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오늘은 화분의 귀퉁이가 깨졌다는 걸 발견했는데</p><p>깨진 조각은 찾지 못했다</p><p> </p><p>돌돌 말린 잎을 화들짝 펴고 있는 잎사귀들</p><p>하얗게 하얗게 퍼져 나가는 입김들</p><p> </p><p>만약에......</p><p>만약에 말이야......</p><p> </p><p>이 생각을 5만번쯤 했더니</p><p>내가 만약이 되어간다.</p><p> </p><p>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가 </p><p>내가  생각이 되어버린다.</p><p> </p><p>문을 열어</p><p>먼지처럼 부유하는 생각들을 손바닥에 얹어</p><p>벌레를 내보내듯 날려 보냈다.</p><p> </p><p>어둠 속에 손을 넣어</p><p>악수를 청한다</p><p> </p><p>과학자의 '모릅니다'는</p><p>설명이 가능할 이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며</p><p> </p><p>노인의 식탁 옆 약통 같은 것</p><p>기계의 뒷면으로 기어 들어가 헝클어진 선 정리를 시작하는 것</p><p> </p><p>질문에 대해 답을 하지마</p><p>질문에 대해 답을 해보려 노력하다가 다른 진심을 전달해 줘</p><p> </p><p>그럴듯함과</p><p>그러함과</p><p>그럴 수는 없음</p><p> </p><p>모두가 듣고 있다고 외치는 바람에</p><p>외치던 사람도 계속 외치고 듣는 사람도 외치기 시작하고......</p><p>듣기만 하는 사람 더 이상 없음</p><p> </p><p>- 김소연   '2층 관객 라운지'</p>
<!-- -->
첫댓글 듣기만 하는 사람 더 이상 없음.....
요즘 사람들과 만나면 듣는 사람 없어요
각자 하고 싶은 말만 열심히 하다가 돌아옵니다 ㅋㅋ
남의 일에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고
듣기만 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까먹고 못할까봐 전전긍긍 하지요.
잘 듣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