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진건
<운수 좋은 날>
Ⅰ. 다음 밑줄 친 부분이 작품의 내용과 일치하면 O를, 일치하지 않으면 ×를 표시하고 바르게 고치시오. (각 1점)
1. 김첨지는 인력거를 끌어 처음에 오십 전, 두 번째는 삼십 전을 벌었다. ( X )
첫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아침 댓바람에 그리 흉치 않은 일이었다. |
2. 김첨지 아내의 병이 심해진 것은 열흘 전 조밥을 급하게 먹다가 체하였기 때문이다. ( O )
병이 이대도록 심해지기는 열흘 전에 조밥을 먹고 체한 때문이다. 그때도 김첨지가 오래간만에 돈을 얻어서 좁쌀 한 되와 십 전짜리 나무 한 단을 사다 주었더니 김첨지의 말에 의지하면 그 오라질 년이 천방지축으로 냄비에 대고 끓였다. 마음은 급하고 불길은 달지 않아 채 익지도 않은 것을 그 오라질 년이 숟가락은 고만두고 손으로 움켜서 두 뺨에 주먹덩이 같은 혹이 불거지도록 누가 빼앗을 듯이 처박질하더니만 그날 저녁부터 가슴이 땡긴다, 배가 켕긴다고 눈을 흡뜨고 지랄병을 하였다. |
3. 김첨지가 남대문까지 손님을 태우고 가길 주저한 이유는 빗길에 우장이 없어 먼 곳을 비 맞으며 가기 싫었기 때문이다. ( X )
“남대문 정거장까지 말씀입니까.” 하고 김첨지는 잠깐 주저하였다. 그는 이 우중에 우장도 없이 그 먼 곳을 철벅거리고 가기가 싫었음일까? 처음 것 둘째 것으로 고만 만족하였음일까? 아니다 결코 아니다. 이상하게도 꼬리를 맞물고 덤비는 이 행운 앞에 조금 겁이 났음이다. |
4. 김첨지가 남대문까지 태우고 가 일원 오십 전을 받은 사람은 교원인 듯한 양복장이다.
( X )
“그래 남대문 정거장까지 얼마란 말이요?” 하고 학생은 초조한 듯이 인력거꾼의 얼굴을 바라보며 혼자말같이, “인천 차가 열한 점에 있고 그 다음에는 새로 두 점이든가.” 라고 중얼거린다. “일 원 오십 전만 줍시요.” |
5. 김첨지는 남대문에서 또 손님을 태우고자 하는 마음에 정거장 앞에 인력거를 세워 놓고 형세를 관망하였다. ( X )
그렇다고 정거장 인력거꾼의 등쌀이 무서우니 정거장 앞에 섰을 수는 없었다. 그래 그는 이전에도 여러 번 해본 일이라 바로 정거장 앞 전차 정류장에서 조금 떨어지게 사람 다니는 길과 전찻길 틈에 인력거를 세워 놓고 자기는 그 근처를 빙빙 돌며 형세를 관망하기로 하였다. |
6. 김첨지는 인사동까지 손님을 붙잡기 위해 그 여자가 들고 있는 일본식 버들고리짝에 제 손을 대며 말을 걸었다. ( O )
“아씨, 정거장 애들보담 아주 싸게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댁이 어디신가요.” 하고 추근추근하게도 그 여자의 들고 있는 일본식 버들고리짝에 제 손을 대었다. “왜 이래, 남 귀치않게.” 소리를 벽력같이 지르고는 돌아선다. 김첨지는 어랍시요 하고 물러섰다. 전차는 왔다. 김첨지는 원망스럽게 전차 타는 이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예감(豫感)은 틀리지 않았다. 전차가 빡빡하게 사람을 싣고 움직이기 시작하였을 제 타고 남은 손 하나가 있었다. 굉장하게 큰 가방을 들고 있는 걸 보면 아마 붐비는 차 안에 짐이 크다 하여 차장에게 밀려 내려온 눈치였다. 김첨지는 대어섰다. “인력거를 타시랍시요.” 한동안 값으로 승강이를 하다가 육십 전에 인사동까지 태워다 주기로 하였다. |
7. 김첨지는 선술집에서 그의 친구인 치삼이를 만나 함께 추어탕을 먹었다. ( O )
마음대로 할 양이면 거기 있는 모든 먹음먹이를 모조리 깡그리 집어삼켜도 시원치 않았다 하되 배고픈 이는 위선 분량 많은 빈대떡 두 개를 쪼이기도 하고 추어탕을 한 그릇 청하였다. 주린 창자는 음식맛을 보더니 더욱더욱 비어지며 자꾸자꾸 들이라 들이라 하였다. 순식간에 두부와 미꾸리 든 국 한 그릇을 그냥 물같이 들이켜고 말았다. |
8. 김첨지는 인력거를 끌어 모두 삼십 원을 벌었다. ( O )
“아따 이놈아, 사십 전이 그리 끔찍하냐. 오늘 내가 돈을 막 벌었어. 참 오늘 운수가 좋았느니.” “그래 얼마를 벌었단 말인가.” “삼십 원을 벌었어, 삼십 원을! 이런 젠장맞을 술을 왜 안 부어…… 괜찮다 괜찮다, 막 먹어도 상관이 없어. 오늘 돈 산더미같이 벌었는데.” |
9. 김첨지는 치삼이가 집으로 돌아가라 권유하였음에도 막걸리 곱빼기 한 병을 더 마신 후에야 가게를 나섰다. ( X )
“이 사람이 정말 미쳤단 말인가. 나도 아주먼네가 앓는단 말은 들었는데.” 하고 치삼이도 어느 불안을 느끼는 듯이 김첨지에게 또 돌아가라고 권하였다. “안 죽었어, 안 죽었대도 그래.” 김첨지는 화증을 내며 확신 있게 소리를 질렀으되 그 소리엔 안 죽은 것을 믿으려고 애쓰는 가락이 있었다. 기어이 일 원 어치를 채워서 곱배기 한 잔씩 더 먹고 나왔다. 궂은비는 의연히 추적추적 내린다. |
10. 김첨지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죽은 아내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 X )
“이 눈깔! 이 눈깔! 왜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천장만 보느냐, 응.” 하는 말 끝엔 목이 메였다. 그러자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의 똥 같은 눈물이 죽은 이의 뻣뻣한 얼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김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
Ⅱ. 간단하게 답하시오. (각 2점)
1. 김첨지가 동광학교(東光學校)까지 태워다 준 사람은 누구인가? ( 교원인 듯한 양복쟁이)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결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교원인 듯한 양복쟁이를 동광학교(東光學校)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
2. 손님을 태우고 남대문 정거장으로 향하던 김첨지의 다리가 무거워진 것은 어디쯤 다다랐을 때 느끼게 되었는가? ( 자기 집 )
이윽고 끄는 이의 다리는 무거워졌다. 자기 집 가까이 다다른 까닭이다. 새삼스러운 염려가 그의 가슴을 눌렀다. “오늘은 나가지 말아요. 내가 이렇게 아픈데” 이런 말이 잉잉 그의 귀에 울렸다. 그리고 병자의 움쑥 들어간 눈이 원망하는 듯이 자기를 노리는 듯하였다. 그러자 엉엉 하고 우는 개똥이의 곡성을 들은 듯싶다. 딸국딸국 하고 숨 모으는 소리도 나는 듯싶다. |
3. 치삼이가 김첨지를 주의시킨 때는 김첨지가 몇 잔의 막걸리를 마셨을 때인가? ( 넉 잔 )
김첨지의 눈은 벌써 개개 풀리기 시작하였다. 석쇠에 얹힌 떡 두 개를 숭덩숭덩 썰어서 볼을 불룩거리며 또 곱배기 두 잔을 부어라 하였다. 치삼은 의아한 듯이 김첨지를 보며, “여보게 또 붓다니, 벌써 우리가 넉 잔씩 먹었네, 돈이 사십 전일세.” 라고 주의시켰다. “아따 이놈아, 사십 전이 그리 끔찍하냐. 오늘 내가 돈을 막 벌었어. 참 오늘 운수가 좋았느니.” |
4. 김첨지는 선술집에서 술을 더 따르라며 중대가리에게 무엇을 던졌는가? ( 일 원짜리 한 장 )
“이놈아, 그걸 먹고 취할 내냐, 어서 더 먹어.” 하고는 치삼의 귀를 잡아 치며 취한 이는 부르짖었다. 그리고 술을 붓는 열다섯 살 됨직한 중대가리에게로 달려들며, “이놈, 오라질 놈, 왜 술을 붓지 않어.” 라고 야단을 쳤다. 중대가리는 희희 웃고 치삼을 보며 문의하는 듯이 눈짓을 하였다. 주정꾼이 이 눈치를 알아보고 화를 버럭 내며, “에미를 붙을 이 오라질 놈들 같으니, 이놈 내가 돈이 없을 줄 알고.” 하자마자 허리춤을 훔칫훔칫하더니 일 원짜리 한 장을 꺼내어 중대가리 앞에 펄쩍 집어던졌다. |
5. 김첨지는 선술집을 나온 후 무엇을 사가지고 집에 갔는가? ( 설렁탕 )
김첨지는 취중에도 설렁탕을 사가지고 집에 다다랐다. |
Ⅲ. 다음의 인용된 부분이 누구의 말인지 쓰시오. (각 1점)
1. 인천 차가 열 한점에 있고, 그 다음에는 새로 두 점이라든가. ( 학생 )
정거장까지 가잔 말을 들은 순간에 경련적으로 떠는 손 유달리 큼직한 눈 울 듯한 아내의 얼굴이 김첨지의 눈앞에 어른어른하였다. “그래 남대문 정거장까지 얼마란 말이요?” 하고 학생은 초조한 듯이 인력거꾼의 얼굴을 바라보며 혼자말같이, “인천 차가 열한 점에 있고 그 다음에는 새로 두 점이든가.” 라고 중얼거린다. “일 원 오십 전만 줍시요.” 이 말이 저도 모를 사이에 불쑥 김첨지의 입에서 떨어졌다. |
2. 자네는 벌써 한 잔 한 모양일세 그려. 자네도 오늘 재미가 좋아 보이. ( 김첨지 )
“여보게 김첨지, 자네 문안 들어갔다 오는 모양일세그려. 돈 많이 벌었을 테니 한잔 빨리게.” 뚱뚱보는 말라깽이를 보던 맡에 부르짖었다. 그 목소리는 몸집과 딴판으로 연하고 싹싹하였다. 김첨지는 이 친구를 만난 게 어떻게 반가운지 몰랐다. 자기를 살려 준 은인이나 무엇같이 고맙기도 하였다. “자네는 벌써 한잔한 모양일세그려. 자네도 오늘 재미가 좋아 보이.” 하고 김첨지는 얼굴을 펴서 웃었다. |
3. 이놈아, 이걸 먹고 취할 내냐, 어서 더 먹어. ( 김첨지 )
“그래 얼마를 벌었단 말인가.” “삼십 원을 벌었어, 삼십 원을! 이런 젠장맞을 술을 왜 안 부어…… 괜찮다 괜찮다, 막 먹어도 상관이 없어. 오늘 돈 산더미같이 벌었는데.” “어, 이 사람 취했군, 그만두세.” “이놈아, 그걸 먹고 취할 내냐, 어서 더 먹어.” 하고는 치삼의 귀를 잡아 치며 취한 이는 부르짖었다. 그리고 술을 붓는 열다섯 살 됨직한 중대가리에게로 달려들며, “이놈, 오라질 놈, 왜 술을 붓지 않어.” 라고 야단을 쳤다. |
4. 에끼, 미친놈, 거짓말 말아. ( 치삼 )
김첨지는 연해 코를 들이마시며, “우리 마누라가 죽었다네.” “뭐, 마누라가 죽다니, 언제?” “이놈아 언제는, 오늘이지.” “엣기 미친놈, 거짓말 말아.” “거짓말은 왜, 참말로 죽었어, 참말로…… 마누라 시체를 집에 뻐들쳐 놓고 내가 술을 먹다니, 내가 죽일 놈이야, 죽일 놈이야.” 하고 김첨지는 엉엉 소리를 내어 운다. |
5. 죽기는 누가 죽어. ( 김첨지 )
원 이 사람이, 참말을 하나 거짓말을 하나. 그러면 집으로 가세, 가.” 하고 우는 이의 팔을 잡아당기었다. 치삼의 끄는 손을 뿌리치더니 김첨지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싱그레 웃는다. “죽기는 누가 죽어.” 하고 득의가 양양. “죽기는 왜 죽어, 생때같이 살아만 있단다. 그 오라질 년이 밥을 죽이지. 인제 나한테 속았다.” 하고 어린애 모양으로 손뼉을 치며 웃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