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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 절반으로 줄이는 노하우 올 가이드 |
KT가 요금을 내린 데는 이유가 있다. 2017만 명(점유율은 91%)에 달하는 유선전화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 이동통신 3사(SKT, LGT, KTF)가 10초당 18~20원인 휴대폰 요금을 10%가량 내렸고, LG데이콤 등 인터넷전화의 공세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내년부터 시작될 유선전화와 인터넷전화간 번호이동(번호는 그대로 두고 서비스 회사만 바꾸는 것)에 대비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실제로 이번 요금인하로 3분당 38~45원 수준인 인터넷전화에 맞먹는 요금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하나로 텔레콤도 KT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뒷짐지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11월부터 한달에 30분씩 무료로 시내통화를 사용할 수 있는 ‘베이직 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30분 이상 통화에 대해선 이전과 같이 3분당 39원의 요금이 부가된다. 월 기본료는 KT 표준형과 같은 5200원이다. 통화를 적게 하는 이용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상품이다.
이외에도 하나로텔레콤은 할인 혜택이 많이 있다. 초고속인터넷 ‘하나포스’를 사용하면 기본료의 10%, 거기에 하나TV까지 신청한 상태라면 매월 기본료의 20%를 할인해준다. 여기에다 최근 인수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는 SK에서 하나로텔레콤을 합병하면 더욱 공격적인 할인요금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B 통신비, 얼마나 하락했나? ‘휴대전화’
SK텔레콤은 지난 10월 자사 가입자간 통화요금을 50% 인하한 파격적인 ‘망내할인’ 상품을 선보였다. 이용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이동통신 시장 만년 1위 기업 SK텔레콤이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할인 혜택을 내놨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자사 가입자간 통화비율이 52%나 되니, 이전보다 기본요금을 2500원이나 더 내야 한다는 조건은 흘려들어도 될 만하다.
LG텔레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SK텔레콤과 같은 인상액인 2500원만 더 내면 자사 가입자간 통화가 월 20시간 무료인 ‘망내무료’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혜택 내용만 보면 SKT가 내놓은 것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하지만 가입자 수가 SKT에 많이 못 미치는 게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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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는 SKT와 LGT를 아우르는 상품을 내놓았다. 이름하여 ‘전국민 30% 할인’ 상품. 역시 월 기본요금을 2500원 더 내면 가입자가 속한 통신사를 가리지 않고, 이동통신 가입자간 휴대폰 통화요금을 30% 할인해준다. 회사나 단체보다 개인과 통화할 기회가 많은 사람에게는 알찬 혜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번 인하 혜택을 두고 ‘적반하장식 할인’으로 폄하하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단체에서 ‘가입비와 기본료를 낮추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통신료만 내리고 오히려 기본료를 올리는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가입비와 기본료는 통신사업 특성상 설비비용이 많이 드는 초반에 부과했던 것인데, 최소한의 설비유지비만 있으면 되는 지금까지 예전의 요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국가의 자원인 전파를 헐값에 사용하는 통신료 할인은 당연한 것인데, 그걸 가지고 생색이다”라고 말했다. 내용이 어쨌든간에 이번에 벌어진 할인경쟁으로 10% 정도 할인 혜택은 있다고 한다.
앞으로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통신비도 선진국 수준으로 떨어질 날이 올 것이다. 참고로, 평균 소득수준은 우리나라보다 2~3배 높은 OECD 회원국 국민들이 매달 부담하는 이동통신요금은 우리나라의 3분의 1~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C국제전화는 인터넷이 싸군!
국제전화를 수시로 사용하는 사람들이야 어떤 걸 어떻게 사용하는 게 저렴한지 ‘척하면 척’이지만, 두세 달에 한 번씩 사용하는 사람은 어떤 통신사를 이용해야 하는지부터 고민이다. “00…”하다가 결국 아무거나 생각나는 것을 누르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국제전화는 인터넷전화가 싸다. 예를 들어 LG텔레콤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에 거는 국제전화요금이 모두 1분당 50원이고, 삼성네트웍스는 1분당 49원이다. KT의 국제전화요금이 미국이 1분당 282원, 중국이 990원인 것을 감안하면 20%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또 최근 국내에 진출한 세계 최대 인터넷 전화회사 스카이프의 국제전화 1분 통화료는 미국이 22원, 중국이 27원으로 훨씬 더 저렴하다. 물론 유선사업자인 KT와 하나로텔레콤에도 국제전화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KT의 경우 월정액 1만원을 내면 100분 무료통화에 분당 100원씩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와 통화할 수 있다. 월정액을 높이면 분당 통화료는 70원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도 인터넷 전화가 많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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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터넷 전화라고 하면 조금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통화시 잡음이 들리거나 심지어 중요한 통화를 하는데 끊기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다. 지금도 이런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통화 품질이 유선전화 못지않게 개선됐다.
더군다나 2008년부터는 현재 사용하는 유선전화를 그대로 인터넷전화로 옮겨 사용할 수도 있다. 정보통신부에서 인터넷전화의 번호이동성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인터넷전화식별번호인 ‘070’을 누르지 않아도 통화가 가능하게 된 셈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전화용 전화기까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D초고속인터넷 사용료는 계속 추락할 것인가?
내용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케이블TV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초저가형 초고속인터넷 번들 상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초저가 열풍이 불고 있다.
전국적으로 사업기반을 갖춘 MSO(복수SO)들이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케이블방송’을 묶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경쟁에 나서면서 월 1만원대 전후의 초고속인터넷 번들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일부 MSO 지역에서는 초고속인터넷 가격의 마지노선인 월 1만원대 이하의 초저가 상품까지 버젓이 유통되면서, 그동안 출혈경쟁으로 몸살을 앓아온 초고속인터넷 시장구도가 붕괴될 조짐까지 일고 있다.
주요 MSO들은 최대 10Mbps급을 지원하는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통상 1만7000∼2만원대(3년 약정 기준)에 책정하고 있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1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한 상황(수도권 일부 지역은 월 9000원대)이다. 메가패스(KT)·하나포스(하나로텔레콤)·엑스피드(LG파워콤) 등 통신업계 진영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과 비교하면 40∼70% 수준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상에 있는 초고속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메가패스, 하나포스, 파워콤 등 통신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걸어놓은 가격인하 배너 때문에 정신이 없다. 메가패스는 트리플플레이서비스에 가입하면 현금 35만원에 20% 할인 혜택까지 주고 있다.SO들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합류한 이후 요금수준을 낮춘 것은 순기능이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서 업체간 공정경쟁을 침해할 수준까지 이르러서는 안 될 것이다. 적정가격은 시장에서 정해지는 게 원칙이겠지만, 소비자들조차 관련 부처에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예전에 가입한 사람들은 약정기간 때문에 SO가격의 3배에 달하는 3만원대에 사용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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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어차피 써야 한다면, ‘잘’쓰자
우리나라 가계 평균 통신비가 13만5000원이라고 하지만, 산업인구가 많은 가정은 이보다 훨씬 많이 지출되는 게 사실이다. 40대 중반 가장을 기준으로 한 가정을 예로 들어보자. 남편과 아내의 휴대폰 비용만 10만원에 이를 테고,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의 휴대폰비가 7만원, 집 전화비가 3만원, 인터넷 사용료가 3만원, 케이블TV 시청료가 2만원, 이것만 따져도 25만원이다.통신비가 아깝다고 전화를 끊을 수도 없는 일이고 보면, 최대한 많은 상품을 보고 비교해서 가장 경제적인 상황을 만드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인터넷과 유선전화는 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이동통신요금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지간하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 가끔씩 통신회사 안내원으로부터 ‘귀하는 이런 통화를 많이 하니 이런 요금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라는 전화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요금제를 바꾸는데, 이상한 것은 요금제를 바꾼 이후에도 요금은 비슷하게 나온다. 경제적인 요금제로 바꿨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동전화요금은 아무리 할인을 받아도 비싸다는 것을 유념해둬야 한다.
얼마 전 정부통신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통신규제 로드맵을 추진해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통신비 지출이 너무 과다하고, 통신회사들의 수익이 너무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그동안은 소비자들이 통신회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닌 면이 없지 않다. 통신이라는 게 워낙 전문분야이기도 하고, 정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통신비가 오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통신비를 줄여서 통신회사가 아니라 가계 경제를 살찌우는 게 현명한 일이다.
<출처;eroom.korea.com/bs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