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차갓재 ~ 하늘재 <제24구간>
1. 산행 정보
1) 일 시 : 2013. 09. 21. (토) 13:50 ~ 17:35(날씨 : 맑음)
2) 주요산 : 대미산(1115), 포암산(961.7)
3) 소재지 :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 문경읍 및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
4) 코 스 : 작은차갓재 – 대미산 – 1064봉 – 1034봉 - 포암산 – 하늘재
들머리 : 경북 문경시 동로면 생달리 산 74-1 작은차갓재
날머리 :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 산 92-1 하늘재
2. 작은차갓재 ~ 하늘재 (도상 : 17.1km / 실거리 : 18.3km) - 남진
작은차갓재(625) – 6.2km – 대미산 – 6.4km – 마치재 – 4.6km – 포암산 – 1.2km - 하늘재(760)
작은차갓재에서 816봉을 넘어서면 백두대간(남한부분)의 중간지점이고, 상승기류를 타고 가면 문수봉갈림길인 1049봉이고, 대미산까지 800m 라는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300m 정도 가면 눈물샘(아래로 약50m 지점)이 있는데, 대미산의 유래와 관계가 깊다. 이후 대미산에서 정점을 찍은 뒤 해발 900정도까지 내려섰다가 해발 1000m의 능선을 쭉 이어가면서 마치재(800)까지 내려간다. 이곳에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포암산으로 올라간다. 포암산에서 하늘재까지 고도400m를 급하게 내려가게 되며, 중간에 포암샘이 있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추석연휴의 말미를 이용하여 백두대간으로 들어선다. 예상보다 교통흐름이 원활하여 목적지에 쉽게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무더웠던 여름의 결실이 익어가는 농촌의 들녘에서 보상 받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백두대간으로 들어서는 것도 행복이다. 생달리에서 작은차갓재까지 서비스구간이다.
2) 작은차갓재 – 930봉 – 870봉 – 1049봉 – 눈물샘 - 대미산 – 부리기재 (09:55 ~ 14:00)
작은차갓재에서 816봉을 넘어 차갓재에 이르면 백두대간의 중간지점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고, 986봉으로 향해 가면 중간지점이라는 표지석이 또 나타난다. 물리적 공간으로 표시된 중간지점에서 우리는 이곳저곳을 중구난방으로 걸으며 백두대간을 이었으므로 우리가 지났던 시공간적 중간지점을 비교해 본다. 두 가지가 병존하면서 물리적 공간은 기준을 설정하는데 용이할 수 있는 반면에, 시공간적 공간은 물리적공간에서 설정한 기준을 중심으로 변화 관계를 예측 혹은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기준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것들의 관계를 연결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중간지점의 혼돈을 정리하며 가을이 왔어도 가을이 오지 않은 더위로 짙은 녹음의 숲길에서 가슴을 활짝 열고 하염없이 걷는다. 숲 사이를 통과하는 빛은 산신령이 키 작은 식물들에게도 자연의 혜택을 골고루 전해주기 위한 은덕처럼 보이고, 키 작은 식물들은 신이 나서 활짝핀 웃음으로 보답하는 것을 보면서 1049봉에 이른다. 대미산과 문수봉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대미산으로 300m정도가면 출입금지 현수막이 있고 100m 아래에 눈물샘이 있다. 대미산에 도착하니 눈물샘을 지나왔단다. 대미산의 백미 눈물샘도 보고, 물도 취수할 겸 눈물샘으로 달려가니 눈물처럼 물이 흘러나온다. 낙엽을 깔대기로 만들어서 물을 취수하여 대미산으로 돌아와 산세를 조망한다.
대미산에서 동쪽으로 황장산, 남쪽으로 운달산, 서쪽으로 포암산, 탄항산, 주흘산 등을 산세를 감상하며, 웅장하면서 불꽃처럼 화려한 산세가 있는 반면에서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러우면서 인자한 산세 등의 조화에 탄복하면서도 갈 길이 너무 멀리 보이니 힘이 빠진다. 추석연휴를 편안하면서 즐겁게 보내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내려가면 부리기재(879)이고, 박마을(2km)로 탈출할 수 있다.
3) 부리기재 – 1062봉 – 1034봉 – 마골치 – 포암산 – 하늘재 (14:00~19:00)
가을의 더위가 진을 빼고 몸을 무겁게 하며 탈출을 유혹한다. 탈출은 또 다른 탈출을 낳아 탈출이 일상으로 자리 잡아도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동일하게 발생한 사실이 사람마다 다른 것은 각자가 그것을 인지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취득되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동일한 사건을 자기기준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할 것이다. 모든 것은 첫 시작이 어렵지 한번 시행하고 나면 일상이 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우리는 좋은 일은 일상으로 전환하고, 나쁜 일은 처음부터 단절시킬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힘든 시간들을 관념적 차이의 원인을 찾으며 걷다보면, 책을 세워놓은 것처럼 갈라져 있는 바위도 있고, 책을 눕혀 놓은 것 같은 바위도 있다. 이 바위들에는 로프를 달아서 건너가란다. 위험 속에서 퇴적암과 지각변동 등의 자연현상은 언제 어느 때 오는 것이고, 그것이 발생하는 현상을 보고 싶다. 지금의 산과 바다가 내일은 서로 바뀔 수 있다고 가정하며 고정된 것은 없다. 단지 고정되어 보일 뿐이다. 우리는 변화되고 있으면서도 고정된 사고로 변화와 격렬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1062봉과 1034봉을 지나며, 백옥의 화강암 절벽에서 포암산과 주흘산의 전경으로 시름을 달래고, 돌무덤에서 백두대간을 지나는 모든 이들의 공감을 느끼어 본다. 여정이 수월하기를 기원하면서 쉬운 것은 없다. 오로지 준비된 자만이 그 혜택을 받을 뿐이다. 라며 마골치에 이른다. 이곳은 월악산국립공원 통제구역을 벗어나며, 포암산과 만수봉 갈림길이다. 정비된 이정표가 줄여주는 행로의 거리에 위안을 삼으며 더위를 잊으며 전진이다.
퇴적암처럼 부서지는 바위와 비슷한 모양으로 틀을 잡아가는 바위들에서 바다와 풍화작용에 대한 의문도 가져보고, 책장의 책처럼 부서진 바위에서 융기현상에 대한 의문도 가지며 지질학에 대한 꿈도 키워보며 포암산 정상에 안착한다.
포암산에서 월악산, 주흘산, 마패봉, 신선봉, 조령산 등을 조망하며, 암봉의 장관을 만날 꿈을 안고 하늘재로 향한다. 잘 정비된 계단을 지나서 로프에 의지하는 험난한 지역에 들어서니 어둠이 깔리며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 발이 못을 밟는 불완전한 상태를 벗어나니 포암샘이다. 약수로 몸을 정화하고 달보고 기원을 하며 어두운 길을 뚫고 하늘재에 안착한다.
4) 날머리에서
하늘재에서는 김해의 백두대간 팀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선두는 4시간 전에 도착했단다. 모두 안전하기를 기원하며 오늘의 여정을 새재에서 푼다.
4. 문화유적과 전설
1) 대미산(黛眉山, 大美山)의 유래
대미산(黛眉山)은 문경현지에 문경현에 소재한 모든 산들의 할아버지 산으로 명명하고 있다하며, 검푸른 눈썹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눈썹 아래에 샘이 솟아나는데 눈물샘이고, 산에 사는 동물들이 목을 축이는 곳이다. 현재의 대미산(大美山)은 조선환여승람에 퇴계 이황선생께서 작명한 것이라고 한다.
2) 포함산(布巖山)의 유래
옛 이름은 베바우산이었다. 이는 포암산의 넓적하고 반듯한 암벽이 베를 널어놓은 것 같은 모양이기 때문이다. 즉, 큰 베를 말리고 있는 전경이라 순수 우리말로 베바우산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때 한글을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포암산이 되었다고 한다.
3) 하늘재(520)
경북 문경과 충북 충주의 경계로 지릅재, 겨릅재, 대원령 등으로 불렸다. 신라 아달라왕 3년(156)에 죽령과 조령 사이의 가장 낮은 곳에 신라가 북진을 위하여 개척한 고개이다. 소백산의 죽령보다 2년 먼저 길이 개통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