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일
~4월 23일
안휘성 남동쪽에
위치한 황산(黃山)은 중국 10대 관광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으로 90년대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며, 기송과 기암괴석,운해가
조화를 이루는 풍경은 지상 최고의 절경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곳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제법 내리고 있어 가슴이
철렁했다.
오늘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황산 등반인데, 제대로 못보고 가는게
아닐까?
그러면
어렵게 왔는데 아버지께서 얼마나 실망이
크실까?
황산은 연중 270일이상
비가 온다고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셔서인지 아버지 몸 컨디션이 많이 좋아지셨고 식사도 잘
하셨다.
여행사 버스로 '황산풍경구'로 이동했다. 한시간 반 가량
걸렸다.
현지 가이드가 꽤나 걱정이 되는지 "어르신, 괜찮으시겠어요?" 하고 여러번
묻는다.
사실 떠나기 전 여행사에서도 두번 확인 전화가 왔었다. 연세가 있으신데
괜찮으시겠냐고...
버스에서 내려 '태평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했다.
전면의 사진 속 큰소나무가 수령이 1,300년이라는
영객송(迎客松)이다.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평일이라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란다.
이곳 황산에는 연간 관광객이 약 800만명이 찾아오며 그중 한국인 관광객은 7만명 정도
된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여기서 가이드 또 걱정이 되는지 아버지께 우황청심환 한알을 드시게
했다.
케이블카로 해발 900m에서 1,600m로 올라가는 동안에도 빗방울은 창문을 때렸고
창밖으로 어렴풋하게 산들이 보일뿐이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비가 멎은 것이다.
여기서부터 황산에서도 하이라이트 코스인 '서해대협곡(西海大峽谷)' 트레킹이
시작된다.
등산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동양화 한폭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비온뒤의 적절한 운무(雲霧)가 우리를 다른 세상에 와 있는듯 들뜨게
만들었다.
황산에서 아버지와 첫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니 와이프가 이번 여행에 준비해 준 바람막이 부자(父子)커플룩이 잘 어울리는 것
같네.
한폭의 동양화였다. 스물스물대는 운무는 동양화에 생명력을
주었다.
한 장면 한 장면은 흥분되어있는 시신경을 통하여 뇌리 메모리 칩에 고스란히
저장되었다.
아버지가 등산 통행로 계단에 서서 포즈를
취하셨다.
황산에는 계단이 10만개쯤 있고 우리는 만개 정도의 계단을 걷게 된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아버지는 이런 가파른 절벽에 이렇게 많은 계단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해
하셨다.
긴 세월이 걸렸고 무수히 많은 중국 인민의 희생이
있었으리라.
아버지와 어깨동무를 했다.
아버지는 꼭 나를 앞세우셨다.
우산,우비,간식등을 넣은 배낭은 나 혼자 메고 걸었는데, 자꾸 달라고
하셨다.
그러나 오늘은 끝까지 내가 메고 다녔다. 아버지 체력으로도 충분히 배낭을 메실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에고, 다른 사람들 이목도 있고해서...
황산은 '10보(步) 1경(景)'이라고
가이드가 말했다.
정말 열 발자국도 못 가서 다시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
했다.
황산은
'기암(奇巖)', '기송(奇松)','운해(雲海)'
이렇게 세가지를 보기 위하여 오는 곳이라고 한다.
비가
많이 와도 날씨가 너무 맑아도 이 세가지를 다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기억속에 있는 언제가 본 동양화 그림과 현실의 장면이 자꾸
오버렙되었다.
코스는 대부분 내리막으로 되어 있고 군데군데 전망대가 있어 머물며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여기는 산들이 운해에 쌓여 극도의 신비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던
곳
또 전망대에서 가이드가 사진을 찍어
준단다.
아버지도 제대로 황산구경하신다고 무척
좋아하셨다.
어디까지가 구름인고, 어디까지가 안개인지... 잘 모르니까 버무려 운무(雲霧)라는 말이
생겼나보다.
그냥 오래오래 머물며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싶은
장소였다.
드디어 서해대협곡의 곡저가 가까워졌는지 저 밑으로 모노레일이
보였다.
곡저(谷底)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천해'로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모노레일 천정 유리창으로 보이는 비경에 탑승객 전원이 일제히 탄성을
내뱉었다.
처음에는 안개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위로 올라가니 마치 산들이 안개 속을 뚫고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점심식사를 한 식당의 천정 장식
평소 등산을 많이하시는 아버지에게 이 정도 코스는 쉬운 편에
속했다.
출발전의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은 가이드와 일행들도 대단하시다고 한마디씩
했다.
오히려 몸이 무겁고 관절이 안좋은 일행 중 70세 전후의 남자분들이 고생이 심해
보였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황산 앞산코스'로
향했다.
영객송(迎客松)이
있는 곳까지 갔다가 옥병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는 코스다.
이제 날씨는 완전히 화창해져 파란 하늘이
보였다.
코스
초입에서 만난 정자 '해심정(海心亭)', 바다같이 넓은 마음을 갖으라는 의미인
듯
이곳의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둘레 전망이 좋은 곳에서 한동안 주위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아버지와 앞산 코스에서 처음으로 포즈를
취했다.
강한 바람에 구름이 옮겨다니니 눈앞의 풍경이 순식간에
바뀐다.
오른쪽에서 구름이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누가 저 밑으로 드라이아이스를 왕창 던져
놓았나?
바람이 세차 모자를 벗어들었더니 머리
속에 땀이 나 있었는지 머리카락이 젖어 있었다.
산위 일출을 보면 좋은 곳일거란 생각을 해
보았다.
새파란하늘과 바위,그리고 운무의 조화
역시 군데군데 마련된 전망대에서는 사람들이 쉬며 사진을 찍었다.
통행로가 대부분 내리막인데, 평지인 곳도
있었다.
눈앞의
바위의 모습들이 시시각각 바뀐다.
바위산의 허리에 난 등산로에 사람의 띠가 개미가 줄지어 가는 것처럼
달려있다.
순식간에 운무가 피어올라 산들은 섬이
되고...
평일인데도 관광객이 무척 많았다.
빨리 가고 싶어도 사람에 치어 갈 수가
없고...
아니 빨리 가서는 시시각각 바뀌는 이 풍광을 즐길 수가
없겠지.
이것은 한국에서 따라간 예쁜 인솔자가 찍어준
사진
올라가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이 뒤섞이는 곳이다.
앉아있는 두마리의 독수리 형상을 한 거대한
바위산
웅장하게 솟은 바위산이
'천도봉(天都峰)'이다.
노키아 휴대폰을 닮았다고 가이드가 설명한
바위
불편한 사람들을 수송하는 가마꾼들이 종종
보였다.
이 험한 산에서 가마를 메는 일은 얼마나 힘들까? 맨 몸으로 계단을 걷는 것도
힘든데...
가마에 씌여진 것을 보니 코스의 난이도에 따라 1리(里, 약 0.5km)에
100위안(2만원), 2리에 100위안등 가격이 차별화되어 있었다.
왼쪽 바위는 물고기를 닮았고,오른쪽은 상어를
닮았다.
물고기 형상의 바위는 눈까지 선명하게 있어 가이드가 설명 안해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영객송이 있는 곳에는 아주 많은 사랍들이 모여
있었다.
오른쪽이 옥병봉(1,716m)이다.
왼쪽은 가이드 왈 '거시기 바위'란다.
수령이 1,300년 되었다는 영객송(迎客松)이다. 마치 팔을 벌려 손님을 환영하는 듯한 모습이라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명의 학생들이 산수화를
그리는데 심취해 있었다.
옥병케이블카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빨래줄같은 케이블에 대롱대롱 매달린 케이블카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번 여행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길었던
곳이다.
옥병(玉屛)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는 것으로 황산 풍경구
관광이 막을
내렸다.
케이블카 안에서 일행중 한분이
찍어 주셨다.
저녁식사는 한식당에서
무제한 삼겹살이 제공되었는데, 삼겹살 맛이 한국보다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모두 체력이 소진되고 영양보충이 필요한 시점이라 충분히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강우(降雨), 그리고
아버지의 어지럼증, 출발하기 전 걱정했던 이 두가지가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결론난 하루였다.
그리고 5대가 덕을 쌓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황산의 풍광을 맘껏 즐기고 두눈에 담은 행운의 하루였다.
이번 여행중 다른 코스는
차치하고 하이라이트인 '황산 풍경구'를 제대로 보았으니 이번 여행은 성공인 셈이라고
생각했다.
기분좋은 하루였고 행복한
하루였다.
아마도 오늘 황산에 온 수많은
여행객 중 89세이신 아버지가 최고령자가 아니었을까?
원문보기 =>
http://blog.daum.net/sgbaek316/227
첫댓글 멋집니다.....
감사....
뜻깊은 좋은여행 하셨네요
예, 추억에 길이 남을 여행이었습니다.
잘 보았어요. 고마워요.
효자아들!!!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