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 생활 속에서 택한 왕들의 건강비법
<왕처럼 먹고 왕처럼 살아라>의 저자
장동민 한의사, 연결돼 있습니다.
(전화 연결 - 인사 나누기)
Q1. 지난 시간에 반신욕에 대해
얘기했었는데요,
반신욕을 할 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반신욕을 하다 보시면 따뜻한 열기가 아래서부터 올라옵니다, 그래서 가슴 얼굴까지 발개지고 땀이 줄줄 흐르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때까지 하시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반신욕은 아래만 따뜻하고 위는 시원하게 하는 것이 원리이기 때문인데요, 만약 위까지 뜨거워지면 잘못한 것이 돼 버립니다.
사람의 인체는 항상 아래가 따뜻하고 위가 시원해야 하는데요, 섭생이 잘못됨으로 인해 그 반대로 되는 경우를 ‘상열하한증’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위가 뜨겁고 아래가 차가운 병증인데요,
아래가 냉해져 배탈 등의 소화기 증상과 성기능이상, 난임, 생리불순 등의 비뇨 생식 계통의 문제가 생기게 되고요, 반대로 위는 더워져서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항상 띵하고 맑지 못하면서 안구건조증이나 피부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반신욕은 이러한 경우에 아래는 따뜻하게, 위는 시원하게 하는 목욕법이기 때문에, 상체가 뜨거워지기 전에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Q2. 보통 따뜻한 물이 아까워서
얼굴에 땀이 흐를 때까지 하는데..
그게 잘못된 거였네요?
네 그래서 보통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야외 노천탕에서 하거나 창문을 열어놓고 하시는 걸 권고 드립니다. 이러한 반신욕마저 불편하신 분들은 발만 담그는 ‘족욕’을 추천 드리기도 하는데요. 42도 정도의 뜨거운 물을 통에 부은 후, 보온이 가능한 두꺼운 옷을 입고서 발목 부위를 물에 담급니다. 물이 식으면 계속 뜨거운 물을 더하여 주면서, 따뜻한 생강차나 꿀차를 마셔서 몸의 내부도 데워주는데요.
여성의 생리기간이나 욕조가 없는 경우처럼 몸을 물에 담그기가 힘든 경우 실시하기에 편리하며, 언제 어디서든지 비교적 수월하게 요법을 시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효능에 발마사지 기능까지 첨가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3. 혹시 왕조실록에
족욕에 관한 기록도 나오나요?
네 있습니다. 숙종 57세 3월 22일의 실록을 보면 사시(巳時 즉 오전 9~11시)에 임금이 온천에 나아가 머리를 200바가지 감고, 다리 아래를 1각(一刻 즉 15분) 동안 담갔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이것은 숙종이 바로 족욕을 시행했음을 나타내는 기록입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눈이 빨개지면서 붓고 다리가 차가운 사람은 따뜻한 물로 다리를 씻어주면 좋다고 기록되어 있는데요. 이는 위로는 열기가 몰리고 아래로는 냉기가 몰려서 생긴 안질일 때, 족욕으로 기혈을 순환시켜줌으로써 눈의 증상도 개선되고 하체의 냉기도 풀릴 수 있다는 원리를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왕들의 절대 운동부족으로 인환 순환 장애와 과도한 서류 업무로 인한 눈의 피로가 겹쳐 일어나는 안 질환의 치료방법으로서 권장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현대에서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사무직 직장인이나 연구직 또는 공부에 숨 못 쉬는 수험생들의 경우에도 응용해봄직한 방법인 것입니다. 이 밖에 족욕은 수족냉증이나 하체비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Q4. 왕들이 다녔던 온천 중에서
지난번에 말씀하신 온양 말고
다른 곳도 알 수 있을까요?
조선시대의 왕들은 탄산수 목욕을 즐겨했는데요, 그래서 청주, 충주의 탄산천의 물을 궁중으로 운반해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충청도 일대 온천의 천질이 바로 이 중탄산수, 탄산수 그리고 맥반석 온천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탄산온천으로는 덕산온천과 도고온천이 있는데요,
덕산온천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 있으며 약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천입니다. <동국여지승람>에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율곡의 저서에도 이 마을이 온천골이라 불리는 까닭이 적혀있다고 합니다. 또한 도곡온천은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 있으며, 전국의 온천 중에서 유황이 가장 많이 함유된 유황온천이면서 중탄산천이라고 합니다.
Q5. 탄산천 말고는
또 어떤 온천들이 있는지요?
이 밖에 탄산천은 아니지만, 충남 아산시 도곡면의 도고온천은 신라시대부터 약수로 이름난 곳으로, 200여 년 전부터 온천으로 개발된 유황온천입니다. 또한 부산광역시 동래구의 동래온천은 단순 식염천이지만, 중종 25년에 완성된 <신동국여지승람>에 ‘온천물의 온도는 닭도 익힐 수 있는 정도이고, 병자가 목욕을 하면 병이 곧 낫는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신라 때에도 왕이 자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충북 충주시 상모면의 수안보 온천 역시 알칼리성 단순천이지만,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유서 깊은 온천이며 세종 때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고 <왕조실록>에 전합니다. 그리고 충남 아산시 온천동의 온양온천 또한 알칼리성 단순천인데, 백제시대부터 온천기록이 있다고 하며, <동국여지승람>에는 태조와 세종과 세조가 일찍이 이곳에서 머무르면서 목욕을 한 거실이 남아있다고 되어 있고, 최근에는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도 여기에 욕실을 설치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Q6. 요즘 현대에 유명한 온천들이
모두 왕들이 다녀갔던 곳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동의 유성온천은 단순라듐천인데요, 백제 말엽 신라와의 싸움에서 다친 7대 독자를 치유하기 위해 애쓰던 어머니가, 이 온천에서 날개 상처를 치료하는 학의 모습을 보고 아들을 치료한 데서 유래한 온천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와 태종의 방문을 통해 각광을 받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의 해운대온천은 약알칼리성 식염천인데 신라 51대 진성여왕이 어릴 적에 천연두를 앓아, 이 곳에서 온천욕을 하고 나았으며, 그 이후로 너무 사람들이 많이 찾아 한때는 홍수를 핑계로 온천을 폐지했다고도 전합니다.
Q7. 온천처럼 생활 속에서 택한
왕들의 건강비법은
또 뭐가 있을까요?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침전(침실) 벽이나 방바닥에 콩가루와 황토를 개어 바르고 참숯가루를 서푼 두께로 깔았다고 합니다. <사문유취>라는 책을 보면, 왕업을 반석 위에 튼튼하게 하려면 좋은 황토가 있는 곳에 궁궐을 짓고, 왕이 거처하는 대조전(大造殿), 편전을 건축할 때에는 황토와 참숯가루를 섞어 터의 기초를 닦았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는 명당을 확보하려는 생각도 있지만, 실제 왕과 왕비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먼저 참숯은 제습(除濕)작용이 있으며, 해로운 전자파와 중금속 오염물질을 흡수하여 차단시키는 효과도 있어 참숯베개와 매트도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저희 한의원 벽지도 이러한 참숯을 이용한 벽지입니다.
Q8. 아, 들어본 것 같아요.
요즘에도 참숯을 많이 이용하죠?
네 그렇습니다. 또한 참숯은 물을 해독 정화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옛날 왕실에서는 강물을 길어다 부은 옹기항아리 속에 은으로 만든 주걱을 매달고 참숯 다섯 덩이를 띄워 식용수로 사용했다고도 전해집니다. 그리고 참숯은 알칼리 성분이므로 알칼리 이온을 가지고 있는 온천수의 효과도 가지고 있어, 목욕요법에도 쓰였고요. 수라간에서는 참숯을 피워 돌솥에 밥을 지었으며 곱돌 주전자에 참숯을 넣고 끓인 물로 차를 달여 냈다고도 전해집니다.
이어서 황토 속에는 규산과 산화알루미늄, 산화나트륨, 산화제2철, 산화칼륨 등의 광물질과 여러 미생물들이 함유되어 있어서 해독제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례로 독버섯과 복어 알로 인한 중독을 해독시켜 주는 것은 황토로 만든 지장수였다고 합니다.
Q9. 황토 지장수도 요새 유행하는데
왕실에서 사용했던 것이군요?
네 맞습니다. 황토는 정화력, 분해력, 소생력을 갖추고 있으며, 여러 가지 다양한 효능으로 여러 방면에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 그 질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해 놓고 있는데요, 동쪽에서 비치는 태양빛을 직각으로 받는 노출된 황토절벽과 황토집 벽의 황토를 동벽토(東壁土)라 하며, 해질 무렵에 햇빛이 비치는 벽의 흙을 서벽토(西壁土)라 하고,
10년 이상 된 아궁이 바닥을 1자 깊이로 파면 나오게 되는 자주 빛의 누런 아궁이 바닥 흙은 복룡간(伏龍肝)이라 하여, 각각 그 이름과 쓰임새가 달랐습니다. 왕실에서는 특급 약황토로 홍성의 서벽토, 청학동의 동벽토, 경주 토함산 자락의 철성 마사황토를 손꼽았다고 합니다.
Q10. 왕실에서는 황토도
전국의 특급 황토를 사용했나봐요?
네 맞습니다. 이러한 황토로 만든 황토벽과 황토 구들은 습도를 조정하고, 축열 효과가 커서 영하 25도씨의 혹한에도 온돌에 장작불만 때면 봄날같이 훈훈한 방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조선시대의 궁중에서는 옷을 입기를 항상 얇게 입도록 하고 수면을 취할 때에는 아예 옷을 입지 않고 자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는 아마도 궁중 침실이 이러한 황토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황토와 참숯이 공통적으로 물이나 공기를 정화하고 습기를 제거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어, 편안한 수면을 제공하는 이치는 바로 미세한 구멍과 구멍 속의 미생물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무수한 구멍은 통수성, 통기성이 뛰어나 그 구멍에 기체나 액체가 통과할 때, 해로운 물질을 그대로 흡착시켜 버리기 때문에 해독작용이 뛰어난 것입니다. 특히 최근 연구로는 원적외선 방사까지 한다고 하니, 선조들의 지혜가 참으로 오묘하고 놀랍습니다.
지금까지 장동민 한의사와 함께
‘생활 속에서 택한 왕들의 건강비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