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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와 영남 뉴스앤조이가 공동으로 주최한 신년특집좌담회가 열려 ‘기독교의 사회참여의 정당성과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월 20일 저녁 침산제일교회(송재영 목사)에서 열린 토론회는 장희종 목사(명덕교회, 대구 기윤실공동대표), 이광호 목사(조에성경신학원), 이혁배 교수(숭실대 기독교윤리)가 참여하고 뉴스앤조이 영남주재기자인 최재호 기자의 사회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오는 28일 낮 12시부터 1시 30분 사이에 방송예정).
참석자들은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교회의 자정노력이 선행되거나 적어도 병행되어야 하고 사회참여에 있어서 개인과 교회적 참여를 구분하여 생각하여야 하며 기독교시민운동단체(NGO)의 필요성, 성시화운동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좌담회 개요이다.
<모두발언>
장희종 목사(이하 장희종)=“지금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라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이념 갈등에 민족적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다. 만약 그리스도인이 한쪽에 치우쳐 다른 쪽을 배척하고 있다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인간의 이념을 우상화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진보나 보수는 성경처럼 절대진리가 아니다. 진보는 보다 나은 이상사회를 꿈꾸며 그 실현을 위해 나아가는데 있어 모순되는 것을 변혁시키려는 전진적 사상이다. 보수는 이미 주어진 것에 애착을 가지고 현재의 소중한 가치와 역사의 연속성을 보존하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소망하는 사상이다. 이 두 성향은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갈등을 증폭시키며 배척과 타도를 일삼고 있다.
절대진리를 가진 기독인들은 민족 공동체안에 이 두 성향이 공존해야 함을 이해하고 함께 아우르는 포용력과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진보의 미래를 위한 전진성과 열정을 배우고 보수의 조심성과 경륜에 귀를 기울이게 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 그리스도인의 시대적 책임이다”
이광호 목사(이하 이광호)=“성경은 기독교인들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기독교인들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마땅한 본분인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성도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지만 성경의 교훈에 입각한 사고속에서 그 일을 이뤄 가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적 역할 역시 그러한 측면에서 다뤄가야 할 것이다.
‘코람데오’란 말이 있다. 하나님 앞에서 사는 성도의 삶을 일컫는다. 이는 누가 보든 보지 않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한 성도라면 자연스럽게 주님의 뜻에 따른 선한 열매를 맺게 된다. 그러나 더럽고 부정한 신앙인이라면 활동하면 할수록 악취만 풍길 따름이다.”
이혁배 교수(이하 이혁배)=“기독교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보수적인 교회들과 기독교인들은 노무현 정권의 개혁정책이 친미 반공주의와 독재정권 밑에서 쌓아올린 자신들의 존립기반과 기득권을 파괴하고 있다고 본다. 그들은 현 정권을 기독교에 반하는 세력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기독교의 비주류를 이루는 진보적인 교회들과 교인들은 노정권의 개혁정책이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사회구조를 혁파하고 그럼으로써 비정상적인 교회행태를 바로 잡는데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독교가 원하는 이상사회란 경제적으로 정의로운 분배로 인해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것과 정치적으로는 사회구성원들이 자신들과 관련된 사회적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민주화가 심화되는 사회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독교는 시민운동단체들을 통해 생활정치에 보다 깊이 관여해야 한다. 이 일에 있어서 시급한 것은 교회와 NGO들의 관계를 설정하는 문제를 신학화하는 일이다.
최재호 기자(이하 최재호)=“사회현상에 대한 교회의 입장과 이해 또 근거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과 과제에 대한 간략한 정리가 필요하다.”
장희종= “나라가 어려울 때 교회가 연합하여 기도할 수 있다. 하지만 방법과 내용이 중요하다. 오늘날처럼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교회는 통합과 치유의 입장에 서야 한다. 정치는 상대적이기에 교회가 한쪽 입장에 편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언론들로부터 교회가 지탄을 받고 있는데 종교의 보편성, 사회공익성, 윤리적 측면에서 언론은 종교를 비판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비판의 목적은 종교의 사회공익성의 목적을 제대로 수행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론 종교를 억압하거나 제거하려는 시도는 더 큰 사회공동체의 손실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는 이들도 있는데 종교는 정권을 퇴진하는 일에 가담할 수 없다. 그것은 곧 정권의 종교탄압의 정당성을 주기 때문이다.”
이광호=“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며 그것은 회생불능 상태로까지 보인다. 교회사 가운데 교회가 불신자들로부터 윤리적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교회는 주변의 불신자들에게 부끄러운 모습들을 많이 보이고 있다. 성윤리의 타락, 재정적 부정, 세습, 교권다툼, 각종 이권개입, 교단임원 선거에서의 부정선거, 교권의 횡포, 신학의 교권의 시녀화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교회의 지도자들 중 다수는 성공주의를 꿈구며 목회성공을 추구하고 있다. 그들은 성경원리와 상관없이 교인들을 모으려 하고 돈을 모으려 한다.
모든 문제는 ‘신학의 부재’에서 기인한 문제이다. 지금 한국교회에는 신학이 없다. 신학자들 중 절대다수는 교권의 시녀가 되어 있다. 어느 누가 한국교회가 회생불능 총체적 위기의 상태가 아니라 할 것인가.”
최재호=“과거 한국교회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말해 왔다. 그러나 지금 정교분리를 말하면 마치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외면하는 것인양 받아들여진다. <로잔언약>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사회와 교회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찌 설정돼야 하는가.”
장희종=“그리스도인은 구세주의 종으로서 복음증거의 사명이 있듯이 세상을 다스리는 주님의 종으로 사회적 책임도 피할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각기 선 자리에서 주신 은사에 따라 세상을 섬겨야 한다. 그 성경적 근거는 첫째 하나님은 신성한 것의 하나님일 뿐 아니라 자연의 하나님이시고 둘째 하나님은 언약의 하나님인 동시에 창조의 하나님이시며 셋째 하나님은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심과 동시에 정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이혁배=“교회와 정치는 구분되지만 완전히 격리된 것은 아니다. 기독교는 정치제도로부터 완전히 배제된 진공상태에 존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한국기독교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정치 사회적 역할을 해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한국기독교가 꿈꾸는 이상적 사회는 경제적으로 보다 정의로운 분배가 이뤄짐으로써 빈부격차가 축소되고 정치적으로는 구성원들이 자신들과 관련된 사회적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보장됨으로써 민주화가 심화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이같은 목적을 위해서 제도정치에 참여하기 보다는 생활정치에 관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광호=“정교는 분리되어야 한다. 이 말은 교회가 정치에 무관심하라는 말이 아니라 개인의 자격으로 정직하게 경제활동을 하고 성실한 납세의무를 다하며 주어진 여건속에서 사회구성원으로서 말씀 앞에서 살아가라는 의미다. 이는 성경속의 예수 그리스도 선지자 사도들을 살펴볼 때 분명해진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의 잃어버린 백성들을 찾는 노력들을 하였지 당시의 로마제국의 억압에 대해서나 노예제도, 착취계층의 타도를 위해 궐기하거나 조직을 구성하지 않았다. 우리는 기독인으로서 성경의 교훈을 따라야 한다.”
최재호= “조금 구체적인 사례로 생각해보자. 최근 기독교계 특히 복음주의권을 중심으로 한 사회참여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면 기독당이나 기독교사회책임 등이 먼저 떠오르는데 어찌 해석하고 있는가.”
이혁배= “기독당이나 기독교사회책임에 대해서는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설립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제도정치에 참여해 정권을 장악하려 해서는 안되며 제도정치를 견제함으로 그 의미를 다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사회책임은 현실인식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출범선언문을 보면 그들이 현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을 부정일변도로 인식하며 사회통합을 서두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하지만 사회구성원들이 정치 사회적 인식이 다르게 분출됨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이견이나 갈등이 발생하는 과도기적 상황을 감내해야 한다.
기독교사회책임의 조직이 교계 명망가들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음도 문제다. 한국사회의 대부분의 NGO들의 문제점 중 하나가 유명인사 위주로 조직을 꾸려 일반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지 못함에 있다. 기독교사회책임은 평신도출신의 회원들의 의견이나 입장들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까하는 회의가 든다.”
이광호= “기독당이란 용어나 배경을 분명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교회를 배경으로 한다는 말인지 아니면 기독교인들이 모여서 한다는 것인지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교회를 배경으로 하는 정당을 결성하는 것과 기독인들이 모여 기독교정신으로 하는 정당을 하는 것은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교회를 배경으로 하는 정당에는 찬동할 수 없다. 성경에 전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번 기독교 일각에서 추진한 기독당은 교회를 배경으로 한 것이기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기독인들이 모여 기독교정신으로 하는 정당을 만든다면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 기독인 개개인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과 교회를 배경으로 하여 행동을 하는 것은 명백히 다른 문제이다.”
최재호= “그리스도의 나라가 세상의 질서속에서 이뤄질 수 있는가. 세상을 악이 지배하는 영역이 아니라 신자 개인 나아가 교회차원을 넘어 하나님의 왕국으로 세워나갈 영역으로 간주하는 이들이 있다. 예를 들면 성시화운동이나 홀리클럽 등이 해당될 수 있는데, 이를 혹자는 경건주의적-근본주의로 부르기도 하고 있다. 어찌 이해하고 있는가.”
장희종=“개인적으로 성시화운동에 동참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기관장을 전도하고 그들을 통해 지역을 복음화한다는 전략들이 옳지않다고 느껴져 거리를 두고 있다. 방법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광호=“성시화운동을 하면서 그 근거를 16세기 제네바의 칼빈과 18세기 영국의 웨슬리 형제를 이야기하지만 잘 생각해야 한다. 그들은 성경에 충실한 분들이었고 교회의 소중함을 알고 있던 분이다. 그것은 윤리회복운동이 아니라 진리회복운동이었다. 한국의 성시화운동은 반대로 윤리회복운동에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안 윤리부재 현상에 대해서는 지나칠만큼 둔감하다. 교회지도자를 자처하면서 교회의 부패와 타락에 대해 심각한 인식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홀리클럽은 종교귀족주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재호=“결론적으로 한국기독교는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참여하거나 나아가 기여할 수 있을지 말씀해 달라.”
장희종=“그리스도인 공동체인 교회는, 하나님을 성경적으로 교육하고 하나님의 일에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하며 하나님의 복음과 정의의 개념을 둘 다 가르쳐야 한다. 또 사회 각 영역에서 소명을 따라 헌신하는 자를 격려하고 도와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선지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감시해야 하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도전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연대하여 저항하고 저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각 영역의 전문인이 되어야 한다. 또 인간들과 사건 배후에서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볼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야 하며 늘 자기를 하나님의 질서앞에서 반성해야 한다.”
이광호=“성경은 사회적 역할을 위해 조직적 활동을 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정치 경제 사회문제에 있어서 동일한 입장이다. 그러나 성도 개개인은 국가사회에 살면서 성실한 삶을 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성실함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이웃을 이용하거나 이기적이 되지 않음을 말한다.
우리는 성경을 믿고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이다.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할 때 기독인의 사회적 기여는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다.”
이혁배=“한국기독교는 제도정치 이전의 정치영역, 곧 생활정치 영역에 보다 깊이 개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독교시민운동단체가 더 많이 조직되어 적극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제도의 개혁을 추구하는 기독인들에게 필요한 사항은 현대의 사회구조나 제도에 관한 객관적 인식이다. 이는 NGO를 통해 가능한 일이다.
또 기독인들의 개혁적 행위가 사회제도의 개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런 행위가 효과적으로 결집되어야 하는데 이도 NGO를 통해서 가능하다.
현대사회에서 기독인들과 교회는 NGO를 통해 자신들의 사회참여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NGO들은 재정적 인적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재정과 인력이 풍부한 교회들이 적극적으로 후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동시에 신학자들은 이같은 관계설정을 신학화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첫댓글 신년죄담회에 진행과 절차 경과에 대해서 할 말이 좀 있지만 최기자와의 인간적인 관게로 참을렵니다.^^* 혼자 수고하셨는데 뒤에서 이러쿵 저러쿵하면 안되겠지요.그날 바빠서 인사도 못 드리고 빨리 빠져 나왔어요. 미안합니다.
ㅋㅋㅋ. 하실 말씀이 있으신 눈치시더군요. 쓴소리 하셔도 들어야지요. 게다가 기학님과는 '인간적인 신뢰'가 있으니 더욱더 이해하고 듣겠습니다. 기학님의 지적을 통해 공부 좀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