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에 답 찾는 과정 확립
'꿈·깡·끼·꼴·꾀·끈·꾼' 이룰 환경 중요
프롬은 '인간은 한 개인으로 정체성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고 했다. 청소년기는 주체로서의 자아와 객체로서의 자아를 찾아가는 시기이므로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누구인가?'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가족 공동체가 약화되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해지면서 청소년들은 자아정체 형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자기주도형 학습이다. 이 말은 자기 공부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즐기며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이다. 이 자기주도형 학습의 기반은 바로 자신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자아정체성에 있다. 갈 목적지를 아는 사람은 오래 방황하지 않는다. 자신을 이해하고 나아갈 목표를 아는 사람이 자기 주도형일 수 있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자기주도가 출발한다면 왜 자아정체성 확립에 다 성공하지 못할까?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Life is C between B and D', 즉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고 하였다. 여기서 B는 Birth, D는 Death, C는 Choice이다. 삶은 곧 선택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답을 알 수 없는 그런 선택 말이다. 자아 정체성과 관련한 질문들에 대한 답 역시 우리 앞에 놓인 많은 선택들 속에서 찾아야 한다. 정답이라 보이는 것에 자신이 직접, 혹은 부모님, 선생님들이 안내를 해 주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들에 대한 정답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시험 문제의 답 찾기에만 익숙한 우리들이, 진정으로 정답을 찾아야 하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 영화 '에이리언'의 여전사로 알려진 할리우드 여배우 시고니 위버는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그들이 꿈꾸며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믿는 게 중요하다,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사실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헛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던 내용들, 즉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환경적인 여건, 그리고 각 개개인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조금은 안심할 수 있는 자기 확립의 중요성을 나열한 셈이다.
그럼 청소년들이 자신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은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사람들은 7개로 된 한 글자의 진리를 말한다.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쌍기역으로 시작되는 글자들이 그것이다. '꿈, 깡, 끼, 꼴, 꾀, 끈, 그리고 꾼'! 장래희망의 '꿈', 꿈을 위한 노력의 '깡', 노력을 통한 재치인 '끼', 그런 끼가 드러나는 모양새 '꼴', 청소년들에게 그동안 무수히 강조했던 지식적인 면 '꾀', 그리고 목표를 향한 변치 않는 자세 '끈', 그를 통한 마지막 종착지인 전문가로서의 '꾼'이 단계적으로 잘 개발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 자기주도형을 강조하지 않아도 각자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행복하게 즐기며 사는 자아정체 형성에 성공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곽선근 부산진중학교 교사·부산시교육청 중등NIE사이버지원단 duckkr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