로 주워 왔습니다.
거친 껍질 속에 숨어 있던 시간은
물에 씻기고, 불에 오르며
천천히 말을 잃습니다.
나무의 세월이 풀어져
국자가 오갈 때마다
산의 숨결이 깊어지고,
묵직한 기다림 끝에
흐르던 것은 멈추어
마침내 한 그릇의 고요가 됩니다.
도토리 한 알이
산에서 사람의 밥상으로 오기까지,
그 길 위엔 정성과 인내가
따뜻하게 굳어 있습니다.
태국 수상시장에서ᆢ
太峰. 김 기수
물 위에 삶이 떠 있고
노를 젓는 하루가
장터의 아침을 연다
색 바랜 배 위에서
밥 짓는 연기와 웃음이 오가고
손때 묻은 손길이
오늘의 생계를 건넨다
우산 아래 모인 과일과 국수,
강물에 비친 얼굴마다
땀은 있어도
서두름은 없다
우리 또한 그 배에 올라
잠시 여행자가 아니라
이웃이 된다
주황빛 구명조끼 너머로
삶의 온기가 전해진다
수상시장은 말한다
세상은 화려함보다
이렇게
버티며 이어온
사람의 리듬으로
흐른다고
우리팀도 그런 리듬으로
태국의 심장, 방콕의 밤
강 위에 몸을 맡긴 선상에서
太峰. 김 기수
황금빛 사원은
어둠을 밀어 올리며
천천히 기도처럼 빛나고
차오프라야의 물결은
시간을 흔들며
빛의 조각들을 가슴에 안는다
노을이 사라진 자리에서
도시는 더 깊은 숨을 쉬고
사람의 꿈과 역사가
물 위에 겹겹이 비친다
이 밤,
흐르는 것은 강물만이 아니라
내 마음까지도
방콕의 심장으로 흘러간다
자정에 도착한 방콕의 밤, 그리고 아침을 맞이합니다
太峰. 김 기수
별빛 같은 도로 위로
우리는 같은 꿈을 싣고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찬란한 태양이 도시의 창마다 불을 켜며
18년의 시간을 황금빛으로 깨웁니다.
이 자리는 축하가 아니라 증명입니다.
신뢰가 시스템이 되고,
시스템이 비전이 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힘이 되었음을.
함께 걸어온 파트너들의 숨결 위에
다음 18년의 지도가 펼쳐집니다.
더 넓게, 더 깊게, 더 멀리
개인의 성공을 넘어 함께의 번영으로.
오늘의 갈라디너는 끝이 아니라 시작,
빛을 켜는 밤은 길을 밝히는 약속.
방콕의 아침처럼,
우리의 비전은 지금 다시 떠오릅니다.
19주년의 또 다른세상을 위하여 전진합시다
골든타임
太峰. 김 기수
가슴이 돌처럼 조여 올 때
시간은 초침으로 말을 건다.
지금, 바로 지금이
운명을 가르는 문 앞이다.
통증을 참지 말 것,
망설임을 접을 것.
119, 그 세 글자를
숨보다 먼저 부를 것.
씹어 삼킨 아스피린 한 알,
심장을 향한 작은 방패가 되고
문을 열어 바람을 들이듯
산소를 들이마실 것.
누워 기다리지 말고
도움을 향해 몸을 기울일 것
.
심근경색의 골든타임은
용기처럼 짧고,
결단처럼 빠르다.
안양천의 숨
太峰. 김 기수
안양천은 오늘도
얼음 아래서 숨을 쉽니다.
고요한 표면 밑으로
물길은 느리게 맥을 이어
차가운 계절을 건넙니다.
얼음장은 잠시의 침묵,
그 아래에서는
새 생명이 몸을 말아
봄을 준비합니다.
햇살이 금빛으로 번지면
물은 먼저 깨어
다시 흐를 이유를
스스로에게 들려줍니다.
거꾸로 된 세상
太峰. 김 기수
지팡이는 출근하고
운동화는 늦잠을 잔다.
주름진 손은 오늘의 밥을 걱정하고
젊은 손은 내일의 알람을 끈다.
노인은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말하고
청년은 “아직 쉴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세상은 묻지 않는다,
왜 경험은 현장에 남고
가능성은 소파에 누웠는지.
해는 거꾸로 뜨고
땀은 나이를 헷갈린다.
일은 늙고,
쉼은 젊어졌다.
추모의 시 – 국민배우 안성기 님께
太峰. 김 기수
영원한 스크린 위의 빛,
당신의 눈빛은 삶의 깊이를 비추었고,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한 세기처럼 길었던 여정 속에
수많은 얼굴과 이야기를 담아
한국 영화의 역사에
깊은 울림을 새기셨습니다.
무대와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도
당신의 온기는 남아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계속 흐릅니다.
사랑과 연기의 무게를 진 당신의 발걸음은
이제 별빛이 되어
영원한 장면 속으로 스며듭니다.
안성기 배우님,국민형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편안히 쉬소서.
광명시장, 사람의 온도로 살아온 시간
太峰. 김 기수
지붕 아래 이어진 골목은
비를 피하는 길이 아니라
세월을 건너는 통로였다.
좌판 위에 놓인 생선의 은빛,
떡집에서 피어오르는 김,
국밥 냄비의 숨결에
하루의 허기가 풀린다.
잔돈을 세는 손끝엔
한 달 살림의 계산이 있고,
흥정 속 웃음에는
서로를 살피는 마음이 있다.
화려하진 않아도
사람 냄새로 빛나던 곳,
서민의 꿈이 값표처럼 붙어
오늘도 따뜻하게 팔린다.
나는 오늘 두부,족발,도너츠
그리고 부침개도 샀다
광명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하루를 건네는
살아 있는 역사다.
엘리베이터에게
太峰. 김 기수
말없이 등을 내어주고
우리의 하루를 태워 오르는 너,
숨 가쁜 계단의 고단함을
조용히 대신 짊어진다.
버튼 하나에 믿음을 싣고
문이 닫히는 찰나,
너는 늘 약속을 지킨다.
올라가야 할 곳으로,
내려와야 할 마음으로.
비 오는 날의 무릎을 배려하고
늦은 밤의 피로를 어루만지며
숫자들은 네 가슴에서
시간처럼 차분히 흐른다.
고맙다, 엘리베이터.
보이지 않게 도와주는 힘이
세상을 얼마나 부드럽게 만드는지
너는 매일 증명하고 있다.
도토리묵, 시간을 저어 만든 기억
太峰. 김 기수
숲이 먼저 익혀 둔 도토리,
겨울을 건너온 갈색의 숨결이
솥 안에서 천천히 말을 건다.
숟가락이 원을 그릴 때마다
어제의 허기와 오늘의 웃음이
한 겹씩 풀려 나온다.
전쟁의 그늘, 가난의 저녁,
말없이 배를 채우던 손길 위에
묵은 기다림을 굳혀 올리고,
사무실의 불빛 아래서도
그 옛날 부엌의 온기가 돌아온다.
도토리묵은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사람을 잇는 기억,
시간을 단단히 묶는 갈색의 다짐.
태백산의 정기로
太峰. 김 기수
태백산,
눈꽃이 세상을 덮은 아침
하얀 침묵 위로
새해의 첫 결기가 발자국을 남깁니다.
가지마다 얼어붙은 빛은
흔들림 없는 약속이 되고,
능선을 타는 바람은
물러서지 말라는 명령이 됩니다.
넘어질 듯 가파른 길에서도
눈은 길을 숨기지 않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결심은 이렇게 높이를 얻습니다.
신년의 문턱에서
나는 태백산처럼 서서
차가운 시련을 품고
더 단단한 나로 올라섭니다
.
오늘의 결기,
이 눈꽃처럼 오래 남아
한 해의 정상까지
끝내 나를 데려가리라.
천지개벽
太峰. 김 기수
천지가 숨을 고르며
새 아침의 문을 엽니다.
묵은 어둠은 물러나고
하늘과 땅 사이,
첫 빛이 이름을 얻는 순간
개벽은 소리 없이 시작됩니다.
산은 다시 높아질 각오를 세우고
물은 길을 바꾸어 바다를 꿈꾸며
사람의 가슴엔
포기보다 큰 희망이 깃듭니다.
이 새해는 묻지 않습니다,
가능한가를
다만 믿는가를 묻습니다.
뜻이 서면 길이 열리고
마음이 정하면
천지도 함께 움직인다는 것을.
오늘,
나 는 개벽의 한가운데 서서
새로운 세상을
첫 걸음으로 씁니다.
을사년(乙巳年) 이 저물어 갑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마음 덕분에 저 또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다가오는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에는
힘차게 대지를 달리는 적토마처럼
하시는 모든 일마다
거침없는 도약과 값진 성취가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에도 가정마다
평안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길 바라며,
희망으로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시인/당신의 힐링네비게이터. 太峰 김기수 올림
2025년의 끝, 새벽에서 새해로
太峰. 김 기수
오늘은 2025년의 마지막 새벽,
밤과 아침 사이에 서서
한 해의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본다.
웃음도 있었고
말없이 삼킨 눈물도 있었으며
견딤이라는 단어로
하루하루를 건너온 날들이었다.
다사다난했던 시간은
나를 무너뜨리지 못하고
오히려 더 깊고
단단한 사람으로 남겨 주었다.
이제 보내는 것은 아쉬움이 아니라
배움과 감사, 그리고 경험,
쥐고 가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던 나 자신이다.
새해여,
나는 더 이상 서두르지 않겠다.
대신 흔들려도 멈추지 않고
작아 보여도 계속 걷겠다.
빛나는 성공보다
의미 있는 성장을 택하며
함께 가는 길의 가치를
끝까지 지켜내겠다.
이 새벽,
나는 조용히 다짐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다시 한 번,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다고.
꽁치과메기 & 청어과메기
太峰. 김 기수
겨울바람이 볼을 스치면
마당 끝 처마 밑에 매달린
꽁치과메기, 청어과메기
시간과 바람이 빚은
바다의 기억이 흔들린다.
마른 손으로 찢어
김 위에 얹고
마늘 한 점, 초장 한 숟가락
그 순간
어릴 적 부엌의 웃음소리와
아버지의 낮은 숨결이
입안 가득 되살아난다.
비린함은 세월에 말라
그리움이 되고
짠맛은 추억이 되어
막걸리 한 사발에
겨울밤이 천천히 녹아든다.
꽁치도, 청어도
다르지 않다
그 시절을 견뎌낸
우리의 삶처럼
말없이 깊어졌을 뿐.
겨울 감나무
太峰. 김 기수
잎은 모두 떠나고
가지는 바람에 비워졌지만
붉은 감은 끝내 자리를 지킨다
한 해를 견딘다는 것은
모두를 움켜쥐는 일이 아니라
남길 것을 남기는 일임을
저 나무는 말없이 가르쳐준다
차가운 하늘 아래서도
달콤함을 숨기지 않는 붉은 열매처럼
오늘의 삶도
끝까지 빛나기를
시간의 속도를 다시 느끼는 하루 입니다
太峰. 김기수
1월, 2월은 천천히 지나가던 시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봄·여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스쳐가고
가을을 지나니
어느덧 12월이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집니다.
그래서 더더욱 오늘의 선택과
오늘의 액션이 중요합니다.
다가오는 2026 병오년,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닌
쌓아가는 시간, 성장하는 시간으로
함께 만들어 갑시다.
오늘 하루도 의미 있게,
한 걸음의 실천으로
내일을 앞당기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그대를 위한 촛불 켜는 밤
太峰 김 기수
이 밤,
말보다 먼저 불을 켠다
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불꽃의 중심에 조용히 서서.
어둠은 깊어질수록
그대의 이름을 또렷하게 불러오고
촛불은 흔들리며
사랑이란, 흔들려도 사라지지 않는 것임을
나에게 가르친다.
오늘의 수고와 내일의 염려를
한 방울의 밀랍처럼 내려놓고
그대를 향한 온기만 남긴 채
이 밤을 천천히 밝힌다.
경회루 앞에서
太峰. 김 기수
천 년의 물빛이 고요히 숨을 고르고,
경회루는 아직도 나라의 꿈을 비춘다.
왕조의 흥망이 스며든 연못 위로
시간은 말없이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
돌계단 하나하나엔 백성의 숨결이 남아 있다.
두 팔을 모아 선 한 사람,
역사를 향해 묻기보다
역사로부터 대답을 듣는다.
무너져도 다시 세운 이 땅의 의지처럼
오늘의 나는
어제의 대한민국과 내일의 대한민국 사이에 서 있다.
커피, 시간의 향기로 흐르다
太峰 김기수
사막의 밤을 깨운 한 잔에서
대륙의 새벽을 열던 향기까지,
커피는 길 위의 역사로
사람의 심장을 두드려 왔다.
불의 온기 속에서 깨어난 원두는
집중을 깨우고, 생각을 맑히며
지친 혈관에 리듬을 불어넣는다.
한 모금, 피로는 물러나고
의지는 다시 직립한다.
오늘, 우리 회사의 TH COFFEE 커피는
오래된 전통 위에 정성을 얹어
몸에는 균형을, 마음에는 용기를
조용히 따라준다.
향은 말이 없고
효능은 과하지 않다.
다만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게 할 뿐.
가래떡
太峰 김 기수
찹쌀의 숨결을 길게 늘여
한 해의 소망을 뽑아내던 손길,
하얀 떡살 위로
겨울 햇살이 고요히 내려앉는다.
잘릴수록 복이 된다는 믿음,
길수록 오래 살라는 기원,
칼끝에 나뉘어도
마음은 하나로 이어졌다.
솥에서 피어오른 김 속에
조상들의 안부가 담기고,
설날 그릇마다
새해의 첫 약속이 놓였다.
가래떡은 말한다,
굶주림을 견딘 시간도
함께 나눈 온기도
모두 역사라고.
오늘도 우리는
하얀 한 줄의 떡에
내일을 걸어 둔다
길고 곧게,
서로의 해가 되라고.
동지의 손길에 드리는 헌정
太峰. 김 기수
동짓날의 찬 공기 속에서
윤순자 회장의 손은 먼저 따뜻해집니다.
쌀가루 한 줌, 물 한 모금—
말보다 정성으로 새알을 빚습니다.
둥글게, 또 둥글게
주름진 시간 위에
안부를 얹듯 굴려내는 마음.
독거노인분들의 겨울이
조금 덜 시리길 바라는 기도입니다.
끓는 솥에 새알이 떠오를 때
미음 같은 위로가 피어나고,
팥죽의 붉은 온기는
긴 밤을 건너는 등불이 됩니다.
이날의 수고는 이름이 아니라
배부른 미소로 남아
한 그릇의 사랑이 되어
추운 계절을 건넙니다.
정성으로 빚은 작은 별들,
오늘도 누군가의 밤을
조용히 밝혀 줍니다.
빵을 빗는 시간
太峰. 김 기수
스무 살에 불을 만나
반죽보다 먼저 인내를 배웠고,
가루 날리는 새벽마다
손등에 세월을 올려놓았다.
오븐의 숨결은 거짓이 없어서
한 치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았고,
그는 매일 같은 자리에서
다른 하루를 굽는다.
케이크 위를 빗질하는 손끝,
그 선마다 축적된 수만 번의 새벽이 지나간다.
말없이 다듬은 곡선 속에
기술은 기도가 되고, 노동은 품격이 된다.
일흔의중반을 넘긴 지금도
불 앞에 서면 청년이 되어
오로지 한 분야, 한 길
달콤한 빵으로 시간을 증명한다.
명장은 완성이 아니라
끝까지 지키는 사람.
오늘도 그 손은
세상에 가장 정직한 맛을 남긴다.
누룽지
太峰 김 기수
가마솥 바닥에 남은 시간의 흔적,
어머니 부엌에서 들리던 저녁의 숨결.
눌어붙은 쌀알마다
가난은 따뜻했고, 기다림은 달콤했다.
끓는 물을 만나 숭늉이 되면
속은 편안해지고 마음은 고요해져
하루의 피로가 서서히 풀린다.
위장을 어루만지는 온기,
혈액처럼 순해지는 숨결.
바삭한 한 조각을 씹을 때마다
잊고 살던 추억이 소리 없이 살아나
오늘의 나를 다독인다.
누룽지는 음식이 아니라,
견뎌온 날들에 대한 조용한 위로.
임미소가수와함께ᆢ
太峰. 김 기수
촛불 하나, 하나에
한 해의 시간이 조용히 불을 밝힙니다
노래로 마음을 데워온 밤,
임미소의 이름 위에
감사의 숨결이 켜집니다
케이크 위 작은 불꽃은
무대에서 흘린 땀과
관객의 박수,
그리고 지나온 계절의 안부
서로의 얼굴에 스친 빛 속에서
우리는 알게 됩니다
이 밤이 단순한 송년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을 축복의 순간임을
불은 타오르다 사라지지만
노래와 마음은
다음 해로,
다시 노래처럼 이어집니다
인연2
太峰 김 기수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있습니다
말보다 눈빛이 먼저 닿고
침묵 속에서도 안부가 전해지는 사람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인연,
잊으려 애써도
기억이 먼저 그를 불러옵니다
파도처럼 스쳐 가는 하루 속에서도
늘 마음 한켠에 남아
조용히 생각나고,
아무 이유 없이 따뜻해지는 존재
사람은 떠나도
생각은 남아
오늘도,
그 이름 없는 온기로
하루를
동지 팥죽
太峰 김 기수
어릴 적 겨울은
부엌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솥 안에서 천천히 끓던 팥죽,
빨간 김 사이로
어머니의 손길이 밤처럼 깊어졌다
새알심 몇 알 띄워
한 해의 액운을 막아내고
서툰 숟가락질에도
겨울은 이상하게 따뜻했다
창밖은 가장 긴 밤이었지만
그날의 부엌엔
내일을 먼저 밝히는
작은 불빛 하나가 있었다
동지 팥죽 한 그릇,
추억은 그렇게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조용히 끓고 있다
광명팀 송년의 밤
太峰. 김 기수
잔이 부딪히는 소리보다
먼저 부딪힌 것은
서로를 향한 마음이었다.
말수는 줄어들어도
눈빛에는 배려가 담기고,
웃음 한 번에
한 해의 고단함이 풀려났다.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라
등을 내어주는 사람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은 길을 걷는 팀임을
이 밤에 다시 배운다.
감사하고,
사랑하고,
끝내 함께 남겠다는 다짐.
광명팀이라는 이름 아래
오늘 우리는
더 좋은 사람이 되기로
조용히 약속했다.
크리스마스에, 나에게
太峰 김 기수
한때 나는
시간에 기한이 붙은 삶을 살았다.
신장과 혈당, 혈압과 통풍,
심장의 박동마저
내 편이 아니던 날들.
그러나 오늘,
거울 속의 나는
숨이 깊고
맥박이 고요하다.
포기하지 않았던 하루,
스스로를 놓지 않았던 밤들이
내 몸에 다시
빛을 심어 주었다.
크리스마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날이 아니라
다시 살아낸 나를
조용히 안아 주는 날임을
이제야 알겠다.
잘 견뎌왔구나.
잘 살아왔구나.
오늘의 나는
어제의 기적이고
내일의 희망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사랑받아 마땅한
나에게.
감사가 익어갑니다
太峰 김 기수
경선 사장님이 건네준
에어프라이의 작은 불빛 속에서
고구마는 천천히 단맛을 익히고
밤은 껍질을 열어 마음을 내어줍니다.
손에 쥐는 온기보다
가슴에 먼저 번지는 것은
말없이 전해진 배려와 정성.
오늘의 따뜻함은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었음을,
이 한 입의 감사가 조용히 알려줍니다.
사무실에서 끓이는 시간
太峰. 김기수
가스 불 위에
도토리의 기억이 천천히 풀리고,
나무숲의 숨결이 국자로 저어집니다.
회의실 한켠,
숫자와 일정 사이로
갈색의 온기가 고요히 흐르고,
젓는 손마다
조급함은 가라앉고
말 없는 집중이 묵처럼 단단해집니다.
오늘 우리 사무실엔
성과보다 깊은
자연의 시간이 굳어갑니다.
킬리만자로의 커피
太峰. 김기수
해발 천오백 미터,
아프리카의 아침이 먼저 깨어나는 곳
킬리만자로의 그늘 아래
커피는 이슬을 마시며 자란다.
새벽엔 별의 숨결을 머금고
한낮엔 태양의 열기를 견디며
느리게, 그러나 단단하게
시간을 숙성한다.
세 해의 기다림 끝에
뜨거운 불 속으로 들어가
여덟 번의 고통을 통과해야
비로소 향이 된다.
쓴맛은 삶의 깊이가 되고
산미는 깨어 있는 영혼이 되어
입술에 닿는 순간
대지는 노래를 시작한다.
한 잔의 커피에
아프리카의 바람과
킬리만자로의 침묵이
조용히 피어난다.
눈이 말을 걸어옵니다
太峰. 김 기수
앙상한 가지 끝,
세상의 소음에서 한 걸음 물러난 자리
눈으로 엮은 작은 둥지 하나.
바람은 차갑고
하늘은 말이 없지만,
그곳엔 오늘을 견디는 온기가 남아
침묵으로 서로를 덮어줍니다.
떠나지 않음이 곧 사랑이 되는 이른아침,
겨울은 그렇게
삶을 품고 서 있습니다.
막걸리 한잔
太峰 김 기수
막걸리 한 잔을 따르니
시간이 먼저 고개를 숙인다.
흙과 햇살, 땀의 언어가
누룩 속에서 숨 쉬다
백성의 그릇에 담겨
세월을 건너왔다.
임금의 술이 아니어도
농부의 손끝에서 태어나
전쟁의 밤에도,
보릿고개 저녁에도
말없이 곁을 지켜준 술.
탁해 보여도 속은 맑아
서로의 마음을 풀어주고
웃음과 한숨을 함께 삼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었다.
오늘도 막걸리 한 잔,
역사는 소박한 그릇에 담겨
조용히 우리 곁에 앉아 있다.
친구야! 네가사는곳에도눈이내리니
太峰 김 기수
친구야,
네가 사는 그곳에도
오늘은 눈이 내리니
내 창가엔 흰 숨결이 내려앉아
자꾸만 너를 불러
충청도 들판 끝,
말 많지 않아도 정 깊던
그 겨울길이 생각난다
눈 오는 날이면
우린 괜히 더 조용해져서
안부 하나에도
마음이 먼저 닿았지
친구야,
네 고향 하늘에도
이 눈이 닿거든
잘 지내라는 내 마음인 줄 알고
천천히, 오래 바라봐 줘
나라사랑
太峰. 김 기수
KTX의 바퀴가 아침을 깨우며
나는 오늘, 서울역으로 향한다
이름 없는 평범한 한 사람이지만
가슴엔 태극기 같은 마음을 품고서
나라를 사랑한다는 말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자리를 지키고, 마음을 모으는 일임을
이 길 위에서 다시 배운다
송년의 끝자락,
나라사랑총연맹의 불빛 아래
나는 다짐한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내가 선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사랑하겠다고.
인연
太峰 · 김기수
어느 바람이
당신을 내 곁으로 밀어 넣었을까요.
스쳐 지나도 흔적을 남기고,
머물다 가면 마음에 빛을 남기는
그 이름, 인연.
때로는 꽃잎처럼 가볍게 오고,
때로는 별빛처럼 깊어 앉아
내 하루를 물들입니다.
붙잡지 않아도
멀어지지 않는 사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먼저 닿는 사이.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세상은 조금 더 쓸쓸했을 테지요.
인연은 기적처럼 오고,
기적은 사람의 모습으로 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당신이라는 인연이 있어
내 삶이 더 따뜻합니다.
따스한 배움의 그늘 아래서. 멘토님께ᆢ
太峰. 김 기수
오늘,
내 인생의 길을 밝혀 주신
멘토님을 다시 뵈었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서
한결같은 미소로 맞아 주시는 분,
말보다 마음이 먼저 건네지는
따스한 품의 주인이십니다.
한국 아마추어 골프계의 큰별,
이진태 회장님.
그 깊은 걸음 속에서
저는 늘 배움을 얻고,
사람을 향한 품격을 배웁니다.
포근한 손길처럼
저를 북돋아 주시는 그 온정이
오늘의 저를 만든 힘이 되었음을
이 조용한 시 한 편으로 전합니다.
회장님,
당신의 빛 아래서
저 또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길이 되겠습니다.
겨울비의 아침
太峰 김 기수
12월 11일 새벽,
겨울비가 조용히 시간을 적십니다.
창밖은 말없이 젖어가고,
진한 커피 한 잔에
밤과 아침의 경계가 풀립니다.
차가운 빗방울 사이로
숨을 고르듯 하루가 열리고,
이 비 내리는 아침이
나를 다시 따뜻하게 깨웁니다.
겨울을 앞지른 꽃
太峰. 김기수
한겨울,
계절도 잊은 채 꽃이 피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의 문턱에서
봄을 묻지 않고
스스로 피어날 이유가 되었지요.
눈 속에서도 빛을 놓지 않는 용기,
기다림보다 먼저 선택한 희망이
이 겨울을 조용히 데워줍니다.
도토리묵의 아침
太峰. 김기수
새벽 공기 묻은 도토리 가루에
친구의 손길이 한 숟가락씩 더해지니
옛날 산길의 향기가 다시 피어난다.
서서히 저어 끓어오르던 냄새 속에는
어릴 적 어머니 손맛과
숲속에서 뛰놀던 우리들의 웃음이 있었다.
따뜻한 묵 한 그릇이
오늘의 아침을 채우고,
잊고 지낸 추억 한 조각을 깨운다.
안양천 잉어들의 합창
太峰. 김기수
맑은 물결 아래에서
잉어들이 은빛 숨결을 모읍니다.
흩어졌다 모였다 하며
강물의 리듬에 맞춰
하루를 노래하는 듯합니다.
햇살 스미는 물길 속,
비늘 하나하나가 악보가 되어
안양천은 조용한 합창장이 됩니다.
인생, 한 잔의 커피처럼
太峰 김기수
쓴맛부터 마주하는 건
커피나 인생이나 같더라.
처음엔 낯설고
가끔은 너무 진해서
도려내고 싶을 때도 있지만,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그 쓴맛 속에 숨어 있는
깊은 향과 온기를 알게 된다.
모든 하루는 한 모금,
뜨겁고 짧지만
입 안에 오래 남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인생을 끓이고,
작은 잔에 담아
조용히 마신다.
다시 살아갈 용기를
그 한 잔에서 배운다.
대설의 아침
太峰. 김 기수
하얀 숨결이 들판을 감싸는 날,
세상은 고요 속에서 한층 깊어집니다.
대설은 말합니다,
멈춤의 품위와 견딤의 아름다움을.
찬 바람 속에서도
씨앗이 봄을 믿듯,
우리 마음도 조용히 새 계절을 준비합니다.
쌓여가는 흰빛 아래
내 안의 작은 빛을 다시 켜봅니다.
첫눈 위에 서 있는 주목
太峰. 김 기수
유리벽에 비친 세상은 차갑고
겨울빛은 숨을 죽였지만
주목은 천년의 심장을 품은 듯
흔들림 없는 기개로 서 있다.
흰눈은 그 위에 고요를 얹고
바람은 혹독한 시련을 건네오지만
그 어떤 추위도
굽히지 않는 한 줄기의 곧은 혼
세월을 견디며 푸름을 지키는 나무,
주목은 말없이 알려준다.
참된 강함은
소리 없이 버티는 데에 있다고.
눈 속에서 피어나는 숨결
태봉 김 기수
하얀 침묵 속에서도
작은 붉은 숨결은 꺼지지 않고 피어난다.
차가운 눈이 감싸도
그 안에서 봄의 기척은 여전히 따뜻하고,
세상이 멈춘 듯한 겨울 한가운데
이 작은 색 한 점이
희망의 온도를 올리고 있었다.
고요한 눈 속에서
가장 강한 생명은 조용히 빛난다.
첫눈 내리는 사무실 앞에서
태봉. 김 기수
가로등 불빛 아래
하늘에서 흩어진 빛의 조각들이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누군가의 발자국만이
하얀 마음 위를 조심스레 건너며
오늘의 겨울을 기록하고,
잠시 멈춰 선 나의 숨결마저
눈송이와 함께 고요해지는 순간—
바쁜 하루의 끝에
하늘이 내려준 작은 위로 같아
괜스레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첫눈이 와서가 아니라,
그 첫눈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밤.
첫눈내리는날의 설렘
太峰 김 기수
2025년의 첫눈이
소리 없이 창가에 내려앉는다.
차갑던 바람마저
오늘은 마음을 적시듯 살랑이고,
하늘에서 흩날리는 작은 조각들이
가슴 깊은 곳에 조용히 불을 켠다.
첫눈이라는 이유만으로
걷는 길이 달라지고,
숨결조차 설렘으로 빛나는 하루.
겨울이 이렇게
포근하게 찾아올 줄은 몰랐다.
앙팡이가 찾아왔네요
시인 太峰 김 기수
앙팡이가 사무실에 찾아온 순간,
작은 발끝에서 포근함이 번졌다.
푸들 특유의 몽글한 털결처럼
애교도 사랑도 두둥실 피어나
공간이 따뜻해지고,
품에 안기면 마음이 놓이고
웃음이 절로 피어나는 오후.
오늘 사무실에는
앙팡이 덕분에 한층 더 환해졌다.
내가 시를 쓰는 이유
太峰. 김 기수
나는 두 번이나 깊은 어둠 속에 쓰러졌습니다.
몸이 무너지고, 마음이 무너졌던 날들.
숨조차 버거웠던 그 시간들이
한 줄의 상처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통은 나를 꺾지 못했습니다.
나는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인생은
처음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게 했습니다.
시를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살아있다는 증거,
다시 태어난 나를 기억하기 위해.
과거의 나를 넘어서,
지금은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그 마음을 글로 남기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씁니다.
고통을 딛고 피어난 삶의 기록을.
내 인생이 다시 시작된다는 선언을.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닙니다.
나는 세 번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12월 1일, 성현식 사장님 후원 가는 길ᆢ
太峰. 김 기수
12월의 첫 아침,
우리는 또 한 번 길 위에 섰습니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도시의 풍경처럼
시간은 흐르지만, 우리의 방향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후원은
단순한 방문이 아님니다.
그 사람의 미래를 돕는
한 줄기 빛이 되는 여정입니다.
오늘은 첫날입니다.
그리고 첫날은 언제나 각오로 쓰는 날입니다.
멈추지 않는 열정,
포기하지 않는 신념,
사람을 믿는 마음 하나로
우리는 다시 나아갑니다.
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결의로 이 달을 시작하는가?
대답합니다.
끝없는 추구,
그리고 행동으로 증명하겠습니다.
12월, 가장 뜨거운 출발을 위하여.
오늘도 한 사람의 인생을, 또 한 번 변화시키는 길 위에서
갈대가 말해주는 것ᆢ
太峰. 김 기수
바람 따라 흔들리는 갈대여,
너는 약해 보이지만
어떤 폭풍에도 꺾이지 않는
강한 마음을 지녔다.
저물어가는 계절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남기듯
고요히 서 있는 너를 보면
사람의 인생도 닮아 있다.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의 리듬으로 서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사람의 마음도 그러하리라.
상처가 있어도 다시 피어나고,
바람이 분다고 길을 잃지 않는 것.
안양천을 스치던 기억처럼
갈대밭에 서 있는 우리는
흔들리며 살아가는 존재였음을
조용히 깨닫게 된다.
바람 속에서도
자세를 잃지 않는 너를 보며
오늘의 마음을 다시 세워본다.
김장
太峰. 김 기수
겨울이 오기 전에
배추부터 잡아야 한다.
남의 집 개도 김장 날엔 조용히 눈치 본다는 말,
허투루 나온 소리가 아니다.
소금은 소금대로 짠맛을 뽐내고
고춧가루는 붉게 붉게 뽐을 낸다.
마늘은 향을 퍼뜨리며 큰소리친다.
“올해 김장도 내가 살렸다!”
절여진 배추를 쥐고 버무리다 보면
세상 걱정도 같이 버무려지고,
시집살이 한숨도, 자식걱정도
양념에 묻혀 사라진다.
누구는 말한다.
김장은 노동이 아니라 겨울을 통과하는 의식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안다.
사실 김장은
어머니들의 대담한 생존력과
이웃집 수다의 예술이라는 걸.
마지막 한 포기 버무리고 나면
다들 소리친다.
“올해도 잘 살았다!”
그리고 김치통 꼭 닫으며
우리는 다시 겨울을 이긴다.
김장은 그저 반찬이 아니다.
한국인의 유머와 끈기를 발효시키는
이 땅의 가장 맛있는 철학이다.
예류의 바다 앞에서♡♡♡
태봉. 김 기수
파도는 수천 번 바위를 두드리며
시간의 얼굴을 깎아냈다.
그 흔적이 남아
예류라 불리는 지질의 역사로 서 있다.
나는 그 앞에 서서
내 인생의 파도들을 떠올린다.
부서지고, 깎이고, 다시 일어선 시간들
그 또한 나의 지층이 되어
지금의 나를 세웠다.
푸른 에머럴드 바다여,
너의 쉼 없는 물결처럼
나도 멈추지 않으리.
상처는 흔적이 되고, 흔적은 길이 된다.
오늘도 나는,
나의 인생이라는 바위를 새긴다.
251104대만 예류지질공원 바닷가에서ᆢ
안양 박달시장의 아침, 튀김과 오뎅이 들려주는 이야기
太峰 김 기수
비 내리는 새벽,
안양 박달시장 골목에 들어서면
뜨끈한 오뎅 국물 냄새가 먼저 반긴다.
튀김이 익어가는 사각거림,
연기 사라지듯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어느새 추억도 따라 올라온다.
어릴 적 시장을 지나가다
엄마 손을 잡고 하나씩 골라 먹던
그 따뜻한 기억들처럼,
이 아침의 시장도
누군가의 삶을 달래주는
작은 위로가 된다.
빗소리가 지붕을 두드리면
시장은 더 정겹고,
사람들의 걸음도 천천히 머문다.
뜨거운 오뎅 한 꼬치,
바삭한 튀김 한 점에
세상 근심이 잠시 멈추고,
우리는 또 하루를
이렇게 따뜻하게 시작한다.
살아온 길도, 살아갈 날도,
이 아침의 냄새처럼
부드럽고 오래도록 남기를.
비둘기 한쌍이 들려주는 깊은가을의 노래 ᆢ
太峰. 김 기수
노란 잎이
바람의 손끝에서 흩날리며
가을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조용한 길 위로
비둘기 두 마리
마주 서서 무언가를 속삭입니다.
“오늘도 잘 왔네,
이 계절의 따스함을
우리 함께 걸어보자.”
도시는 바쁘게 흘러가도
이 작은 생명들은
평온이라는 선물을 건네고,
떨어진 잎들 사이로
가을은 여전히
부드럽고 조용한 빛으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한 쌍의 비둘기가
어깨를 맞대고 걷는 모습 속에서
문득 깨닫습니다.
삶도, 계절도, 인연도
서로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어줄 때
비로소 더 아름답다는 것을.
오늘의 가을,
그대 마음에도
이 조용한 평온이
살며시 내려앉기를 바랍니다
인천대공원의 잉어들에게ᆢ
행복을 건네는 아침
太峰 김 기수
고요한 물결 위로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시간,
먹이를 흩뿌리자
잉어들이 환한 미소처럼 몰려옵니다.
작은 한 줌의 나눔에
물결은 따뜻해지고,
잉어들의 몸짓은
감사의 춤처럼 일렁입니다.
주는 기쁨과
받는 행복이
물속에서 하나로 어우러져
오늘의 마음을 맑게 비춥니다.
사소한 친절 하나가
이토록 큰 기쁨을 만들듯,
우리의 하루도
따뜻한 나눔으로 채워지길
TH COFFEE 한잔의 아침 ᆢ
太峰. 김 기수
아침 햇살이
살며시 창가를 두드릴 때,
나는 TH COFFEE 한 잔을 먼저 꺼냅니다.
이 작은 잔 안에는
어제의 흔적도,
지나간 걱정도 머물지 못하고,
고요한 향기만 남아
나를 새로운 하루로 이끌어 줍니다.
TH COFFEE는
단지 커피가 아니라
내 삶의 감성을 깨우는
하나의 언어, 하나의 시작입니다.
첫 모금을 머금으면
마음은 따뜻해지고,
생각은 맑아지며,
오늘 걸어갈 길이
조용히 빛을 드러냅니다.
여행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처럼,
흔들리는 꽃잎 같은 내 감정도
이 향기 속에서 온기와 색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됩니다.
아침의 시작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며,
TH COFFEE 한 잔이
그 마음을 깨우는 첫 번째 빛이라는 것을.
오늘도 이 잔 하나로
나의 감성을 채우고,
삶의 길 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써 내려갑니다.
조개의 눈물에서 피어난 빛
太峰. 김 기수
고요한 바다의 한 모퉁이,
작은 조개는 말없이 아픔을 삼켰지요.
살을 찌르는 이물질조차
세월 속에서 품어 안으며 길렀습니다.
상처를 덮는 한 겹, 또 한 겹의 인내가
마침내 빛의 구슬이 되어
바닷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영롱한 진주로 태어났습니다.
우리 삶도 다르지 않으리니,
감내한 고통만큼 빛은 깊어지고,
묵묵히 견뎌낸 마음만큼
세상은 더 환하게 우리를 비춥니다.
오늘도 당신 안의 진주가
조용히, 그러나 찬란하게 자라나는 하루가 되기를.
소설의 아침 – 가늘게 내리는 고요
태봉. 김 기수
소설(小雪)의 문턱,
아직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새벽 공기엔 이미 겨울의 숨결이 묻어난다.
차가운 바람을 한 모금 마시면
어제의 번잡함은 사라지고
맑은 마음 하나가 가슴 안에 피어난다.
조용히 뛰는 발걸음마다
살아 있음의 따뜻한 리듬이 들리고,
하늘은 더 낮아져
나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작은 눈이 내리기 전,
너의 마음에도 고요를 쌓아라.”
소설의 아침,
이 고요한 순간이
오늘을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새벽을 먼저 맞이한 나에게
겨울의 첫 미소가 살며시 건네진다.
새벽의 숨, 고요의 종
太峰. 김 기수
지붕 끝에 매달린 작은 풍경 하나,
바람에 흔들리며
새벽의 숨결을 대신 울린다.
하늘과 산의 경계가 희미해질 때,
마음 또한 경계가 사라져
고요 속으로 스며든다.
세상의 소음은 문밖에 두고
먼 능선 위로 번지는 빛만 바라보면
흐트러졌던 마음이
조용히 제자리를 찾는다.
삶이란, 저 풍경처럼
소리 없이 흔들리되
결코 부러지지 않는 것.
이 새벽, 고요가 전해주는 깨달음은 단 하나
가장 깊은 울림은
말이 아닌 침묵에서 온다는 것이다.
붉게 익은 숨결. 마가목
태봉. 김 기수
찬 바람 부는 계절,
마가목은 더욱 붉게 익어
작은 열매 속에 따뜻한 기운을 품는다.
기침으로 메마른 가슴엔
한 줌의 붉은 빛이 숲이 되고,
막힌 혈길엔 고요한 강물이 흐른다.
겨울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그 빛,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지켜내려는
자연의 작은 응원처럼 다가온다.
우리의 마음도
이 붉은 열매처럼
누군가의 겨울을 따뜻하게 비추길 바란다.
감사의 시 – 꽃나비에게 띄우는 마음ᆢ
태봉 김 기수
오늘, 여울문학회의 따뜻한 빛 속에서
시인대상의 영광을 품었습니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
꽃나비 작가님이었습니다.
당신은
봄날 첫 나비처럼
조용히, 그러나 가장 눈부시게
제 시의 길에 날아와
용기라는 꽃가루를 흩뿌려 주셨습니다.
한 줄의 시가 망설일 때마다
당신의 격려는 바람이 되어
제 마음의 창을 열어 주었고,
끝내 한 편의 시가
또 하나의 날개를 얻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오늘의 상은
제가 받은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온 우리의 인연이
받은 상이라 생각합니다.
꽃나비 작가님, 고맙습니다.
당신이 건네준 따뜻한 응원과 향기는
앞으로의 제 시에
계속 살아 숨 쉬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펴준 날개 위에서,
저 또한 더 멀리, 더 높이 날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