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바이러스 23번째 인물
가수 임재범
저는 story를 좋아합니다. 어떤 것이든 스토리없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박지성이 국민들의 영웅이 된 것도 K리그 모든 팀에게 입단 거절을 당했던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고, 요즘 부활의 김태원이 절대적 지지를 받는 것도 독보적인 그만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토리는 대중의 마음을 지배합니다.
요즘 <나는 가수다>에서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는 가수는 역시 임재범이 아닐까합니다. 깊고 고독한 보컬에 시청자들은 감동했고,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은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보는 음악에 길들여진 요즘 시대에 임재범의 무대는 방송역사에 획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난한 보컬
임재범의 노래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비단 실력 뿐만이 아닙니다. 방송에서 밝혔듯이 그는 최고라는 명성에 비해 너무나 가난하게 살아왔습니다. 한달 일,이백만원의 저작권료로 아픈 아내를 간호하며 지냈고, 차도 없는 집안 사정때문에 아내는 마트에서 '지하철타려면 무거우니까 조금만 사자' 라며 딸을 달래곤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입니다. 히트곡만해도 수없이 많은 그가 왜 가난한 삶을 살았는지, 대체 어떤 특별한 이야기 있는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원히 아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데뷔 이래 방송출연은 커녕 인터뷰도 손에 꼽히는 정도로 해왔으니까요.
90년, 솔로 데뷔 후 종적을 감추다
그것에 대해 알아보려면 때는 91년 임재범의 솔로데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룹 시나위로 데뷔해 외인부대, 아시아나를 거치며 우리나라 최고 록커로 자리매김하던 그때, 임재범은 헤비메탈을 포기하고 솔로로 데뷔합니다.
임재범 1집
결과는 60만장의 판매를 기록하며 대히트, 하지만 성공은 그에게 매력적인 현상은 아니었습니다. 매니저에게 스케줄의 제한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달내내 하루 3개의 일정을 소화해야했던 탓에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돌연 사라져 버린 것이지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탓에, '임재범 사망설'까지 나돌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찾아간 곳은 오대산의 농장딸린 빈집, 아는분의 소개로 알게된 그 집에 임재범은 1년 동안 쥐 죽은듯 있게 됩니다. 혼자 밥해먹고 6시간동안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지리산 절에 들어가 불교에 심취하기도 하며 은둔하며 지냈습니다.
왜 그랬을까?
'음악을 깊게 하다보면 영혼을 건드릴 때가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티스트가 아니고서야 쉽게 해석할 수 없습니다. 임재범은 어느날, 먹고 벌고 하는 짓이 아무 의미 없이 다가왔다고 합니다. 그것을 음악적으로 찾아보려고 인도나 아랍의 종교음악같은 제 3세계의 음악에 심취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음악에 빠져있던 때는 아시아나 때가 끝'이라고 말합니다. 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은 90년도가 마지막이었다는 것이죠. 간혹 뉴스에서 유명인사가 산에 들어가 근신한다는 등의 얘기를 보며 실소를 한 적이 있는데, 임재범의 경우는 어떤 거짓도 없어 그저 아티스트적 역량으로 보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뒤에 이어지는 임재범의 종교적 탐독에 대한 것 때문입니다. 임재범은 영을 찾기 위해 방황을 시작했고 모든 종교적 공부를 하기에 이릅니다. 원래는 천주교인데 이슬람 경전을 읽고, 불교에 빠지기도 했으며 자유스러운 기독교로 귀결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모든 종파를 불문하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는데, 평소 종교의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이 부분에 감동해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종파를 불문한다는 이 단 하나의 표현은 엄청난 인문학적 소양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 경지에 섰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는 솔로 데뷔 후 그 인기를 이용해 매우 평탄하고, 부유한 삶을 살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버리고 제 3세계를 지향했습니다.
모든 방황을 끝내게 한 원동력, 가족
어떻게 보면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위대한 이유가 '가족'이 아닐까싶습니다. 방황 시절과 달라진 점은 그에게는 아내와 딸이 생겼다는 것인데, 이 조건은 임재범을 변하게 한 원동력입니다. 지금의 그는 평범합니다. 딸과 TV앞에서 놀고, 분리수거도 꼬박꼬박 하고요. 알려지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게 소원이라고 하는데, 딸이 생긴 이후엔 5집 앨범도 내고 추노 OST도 부르는 등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임재범이 지하철에서 나이어린 승객과 시비가 붙었던 장면을 시민들이 목격했는데요. 그 젊은 승객은 시종일관 임재범에게 반말로 험한 말을 하더랍니다. 그 승객은 상대가 임재범인지 몰랐던지 '차림새가 왜 그러냐' 등의 인신 공격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임재범은 끝까지 존대말로 응수했습니다. 주위에 보는 사람마저 너무 어린 청년에게 욕을 먹어 안쓰러웠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계속된 다툼에 딸이 울음을 터뜨리자 임재범의 태도는 돌변합니다. "감히 내 딸을 울려?"라고 불같이 화를 내면서 남자의 멱살을 잡았다고.
본인에 대한 어떤 모욕은 참더라도, 딸을 울리게 한 것만큼은 참을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이제 그런 그가 아픈 아내를 위해 <나는가수다> 방송까지 출연하니,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말안해도 깊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임재범은 말을 않는다
임재범에 대한 정보는 극히 한정적입니다. 기껏해야 데뷔를 언제하고 락의 계보를 어떻게 이었는지 하는 얘기들, 언제 OST음반을 불러 대박을 쳤다 하는 것들, 그것도 본인의 입이 아닌 평론가들의 평가에만 전해지기 때문에 피상적인 정보에 그칩니다.
우린 지난 20년간 임재범에 대해 그런 피상적인 이야기들을 지겹도록 들어왔기 때문에 또 다시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점은 그가 데뷔 후 최초로 예능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이 느끼는 메세지가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이죠. 그가 지금 새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그 노래 속에 담겨있는 애절한 스토리 때문일 것입니다. 다른 가수와의 차별은 바로 그점입니다. 그의 노래를 들을 때 이런 스토리를 염두한다면, 더 큰 감동을 받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임재범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에 대한 과거를 알지 못해도 노래만 들어도 고독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감정을 오로지 노래로만 표현하는 가수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
첫댓글 방송무대 외 밤무대나 디너쇼 등의 무대에 서지 않는것도
그의 가난한 삶, 이유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임재범은 "가수는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디다.
가수는 오로지 무대에서..
임재범의 비련의 스토리.
고아원, 아버지. 손지창..그리고 암투병중인 아내.
몇년만에 선 방송에서 그는 노래를 통해 그의 지난 삶을 표현합니다.
대학 방송국에 가서..음반을 뒤적이던 기억이 납니다........하드록을 좋아하던 반미치광이 선배와, 이미 죽어버린 감성적인 친구가 생각나네요........어떻게 살면, 나오는 소리가 다 음이 되어 자기 세계를 구축해 가는지.........그저, 경악스럴 뿐입니다..
그가 지금 새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그 노래 속에 담겨있는 애절한 스토리 때문일 것입니다. 다른 가수와의 차별은 바로 그점입니다. 그의 노래를 들을 때 이런 스토리를 염두한다면, 더 큰 감동을 받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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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그에게는 애절한 인생 스토리가 있어 그런 노래가 나오는군요...
아버지는 유명한 아나운서 임택*
그리고 유명배우 이복형제 손지창..
왜 어렵게 살았는지 임재범씨의 성격이 그대로 노래로 나타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