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큼한 맛이 좋아 - 휴게소 어묵꼬치
아침6시, 아직 깜깜하다. 그냥 무시하기에도 우산을 쓰기에도 애매한 비가 내리니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집으로 들어가 우산을 챙겨나왔다. 이 시간이면 시청까지 4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데 버스 기사는 배차간격을 떨어뜨려놓기 위함인지 자전거보다도 못한 속도로 내 속을 태운다. 결국 참지못하고 혜화로터리에서 내려 다른 버스로 갈아탔더니 약속 시간에 늦지않게 시청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간에 잠깐 휴게소에 들렀을 때 어묵을 샀는데 이게 예술이었다. 적당히 부드러워진 어묵이 졸깃하게 씹히고 국물은 청양고추를 우려냈는지 매큼하니 그야말로 착 달라붙는 맛이다.
# 영월의 한반도-옹정리 산 180번지
서울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곳,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 영월군 서면 옹정리 선암마을 앞에 위치한 옹정리 산 180번지는 한반도의 모형과 꼭 닮아 유명해졌다. 전망대까지 오르는 오솔길은 짧고 비교적 평탄해서 쉽게 갈 수 있다.
# 한우야 사랑해 - 섶다리마을 다하누촌
섶다리마을 다하누촌은 한우만 판매하는 곳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정육점에서 한우를 구입한 뒤 식당에서 개인당 자리값 정도를 내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고 채소와 소금장 등이 서비스로 나온다. 정육점도 한 곳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고 식당도 많아서 이용에 불편함이 없고 넓직한 주차장도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빠질 수 없는 여행 코스가 되었다. 질 높고 건강한 한우를 믿고 먹을 수 있는데다 가격도 시중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좋다. 저렴하다고 하여 전에 매스커에서 본 것처럼 3등급 한우를 숙성 과정을 통해 연하게 먹을 수 있나보다 했더니 1등급 한우다.
한우의 등급은 1++, 1+,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나뉜다. 지방이 결대로 고르게 껴있는 것, 즉 마블링 상태가 좋은 것이 1++등급에 가깝다. 그래서 1++에 가까울 수록 지방이 고루 퍼져있어 부드럽고 고소하고 아래 등급은 지방이 적어 퍽퍽하고 질긴 대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는 더 알맞다.또 숙성 과정을 거치면 연하게 먹을 수 있다. 그러니까 꼭 가격이 비싼 등급만 찾을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위도 다양해서 등심과 안심은 기본이고, 채끝살, 부채살, 치맛살, 제비추리, 차돌박이 등 소량만 나오는 특수부위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구이용 고기만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잡뼈, 사골, 꼬리, 우족 등도 있고 떡갈비도 판다. 일반 정육점보다도 파는 부위가 다양하다. 또 그날그날 특별히 더 할인하여 파는 품목이 있다. 이날은 불고기감과 생고기, 그리고 떡갈비가 30%정도 할인판매 하고 있었다.
정육점에서 시간을 지체하여 식당은 정육점과 바로 마주보고 있는 청운점을 선택했다. 방바닥이 뜨끈뜨끈하고 규모에 비해 종업원 수도 많아서 편했다. 한우 지방이 한 덩어리 놓여있는 두꺼운 돌판이 나왔다. 상추와 배추쌈과 양념된 파채, 쌈장, 양파절임, 소금장 등이 나왔다. 1인당 2천 5백원이다. 이외에도 청국장과 묵은지찌게와 냉면 등의 메뉴도 있다. 정육점에서 육회를 사 오면 양념을 넣고 무쳐주기도 하는데 3천원 정도다.
우리가 선택한 아롱사태! 결이 무척 예쁘다. 아롱사태는 한참 삶아서 수육으로만 먹는 줄 알았더니 구워 먹을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됐다. 불판 올라가면 물결치는 투명한 힘줄이 생기는데 하나도 질기지 않다. 질긴게 다 무슨말인가! 입에 넣고 한참을 씹으며 음미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소한마리 600g 한 팩. 마블링이 적당하고 고소한 등심과 입에서 사르르 녹는 안심, 하얀 지방층이 뜨거운 불판에서 사르륵 오그라드는 찰진 차돌박이, 안심보다는 씹히는 맛이 있고 더 고소한 채끝살 등 4~5가지 부위다.
육즙이 빠지지 않게 뜨겁게 달군 돌판 위에서 몇 초간만 살짝, 아주 살짝 익혀 먹으면 야들야들한 것이 졸깃하기까지 하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그 맛을 음미하며 선물이나 장을 보기 위해 다시 정육점을 찾는다.
# 소나무 안에 있는 고개 - 소나기재
능말에서 방절리 선돌과 북면 삼거리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이름이 "소나기재"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옛날부터 이 고개는 푸른 소나무로 가득한 고개였으므로 소나무 안에 있는 고개라고 하여 솔안이재라고 불렀는데 그것이 소나기재가 되었단다. 일설에는 단종이 유배지인 청령포로 가면서 이 재를 넘었는데 하늘도 서러워서 많은 소낙비를 내렸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 절벽이 나뉘어 있는 모습 - 선돌
날골과 남애마을 사이에 높이 70m 정도의 큰바위가 서있는데이 바위가 신섬암이라도도 불리는 선돌이다. 절벽을 쪼개놓은 것처럼 생겨서 그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멋지다. 공기가 깨끗하여 아주 멀리까지도 내다보인다. 강원도의 유난히 찬 바람에 손이 곱아도 가슴 탁 트이는 하늘에 사진기를 내려놓지도 못한다.
# 얼마나 외로웠을까 -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단종이 삼촌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 청령포다. 서강으로 삼면이 둘러쌓여 있어 청령포로 들어가려면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한다. 폭이 넓지 않아 그곳을 연결하는 나룻배를 세 척 길이만 하다. 새끼 손가락보다 작은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움직이는 모습까지 그대로 보일만큼 물이 맑다. 단종을 이곳으로 호송한 금부도사 왕방연이 돌아오는 길에 애통한 심정을 담은 시조가 마음을 더욱 짠하게 만든다. 청령포의 단종의 어가가 있는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청량함이 말도 못한다. 발 밑에 소복히 쌓인 솔잎이 쓸쓸함을 덜어내주기도 한다.
청령포금표비. 윤양래는 영월부사로 있을 때 청령포를 찾아보고 이 금표비를 세운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장릉을 봉심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령포도 살펴보고 사람들이 이곳에 왕래하는 것을 금하는 금표를 세웠으며 또한 호장 엄흥도의 비석도 세웠다.
천만 리나 되는 멀고 먼 길에서 고운 임과 이별하옵고
내 마음을 둘 곳이 없어서 냇물가에 앉았습니다.
저 냇물도 내 마음과 같아서 울면서 밤길을 애처롭게 흘러가는구나.
단종이 유배생활을 할 때 이 나무의 갈라진 가지 사이에 앉아 쉬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관음송이라 부르게 된 것은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볼 관(觀)’자를, 단종의 슬픈 말소리를 들었다하여 ‘소리 음(音)’자를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되어 있다.
첫댓글 다시보는 한반도 멋집니다
영월~ 볼거리가 많은 곳 같아요!
벌써 수십차례 지나기만 했던 영월,,, 꼭 한번 머물러보고 싶네요
영월이 박물관 특구로 지정되어 있더라구요. 박물관 찾는 맛도 있을 것 같아요.
올 겨울에는 가보고 싶었는데 아직 여력이 안되네요~ 풍경이 멋지네요~
영월 강추예요!
영월은 소문낼만한 도시지요. 정말 언제가도 즐거운 곳!
김삿갓묘지도 좋고..
김삿갓 묘지라... 김삿갓이 실존하는 인물이었군요... 홍서범 노래가 귀에서 맴도네요.
소나기재만 빼고 모두 다녀온곳이네요..^^ 얼마전에 눈오는날 청령포 갔다왔는데 넘 좋았어요.
소나기재는 저도 그냥 표지판만 ^^
꼭 가보고 싶은곳인데.. 조금 날이 풀리면 움직여 보려구요..
영월에 볼거리가 많은 것 같아요. 강추합니다 ^^
와... 사진 하나하나가 작품이네요...
어머... 정말요~ 기쁘네요 ^^ 고맙습니다!