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화 '이나리강' | |
온종일 해수욕을 할 수도 없고, 조금 숙졌다고해도 더위는 여전하고…. 늦은 휴가철. 그렇다고 계획없이 무작정 집을 나서다보면 소중한 시간을 무료하게 보낼 가능성이 높다. 방학뿐 아니라 주말에 친구, 동료,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래프팅은 이같은 우려를 씻기에 안성마춤이다. 래프팅은 보트에 오르기만 하면 곧바로 이웃사촌처럼 가까워질 수 있어 좋다. 10명씩 한 배에 올라 처음에는 낯선 얼굴이 서먹하지만 구명조끼와 안전모를 착용하고 노를 젓는 순간 보트는 혼자서 저어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두어시간 가량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면서 조금씩 사람들간 벽이 허물어지고, 자연스럽게 젊은이들은 친구사이로, 가족끼리는 이웃사이로 바뀌게 된다. 래프팅이 끝나면 한자리서 돼지고기를 굽고 소주 한잔 기울이지 않으면 왠지 섭섭하다. ▨이나리강 래프팅 속칭 ‘이나리강’으로도 불리우는 봉화 명호면 일원의 낙동강 상류가 전국 래프팅 코스로 각광받기 시작한지도 올해로 벌써 6년째다. 도립공원 청량산을 휘감아 돌아 안동댐으로 곧장 흐르는 이곳은 곳곳에 협곡이 산재해 있어 래프팅 코스로는 더할 나위 없다. 전국 래프팅 코스 중 수려한 산세와 강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여느 래프팅 장소와는 달리 급류와 여울이 번갈아 나타나는 이 곳에서 래프팅을 즐긴 관광객은 올들어 지금까지 무려 1만여명. 폭염이 기승을 부린 여름철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예약이 끊이질 않는다. 강폭이 40여m에 수심 0.5~3m 정도인 래프팅 코스는 총 길이가 9km 정도. 명호면 소재지에서 관창리를 거쳐 북곡리까지 산세가 수려한 청량산과 어우러져 만나는 절벽과 여울이 10여곳에 이른다. 강 바닥은 깨끗한 자갈이 깔려 있는 여울과 모래가 깔려 있는 곳이 번갈아 가며 나타난다. 안전은 만점에 가깝다. 래프팅 코스 전 구간 강변을 따라 개설된 국도에는 10개 래프팅 업체에서 모두 80여명의 안전요원들을 순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여름엔 아동들의 여름캠프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명호면 소재지를 떠나 노를 젓다 보면 강물을 향해 허리를 숙이고 굽어 있는 노송 군락과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 등 온갓 경치에 취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청량산 입구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이면 너무 빨리 노를 젓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마저 남는다. 김규화(51) 봉화래프팅연합회장은 “쏟아져 내릴 듯한 절벽을 스쳐 지나갈 때면 관광객들의 노젓는 속도가 저절로 빨라져요. 아마 무너질까 겁이 나는 모양”이라면서 “봉화 이나리강 래프팅은 스릴과 안전, 교통 등이 모두 갖춰져 있는 국내 유일한 곳”이라고 자랑했다. 문의 054)673-7784, 053)783-5565. ▨팜스테이 래프팅과 더불어 이나리강 주변 북곡리와 관창리에는 산촌 농가를 살짝 고쳐 관광객을 맞는 10여곳의 민박집에서 ‘팜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다. 시골내음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연이지만 먹을거리 또한 도시와 또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곳에선 은행잎을 먹인 토종닭 요리가 별미 중 별미. 또 10여km 인근 봉성면 소재지를 가면 소나무숯과 솔잎으로 구운 ‘봉성돼지 숯불구이’를 언제든지 맛 볼 수도 있다. 늦은 오후면 명호면 북곡리 마을 진입로 교량 위에 산그늘이 드리워져 애 어른 할 것 없이 교량 난간에 걸터앉아 여울살에 낚시를 던져 피라미를 낚는다. 떡밥을 담은 그물망 통에 닭털로 만든 가짜미끼 낚시 6, 7개를 길게 엮어 매달아 초보자도 1시간이면 한사발을 거뜬히 잡을 수 있을 정도. 여울 바닥에서 햇빛에 은빛처럼 반짝이는 모두가 물고기. 말 그대로 물반 고기반이다. 튀김과 매운탕 등 야영객 저녁 찬거리로 더할 나위 없다.
◇가는 길 대구에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 남안동IC에서 빠져나와 국도를 타고 안동시내를 거쳐 도산서원 방면 2차선 국도를 이용한다. 도산서원을 거쳐 도산온천 입구를 지나면 금방 낙동강 상류가 나타나고 청량산 입구쯤에서부터 래프팅 보트들이 줄지어 노를 젓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준비물·주의사항 래프팅은 갈아 입을 여벌의 옷과 신발이 필요하다. 긴소매`반소매 상의와 반바지, 샌들, 바람부는 날은 방수가 되는 가벼운 등산복도 준비하는 게 좋다. 래프팅 도착지에서 강수욕을 즐길 수 있어 수건과 일회용 비누도 필요하다. 안경과 선글라스는 고무줄을 부착하고 목걸이와 귀고리는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 선크림을 바르고 휴대전화 카메라 휴대는 금물. 개인행동을 자제하고 안전요원의 통제에 따라야 한다. 특히 덥다고 헬맷이나 구명조끼 끈을 느슨하게 풀어서는 안된다. ◇먹을거리 봉성돼지숯불구이로는 봉성면 소재지에 오시오식당(054-672-9012)`두리봉 식육식당(054-673-9037)`봉성숯불식당(054-672-9130)`청봉식당(054-672-1116)`희망식당(054-673-9046) 등이 있다. 1인분 4천원. 솔향기가 스며 색다른 맛을 내며 구어낸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래프팅 출발지 명호식당(054-672-9954)과 도촌송어회식당(054-672-0567)은 민물고기 매운탕과 송어회가 별미다. 매운탕 1인분 7천원. 송어 1kg 1만2천원. ◇볼거리 바로 곁에 도립공원 청량산이 있다. 청량산박물관(054-679-6321)은 휴일 없이 개관돼 있어 여름방학 중 자녀 체험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인근에 시동을 끈 차가 오르막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신비의 ‘도깨비 도로’가 있으며 울진 가는 길섶에 다덕약수터와 청옥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영주 부석사, 안동 도산서원, 안동댐이 1시간 거리로 가깝다. 래프팅 코스 구간에 문을 연 서양화가 류준화씨의 비나리미술관도 항상 손님을 맞이한다.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지정된 명호면 비나리는 인근 북곡.관창.풍호리 등과 함께 보신용 토종닭과 신토불이 콩, 약용 대추와 청량 고추 등으로 유명하다. 제6회 재산 돌수박축제가 열리고 있는 인근 재산면에서는 제철에 나는 고랭지 노지수박을 산지 가격에 싼값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맛이 일반 비닐하우스 수박과는 천양지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