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소개] ?저자 : 서유구(1764(영조40) ~ 1845(헌종11) ?구성 : 16지 - 본리지(곡식 농사), 관휴지(채소/나물/약초), 예원지(화훼), … 여러 문헌에서 필요한 내용을 옮겨 편집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임 “밭 갈고, 베 짜고, 작물을 재배하고, 나무를 심는 기술과, 음식을 만들고, 가축을 기르고, 사냥하는 방법은 모두 시골에 사는 사람에게 필수이다. 터를 살펴보아 살 만한 곳을 가려 집을 지으며, 재산을 늘려 생계를 경영하고, 기구를 구비하여 사용에 편리하도록 하는 일도 마땅히 있어야 할 것들이다. 그러나 힘써 일하고 먹고사는 일들에 대해서 잘 갖춰져 있다고 해서 시골에서 수양하는 선비가 어찌 먹는 일에만 신경 쓸 수 있겠는가? 화초 가꾸는 법을 익히고, 글과 그림을 바르게 공부하는 것에서 보양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도 그만둘 수 없는 일이다. 의약 같은 것은 궁벽한 곳에서 위급할 때 쓸 수 있고, 경사나 흉사 때 예식도 이를 공부하고 …” ?본리지(本利志의) 주요 내용 주로 곡식 농사를 다루며, 토지/수리/흙/거름/농사달력/농사 철학을 포괄함 “왜 본리(本利)라 이름 지었는가? 옛 기록에 봄에 밭 가는 것이 ‘본’이요 가을에 수확하는 것이 ‘리’이다는 말이 있으니 본리는 ‘밭 갈고 수확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왜 밭 가는 것을 본이라 하고 수확하는 것을 리라고 하는가? 옛날에 행상 두 사람이 길을 가다가 어느 쪽이 이익이 많이 나는지 비교하느라 시끄러웠다. 이 때 길 가 조밭에서 이삭을 베던 아낙이 이삭 하나를 들어 그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 뜻은 바로 씨앗 하나를 밑천으로 백배 천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밭 갈고 수확하는 것’이라 말하지 않고 굳이 ‘본리’라 말하는 것은 이것을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정월령]
[2월령]
[3월령]
[4월령]
[5월령]
[6월령]
[7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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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령]
[보충 설명] ?감로자 : 뿌리를 씹으면 단맛이 난다 하여 붙은 이름이며, 석잠풀, 초석잠, 토충초라고도 한다. 두통, 인후염, 기관지염, 월경과다, 월경불순, 치매예방(뇌력증진)에 좋으며, 동충하초의 대용품으로 쓰인다. ?닥나무 : 뽕나무과의 낙엽관목, 열매는 양기부족/수종 치료에 쓰이고, 뿌리를 잘게 썰어 달여 먹으면 소갈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나무껍질 속의 섬유로 창호지를 만든다. ?등심초 : 가을에 골풀 줄기 속(골속)을 꺼내어 말린 것을 말하며, 등잔의 심지로 쓴다고 해서 등심초라고 한다. 한방에서 진통, 이뇨, 지혈에 처방하고, 임질, 수종, 갓난아기 밤울음증(야제증)에도 쓴다. 또한, 골속으로 등잔 심지, 과수원 봉지 매는 끈, 미투리를 삼고, 줄기로 돗자리나 방석을 만든다. ?어저귀(경마, ?麻) : 아욱과의 한해살이풀, 줄기로 로프와 마대를 만들고 씨는 한약재로 쓴다. ?지치 : 지치과의 다년생 풀, 봄과 가을에 가늘고 긴 뿌리를 캐서 그늘에 말린 것을 자초근(紫草根) 또는 자근(紫根)이라고 하여 해독제·해열제·이뇨제·피임약으로 쓰며, 화상이나 동상 또는 물집이나 습진 치료에 쓰기도 한다. ?회화나무 : 꽃, 열매, 껍질, 줄기, 뿌리를 모두 약으로 쓰며 꽃이나 열매로 염색할 수 있다. 특히, 꿀은 항암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가월령가] - 정학유(조선 헌종) ?정월령 정월은 이른 봄이니 입춘 우수 절기로다 일 년 농사는 봄에 달렸으니 모든 일 미리 하라 봄에 만일 때 놓치면 한 해 농사 망치니 농기구 정비하고 일 할 소도 보살피고 재거름 재워 놓고 한 쪽으로 실어 내어 보리밭에 오줌 주기 작년보다 힘써 해라 늙은이 힘이 부쳐 힘든 일 못하여도 낮에는 이엉 엮고 밤에는 새끼 꼬아 때맞게 집 이으면 큰 근심 덜리로다 며느리 잊지 말고 좋은 술밑 하여라 온갖 꽃이 피어나면 꽃밭에서 취하여 보자 정월 보름달 보고 가뭄 장마 안다 하니 늙은 농부 경험으로 대강은 짐작한다 연 날리기 계집아이 널뛰기요 윷놀이 내기 하니 소년들 놀이로다 묵은 산나물 삶아 내니 고기맛에 비길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히는 생밤이라 먼저 불러 더위 팔기 달맞이 횃불 놓기 내려오는 풍속이요 아이들 놀이로다
?2월령 이월은 한봄이라 경칩 춘분 절기로다 말랐던 풀뿌리는 힘차게 싹이 트고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보습 쟁기 차려 놓고 봄갈이 하여 보자 기름진 밭 가리어서 봄보리 많이 심고 목화밭 되갈아 두고 제때를 기다리소 담배 모종과 잇꽃 심기 이를수록 좋으리라 뒷동산 나무 다듬으니 이익도 되는구나 첫째는 과일나무요 둘째는 뽕나무라 뿌리를 다치지 말고 비오는 날 심으리라 솔가지 찍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담장도 손을 보고 개천도 쳐올리소 안팎에 쌓인 검불 말끔히 쓸어 내어 불 놓아 재 받으면 거름을 보태려니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입맛을 돋우나니 본초강목 참고하여 약재를 캐오리라
?3월령 삼월은 늦봄이니 청명 곡우 절기로다 농부의 힘드는 일 가래질 첫째로다 점심밥 잘 차려 때 맞추어 배 불리소 일꾼의 집안식구 따라와 같이 먹세 농촌의 두터운 인심 곡식을 아낄소냐 물꼬를 깊이 치고 도랑 밟아 물을 막고 한편에 모판하고 그 나머지 논삶이 하니 날마다 두세 번씩 부지런히 살펴보소 개울가 밭에 기장 조요 산 밭에 콩 팥이로다 들깨모종 일찍 뿌리고 삼농사도 하오리라 들 농사 하는 틈에 채소 농사 아니할까 울 밑에 호박이요 처맛가에 박 심고 담 근처에 동과 심어 막대 세워 올려 보세 무 배추 아욱 상치 고추 가지 파 마늘을 하나하나 나누어서 빈 땅 없이 심어 놓고 갯버들 베어다가 개바자 둘러막아 닭 개를 막아 주면 자연히 잘 자라리 오이밭은 따로 하여 거름을 많이 하소 시골집 여름 반찬 이밖에 또 있는가 뽕 눈을 살펴보니 누에 날 때 되었구나 어와 부녀들아 누에치기에 온 힘 쏟으소 집집이 요긴한 일 장 담그기 행사로세 소금을 미리 받아 법대로 담그리라 고추장 두부장도 맛맛으로 갖추 하소 앞산에 비가 개니 살진 나물 캐오리라 삽주 두릅 고사리며 고비 도랏 어아리를 일부는 엮어 달고 일부는 무쳐 먹세 떨어진 꽃잎 쓸고 앉아 병 술을 즐길 때에 아내가 준비한 일품 안주 이것이로구
?4월령 사월이라 이른 여름이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비 온 끝에 볕이나니 날씨도 좋구나 농사도 한창이요 누에치기 바쁘구나 남녀노소 일이 바빠 집에 있을 틈이 없어 적막한 대사립을 녹음에 닫았도다 면화를 많이 하소 방적의 근본이라 수수 동부 녹두 참깨 사이 심기 적게 하소 갈대 꺾어 거름할 때 풀 베어 섞어 하소 한 잠 자고 일어난 누에 하루도 열두 밥을 밤낮을 쉬지 말고 부지런히 먹이리라 뽕 따는 아이들아 뒷날을 생각하여 오랜 가지 찍어 내고 햇잎은 두고 따소 봄에 매는 필무명도 이때에 널어 말리고 베 모시 형편대로 여름옷 지어 두소 벌통에 새끼 나니 새 통에 받으리라 천만이 하나같이 여왕을 받드니 꿀 먹기도 하려니와 군신 도리 깨닫도다 앞 내에 물이 주니 고기잡이 하여 보세 해 길고 바람 자니 오늘 놀기 좋겠구나 가는 그물 둘러치고 은빛 큰 고기 후려내어 너럭바위에 노구솥 걸고 솟구쳐 끓여 내니 아무리 산해진미라도 이 맛과 바꿀소냐
?5월령 오월이라 한여름되니 망종 하지 절기로다 남쪽 바람 때맞추어 보리 추수 재촉하니 보리밭 터를 닦고 보리타작 하오리라 드는 낫 베어다가 한 단 두 단 헤쳐 놓고 도리깨 마주 서서 흥을 내어 두드리니 불고 쓴 듯하던 집안 갑자기 벅적인다 가마니에 남는 곡식 이제 곧 바닥이더니 중간에 이 곡식으로 입에 풀칠하겠구나 보릿짚 말리우고 솔가지 많이 쌓아 땔나무 준비하여 장마 걱정 없이 하소 누에치기 마칠 때에 사나이 힘을 빌어 누에섶도 하려니와 고치나무 장만하소 오월 오일 단오날에 빛깔이 산뜻하다 오이밭에 첫물 따니 이슬이 젖었으며 앵두 익어 붉은 빛이 아침볕에 눈부시다 목 맺힌 영계소리 연습 삼아 자주 운다 시골 아녀자들아 그네는 뛴다 해도 청홍 치마 창포 비녀 좋은 시절 허송 마라 노는 틈틈이 할 일이 약쑥이나 베어 두소 관솔불 둘러앉아 내일 일 마련할 때 뒷 논은 뉘 심으고 앞밭은 뉘가 갈꼬 도롱이 접사리며 삿갓은 몇 벌인고 모찌기 자네 하고 논삶이 내가 함세 들깻모 담뱃모는 머슴아이 맡아 내고 가짓모 고춧모는 아기딸이 하려니와 아기 어멈 방아 찧어 들바라지 점심하소 보리밥 찬국에 고추장 상추쌈을 식구들 헤아리니 넉넉히 준비하소
?6월령 유월이라 늦여름 되니 소서 대서 절기로다 큰 비도 때로 오고 더위도 극심하다 봄보리 밀 귀리를 차례로 베어 내고 늦은 콩 팥 조 기장을 베기 전에 심어 놓아 땅심을 쉬지 말고 알뜰히 이용하소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뿐이로다 논밭을 번갈아 삼사차 돌려 맬 때 그 가운데 목화밭은 더욱 힘을 써야 하니 틈틈이 나물밭도 김매 주고 잘 가꾸소 집터 울밑 돌아가며 잡풀을 없게 하소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 막히고 맥 빠진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다 정자나무 그늘 밑에 앉을 자리 정한 뒤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 단술 먼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채운 뒤에 맑은 바람 배부르니 낮잠이 맛있구나 농부야 근심 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늙은이 하는 일 아주 없다 하겠느냐 아침 일찍 오이 따기 뙤약 볕에 보리 널기 그늘곁에 도롱이 치기 창문 앞에 노 꼬기라 하다가 고달프면 목침 베고 허리 피고 북쪽 바람 잠이 드니 좋은 세월이로구나 원두밭에 참외 따고 밀갈아 국수하여 사당에 올린 다음 모두 모여 즐겨 보세 아녀자 회피 마라 밀기울 한데 모아 누룩을 만들어라 유두 누룩 치느니라 장독을 살펴보아 제 맛을 잃지 마소 맑은 장 따로 모아 익는 대로 떠내어라 비 오면 꼭 덮고 아가리를 깨끗이 하고 이웃 마을 힘을 모아 삼 구덩이 파보세 삼대를 베어 묶어 익게 쪄 벗기리라 고운 삼 길쌈하고 굵은 삼 밧줄 꼬고 촌집에 요긴키는 곡식에 버금가네
?7월령 칠월이라 이른 가을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늦더위 있다 해도 계절을 속일소냐 빗줄기 가늘어지고 바람도 다르구나 꼴 거두어 김매기 벼 포기에 피 고르기 낫 갈아 두렁 깎기 선산에 벌초하기 거름을 많이 베어 더미 지어 모아 놓고 이른 논에 새 보기와 이른 밭은 허수아비 기름지고 연한 밭에 거름하고 깊게 갈아 김장할 무 배추 남 먼저 심어 놓고 가시 울 미리 막아 잃지 않게 하여두소 부녀들도 생각 있어 앞일을 헤아리고 베짱이 우는 소리 자네를 위함이라 저 소리 깨쳐 듣고 정신을 가다듬어 장마를 겪었으니 집안을 돌아보아 곡식도 바람 쐬고 옷가지 말리시오 명주 조각 어서 뭉쳐 춥기 전에 자아내고 늙으신 어른 기운 빠져 환절기를 조심하고 가을이 가까우니 입는 옷 살피시오 빨래하여 바래이고 풀 먹여 다듬을 때 달빛 아래 다듬이 소리 소리마다 바쁘구나 부녀자 힘들지만 한편으론 재미있다 채소 과일 흔할 때에 뒷날을 생각하여 박 호박 얇게 썰어 말리고 오이 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어 보소 귀한 반찬 또 있을까
?8월령 팔월이라 한가을이니 백로 추분 절기로다 서늘한 아침저녁 가을이 완연하다 귀뚜라미 맑은 소리 벽 사이에 들리는구나 아침에 안개 끼고 밤이면 이슬 내려 백곡은 열매 맺고 만물 결실 재촉하니 들 구경 돌아보니 힘들인 보람 나타난다 백곡은 이삭 패고 무르익어 고개 숙이니 서쪽 바람에 익는 빛이 누런 구름 일어난다 백설 같은 면화송이 산호 같은 고추송이 처마에 널었으니 가을 볕 명랑하다 안팎 마당 닦아 놓고 발채 망태기 장만하고 면화 따는 다래끼에 수수 이삭 콩 가지요 나무꾼 돌아올 때 머루 다래 산과일이로다 뒷동산 밤 대추는 아이들 차지구나 아름 모아 말리어서 철 되면 쓰게 하소 명주를 끊어 내어 가을 햇볕에 널어 말리고 쪽 들이고 잇 들이니 울긋불긋 하는구나 부모님 나이 드시니 수의를 준비하고 나머지는 말려 놓고 자녀의 혼수하세 집 위의 익은 박은 긴요한 그릇이라 대싸리 비를 매어 마당질에 쓰오리라 참깨 들깨 거둔 뒤에 올벼 타작하고 담배 녹두 팔아다가 필요한 돈 마련하자
?9월령 구월이라 늦가을이니 한로 상강 절기로다 들에는 조 피 더미 집 근처 콩 팥 가리 벼 타작 마친 뒤에 틈나면 두드리세 비단조차 이부꾸리 매눈이콩 황부대를 이삭으로 먼저 잘라 종자로 따로 두소 젊은이는 태질이요 계집사람 낫질이라 아이는 소 몰고 늙은이는 섬 싸매기 이웃집 힘을 합쳐 제 일 하듯 하는 것이 뒷목추기 짚 널기와 마당 끝에 키질하기 한쪽에서 면화틀기 씨아 소리 요란하다 틀 차려 기름짜기 이웃끼리 합력하세 등유도 하려니와 음식도 맛이 나네 밤에는 방아 찧어 밥쌀을 장만할 제 찬서리 긴긴 밤에 우는 아기 돌아볼까 타작 점심 하오리라 황계 백주 부족할까 새우젓 계란찌개 상찬으로 차려 놓고 배춧국 무나물에 고춧잎 장아찌라 큰 가마로 지은 밥이 태반이나 모자란다 추수하여 흔할 때에 나그네도 대접하니 한동네 이웃하여 한들에 농사하니 수고도 나눠 하고 없는 것도 서로 도와 이때를 만났으니 즐기기도 같이 하세 아무리 바쁘지만 일하는 소 보살펴라 핏대로 살을 찌워 제 공을 갚을지라
?10월령 시월은 이른 겨울이니 입동 소설 절기로다 듣거라 아이들아 농사일 끝났구나 남은 일 생각하여 집안 일 먼저 하세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 냇물에 깨끗이 씻어 소금 간 맞게 하소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조기 김치 장아찌라 독 옆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라 양지에 움막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장다리 무 아람 한 말 수월찮게 간수하소 방고래 청소하고 바람벽 매흙질 창호도 발라 놓고 쥐구멍도 막으리라 수숫대로 울타리 치고 외양간에 거적 치고 깍짓동 묶어세우고 땔나무 쌓아두소 우리 집 부녀들아 겨울옷 지었느냐 술 빚고 떡하여라 강신날 가까웠다 꿀 꺾어 단자하고 메밀 찧어 국수 하소 소 잡고 돼지 잡으니 음식이 널렸구나
?11월령 십일월은 한겨울이라 대설 동지 절기로다 바람 불고 서리 치고 눈 오고 얼음 언다 여자들아 네 할 일이 메주 쑬 일 남았구나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두소 동지는 좋은 날이라 양(陽)이 생기기 시작하는구나 특별히 팥죽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새 달력 널리 펴니 내년 절기 어떠한가 사립문 닫았으니 초가집이 한가하다 짧은 해 저녁되니 자연히 틈 없나니 등잔불 긴긴 밤에 길쌈을 힘써 하소 베틀 곁에 물레 놓고 틀고 타고 잣고 짜네 자란 아이 글 배우고 어린아이 노는 소리 여러 소리 재잘거림이 집안이 재미구나 늙은이 일 없으니 돗자리나 매어 보세 외양간 살펴보아 여물을 가끔 주소 짚 넣어 만든 두엄 자주 쳐야 모이나니
?12월령 십이월은 늦겨울이라 소한 대한 절기로다 새해 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 걸렸는가 집안 여인들은 새 옷을 장만하고 무명 명주 끊어 내어 한편으로 다듬으며 한편으로 지어 내니 상자에도 가득하고 횃대에도 걸었도다 입을 것 그만하고 음식장만 하오리라 떡쌀은 몇 말이며 술쌀은 몇 말인고 콩 갈아 두부하고 메밀쌀 만두 빚소 설날 고기는 계에서 나오고 북어는 장에 사서 납평일에 덫을 묻어 잡은 꿩 몇 마린가 아이들 그물 쳐서 참새도 지져 먹세 깨강정 콩강정에 곶감 대추 생밤이라 술동이에 술 들이니 돌 틈에 샘물 소리 앞뒷집 떡 치는 소리 예서 제서 들리네 새 등잔 세발 심지 불을 켜고 새울 때에 윗방 봉당 부엌까지 곳곳이 떠들썩하다 초롱불 오락가락 묵은세배 하는구나
?결사 어와 내 말 듣소 농업이 어떠한고 일 년 내내 힘들지만 그 가운데 즐거움 있네 형제 처자 혼인 장례 먹고 쓰고 하는 것을 농사짓지 아니하면 돈 감당 누가할까 예로부터 이른 말이 농업이 근본이라 배 부려 일을 삼고 말 부려 장사하기 전당 잡고 돈 꿔주기 장날에 이자 놓기 술장사 떡장사며 주막차리고 가게 보기 아직은 잘살지만 한 번을 실수하면 거지 빚쟁이 살던 곳 남은 자취도 없다 농사는 믿는 것이 내 몸에 달렸느니 계절도 가고 오고 농사도 풍흉 있어 홍수 가뭄 바람 우박 없기야 하랴마는 열심히 힘을 쏟아 온 가족이 한마음 되면 아무리 흉년이라도 굶어 죽지 않으리니 내 고향 내가 지키고 떠날 뜻 두지 마소 하늘은 너그러워 화를 냄도 잠깐이로다 자네도 헤아려 십 년을 내다보면 칠분은 풍년이요 삼분은 흉년이라 갖가지 생각 말고 농업에 오로지 하소 하소정 빈풍시를 성인이 지었는데 이 뜻을 본받아서 대강을 기록하니 이 글을 자세히 보아 힘쓰기를 바라노라 |
출처: 팔공산 효소 원문보기 글쓴이: 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