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신문
우정병원 공동주택지구, 또 다시 방치하지 말고 조속히 분양해야
전) 과천시 의회 의장 이 홍 천
우리 과천은 인구가 6만도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이다. 그래서일까? 인구 중 60대 이상 노년층이 가장 많은 고령화 도시인데도 관내를 통틀어 종합병원 하나 없다. 그럼에도 다행히 시민들의 건강 균형 상태는 전부터 꾸준히 강남권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아마도 이는 시민들이 건강 및 의료에 대해 높은 의식을 가지고 있어, 근거리에 위치한 한림대성심병원·강남성모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의 대형 의료기관을 이용하며 건강관리를 해왔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991년 인덕원 방향으로 가는 삼거리에 ‘과천우정병원’이라는 대형 종합병원이 유치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과천시민들은 자연히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997년 이 사업을 주도했던 구원파 유병언 소유의 세모그룹이 공사 도중 부도를 맞은 이후 토지주와 건물주 간 분쟁이 이어지는 등 연달아 잡음이 발생하면서, ‘과천우정병원 사업’은 무려 20년 동안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었다. 지하5층, 지상 12층에 500병상 규모의 대형 의료시설로 공사가 진행됐던 데다, 건물 외벽이 황색으로 칠해져 있어 눈에 유난히 띄는 탓에 결국 을씨년스러운 우정병원 건물은 과천의 대표적인 골칫거리이자 혐오시설로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이 건물을 매일같이 봐야 하는 갈현동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지난 2015년 정부의 장기방치건축물정비사업에 과천우정병원이 선정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그동안 과천시에서도 과천우정병원 문제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온 결과물이었다. 과천시에서는 과천우정병원 문제를 위한 협력 T/F팀을 따로 신설하고 과천우정병원 문제의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용역 까지 하면서 국토교통부에 정비사업지구 선정을 건의해왔었다.
이윽고 2015년 12월 선정 발표가 나자 과천시는 곧바로 국토교통부·LH와 함께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였고, 2017년에는 사업 계획 구상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실버타운 사업을 구상하고 사업자를 모집하였으나, 적격한 법인이 없어 다시 호텔 건립을 검토하였고 관련법상 불가할 것으로 판단하여 실무협의체와 9차 회의를 거친 끝에 공동주택으로 부지를 개발할 것으로 최종 도시계획을 확정했다. 이후 2018년에 토지·건축물을 매입하여 건물을 철거했고, 2019년 8월 29일자로 드디어 새로운 공동주택 지구 착공에 돌입했다.
문제는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도, 2020년 6월 현재까지 우정병원 공동주택지구의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식정보타운과 함께 우정병원 공동주택의 분양이 지지부진 늦어지면서, 과천의 수많은 전세입자들은 애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과천시에서는 국토교통부·LH와 함께 우정병원 문제를 해결하기 개발계획 과정을 발표했고, 국토교통부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분양가 심사를 맡은 과천시나 경기도에서도 분양가 심사위원회 명단과 회의록까지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시민들의 주거 생활 안정을 위한 각종 행정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건물 소유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이다.
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과천시민들의 마음을 어지럽혔던 골칫거리 과천우정병원 사업이 드디어 문제 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우정병원 부지가 무사히 재건축을 마치고 분양까지 전부 이루어져야 이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었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우정병원 공동주택지구의 이해관계자들은 혐오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우정병원을 강제로 철거하지 않고 이 문제로 인해 불편을 겪은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선도사업으로 공동주택지구 개발을 결정한 지자체의 뜻을 감안하여, 분양가 상한제 대상인 공공택지로 적용을 하는 등 공공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여 서둘러 분양을 진행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