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간 합의에 의해 인질교환이 진행되고 있다. 하마스가 잡고 있던 240명 정도의 인질중 일부 어린이와 여성들이 풀려 났다. 이스라엘이 마찬가지 불법 구금한 인질 (5,200 + 3,000=8,200명)중 일부도 석방되었다. 그 인질중에는 10년이상 재판없이 불법 구금된 사람도 있었다.
하마스의 10.7일 반격의 정치적 목적중 하나가 바로 이 이스라엘이 불법 구금한 인질문제였던 만큼 일부긴 하지만 그 목적에 조금이나마 다가간 셈이다. 17년이 되어 가는 이스라엘의 가자 불법 봉쇄는 아래 <포린 어페어스>지 11.22일자 기사도 시사하듯 기본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2006년 팔레스타인의 ‘민주적 선거’ 결과를 폭력적으로 부정한 데서 출발한다. 즉 선거하라고 해서 선거해서 이기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를 부정하는 미국의 오래된 ‘민주적’ 전통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하마스의 무장섹터인 <알카삼여단>의 85%가 고아란 말이 있다. 즉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들 무장조직을 키워 준 은인이다. 부모를 죽였으니 한을 품은 아이들이 무장조직에 가담한 것이다. 지금도 이스라엘이 불법 구금중인 500-1000명 가량의 어린이들이 나중에 풀려나와서 할 일은 이스라엘과 싸우는 것 말고 무엇이 있겠는가. 테러리스트 한 명을 죽이면 새로운 테러리스트 6명이 등장한다는 연구를 본 적이 있다.
지금 가자전투는 방향을 잃었다. 전차와 장갑차를 앞세운 이스라엘 침략군이 가자시를 뭉개고 활개치는 듯이 보여도 하마스 타도라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하마스의 무장 저항은 초근접전 형태로 진행중이다. 레바논 접경에서 이스라엘군의 피해는 계속 늘고 있고, 예멘의 후티정부의 미사일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 동부에 미국이 불법건설해 시리아석유를 약탈하고 있는 군사기지등에 대한 시아파 무장조직의 공격도 마찬가지다.
하마스를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이 직접 식민지배할 수는 없다. 하마스를 이집트 시나이사막에 갖다 버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프로젝트는 이미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부패하고 무능한 팔레스타인 파타당은 서안지구를 통치하기에도 벅찬데 가자지구를 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분할 지배를 위해서도 하마스가 실은 필요하다. 즉 파타당과 하마스의 경쟁구도야 말로 팔레스타인을 계속 지배하기를 원하는 이스라엘이 원하는 그것이다.
며칠 전 화상회의로 개최된 팔레스타인 전쟁관련 브릭스 정상회의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중러는 물론이고 새로이 브릭스에 가입한 이집트를 포함, 사우디, 이란 그리고 브라질 대통령도 참석했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인도는 외무장관이 대신 참석했다. ‘두 개의 국가’ 즉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가 대안으로 재차 확인되었다.
흥미로운 점으로 가자지구에 브릭스 평화유지군을 파병, 주둔시키는 생각도 등장했다. 브릭스라 하더라도 가자 전쟁이후day after에 대한 자국의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성사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미 시리아에 자국의 해군 및 공군기지를 운용중인 러시아로서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의 중개자 역에 대한 의사를 이미 밝힌 바 있고, 이란-사우디 데탕트를 성사시켜 현재의 서아시아 평화프로세스를 촉발한 중국에게도 생각해 볼 만한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미국이다. 다극화를 무력으로라도 저지하고 싶겠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권으로선 가자전쟁을 무한 방치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번 인질교환에도 미국의 매우 강력한 개입이 있었다. 네타냐후와 미국의 갈등이 좀 더 격화되어야 아마 새로운 해법이 보이지 않을 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