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과 설치, 재설치, 중고 판매 가능
중앙일보조인스랜드 | 김영태 | 입력 2013-09-27 10:34
충남 서천군 판교면에 주말농지를 사놓고 주말마다 농사 삼매경에 빠졌던 임광순(47) 씨는 지난 5월 미니주택 한 채를 쇼핑을 통해 구입했다. 주말 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임씨가 미니주택을 쇼핑한 곳은 충북 음성의 한 주택 공장이다. 이 공장은 한 달 최대 50여 동의 미니주택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생산 라인을 통해 소형 목조주택 한동을 제작하는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다. 공장에서 조립한 주택은 출고되기 전까지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다.
임씨는 이 공장의 앞 뜰에 조성된 야외 전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주택 모델을 골랐다. 그러자 업체 측은 집을 통째로 트럭에 실어 충남 서천의 임씨 주말농장까지 배달해줬다. 집이 배달되자 임씨는 인부를 고용해 집을 직접 설치했다.
그는 "한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단열이 잘 되고 모양도 예뻐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량으로 제작된 집을 가전제품처럼 골라 산 뒤 본인이 직접 설치해 사용하는 이동식 주택이 인기다.
이동과 설치가 쉽고 재설치와 중고 판매 가능하다는 매력 때문이다.
뛰어난 이동성, 가격 경쟁력 등이 매력
이동식 미니주택의 최대 장점은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트럭이 다닐 수 있는 길만 뚫려 있다면 어디든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게 바로 이동식 미니주택이다.
사용 도중에 싫증이 나면 집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올해는 충남 서천의 주말농장에 설치한 뒤 사용하다가 내년에는 주변 전원주택 마당으로 옮겨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하는 식이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자재를 일괄 구입해 집을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다보니 제작 단가가 기존 방식보다 10∼30% 정도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1450만원만 있으면 바닥면적 19.4㎡(5.9평) 짜리 미니 주택 한채를 살 수 있다. 여기에 운반비와 설치비로 약 100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불하면 업체가 원하는 장소까지 집을 배달해 설치해 해준다.
중대형 전원주택에 비해 규제가 덜하다는 장점도 이동식 미니주택의 장점이다. 바닥면적 20㎡(6평) 미만의 농막형인 경우 가설물 설치신고만 하면 그린벨트를 제외한 농지면 어디든지 설치가 가능하다. 이 경우 별도의 인허가가 필요없다.
또 바닥면적이 33㎡(10평)이면 수도권(또는 광역시) 이외 지역에서는 1가구 2주택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2006년부터 주말 농지에 짓는 10평 이하의 소형 주택은 농지보전부담금(공시지가의 30% 선)을 50% 감면해 주고 있다.
중고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도 이동식 미니주택의 또다른 강점으로 꼽힌다.
공장에서 생산한 미니주택을 구입해 사용하다가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해 사용하지 못하게 됐을 경우 중고차를 매매하는 것처럼 살던 집을 싼값에 내놓고 양도할 수 있다.
이동식 미니주택 한동을 구입해 사용하다가 필요할 경우 별도로 한 동을 추가로 구입해 조립하면 2층집을 뚝딱 지을 수 있다.
세 동을 구입해 지상에서 두 동을 연결하고 나머지 한 동으로 2층을 올리면 모양이 그럴싸한 복층집이 나온다. 중앙 현관실을 중심으로 여러 채를 이어 붙이면 평수가 넓은 집을 만들 수 있다.
화장실 설치하려면 허가 받아야
물론 이동식 미니주택이라도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정화조를 묻고 화장실을 설해 주거용으로 사용하려면 해당 지자체에서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계약금을 치루기 전에 지목 등을 잘 살펴 정화조를 묻을 수 있는 용도지역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동식 미니주택 설치 예정 부지가 5t 이상의 대형 트럭 진입이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